교신저자：김리석, 602-715 부산광역시 서구 동대신동 3가 1번지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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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인공와우이식(cochlear implant, 이하 CI)은 보청기를 사용하여도 의사 소통에 한계가 많은 양측 고도 이상의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들에게 유용한 청력을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인 재활의 방법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였고, 그 적용 대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한쪽 CI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소음환경에서의 말지각력과 소리의 방향분별력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쪽 CI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성인을 대상으로 양측 CI를 시행하여 양이청의 이득을 얻었다는 여러 보고가 있은 후,^1,2,3,4) 소아로 그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저자들은 본원에서 양측 CI를 시행받은 소아 4명을 대상으로, 조용한 환경과 소음 환경에서 말지각력 검사 결과를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본원에서 CI를 받은 소아 318명 중에서 2004년 11월부터 2006년 8월 사이에 순차적인 양측 CI를 받은 6명의 소아 중 3개월 이상 추적 관찰한 4명을 대상으로 하였고, 이들의 두 번째 CI 수술 당시 연령은 7세에서 12세였다(Table 1). 대상 환아 모두는 언어습득 전 농이었고, 한쪽 CI 후 반대쪽 청력이 3명(subject 1, 2 and 3)은 측정불능(scale out)으로 보청기 착용을 하지 않았고, 1명(subject 4)은 약 100 dB HL로 반대쪽 보청기를 시도하였으나 이득이 매우 작았다. 
   검사는 각 소아에서 양측 CI를 사용 후 3개월 간격으로 시행하였다. 조용한 환경과 소음 환경에서 말지각력 검사를 첫 번째 CI만을 사용한 조건과 양측 CI를 사용한 조건에서 각각 시행하였다(단, 조용한 환경에서의 첫 번째 CI만을 사용한 조건의 검사는 subject 1에서만 시행하였다). 검사 도구는 단음절 단어를 사용하였으며, +10 dB 신호 대 잡음비의 검사어음과 소음을 환아의 정면에서 제공하였다.
   증례 1은 9세 남아로 양이청 후 18개월까지 조용한 환경과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검사를 시행하였다(Fig. 1). 조용한 환경에서 말지각력은 양측 CI 수술 전 한쪽 CI만을 사용했던 경우에 비해 양측 CI 성적은 모든 경우에서 점수가 더 높았으며, 양측 CI 후 18개월에 첫 번째 CI 성적과 비교하여 음소 점수에서 1.1배, 단어 점수에서 1.6배 향상되었다.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은 양측 CI 후 18개월에는 첫 번째 CI 만을 사용하였을 때와 비교하여 음소 점수에서 1.2배, 단어 점수에서 1.4배의 개선이 있었다.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은 양측 CI 사용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고, 특히 양이청 12개월 이후부터는 개선 정도가 뚜렷하였다. 또한 증례 1 소아에서는 양측 CI 후 3개월에 방향분별력 검사를 하였다. 검사 방법은 소아의 좌우 45도의 각도에 확성기를 위치시키고 소리 자극을 준 후 좌우를 판별하는 검사와 8개의 확성기 중에서 무작위 순서로 55 dB HL의 자극음을 5초간 주어 그 결과를 미리 준비한 directional discrimination protocol에 기입하는 검사를 시행하였다. 두 검사 결과 상 한쪽 보다 양측 CI를 사용한 상태에서 점수가 약간 높았다(Figs. 2 and 3).
   증례 2는 10세 된 여아로 양이청 후 12개월까지 조용한 환경과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검사를 시행하였다(Fig. 4). 양측 이식 후 조용한 환경에서 말지각력 점수의 큰 변화는 없었다.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은 양측 CI 후 12개월에는 첫 번째 CI 만을 사용하였을 때와 비교하여 음소 점수에서 1.3배, 단어 점수에서 1.5배 향상되었다. 양측 CI 후 3개월과 12개월을 비교하였을 때 음소 점수에서 1.3배, 단어 점수에서 3.0배 향상이 관찰되었는데, 증례 1에서와 같이 양측 CI 사용기간이 길어질수록 점차 향상되었다. 
   증례 3은 12세된 남아로 양이청 후 9개월까지 검사하였고, 양측 CI 후 9개월에는 조용한 환경과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은 한쪽보다 양측 CI 상태에서 뚜렷한 향상을 보였다(Fig. 5).
   증례 4는 10세된 남아로 양이청 후 9개월까지 검사하였으며,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은 한쪽보다 양측 CI 상태에서 현저한 향상을 보였다(Fig. 6). 

고     찰

   양측 인공와우이식은 현재까지 정상인과 보청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서 알게 된 양이청의 효과를 회복시키거나 제공해주며, 다음과 같은 이점을 가진다.^5,6) 첫째,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의 향상과 소리의 방향분별력의 향상 등의 양이청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둘째, 좋은 쪽 귀가 항상 포함된다. 한쪽 CI에서는 어느 귀가 이식 후 더 좋은 말지각력을 보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셋째, 양측 청각 피질을 자극하게 되며, 특히 소아에서는 신경의 가소성과 언어 습득이 일어나는 중요한 시기에 중추 청각계가 더 발달하게 된다. Sharma 등은 중추 청각계의 성숙 지표인 P1 latency 측정을 통해, 한쪽 CI는 동측의 청각 중추 발달에 제한된 이득을 가져오지만, 양측 CI를 조기에 실시하고 이식의 간격을 짧게 한 경우 양쪽 청각 중추가 활발히 발달한다고 하였다.⁷⁾
   현재까지 양측 CI의 결과에 대한 보고에서 대부분의 대상은 언어습득 후 농이 된 성인이었다.^1,2,3,4) 이들을 대상으로 조용한 환경과 소음 환경에서 말지각력에 대한 검사를 시행한 결과, 대부분의 연구에서 양측 CI를 하였을 때 유의한 향상이 있었다.^1,3,4) 이러한 효과에는 머리 가림 효과(head shadow effect)가 가장 크게 기여하고, 일부의 경우 소음의 억제(binaural squelch effect)와 음압의 가중(summation effect)이 유의하게 나타나고 있다.^8,9) 그리고 양측 CI 성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방향분별력 연구에서, 양측 CI의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효과가 명확히 나타난다.³⁾
   소아에서 양측 CI 후 결과에 대한 평가가 성인에 비해 더 어려운 점이 있어 그 보고가 부족하였지만, 최근 증가하고 있다. 양측 CI를 시행한 소아에서 소음 환경에서 말지각력과 양측 이식 후 양이청의 경험 기간이 관련성이 있다. Kuhn-Inacker 등은 양측 이식 후 6~24개월에 양측 인공와우기기를 사용한 18명의 소아에서 신호 대 잡음비를 +15 dB로 준 후 이음절 단어 검사를 시행하였고, 한쪽에 비해 양측 인공 와우이식을 한 경우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이 유의하게 향상되었다고 하였다.¹⁰⁾ 저자들이 경험한 4명의 소아들도 양측 CI 후 6~12개월에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 향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Litovsky 등도 양측 CI 후 3개월에 시행한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 검사에서는 이득을 확신하기가 어려워, 더 오랜 기간의 경험과 학습이 필요하다고 하였다.¹¹⁾ 본 증례에서 조용한 환경에서의 말지각력 향상은 일정하지 않아 더 오랜 기간의 추적관찰이 필요할 것이다. 
   소아의 방향분별력은 양측 CI 사용 기간과 관련이 있는데, 현재까지 보고된 바로는 양측 CI 이식 후 3개월에는 유의한 이득을 얻을 수 없으나,¹¹⁾ 양측 CI 후 1년에는 유의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¹²⁾ 본 증례에서도 1명의 소아에서 양이청 후 3개월에 방향분별력을 검사하였으나 유의한 이득은 나타나지 않았다. 성인과 달리 소아들은 양측 CI 착용 후 말지각력 뿐만 아니라 말-언어 발달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인다.^13,14) 그 외에 양측 이식을 받은 소아는 의사소통 시에 더 자연스럽고, 더 편안하게 장시간 대화가 가능하며, 소수에서는 말 명료도 향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본 증례의 소아 부모들도 일상 생활에서 이러한 장점들이 관찰된다고 하였고, 예를 들면 "대형 할인점에서 아동의 이름을 부르면 그 방향으로 쳐다보며 대답한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도 잘 참여한다"고 말한다. 양이청의 장점을 통해 아동은 의사소통 시 강한 자신감을 가지며 여러 일상생활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하였다.
   수술 방법은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와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본 증례는 모두 순차적인 양측 CI의 경우로, 수술 방법은 한쪽 이식의 조건과 거의 유사하지만 단극 전기소작기의 사용을 금한다.¹⁾ 두 이식 수술 사이의 간격이 양이청의 이득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한쪽 CI를 통한 전기 자극이 반대쪽 뿐 만 아니라 동측으로도 보내지기 때문에 양측의 중추청각계가 어느 정도 유지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동측에 대한 자극 효과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⁷⁾ Kuhn-Inacker 등은 양측 이식 사이의 간격이 짧을수록 소음환경에서의 의사소통이 더 원활하다고 하였다.¹⁰⁾ 언어 습득 전 농이 된 소아에서 이식 사이 간격이 6~12개월 이하로 짧을 경우 두 번째 이식 후 수 주 이내에 좋은 양이청취 이득을 기대할 수 있으며, 그 이상의 간격이 생긴 경우 두 번째 CI의 사용을 적응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교육과 재활이 필요하다.⁵⁾ 언어습득 후 농이 된 성인의 경우 이식 사이 간격이 소아보다는 중요하지 않지만, 한쪽 이식 후 12년 이내에 두 번째 이식이 이루어지는 것이 양이청의 이득에 유리한 것으로 보고되었다.²⁾
   양측 CI의 합병증은 순차적인 CI의 경우 한쪽 CI 수술의 조건과 거의 유사하다. 양측 CI를 동시에 시행하였을 때 발생한 주요 합병증은 현재 보고 된 바 없으며, 부수적인 합병증으로 일시적인 어지러움, 미각의 변화, 수술 부위의 혈종 등이 보고되었다.⁹⁾ Buchman 등은 양측 CI를 시행한 경우 전정기능 장애가 올 확률은 성인에서는 5%, 소아에서는 그 이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였다.¹⁵⁾ 본 증례에서 양측 CI 후 발생한 합병증은 한 예도 없었다. 
   양측 CI에 대한 국제적인 합의안에서 4가지 사항을 양측 CI의 적응증으로 권고하였다.⁵⁾ 한쪽 CI로 이득이 좋지 않은 경우, 뇌막염으로 와우골화가 진행되는 경우, 양이청의 회복을 원하거나 또는 직업적으로 양이청이 필요한 경우, 영구적인 양측 농인 소아로 특히 말-언어 발달시기에 있는 어린 아동이 이에 속한다. 한쪽 CI 후 반대쪽 보청기 사용으로 양이청이 가능해지는 경우에는 반드시 양측 CI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본 증례의 소아들은 모두 한쪽 CI 후 반대쪽 보청기로는 전혀 이득이 없었고, 양이청을 통한 효과적인 청각 재활을 위하여 부모들이 양측 CI를 원하는 경우였다. Morera 등은 술전에 이식 반대쪽에 보청기를 사용한 상태에서 조용한 환경에서의 이음절 단어검사에서 20% 이상의 점수를 보인 경우, 한쪽 CI 후 반대쪽에 보청기를 사용한 경우 양이청의 이득을 가진다고 하였다.¹⁶⁾ 하지만 이러한 선택기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양측 CI에 대한 견해 중 부정적인 것도 있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과 미래의 치료 수단을 어렵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8,9) 하지만 양측 CI로 양측 대뇌 피질이 발달하는 이득도 비용 효과 면에서 고려되어야 하며, 미래의 치료 수단을 기다리는 동안 시기를 놓칠 수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본 증례의 모든 소아들은 양측 CI 후 소음 환경에서의 말지각력이 향상되었으며, 특히 양측 CI의 사용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이득 정도는 더 뚜렷해지지만 장기간의 추적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양측 CI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많은 고도 이상의 난청 환자들이 양이청을 회복하여 보다 더 나은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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