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성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과 특발성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의 임상적 특징의 비교
Clinical Characteristics of Traumatic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Compared with Idiopathic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Article information
Trans Abstract
Background and Objectives
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 is one of the most common diseases in patients with dizziness after head trauma. The aim of the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clinical characteristics of the traumatic BPPV (tBPPV) compared with idiopathic BPPV (iBPPV).
Subjects and Method
From January 2008 to June 2015, a retrospective review was performed on 572 patients diagnosed with BPPV and treated with appropriate canalith reposition maneuver. Clinical characteristics of patients, such as age, sex, affected semicircular canal, and number of reposition maneuver were evaluated and compared between iBPPV and tBPPV. Canal change and recurrence rate were also assessed.
Results
Among 572 BPPV patients, 509 were iBPPV and 63 were tBPPV. The male to female ratio was higher in tBPPV (26/37) than in iBPPV (142/367) (p=0.028). Posterior semicircular canal (PSCC) was more commonly affected than lateral semicircular canal in the tBPPV group compared with the iBPPV group (38/18 vs. 244/257). Also multiple canal was more commonly affected in the tBPPV group than in the iBPPV group (11.11/3.54%) (p=0.001). The tBPPV group needed fewer number of canalith reposition maneuver for symptom relief than the iBPPV group did (1.35 vs. 1.53, p=0.048). The side of affected canal was more frequently changed in tBPPV than in iBPPV (22.22% vs. 11.98%, p=0.023).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recurrence rate between tBPPV and iBPPV (18.87% vs. 19.25%, p=0.518). However, the tBPPV group had a tendency of earlier recurrence than the iBPPV patients (1.33 month vs. 2.86 month, p=0.050).
Conclusion
tBPPV was more common in male and PSCC was usually affected. The tBPPV patients had a tendency of frequently changing the canal type and an earlier recurrence than the iBPPV patients. These distinguished clinical features would be useful in diagnosing and managing tBPPV patients.
서 론
두부 외상은 교통사고, 낙상, 운동 중 부상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어지럼증은 두부 외상 환자들이 호소하는 흔한 증상 중 하나이다[1-3]. 두부 외상의 정도와 범위가 다양할 수 있어, 전정기관의 손상 정도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이러한 다양한 임상 양상으로 인해 손상의 기전에 따른 전정 질환 발병의 명확한 연관을 밝히기는 어려운 실정이다[4].
외상 후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으로 알려져 있으며, 두부 외상 환자의 28%에서 이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1-3]. 하지만 외상 후 발생한 어지럼증의 경우 증상이 모호한 경우가 많고, 외상의 정도에 따른 환자 상태의 차이가 있어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따른다[5]. 임상적으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이 의심되더라도 이학적 검사 및 이석 정복술의 시행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며, 다른 외상 및 어지럼증의 원인에 대한 감별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6].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단일 질환 중 가장 흔하며, 대부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으로 발생한다[7-10]. 2차적으로 발생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의 가장 흔한 원인은 두부 외상으로 알려져 있으며[4,10-12], 두부 외상 이후 발생하는 회전성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원인 질환 역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이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3]. 이러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은 원인에 따라 외상성(traumatic BPPV, tBPPV) 또는 특발성(idiopathic BPPV, iBPPV)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그 임상 양상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외상성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은 특발성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에 비해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이석 정복의 성공까지 필요한 정복술의 횟수는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4,11,14,15]. 하지만 외상성, 특발성의 임상 양상 차이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는 부족하며, 이에 대한 통일된 지침은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을 원인에 따라 외상성과 특발성으로 나누어 두 군의 임상 양상과 경과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2008년 1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으로 진단받고 치료 받은 환자 572명을 대상으로 의무기록 조사를 시행하였다. 환자군은 유발원인에 따라 특발성, 외상성으로 나누어 두 군의 연령, 성별, 이석의 위치, 이석 정복술 횟수, 재발 간격, 재발 횟수, 이석 위치의 변화 등을 조사하여 비교하였다.
이전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으로 진단받은 적 없이 해당 기간 내 처음 진단된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진단은 전형적인 체위성 현훈을 호소하는 환자 중 비디오 안진검사 시 Dix-Hallpike 및 Head Roll test를 했을 때 뚜렷한 안진이 관찰되어 후반고리관(posterior semicircular canalith, PSCC) 또는 측반고리관(lateral semicircular canalith, LSCC)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으로 진단된 환자만을 포함하였고, 전정신경염, 메니에르씨병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된 경우는 배제하였다.
전체 대상 환자 중 어지럼증을 유발할 만한 다른 원인 없이 어지럼증이 생긴 환자들은 외상성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 환자군으로 분류하였으며, 특발성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 환자군은 증상 발생 전 두부 외상이 있었던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 환자들은 초진 당시 이석 정복술을 시행받았으며 각각 후반고리관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은 Modified Epley maneuver를, 측반고리관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 중 관내 이석(canalolithiasis)은 Barbeque maneuver를 시행하였고, 팽대부릉정 이석(cupulolithiasis)에는 유양 돌기에 진동을 주면서 Barbeque maneuver를 시행하였다. 이석 정복술은 안진이 소실될 때까지 최대 3회까지 시행하였다.
이환 기간(duration)은 어지럼증이 있었던 날부터 처음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으로 진단 받은 날까지의 일수로 정의하였고, 외상성 환자군에서 외상 이후 진단까지의 기간은 따로 비교하였다. 재발은 어지럼증 소실기간이 2주 이상 지난 후 다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으로 진단된 경우로 정의하였으며, 재발 시 처음 이석의 방향과 관계없이 특징적인 체위 유발 안진을 동반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만을 포함하였다. 외상성 환자군에서 외상의 종류에 따라 교통사고(traffic accident), 낙상(fall down), 그 외 두부의 물리적 외상(blunt trauma)으로 나누어 각각 외상의 기전에 따른 임상 양상의 차이를 알아보았다.
통계분석은 SPSS version 23(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Pearson χ2 test, independent t-test, One way ANOVA, Kaplan-Meier method를 사용하였으며, 통계학적 유의 수준은 95% 이상(p value<0.05)을 유의한 것으로 판정하였다.
결 과
대상 환자 572명 중 특발성 환자군은 509명, 외상성 환자군은 63명으로 확인되었다. 연령은 특발성 환자군은 평균 54.19(±13.89)세, 외상성 환자군은 평균 52.14(±12.17)세로 두 군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264). 이환 기간(duration), 이환 반고리관의 위치, 재발률, 재발 횟수도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성비는 외상성 환자군은 남자가 142명, 여자가 367명, 특발성 환자군은 남자가 26명, 여자가 37명으로 두 군 모두 여성이 많았으나 외상성 환자군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p=0.028). 첫 진단 시 이석이 생긴 반고리관의 위치는 각각 특발성 환자군은 후반고리관 이석이 244명(47.94%), 측반고리관 이석이 247명(48.53%)으로 나타났으며, 외상성 환자군은 후반고리관 이석이 38명(60.32%), 측반고리관 이석이 18명(28.57%)이었다. 팽대부릉정 이석(cupulolithiasis)은 특발성 환자군에서 111명(21.81%), 외상성 환자군에서 4명(6.35%)이었다. 또한 다발성 이석은 특발성 환자군에서 18명(3.54%), 외상성 환자군에서 7명(11.11%)으로 외상성 환자군에서 후반고리관 이석 및 다발성 이석의 비율이 많았으며 팽대부릉정 이석인 경우는 적었다(p=0.001). 첫 방문 시 시행한 이석 정복술의 횟수는 특발성 환자군은 1.53회, 외상성 환자군은 1.35회로 외상성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적었다(p=0.048). 이석 정복술 후 반고리관의 방향 변화가 있는 경우는 특발성 환자군에서 61명(11.98%), 외상성 환자군에서 14명(22.22%)으로 외상성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많았다(p=0.023)(Table 1).
재발률은 특발성, 외상성 환자군 각각 19.25%, 18.87%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p=0.518), 재발한 경우, 재발까지 걸린 기간은 특발성 환자군은 약 2.86개월, 외상성 환자군은 약 1.33개월이었다(p=0.050)(Table 1). 본 연구에서, 처음 1개월까지의 재발률은 외상성 환자군은 15.87%, 특발성 환자군은 6.09%로 외상성 환자군에서 재발률이 더 높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최종 재발률은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Fig. 1).
외상성 환자군은 원인에 따라 교통사고(traffic accident) 18명, 낙상(fall down) 34명, 둔상(blunt trauma) 11명으로 분류할 수 있었으며 연령 평균은 순서대로 48.83세, 55.94세, 45.82세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p=0.020). 또한 외상 이후 진단까지의 기간은 교통사고 환자군에서 7일 이후인 경우가 94.4%로 다른 두 환자군[낙상(41.18%), 둔상(54.55%)]에 비해 유의하게 길었다(p=0.001)(Table 2).
고 찰
외상 후 발생하는 어지럼증 중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은 가장 흔한 질환이며, 외상에 의한 경우는 전체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의 약 15~20%로 알려져 있다[16]. 본 연구에서 외상에 의해 발생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은 전체 대상의 11.01%였다.
본 연구에서는 외상성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의 임상 양상을 특발성인 경우와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의 발생 연령은 원인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발병부터 진단까지의 시간은 특발성에 비해 외상성 환자군에서 조금 길었으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추가로, 외상성 환자군 내에서는 교통사고의 경우 외상 이후 진단일까지의 시간이 다른 외상 환자군에 비해 길었다. 이는 심한 외상을 당한 경우, 어지럼증 외 다른 치료에 시일이 걸리고, 의식이 없을 경우는 어지럼 평가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7].
성비의 경우 남성 비율이 외상성 환자군에서 특발성 환자군보다 높게 나타났다.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은 대체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 2~3배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17], 본 연구에서도 특발성, 외상성 두 군에서 여성이 72%, 59%로 많았으나 특징적으로 외상성 환자군에서 남성의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남성은 운동, 운전 등 육체 활동이 많아 수상을 당할 기회가 많기 때문으로 생각되며, 외상성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 환자에서 남성의 비율이 많다는 선행 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7].
이환된 반고리관은 외상성 환자군에서 후반고리관 이석의 비율이 측반고리관 이석보다 많았다. 외상으로 인해 이석이 난형낭으로부터 탈락되는 경우, 중력 방향으로 떨어져 나가게 되며, 떨어져 나온 이석은 반고리관의 해부학적 구조에 의해 아래쪽에 위치한 후반고리관으로 들어가기 쉽다. 반면 측반고리관은 지면과 평행하게 놓여 있어 중력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돌아 누울 때 쉽게 난형낭으로 빠질 수 있어 외상성에서 그 빈도가 적을 것이라 추측된다[18-21]. 또한 외상성 환자군에서 다발성 이석의 비율이 많았으며 이는 외상의 방향과 정도에 따라 여러 개의 이석이 탈락하기 쉽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 원인에 따른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의 재발률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재발한 경우는 첫 재발까지 걸린 시간이 외상성 환자군에서 더 짧았으며 대부분 1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특징을 보였다(Fig. 1). 외상성 환자군에서 내이의 평형기관은 외상으로 인한 충격에 의한 혈관 및 조직 자체의 변성으로 인하여 이석이 더욱 탈락되기 쉬운 구조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4,22-24]. 또한 외상성 환자군은 외상이라는 원인이 작용하여 다수의 이석이 탈락하게 되고 두 군데 이상의 반고리관에서 이석이 탈락하기 쉬운 반면, 특발성 환자군은 정확한 원인이 없는 상태로 외상에 의한 경우에 비해 단일 반고리관에서 소수의 이석이 탈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알려져 있다[25-27]. 따라서 외상성 환자군의 경우 초기 재발이 빈번한 것은 약해진 이석기관으로 새로운 이석이 탈락하거나 처음 탈락된 다수의 이석이 새로이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결과 외상성 환자군에서 재발하는 경우는 대부분 1개월 이내로 재발까지의 시간이 특발성 환자군에 비해 짧았다. 이는 외상으로 인하여 평형기관 구조 자체의 변성이 생기거나 다수의 이석이 탈락하는 외상성 환자군의 경우, 변성된 해부학적 구조가 특발성 환자군과 동일한 상태로 회복되거나 다수의 이석이 정복되는 데에 약 1개월 가량 소요되기 때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많은 선행 연구에서 외상성 환자군의 치료 효과는 특발성 환자군과 큰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으나, 일부 연구에서는 증상이 사라지기까지 시행한 정복술은 특발성에 비해 횟수가 더 많았다는 보고가 있다[11,28]. 본 연구에서 첫 방문 시 시행한 이석정복술의 횟수는 외상성 환자군에서 더 적었다. 이는 외상성 환자군에서 후반고리관 이석이 더 많았으며, 후반고리관 이석의 경우 회전 방향을 구분하기 쉽기 때문에 병변측을 결정하는 데 혼동이 적어 측반고리관 결석에 비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시행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정복술 이후 외래 추적 관찰 시 반고리관의 위치가 변한 경우는 외상성 환자군이 22.22%, 특발성 환자군이 11.98%로, 외상성 환자군은 특발성 환자군에 비해 다수의 이석이 탈락되는 경우가 더 흔하며 증상을 일으키지 못했던 미세한 이석 가루들이 시간이 흘러 처음 이환된 반고리관이 아닌 다른 반고리관의 팽대부릉정을 굽힐 정도로 응고 덩어리를 침착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14,24,25]. 또한, 외상에 의한 경우는 여러 방향의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발성에 비해 양측 반고리관이 모두 이환된 경우가 흔히 관찰된다. 따라서, 양측성이었으나 심한 측의 정복술이 이루어진 이후 반대측 이석이 잔존한 경우도 이환된 반고리관의 방향 변화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다[25].
본 연구는 후향적 의무기록 조사를 통해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의 임상양상을 조사하였기 때문에 연구 결과가 의무기록의 완성도에 영향을 받을 수 있었던 한계점이 있다. 또한 모든 환자의 추적 관찰 기간이 동일하지 않았으며, 외상성 환자군의 숫자가 적어 외상의 종류에 따른 임상 양상의 비교는 제한적이었다. 추후 보다 많은 환자군을 통해 통일된 치료 및 정복술, 추적관찰이 이루어 진다면 외상성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의 임상 양상과 예후에 대한 보다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원인에 따른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의 임상 양상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외상에 의한 경우, 남성 비율이 많았으며 후반고리관 이석, 다발성 이석인 경우가 많았다. 두 군 간의 재발률은 비슷하였으나 외상 환자군에서 첫 재발까지의 시간이 짧았으며 첫 방문 시 시행한 이석 정복술의 횟수가 적고 이석 정복술 후에는 반고리관의 방향이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외상으로 인한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은 특징적인 임상 경과를 보이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두부 외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에 대한 보다 더 효과적인 진료 및 상담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