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ress for correspondence : Chang Woo Kim, MD, Department of Otorhin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Hallym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150 Seongan-ro, Gangdong-gu, Seoul 05355,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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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일과성 허혈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은 국소적으로 뇌나 망막에 허혈이 발생해서 일시적인 신경학적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신경학적 증상은 한 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으며 급성 뇌경색의 소견은 없어야 한다.1) 그동안 일과성 허혈발작은 뇌의 허혈이 완전하게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신경학적 증상이 24시간 이내에 좋아지게 되는 양성 질환이며 영구적인 뇌손상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일과성 허혈발작이 생긴 환자의
10~20%는 90일 이내에 허혈성 뇌경색이 발생하고, 허혈성 뇌경색 환자의
7~40%는 일과성 허혈발작이 선행하게 된다.2,3) 그러므로 최근에는 일과성 허혈발작을 뇌경색의 중요한 위험 인자로 생각하고 신속한 재관류를 통해 뇌세포 보호(neuroprotection)가 필요한 질환으로 여기고 있다. 일과성 허혈발작의 증상으로는 편측 마비, 연하곤란, 복시, 입 주위 감각이상, 운동마비, 구음장애 등을 보이게 되는데, 이 경우 뇌 영상 검사를 통해 초기 뇌경색이나 다른 신경학적 원인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특히 뇌혈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1) 대부분의 증상은 30분 이내에 사라지기 때문에 간과되어 방치될 수 있는데, 특히 초기에 전형적인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경우는 진단에 어려움이 많다. 다른 신경학적 이상 소견 없이 어지럼증과 돌발성 난청 소견만 보이는 환자에서는 중추성 원인의 감별 진단을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에 의존하게 되는데, 확산 강조 MRI 검사에서 초기 뇌경색이 발견될 수도 있지만,4) 초기 MRI에서 정상 소견을 보였던 환자에서 시간이 경과하면서 뇌경색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5,6,7)
저자들은 반복되는 어지럼증과 돌발성 난청이 발생한 환자에서 확산 강조 뇌 MRI는 정상 소견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과성 허혈발작이 발생하고, 뇌혈관 조영 검사에서 척추동맥 협착이 확인된 경우를 경험했으며, 문헌 고찰과 함께 증례의 특징을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54세 남자 환자가 아침에 일어나면서 발생한 어지럼증을 주소로 응급실을 내원했다. 환자는 8년 전 갑상선 아전절제술을 시행받은 적이 있으며 갑상선 호르몬과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어지럼증은 회전성이었고, 자발적으로 발생해서 수 분 정도 지속되는 양상이었으며, 오심과 구토가 심했다. 좌측으로 향하는 자발 안진이 관찰되었고 Romberg 검사와 보행검사에서 우측으로 편의가 관찰되었으며, finger-to-nose 검사나 heel-to-shin 검사 등 소뇌기능 검사는 정상이었으며 신경학적 이상 소견은 없었다. 수액 보충 및 진토제와 전정억제제 투여 후 증상은 호전되었다. 3일 후 외래로 내원했을 때는 어지럼증이 호전된 상태였으며, 자발안진은 관찰되지 않았고 주시안진검사와 두진후 안진검사 모두 정상이었다. 두위안진검사와 두위변환안진검사도 정상이었다. 이내시경 검사에서 좌측 고막에 작은 천공이 있었으나 순음청력검사는 양측 모두 정상이었으며 회전검사도 정상 소견이었다(Fig. 1). 5일 후 어지럼증이 다시 발생해서 외래 내원했으며, 우측 귀에 이충만감과
'윙' 소리의 이명을 호소했고, 좌측을 향하는 자발 안진이 관찰되었다. 환자의 어지럼증과 불안감이 심해서 당일 입원을 계획하고 입원 전 신경과 협진을 시행했으며 신경학적 검사상 정상이었고 확산 강조 뇌 MRI에서도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입원 후 추가 검사를 시행했는데 순음청력검사에서 우측에 37 dB의 감각신경성 난청이 있었으며 회전검사에서 이득 감소와 우측 비대칭이 관찰되었다(Fig. 2). 어지럼증을 동반한 돌발성 난청으로 판단했으며, 메니에르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 이뇨제와 스테로이드 투여를 시작했다. 이명과 어지럼증은 호전되는 양상이었으나 입원 3일째 구음장애가 발생했으며 다른 신경학적 증상인 얼굴의 감각이상이나 두통, 복시, 연하장애, 의식장애와 운동장애 등은 없었다. 추가로 시행한 확산 강조 영상을 포함한 뇌 MRI는 정상이었으나 뇌혈관 조영검사에서 우측 척추 동맥의 협착이 관찰되었다(Fig. 3). 구음장애는 곧 소실되었으나 척추 동맥 협착에 의한 일과성 허혈발작으로 판단하고, 신경과로 전과한 후 항혈소판 제제 투여를 시작했으며, 1주일간의 입원 기간 동안 다른 신경학적 이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14개월째 추적 관찰 중이며 우측 청력은 28 dB로 일부 회복되었고 어지럼증이나 다른 신경학적 이상 소견도 관찰되지 않았다.
고찰
일과성 허혈발작과 뇌경색의 원인 및 발병 과정은 비슷한데 주로 큰 동맥의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이나 심장 색전(cardiac emboli)에 의해 뇌혈류가 차단되면서 발생하게 된다. 이때 발생되는 허혈성 뇌 손상은 뇌조직에 대한 저관류 상태의 심한 정도와 기간에 따라 예후가 결정이 된다. 뇌조직에 일과성 허혈이 생기면 뇌조직의 전기 활동이 없어지면서 신경학적 이상 소견을 나타낼 수 있는데, 뇌혈류가 분당
20~50 mL/100 g으로 감소한 경우는 치료 후 뇌혈류가 정상으로 유지되면 뇌조직 손상 없이 회복할 수 있는 가역적 상태가 되지만, 뇌혈류가 감소한 상태로 지속되거나 분당
10~20 mL/100 g 이하로 2~3 시간 이상 지나면 비가역적인 뇌조직 손상이 발생하게 된다.8) 일과성 허혈발작이 처음 발생한 환자의
10~20%는 90일 이내에 뇌경색이 발생하며 그중 50%는
24~48시간 사이에 발생하게 된다.3) 따라서 일과성 허혈발작은 뇌경색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며 신속하게 재관류를 해서 뇌세포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뇌경색 중 후뇌순환(posterior cerebral circulation) 장애에 의한 경우는 25% 정도 되며 그중 70%는 척추동맥 죽상동맥경화증이나 색전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9) 척추동맥은 혈류량이 적고 난류가 형성되기 때문에 죽상동맥경화증이 쉽게 생길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척추동맥 협착이 호발할 수 있다. 척추동맥 협착은 혈관의 내경이 정상 혈관 부분에 비해 50% 이상 감소한 경우에 진단하게 되는데, 뇌경색이 없는 혈관 질환 환자들 중 7.6%에서 관찰할 수 있고,10) 후뇌순환 뇌경색 환자의 25%에서 발견되며, 척추동맥 협착이 없는 환자들에 비해 뇌경색 발생의 위험이 6배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9)
본 증례에서는 초기에 반복되는 어지럼증과 돌발성 난청을 동반한 전형적인 내이기능 장애 소견을 보였는데, 내이는 높은 에너지 대사가 필요하지만 곁순환이 없기 때문에 허혈 상태에 민감하게 되어 쉽게 손상받을 수 있다.11) 내이의 막성 미로는 미로동맥(labyrinthine artery)을 통해 혈액 공급이 되는데 미로동맥에 허혈성 손상이 생기면 급성 난청이나 어지럼증이 발생한다.7) 미로동맥의 90% 이상은 전하소뇌동맥(anterior inferior cerebellar artery)에서 기원하게 되는데, 그 외에도 뇌기저동맥(basilar artery)이나 후하소뇌동맥(posterior inferior cerebellar artery)에서도 기원할 수 있으며, 후뇌순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급성 뇌경색 환자의 8%에서 난청이 동반되고 일부는 돌발성 난청이 뇌경색 발생 수일 전에 선행하기도 하는데,12) 소뇌경색 환자의 11%에서는 어지럼증과 안진 등 말초전정기능 장애 양상만 보일 수 있다.13)
본 증례는 미로동맥 경색에 의해 내이기능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뇌경색 소견은 없었지만 자기공명 뇌혈관 조영 검사에서 우측 척추 동맥 협착이 관찰되었다. 미로동맥은 후하소뇌동맥에서 기원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Mazzoni14)는 측두골 해부를 통한 연구에서 미로동맥의 3%가 후하소뇌동맥에서 기원한다고 했으며, Lee15)는 후하소뇌동맥 경색 환자의 3.4%에서 돌발성 난청이 동반되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Castro Junior 등16)은 어지럼증을 동반한 돌발성 난청 환자 3명에서 척추동맥 협착이 원인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본 증례의 경우 어지럼증을 동반한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일 가능성도 있겠으나 초기의 어지럼증이 발생한 후 10일이 경과하면서 구음장애가 생겼는데, 내이기능 장애의 원인이 혈관 장애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로 생각된다. 즉 척추동맥 협착에 의한 일과성 허혈발작이 발생하기 전에 미로동맥 경색이 먼저 발생했으며, 일과성 허혈발작의 전구증상으로 내이기능 장애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겠다. 초기에는 미로동맥의 분지 중 전정와우동맥(vestibulcochlear artery)에 장애가 생겨서 회전검사 소견이 정상이었으나, 이후 전전정동맥(anterior vestibular artery)에도 경색이 진행하면서 회전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된 것으로 추정된다.
본 증례는 초기에 반복되는 어지럼증과 돌발성 난청을 보인 환자에서 뇌 MRI가 정상이었으나 구음장애가 발생한 후 시행한 뇌혈관 조영 검사에서 척추동맥 협착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반복되는 어지럼증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한 돌발성 난청 환자에서 고혈압이나 당뇨 등 뇌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뇌신경학적 이상 소견이 없더라도 중추성 원인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이 중요하고, 뇌 MRI 검사를 시행할 때 뇌혈관 조영 검사를 추가해서 검사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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