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정영준, 330-715 충남 천안시 안서동 산 16-5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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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진균구는 진균성 부비동염 중 가장 흔히 접하는 질환으로 특징적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기계적 폐색으로 인해 부비동 입구가 막히고 주위 조직의 염증이 심해지는 경우에 병변 부위의 비폐색, 일측성 압통, 두통, 비루, 안구증상, 발열 등을 유발할 수 있다.1,2,3) 대부분 편측성으로 상악동을 침범하며,1,2,3) 전산화단층촬영술상 약
33~64%에서 석회화 소견이 병변 내에서 관찰되어 진단에 도움을 준다.3,4)
편측성으로 단일 부비동을 침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편측성으로 2개 이상의 인접한 부비동을 침범한 진균구도 간혹 경험하게 된다. 이에 비해, 양측 부비동을 침범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국내 문헌상에 2예가 보고된 바 있다.5) 이는 각각 양측 상악동을 침범한 증례와 편측 상악동과 반대측 사골동을 침범한 증례들이다. 외국 문헌상에는 양측성인 경우가 1.8%, 다발성인 경우가 6.4%로 보고되고 있으며,2) 이와 같은 증례들은 간혹 드물게 임상에서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양측성으로 인접하지 않은 3개 이상의 부비동을 침범하는 증례는 국내 문헌상에는 보고된 바가 없으며, 국외 문헌에서만 1예가 보고됐을 정도로 매우 드물다.6) 이에 저자들은 보편적으로 편측에 국한되어 발생하는 진균구와는 달리, 양측성으로 서로 인접하지 않은 세 부비동을 침범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약 3달 전부터 좌측 비내 통증과 안와 주위 통증 및 두통을 호소하던 58세 여자 환자가 보존적인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본원 외래를 방문하였다. 비내시경 검사에서 우측으로 편위된 비중격 만곡 소견과 농성 분비물 및 후비루 소견이 우측 비강에서 관찰되었다. 혈액검사상 특이 소견 보이지 않았으며, 과거력상 협심증 이외에 다른 전신 질환은 없었고, 치과 치료력이나 비부비동 수술 및 외상의 과거력은 없었다. 만성 부비동염 의심하에 시행한 전산화단층 촬영에서 병변 중심부의 미세석회화 소견을 동반한 연조직 음영이 우측 상악동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좌측 상악동에는 부분적인 연조직 음영소견만이 관찰되었다. 그리고, 좌측 접형동 내부에 전벽의 골미란을 동반한 연조직 음영소견이 관찰되었다(Fig. 1). 비내시경과 전산화단층촬영 등의 소견을 종합하여 좌측 접형동 병변은 점액낭종, 좌측 상악동 병변은 만성 세균성 부비동염, 우측 상악동 병변은 진균성 부비동염으로 의심하여 양측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계획하였다.
좌측 부비동 내시경 수술 소견은 접형동 내부의 회갈색 진흙 성상의 병변으로 자연공이 확장된 소견이었고, 접형동 내부의 병변을 식염수 세척 등의 방법으로 모두 제거하였다. 좌측 상악동의 자연공을 확장시킨 후 관찰한 결과, 상악동의 아래 부분에 진흙 성상의 병변이 존재하여 생리식염수로 세척하면서 병변을 모두 제거하였다. 이어서 우측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였다. 술 전 예상과 마찬가지로 진흙 양상의 병변이 우측 상악동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주변에서 화농성 분비물도 관찰되었다. 농축되어 고형화된 화농성 분비물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수술 중 좌측 접형동, 좌측 상악동, 우측 상악동의 병변들에 대해서 구분하여 조직 검사를 시행하였다. 술 후 영구 조직검사에서 세 부비동의 병변이 모두 국균종으로 진단되었다(Fig. 2).
현재 술 후 6개월째로 수술 전 호소했던 좌측 비내 통증과 안와 주위 통증 및 두통 등의 증상은 소실되었으며, 재발 소견 없이 본원 외래에서 추적 관찰 중이다.
고 찰
진균구의 유발인자로는 비중격 만곡증, 역중비갑개, 부비동개구 복합체의 폐쇄 등의 국소적인 해부학적 이상이 거론되고 있으나, 부비동 입구의 폐쇄와 이에 따른 부비동내 점액섬모기능의 장애가 가장 의미 있는 유발인자로 거론된다. 진균이 부비동 내로 들어가더라도 부비동의 개구부가 열려 있고 점액섬모기능이 정상이라면 자연적으로 진균이 배출되어 병변이 발생하지 않지만, 부비동 개구부가 폐쇄되어 부비동내 저산소 환경이 야기되고 점약섬모기능을 저해되면 진균의 성장에 좋은 배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Klossek 등2)은 상비도를 침범한 진균구를 보고하여 환기가 잘되는 공간에서도 진균이 자랄 수 있음을 시사하였지만,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매우 크게 성장한 형태의 표재성 진균증(saprophytic colonization)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Tsai 등7)이 부비동 입구의 폐쇄가 상악동 진균구의 발생과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하기도 하여, 진균구가 발생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의 여지가 많은 실정이다.
또 다른 발생 기전으로 부비동 내로의 진균의 과다 폭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Legent 등8)은 아연과 철분 성분을 함유한 치과재료(dental paste)가 국균(A.
fumigatus)의 성장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치과 치료(overfilling of maxillary teeth with dental paste)의 과거력이 또 하나의 병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Klossek 등2)이 보고한 바에 따르면 편측성 상악동에 진균구가 발생한 환자의 56%에서 이러한 치과 치료력이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진균구는 편측성으로 상악동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다발성이나 양측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1,6,9) Klossek 등2)이 109예의 진균구를 분석한 보고에 따르면, 단일 부비동을 침범한 102예(94%) 중 92예가 편측 상악동에 발생하였고, 7예가 접형동에 국한되어 발생하였으며, 여러 부비동을 침범한 7예(6%) 중에 양측 상악동에 발생한 2예를 제외하면 모두 인접한 두 부비동을 침범한 경우였다. 또한, Ferreiro 등10)이 보고한 29예의 진균구 중에 12예가 여러 부비동을 침범하였지만, 이 중 11예는 인접한 두 부비동들을 침범한 경우였고, 양측성으로 인접하지 않은 부비동들을 침범한 진균구는 단 1예에 불과하였다.8) 국내에서도 Lee 등5)이 진균구 환자 69명 중 2명만이 서로 인접하지 않은 두 부비동을 침범한 다발성 진균구였음을 보고한 바 있다. 지금까지 보고된 문헌들을 종합하면 진균구는 편측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다발성으로 발생하더라고 인접한 부비동들을 침범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인접하지 않은 부비동들을 침범한 다발성 병변은 소수에 불과하다. 사골동을 침범한 진균구가 인접한 상악동의 병변과 흔히 연결되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접한 부비동들을 침범한 다발성 진균구인 경우에는 일측 병변이 인접한 부비동으로 확장되어 발생하였거나 인접한 부비동의 병변 발생에 영향을 주었으리라 판단된다. 하지만, 본 증례처럼 서로 인접하지 않은 세 부비동에서 발생한 경우는 일측 부비동의 진균구 병변이 다른 부비동들에 영향을 주었다기 보다는 앞에서 언급한 발생기전들이 각각의 부비동에 작용하여 서로 독립적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양측성이 편측성보다 드물고, 다발성이 단발성보다 드물며, 인접하지 않은 부비동들에서 생기는 다발성 진균구가 인접한 부비동들에 생기는 진균구들보다 드문 이유가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진균구의 발생기전에 대해 이견이 있지만, 서로 인접하지 않은 양측 상악동 및 편측 접형동을 침범한 본 증례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유발인자 및 발생기전으로는 비중격 만곡증 및 중, 하비갑개 비후 등의 해부학적 인자에 따른 혐기성 환경 조성과 환자 직업이 농업임을 고려할 때 진균의 과다 폭로의 가능성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접형동 내의 병변에 대해선 따뜻하고 어두운 함요부위(warm dark recess)에 진균이 고립되면서 점액섬모청소능에 의해 배출되지 못해 잔존하게 되어 점액섬모청소능을 더욱 더 저하시키고 진균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진균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11)
진균구는 대개 만성 부비동염과 비슷하게 코막힘, 화농성 비루, 후각이상, 안면부 통증 등을 포함한 증상을 나타낸다. 드물게 경련, 비출혈, 안구돌출 등과 같은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Klossek 등2)의 보고에 따르면 환자의 18%에서 증상이 없었고, 52%에서 정상적인 내시경 소견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부비동 전산화촬영은 진균구를 진단하는데 있어 가장 유용한 검사법으로, 부비동의 일부 또는 전체의 불균질한 혼탁이 약 90%의 환자에서 관찰된다. 병변 중심부의 미세석회화 소견은
33~64%에서 관찰되며,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62%와
99~100%라고 보고되어 술 전 진단에 매우 유용한 소견이다.1,5,9)
본 증례는 우측 중비도에서만 화농성 비루가 관찰되고 전산화단층촬영상에서도 우측 상악동에서만 불균질한 혼탁 소견과 병변 중심부의 미세석회화 소견이 관찰되어 수술 전에 우측 상악동 병변만 진균구로 의심했을 뿐, 좌측 비강은 화농성 비루 소견도 없고 상악동과 접형동의 병변을 여러 창수준(window level)에서 관찰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규칙한 음영 소견이나 미세석회화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 진균구로 의심하기 힘들었다. 오히려 좌측 접형동의 병변은 주변의 골미란을 동반하는 확장성 병변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점액낭종에 근접한 소견이었고, 좌측 상악동 병변은 기수위(air-fluid level)가 보이는 일반적인 부비동염으로 의심하였다. 본 증례가 수술 전에 내시경 소견 및 전산화단층촬영 소견으로는 점액낭종 및 만성 부비동염과의 감별이 어려웠던 점에서 기존에 외국 문헌에 보고된 증례와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전에 정확히 진균구를 진단하는 데 한계가 있고 양측성으로 여러 부비동을 침범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지만, 수술 중이라도 양측 비강을 침범한 다발성 진균구가 의심되는 소견이 관찰되면 고형화된 화농성 분비물과 같은 다른 질환들과의 감별을 위해서 조직검사를 시행하여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완치 및 재발방지에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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