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김명구, 630-522 경남 마산시 회원구 합성2동 50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마산삼성병원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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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우리나라는 현재도 결핵의 호발 지역이며, 결핵균이 동정되거나, 도말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온 결핵의 유병률이 1965년에 10만 명당 940명에서 1995년에 10만 명당 219명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2004년에 폐결핵은 10만 명당 58명, 폐 외 결핵은 10만 명당 7.4명으로 여전히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1) 폐 외 결핵 중 원발성 비인두 결핵이나 중이결핵 모두 매우 드물며, 문헌고찰상 비인두 결핵에서 중이결핵이 유발된 사례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다. 최근 저자들은 비인두 결핵에서 유발된 중이결핵 1예를 치험하였기에 이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9세의 여자 환자가 내원 1개월 전부터 생긴 우측 이충만감, 우측 청력감소 및 우측 비충혈을 주소로 타 병원에서 삼출성 중이염 의심하에 고막절개술 등의 보존적 치료 후에도 증상 호전이 없고 우측 비인두 종물 소견이 관찰되어 비인두암 의심하에 본원으로 의뢰되었다. 환자는 결핵에 대한 과거병력이 없었고, 흉부 방사선검사 및 경부 이학적 검사상 특이 소견이 없었으며 anti-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ANCA), 생화학검사 및 기타 검사에도 이상소견은 없었다. 이경검사상 우측 고막은 흐릿하였으며, 비인두 내시경 소견상 우측 비인두 측벽 이관 주변에 점막종창과 흰색의 가피 및 괴사성 조직이 관찰되어(Fig. 1A), 우측 고막절개 및 부비동 전산화단층촬영과 비인두 내시경 하에 비인두 종물에 대한 조직생검(1차)을 각각 실시하였다. 부비동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우측 중이강 내 삼출액이 관찰되었고(Fig. 2A), 그 외 정상 소견이었으며 실시한 병리조직학적 소견상 괴사성 조직으로 확인되었다(Fig. 3).
경과관찰 중 비인두 종물은 사라졌으며 고막절개와 더불어 삼출성 중이염에 대한 항생제 치료를 계속하였으나 증상호전이 없어 1개월 후 우측 환기관 삽입술을 시행하였다. 그 이후 꾸준한 항생제 치료 및 국소 치료에도 불구하고 삽입된 환기관으로부터 지속적인 삼출성 이루가 있었고 우측 비인두의 괴사조직이 재발하였다. 치료 3개월째 우측 환기관을 제거하고 비인두 종물에 대한 조직생검(2차)을 다시 실시하였고 1차 생검 결과와 같았다.
환기관 제거 후에 천공된 고막으로부터 지속적인 삼출성 이루가 나왔고(Fig. 1B), 비인두의 괴사조직도 사라지지 않았으며 더불어 중이강 내로의 괴사성 조직이 관찰되어 중이결핵을 강력하게 의심하게 되었고 우측 비인두 괴사 조직 및 이루에 대하여 TB-PCR 검사를 다시 시행하였으며, 비인두는 검사결과 음성, 이루는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그 이후 경과관찰 중에도 비인두의 괴사조직은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인 이루와 우측 천공된 고막이 점점 커지면서 중이점막 내의 괴사조직이 더욱 증가되는 양상을 보여(Fig. 1C), 측두골 전산화촬영(Fig. 2B) 및 중이 결핵을 확인하고자 중이점막의 조직생검을 실시하였다. 조직검사 결과 괴사를 동반한 만성 육아종성 염증과 AFB stain상 음성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이결핵은 이미 진단된 상태이며, 비인두의 괴사조직이 사라지지 않고 비인두 종물에 대한 진단이 되지 않아, 비인두 결핵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있어 병리과에 의뢰하여 이전에 2회 실시한 비인두 조직생검 슬라이드 표본을 이용하여 TB-PCR을 시행하였고 그 결과 두 차례 조직 모두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본원에 내원 4개월째 비인두 결핵으로 확진되었다. 결국 이 환자는 비인두 결핵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발생한 중이결핵으로 판단되었다.
초기 치료 후 4개월 후부터 항결핵제 요법을 시작하게 되었고 9개월의 단기요법을 시행하였으며 항결핵제 치료 1개월 후부터 비인두 및 중이점막의 괴사조직이 모두 사라지면서 이루와 비폐색 등의 증상도 없어졌다(Fig. 4). 내원 당시 실시한 표준순음청력검사상 우측 기도청력은 64 dB, 골도 청력은 16 dB의 역치 값을 보이며, 좌측은 정상 청력이었다. 치료 후에는 우측 기도 32 dB, 골도 13 dB의 역치 값을 보였다. 항결핵 치료를 끝낸 후 비인두 및 중이점막은 이상 소견이 없었으나 고막천공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이므로 향후 계속적인 추적관찰을 하여 천공이 회복되지 않으면 고실성형술을 시행할 계획이다.
고 찰
결핵은 어디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Rohwedder 등2)에 의하면 상기도 결핵은 전체 결핵 환자의 1.8%를 차지하며 특히 후두, 비인두에 그 빈도가 높고, 드물게 편도, 연구개, 후두갑개, 중이, 구강점막 및 비강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비인두 결핵은 20~84세까지 연령분포가 다양하며 남자보다 여자에서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3) 본 증례에서는 49세 여자 환자에서 발병하였다. 중이결핵의 호발연령은 상대적으로 소아에서 그 빈도가 높고, 남자에서 더 많다.4)
비인두 결핵은 폐결핵 없이 발생하는 원발성 비인두 결핵과 폐결핵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속발성 비인두 결핵으로 나눌 수 있으며,5) 감염경로는 대기 중의 결핵균을 직접 흡입하거나 결핵균이 포함된 객담, 각혈 등에 노출된 비인두의 점막이 감염되거나, 폐결핵이 동반된 경우 결핵균이 간접 전파되는 경로 등이 제시되었다.6) 중이결핵의 감염경로는 폐결핵 환자의 객담에 있는 결핵균이 이관을 통해 전파되거나, 전신 결핵이 있는 감염 병소로부터 혈행성으로 측두골에 전파, 외이도나 천공된 고막을 통한 직접적인 전파 및 두개 내 병소로부터 측두골로 이행하는 경로 등이 제시되고 있다.7) 본원의 증례에서는 과거력상 특이할 만한 사항은 없던 점, 폐결핵의 증상 및 증후가 없던 점, 흉부 방사선상 폐결핵을 의심할 소견은 보이지 않았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비인두에 원발성 결핵이 발생하였고, 비인두의 감염 병소로부터 결핵균이 이관을 통해 전파되어 이차적으로 중이결핵을 유발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비인두 결핵의 호발부위는 비중격, 비갑개, 비강저부의 순으로 발생하며,5) 본 증례에서는 우측 비인두에 발생하였다.
비인두 결핵의 임상양상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으며, 비폐색이 가장 많고, 비루, 종괴, 비출혈, 가피 형성 등의 순이며,3) 진행 중 비루관의 폐쇄, 복시, 안검하수, 안검부종, 중이결핵, 부비동염, 뇌막염을 유발하기도 한다.8)
중이결핵은 초기에 무통성 고막충혈, 팽륜, 이폐색감, 삼출성 이루와 고막천공을 보이고 청력손실이 진찰 소견에서 예상되는 것보다 심하게 나타나거나 진행성 감음성 난청이 나타나며, 후기에는 골파괴 병변을 보이며 악취를 동반한 혈농성 이루 등이 나타나게 된다.10) 그러나 다른 만성 중이염에서도 다량의 이루는 관찰될 수 있어 특징적인 소견은 아니다.
본 증례에서는 비폐색 이외의 다른 비과적 증상은 호소하지 않았고, 이과적 증상으로 우측 이충만감 및 이루, 우측 청력소실 등을 호소하였으며, 외래에 처음 방문했을 당시 중이강내에 다른 병변은 없었으나 추후 외래 경과 중 삼출성 이루를 동반한 중이염이 합병되었다.
비인두 결핵 및 중이결핵의 진단을 위해서는 과거 결핵의 유무, 활동성 결핵 환자와의 접촉 유무 및 가족력 등 자세한 병력 청취와 철저한 이학적 검사가 중요하며, 흉부 방사선촬영을 시행하여 폐결핵의 유무를 확인하고, 부비동 방사선촬영과 부비동 단층촬영 및 측두골 방사선촬영과 측두골 단층촬영을 시행하여 부비동 및 중이의 병변에 대한 진단을 시행한다.9) 확진을 위해서는 항산균도말검사나 배양검사 및 조직생검을 실시해야 한다. 비인두암 및 유육종증, 매독, 나병, 비경화증(rhinoscleroma), 다형성 세망증, Wegener씨 육아종증 등을 비인두 결핵과 감별해야 한다.3,10)
비인두 결핵 및 중이결핵의 치료는 모두 결핵을 조기 진단하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결핵제 요법은 폐결핵에서와 같이 다제 요법이 필요하며, Isoniazid, Rifampicin, Ethambutol을 병용하여
9~18개월 동안 치료하거나, Pyrazinamide를 포함하여 9개월간 치료하는 방법들이 보고되고 있다.10) 완치 판정은 균배양검사상 음성으로 나타나는 경우에 가능하며, 항결핵제의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
비인두 결핵 및 중이결핵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삼출성 중이염이나 비폐색감 등의 이관 폐쇄증상이 심할 때,11) 급성 유돌기염, 고실성형술이 필요한 경우, 진주종성 중이염이 의심되는 경우와 안면신경마비, 미로염 등이 있으며,12) 비인두 결핵 및 중이결핵 모두에서 술 후 반드시 항결핵 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결핵의 발생률이 높고, 폐결핵 및 결핵성 경부 임파선염과 비인두 결핵의 동반 가능성이 높으며, 이 환자에서처럼 폐결핵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에도 비인두 결핵이 원발 부위인 경우가 있으므로, 초진시 내시경적 검사를 통한 비인두 부위의 종물에 조직검사 및 TB-PCR 등 결핵에 대해 적극적인 진단 절차가 이루어 져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 저자들은 비인두 암이 의심되어 본원에 내원했던 환자에서 처음 중이내 병변이 없었던 환자가 추후 외래 경과 관찰 중 삼출성 이루를 동반한 중이결핵이 속발된 경우를 경험하였고, 진단을 내리기 어려웠던 폐결핵의 소견 없는 비인두 종물은 조직생검, 항산균도말검사, TB-PCR 등을 실시하여, 비인두 결핵을 확진하였고 비인두 결핵 확진 전 외래 경과 관찰 중 이차적으로 발생한 중이결핵 또한 확진하였다. 확진된 1예는 항결핵제의 병용 투여로 치료하였으며, 추후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비인두 및 중이의 병변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조직생검 및 항산균도말검사 및 TB-PCR 등을 실시하여 결핵의 진단을 빨리 하여 조기 치료가 가능하도록 해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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