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이병철, 139-706 서울시 노원구 공릉2동 215-4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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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경화 점액표피양 암종은 점액표피양 암종의 매우 드문 아형으로서 조직학적 소견상 심한 콜라겐 침착과 염증 세포의 침윤을 특징으로 한다. 1987년 Chan 등1)에 의해 최초로 이하선에 발생한 사례를 보고한 이래 전세계적으로 10여 차례만이 보고된 매우 드문 타액선 종양이다. 국내 문헌에는 Kim 등2)에 의해 1예만이 보고되었을 뿐이다. 저자들은 최근 임상적으로 다형성 선종 등 양성 이하선 종양으로 의심되고 세침흡인세포검사에서도 양성으로 오진 되었으며, 동결절편검사에서도 정확한 진단이 불가능하였던 경화 점액표피양 암종 1예를 경험하였기에 그 임상·병리학적 소견을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여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증 례
34세 여자 환자가 왼쪽 이하선의 종괴를 주증상으로 내원하였다. 종괴는 약 10년 전부터 인지되었으나 오랫동안 증상이 없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통증이 동반되었다. 컴퓨터단층촬영에서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약 2.5×2.1 cm 크기의 조영증강이 되는 종괴가 왼쪽 이하선에서 관찰되었으며, 경부 림프절의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Fig. 1). 방사선학적 소견상 다형성 선종이 가장 의심되어 종괴에 대한 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하였다. 세포검사에서는 세포밀도가 매우 낮았으며, 소수의 저등급의 종양성 상피세포(low grade tumoral epithelial cells)와 염증세포가 관찰되었으며, 배경에 점액모양 물질이 관찰되어, 점액변성을 동반한 Warthin 종양이 의심되었다. 이상의 소견을 통해 종괴는 이하선 기원의 양성 종양으로 추정되어, 안면 거상 절개법(face lift incision)을 이용한 이하선 천엽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종괴는 이하선 미부의 실질내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안면 신경이 측두안면지(temporofacial branch)와 경안면지(cervicofacial branch)로 분기하는 주분지부 위에 위치하였지만 안면신경과의 유착이 없어 비교적 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 수술 중에 시행한 동결절편검사에서 저등급 관상피 구조(low grade tubulo-epithelial structure)와 주변으로의 심한 염증세포의 침윤이 관찰되어, 염증성 병변으로 진단됨에 따라 천엽절제술을 통해 병변이 완전히 제거된 것으로 판단되어 수술 종료하였다. 종괴는 육안검사상 크기가 1.6×1.0 cm이었고 경계는 분명하였으나 다소 침윤하는 성장양식을 보였고, 단면은 회백색의 심한 섬유화를 보이는 딱딱한 양상이었다. 출혈이나 괴사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육안적으로 완전절제가 되었다고 판단하였다(Fig. 2). 현미경검사에서는 저배율에서 경계가 좋은 결절 모양이며 중심부의 심한 콜라겐 침착과 주변부의 염증세포의 침윤이 관찰되었고, 관·선방 구조의 상피세포는 주로 가장자리의 염증세포가 침윤한 부위에서 관찰되었다(Fig. 3). 관·선방구조(tubulo-acinar structure)를 구성하는 세포는 저등급의 점액세포(low grade mucous cells)와 편평상피세포 모양의 중간형 세포(squamoid intermediate cells)였다. 종양세포의 핵은 저등급이었고, 세포분열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현미경적 괴사도 없었다(Fig. 4). 기질 내로 점액이 누출된 소견도 관찰되었으며, 육안적으로 보이는 절제연보다 현미경적 검사에서는 절제연에서 2 mm까지 종양의 침윤이 관찰되었다. 경화 타액선염과의 감별을 위하여 근상피세포 표지자인 SMA(smooth muscle actin, cell marque, 1:1600)와 Calponin(Neomarker, predilution)을 시행하였으나, 어느 부분에서도 근상피세포가 상피세포 바깥층을 둘러싸는 정상적인 조직학적 배열을 보이는 양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상의 조직병리 소견을 토대로 종괴는 저등급 경화 점액표피양 암종으로 최종 진단되었다. 이하선 조직의 절제연에서 종양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매우 근접한 위치에서 종양이 관찰되었다. 환자는 술 후 일시적인 변연하악신경 쇠약 증상을 보였으나 곧 호전되었으며, 다른 합병증 없이 회복되었다. 종괴가 경화 점액표피양암종으로 확인됨에 따라 전신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을 시행하였으나 전이를 의심할만한 소견은 없었다. 암종이 저등급이며, 병기가 제2기에 해당하고, 비록 가깝기는 하나 절제연이 음성이므로, 환자는 추가 방사선 치료 없이 추적 관찰 중이다.
고 찰
점액표피양 암종은 악성 타액선 종양의 약 35%를 차지하며 이하선 악성 종양의 가장 흔한 형태이다. 점액 세포, 중간형 세포, 편평상피모양 세포로 구성되며, 고등급으로 갈수록 후자의 구성 비율이 높아진다.3) 본 사례에서 기술한 경화 점액표피양 암종은 종양의 중심부에 콜라겐 침착이 심한 경화성 변화와 주변부의 염증 세포의 침윤, 그리고 전형적인 점액표피양 암종을 구성하는 세포로 이루어진 종양으로서 대부분 저등급 소견을 보인다.1,2,3,4,5,6,7,8,9) Pubmed와 Koreamed에 기반한 문헌고찰에서 1987년 Chan 등이 처음 기술한 이래 13례 만이 보고된 매우 드문 아형이다. 16세에서 70세까지의 다양한 연령 분포를 보이며 여자에서 흔하다. 주로 이하선에서 발생하였으며, 2예는 소타액선, 1예는 악하선에서 생겼다. 악하선에 생긴 1예에서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발생하였고, 이하선에 생긴 다른 1예에서 3년 만에 전이가 있었으며, 다른 모든 예에서는 국소적 재발이나 전이가 없으나 추적 기간이 불충분하거나 임상 정보가 부족하여, 정확한 예후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1,2,3,4,5,6,7,8,9) 수술 전에 방사선학적 검사나 세침흡인세포검사 또는 동결절편검사에서 정확한 진단이 되기는 어렵다.2,3,9) 세침흡인세포검사에서는 흡인 도말되는 세포수가 너무 적거나, 진단적이지 않은 비정형 상피세포가 소수 도말 되는 경우가 고작이다. 저자들의 경우에도 소수의 저등급 상피세포와 림프구가 점액성 도말배경하에 관찰되어 점액변성을 보인 Warthin 종양으로 오인하였다. 동결절편검사에서는 침윤성 성장으로 인하여 악성을 시사하는 소견으로 판단할 수도 있으나 저자들의 경우처럼 단순한 염증이거나 또는 양성 종양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이러한 모든 경우는 본 종양이 매우 드물고 악성임에도 저등급 세포학적 소견을 보여서 통상적인 병리학적 진단기준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려움에 기인하며, 정확한 진단은 종양의 전체적인 모습을 관찰한 후에야 가능하다고 본다.
병리 소견상 저등급 종양이며 심한 경화와 염증세포의 침윤이 관찰되어 본 종양과 감별을 요하는 질환은 만성 경화 타액선염과 소위
"경색된(infarcted)" Warthin 종양이다.10,11) 만성 경화 타액선염은 주로 악하선에 생기는 만성 염증 질환으로서 Kuttner 종양이라고도 한다. 임상적으로 딱딱한 종괴로 촉지되며 압통이 동반될 수도 있다. 병리학적으로 경화가 심하고 염증의 침윤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타액선의 조직학적 구조를 유지하여 소엽성 분포가 유지된다. 남아 있는 선들도 종양성 비정상적 구조가 아니라 위축된 정상 선관의 형태이다.10) 반면 본 예에서는 경화가 주로 종괴의 중앙부에서 관찰되며 염증세포의 침윤과 종양성 선관은 종괴의 주변부에서만 관찰된다. 또한 종양성 증식을 보이는 선관은 정상적인 선관의 관구조와는 다른 불규칙한 모양과 배열 세포의 층수의 다양함을 보인다. 면역염색에서는 어느 부위에서도 근상피세포의 존재를 확인 할 수 없어서 정상 또는 비종양성 반응성 타액선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Warthin 종양이 경색된 경우는 주로 세침흡인세포검사 후에 나타날 수 있으며, 괴사를 동반한 섬유화된 부위, 염증세포의 침윤, 종양성 선관의 증식을 관찰할 수 있다.11) 본 예도 수술 전에 세침흡인세포검사를 시행하였으며 저배율 시야에서 일견 중심부가 경화성 변화를 보인 Warthin 종양처럼 보인다. 그러나 Warthin 종양은 본래 양성 호산성세포와 림프구가 조화롭게 배열된 특징적인 조직학적 소견을 보이며, 경색이 동반된 경우에는 염증, 섬유화 소견과 더불어 상피세포의 편평세포 화생이 관찰되며, 점액표피양 암종처럼 점액세포와 표피모양 세포가 동시에 관찰되지는 않는다. 또한 괴사된 부위에서도 원래의 모양, 즉 유두모양 상피세포의 배열과 주변의 림프구의 조화로운 배열을 음영으로나마 관찰할 수 있으나, 본 예에서는 그런 소견이 없었다.
경화 점액표피양 암종에서 경화의 기전은 점액의 관 밖으로의 유출, 점액에 대한 염증 반응, 만성적인 염증에 따른 섬유화 및 경화로 설명되며,1,3,9) 본 예의 경우는 병원을 찾기 10년 전부터 종괴가 있었으며, 길게는 20년의 병력을 보인 경우도 있어서 만성적 자극에 따른 변화임을 시사하기도 한다.9)
본 종양에 대한 정형화된 치료방침은 없으나 충분한 절제연이 확보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사선치료를 추가하는 것이 권장되나,3,9) 본 사례에서는 절제연에 근접하여 종양이 관찰되지만 절제연에서 종양이 관찰되지 않았고, 2 mm 정도의 절제연은 안면신경을 박리했던 것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충분하다고 판단되어 방사선치료를 추가하지는 않았다.
저자들은 최근 수술 전 방사선학적 검사, 세침흡인세포검사 및 동결절편검사에서 진단이 어려웠던 점액표피양 암종의 매우 드문 아형인 경화 점액표피양 암종 1예를 경험하였기에 증례를 보고하여 경험을 공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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