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최익수, 100-032 서울 중구 저동 2가 85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서울백병원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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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혈관육종은 혈관 내피세포에서 기원하는 악성종양으로 모든 연부조직 육종의 10% 미만을 차지한다. 모든 혈관육종의 절반은 두경부에서 발생하지만 두경부의 악성종양 중 1% 미만에 불과하다.1) 일반적으로 골격, 유방, 횡문근 등 신체 여러 장기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피부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뚜렷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이전의 방사선 조사나 일광 노출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하선에 원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특히 방사선 조사의 과거력이 없는 이하선에서 원발성으로 발생한 혈관육종은 국내에서 아직 보고된 바 없고, 전 세계적으로 5예만이 보고되었을 정도로 매우 희귀하다.2,3) 저자들은 방사선 조사의 과거력 없이 이하선에서 원발성으로 발생한 혈관육종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64세 남자 환자가 3개월 전부터 우측 이개 하부에서 촉지되는 종물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발견 당시 콩알만한 크기에서 점차 증가하는 양상으로 1개월 전부터 간헐적으로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었으며, 3주 전부터 안면부의 비대칭이 발생하였다. 방사선 치료의 과거력 및 음주, 흡연력은 없었다. 내원 당시 우측 이개 하부에 3×4 cm 크기의 비교적 단단하고 압통을 동반한 단발성 종괴를 확인하였고, House-Brackmann Grade II의 우측 안면신경마비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1). 세침흡입검사 상 이하선 조직의 염증 병변 소견만을 보였다. 통증과 안면마비가 동반되는 것으로 악성종양을 의심하고 경부 자기공명영상을 시행하였다. T2 강조영상의 우측 이하선에서 2.7×3.2×3.9 cm 크기의 경계가 불분명하고 불규칙한 조영증가 소견을 보이는 종괴 및 이하선, 내경정맥, 경정맥이복근, 척추부 림프절의 전이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2). 병기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 전산화단층촬영 및 복부 초음파, 위내시경, 전신뼈스캔을 시행하였으며, TNM 병기상 병기 ⅣA(T4aN2bM0)로 판단하였다. 우측 이하선 전절제술 및 근치적 경부절제술을 시행하여 Level I-V의 림프절, 척추부신경, 내경정맥 및 흉쇄유돌근을 절제하였으며, 수술 중 동결절편으로 악성종양을 확인하였다. 육안적으로 주 병변은 주위의 근육 및 다른 조직과 명확한 경계가 없이 심한 출혈과 괴사의 양상을 보였다. 조직검사상 심한 괴사와 출혈을 동반한 혈관육종이 흉쇄유돌근 및 주변 연부 조직으로 침윤된 양상이었다(Fig. 3). 절제된 22개의 림프절 중 11개에서 전이 소견이 나타났으며, 국소적으로 카포시 육종과 유사한 부위가 관찰되었다. 현미경 소견상 종양은 다형성 방추형 또는 상피모양세포가 고형성 성장 또는 틈새와 같은(slit-like) 불규칙한 혈관 내강을 형성하고 있고 주변으로 침윤하고 있어 악성 혈관종양에 합당하였다(Fig. 4A). 면역조직화학염색 소견상 중간엽세포 표지자인 Vimentin과 혈관내피세포 표지자인 CD34에 양성이었고(Fig. 4B and C), 카포시 육종과 감별하기 위해 시행한 Human herpes virus 8 중합효소연쇄반응(nested PCR) 결과 음성 소견을 보여 혈관육종으로 진단하였다. 수술 2주 후 55.8 Gy 선량의 방사 선 치료를 6주간 시행하였으며, 1개월 후 화학요법 시행 예정이었으나, 외래 추적관찰 중 전신 쇠약감, 측복부 및 배부 통증을 호소하며 혈액종양 내과로 입원하였다. 원발 부위의 재발 소견은 없었으나, 흉부 전산화단층촬영상 출혈을 동반한 폐 전이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5). 전이된 병변의 진행으로 환자는 수술 3개월 후 사망하였다.
고 찰
전형적인 혈관육종은 고령의 백인 남성에서 두피나 이마에 청색 혹은 자주색의 경계가 불분명한 멍과 같은 반점의 형태로 나타나서 다른 피부과 질환과 감별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4) 발병 시기가 명확하지 않으며 오랜 기간 동안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히 있다. 보통 통증이 없고 누를 수 있을 정도로 연하나, 진행된 병변에서는 출혈이나 궤양, 압통이 동반된다.5)
혈관육종의 발병은 방사선 조사, 일광 노출, Thorotrast, 염화비닐(vinyl chloride), 비소(arsenic) 등과 관련이 있으며, p53 유전자의 변이, 선천성 혈관종에서 악성 변환 및 가족력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1,6,7,8) 지금까지 보고된 증례들은 방사선 조사 후 발생한 것이 대부분으로, 본 증례와 같이 뚜렷한 원인이 없이 발생한 예는 매우 드물다.
세침흡입검사에서 내피 기원을 나타내는 혈관강(vascular lumen)을 갖는 악성 세포가 발견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출혈을 보이며, 진단에 도움이 될 만한 특징적인 소견이 없어 유용하지 않다.9) 본 증례에서도 염증 소견 외에는 특이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혈관육종은 단일 종양 내에서도 다양한 분화도를 보이는 경우가 자주 관찰된다. 분화도가 좋은 혈관육종에서는 유두모양을 형성하는 비전형적인 내피세포가 혈관을 따라 관찰되며, 혈관들은 서로 연결되어 통로를 이루는 특징을 보인다. 미분화된 경우 방추(spindle) 혹은 상피모양세포(epithelioid cell)로 이루어진 형태를 띤다.10) 분화도가 좋지 않은 경우 혈관종, 화농성 육아종, 카포시 육종, 혈관주위 세포종(hemangiopericytoma), 상피모양육종(epithelioid sarcoma), 혈관내피종(hemangioendothelioma), 악성 흑생종 및 상피모양 신생물(epithelioid neoplasm)들과 감별해야 하며,3) 혈관을 형성하는 구조가 관찰되지 않을 때에는 면역조직화학염색이나 전자현미경검사를 통해 진단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9) Ulex europaeus와 CD34는 von Willebrand factor 보다 민감도가 좋지만, 내피세포에 특이적이지 않아 선암(adenocarcinoma), 중피종(mesothelioma), 선상편평상피세포암(adenoid squamous cell carcinoma), 영양막종양(trophoblastic tumor) 등과 같은 비혈관성 종양에도 양성을 나타낸다. 혈관 형성 시에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당단백인 CD34는 혈관육종, 카포시 육종, 상피모양 혈관내피종 등에서 양성 반응을 나타내며, 분화도가 좋을수록 강한 반응을 보인다.9) 또한 양성종양에서보다 악성종양에서 강한 반응을 보이는데, 이는 CD34 단백이 내피 세포의 증식이나 이동에 관여한다는 의견을 뒷받침해준다.11) 본 증례의 경우 현미경 소견상 비혈관성 종양 및 상피모양 혈관내피종은 배제가 가능하였고 중합효소연쇄반응검사상 카포시 육종을 배제할 수 있었다.
혈관육종의 발생 빈도가 드물어 체계적인 치료 방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나 수술적 절제를 주로 시행한다. 완전 절제가 가능하더라도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병합하는 것이 결과가 더욱 좋으며, 방사선 조사량과 치료 결과와는 관련성이 없다고 보고 된 바 있다.12) 종양의 크기가 7 cm보다 큰 경우에는 경부절제술이나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다.10)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기도 하나, 수술적 절제나 방사선 치료와 병합하여 사용하였기 때문에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힘들다.1) 그 외에 recombinant interleukin-2를 이용한 면역치료가 원격 전이를 억제하고 생존율을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있다.12)
두경부의 혈관육종은 국소 재발 및 원격 전이가 흔히 발생하여 5년 생존율이
10~20%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10) Maddox 등은 피부나 연부조직의 혈관육종은 병리조직학적 등급(grade)에 관계없이 예후가 불량하여 폐, 뼈, 간, 뇌, 난소 등으로 전이되어
1~3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13) 반면, Fanburg-Smith 등은 구강 및 타액선의 혈관육종은 높은 등급에서 예후가 좋은 경우도 있고, 낮은 등급에서 예후가 불량한 경우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다른 부위의 혈관육종보다 예후가 양호한 것으로 보고하였다.3) 남성이나 고령에서 더 발견되는 경향이 있으나, 치료를 받지 않거나 치료의 종류에 관계없이 생존율은 여성보다 좋다.1) 예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종양의 크기로, 수술이나 방사선, 혹은 병합 요법에서 종양의 크기가 작을수록 생존율이 증가하므로, 무엇보다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14)
본 증례에서는 수술적 완전 절제와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였음에도 항암화학요법 시행 전에 폐 전이가 발견되었다. 이와 같이 혈관육종은 조기에 원격 전이가 이루어져 치료 방법의 유효성을 평가하고 표준 치료법을 확립하는 데에 장애가 될 것으로 사료되며, 병합 치료를 통해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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