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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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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외림프 누공은 내이와 중이 사이에 비정상적인 파열이 생기고 이로 인해 막성 미로를 둘러싸고 있는 외림프강에서 외림프액이 중이내로 흘러들어와 어지럼, 몸의 불균형, 오심과 구토, 이명, 난청, 이충만감 등의 증상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1,2) 임상적으로 진단하기가 쉽지 않으며 내이 질환 중에서 발생 빈도가 5% 이내로 알려져 있고,3) 특히 외림프 누공에 의한 내이기종은 국외에서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내이기종은 비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내이에 공기가 존재하게 되는 것인데,4) 고해상도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으로 진단을 하게 되며,5,6) 지금까지 보고된 예들은 주로 20∼40대에 두부 외상이나 등골 수술 후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4,5,6,7,8,9,10) 소아에서 발생한 경우는 선천성 고도 난청으로 인해 인공와우이식수술을 받은 뒤 발생한 보고가 있다.11)
저자들은 이소골 성형술을 한 뒤 발생한 외림프 누공과 교통사고 후 이낭 보존성 측두골 골절로 인해 발생한 외림프 누공에 의한 내이기종 2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증 례 1
15세 남자 환자로 어렸을 때부터 좌측 귀의 난청이 있었으나 특별한 치료 없이 지내던 중, 최근에 개인의원을 방문해 시행한 순음청력검사에서 좌측 기도 63 dB, 골도 12 dB의 전음성 난청을 진단받고 수술 권유받아 본원에 내원하였다. 입원 직후 시행한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에서 좌측 추골 두부가 작고 추골-침골 관절부위가 융합되어 있는 이소골의 형태학적 이상 이외에는 다른 소견은 발견되지 않아 좌측 선천성 이소골 기형증 진단하에 부분 이소골대치보철물(PORP)을 이용한 이소골 성형술을 시행하였다. 후이개 접근법을 통해 고실외이도 피부판을 만들어 거상시킨 후, 추골-침골 융합체를 제거하고 등골 두부와 고막과의 거리를 재 2.5 mm 길이의 PORP를 삽입한 뒤 수술을 끝냈고, 입원하는 동안 별다른 합병증 없이 퇴원하였다. 술후 주관적인 청력 개선이 있었으나, 술후 11일째 어지럼이 시작되었고 점점 심해지다가 술후 24일째 길을 걷다 간판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드는 순간 갑자기 어지러워 쓰러지면서 본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이학적 검사상 넘어지면서 다친 두부 열상만 있었을 뿐 다른 상처는 없었다. 안면 마비는 관찰되지 않았고 고실 혈종이나 중이내 저류액도 보이지 않았으나, 우측으로 향하는 자발안진이 관찰되었다. 음차 검사상 Weber 검사는 우측으로 편위되었고 Rinne 검사는 좌측이 양성이었다. 순음청력검사 및 청성뇌간반응에서 우측은 정상이나 좌측은 농 소견을 보였고(Fig. 1), 고막 운동성 계측에서는 양측 A형을 보였다.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에서는 이소골 성형술 시에 넣었던 PORP는 제 위치에 있었으나, 등골족판의 부분적 결손이 보였고 좌측 전정 내에 공기음영이 존재하였다(Fig. 2A). 환자는 등골족판 부분탈구에 의한 외림프 누공과 내이기종의 진단하에 응급으로 시험적 고실개방술을 시행했다. 이내 수술법으로 고실외이도 피부판을 만들어 거상시키고 PORP를 제거한 뒤 후상방 골륜을 드릴과 curett으로 제거하고 등골과 난원창을 관찰했다. 등골 두부와 등골각은 온전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등골 족판은 전정 내로 일부 들어가 있었으며 그 부위로 맑은 액체가 반복적으로 고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난원창 주위를 지방조직과 측두근 근막으로 덮어주고 그 위에 조직접착제(Tiessel®, Imuno AG, Vienna Austria)를 살포한 뒤,
gelfoam(Spongostan®, Johnson & Johnson, Wobum USA)으로 덮어주었다. 고실외이도 피부판을 원 위치시키고 외이도 팩킹을 한 뒤 수술을 마쳤다. 환자는 술후 당일부터 현기증이 많이 호전되었고 안진도 없어졌으나, Weber 검사는 계속 우측으로 편위되었다. 술후 7일째 퇴원하였고, 약 2개월 후 시행한 전정기능 검사에서 이상소견을 보이지 않았고,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에서는 전에 보이던 좌측 내이기종 소견도 없어졌으나(Fig. 2B), 순음청력검사에서 좌측은 계속 농 소견을 보였다.
증 례 2
22세 남자 환자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지나가던 오토바이에 치어 쓰러진 직후 본원 응급실로 급히 이송되었다. 내원 당시 의식소실은 없었고 활력징후 또한 정상이었으나, 뇌 전산화단층촬영에서 뇌기저부 골절과 좌측 측두골 골절이 의심되어 환자의 절대적 안정과 보존적 치료를 위해 신경외과로 입원하였다. 그러나 내원 1일째부터 어지럼과 난청이 발생한 뒤 점점 증상이 심해지다가 내원 5일째에 좌측에 심한 난청을 호소하였고, 내원 6일째에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현기증을 호소해, 내원 7일째에 응급으로 이비인후과에 협진이 의뢰되었다. 과거력에서는 특이 소견이 없었고, 이학적 검사상 안면 마비나 안진은 없었고, 고막 천공, 고실 혈종, 중이내 저류액도 보이지 않았으나, 좌측 외이도의 전벽이 뒤쪽으로 밀려나와 있었다. Weber 검사는 우측으로 편위되었고, politzer bag을 이용한 누공 검사는 양성이었다. 순음청력검사 및 청성뇌간반응에서 우측은 정상이나 좌측은 고도 감각신경성 난청 소견을 보였고(Fig. 3), 고막 운동성 계측에서는 양측 A형을 보였다.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에서는 좌측 외이도 전벽의 골절과 유양동 골절이 보였으나 이소골은 정상이었고, 좌측 전정과 상반규관 내에 공기음영이 존재하였다(Fig. 4A and C). 환자는 이낭 보존성 측두골 골절로 인한 외림프 누공과 내이기종의 진단하에 내원 7일째 응급으로 시험적 고실개방술을 시행했다. 이내 수술법으로 고실외이도 피부판을 만들어 거상시킨 뒤 후상방 골륜을 curett으로 제거하고 난원창을 관찰했고, 누공부위가 직접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으나 난원창 부위에 맑은 액체가 반복적으로 고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소골의 연결은 정상이었다. 난원창 주위를 지방조직과 측두근 근막으로 덮어주고 그 위에 조직접착제(Tiessel®)를 살포한 뒤,
gelfoam(Spongostan®)으로 덮어주었다. 고실외이도 피부판을 원위치시키고, 외이도 전벽의 골절은 외이도 팩킹으로 고정을 한 뒤 수술을 마쳤다. 환자는 술후 당일부터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현기증이 호전되었고, 술후 7일째 더 이상 어지럼이 없어 퇴원하였다. 그러나 Weber 검사는 계속 우측으로 편위되었다. 약 2개월 후 시행한 측두골 전산화 단층촬영에서는 전에 보이던 좌측 내이기종 소견도 없어졌고(Fig. 4B and D) 누공 검사도 음성이었으나, 순음청력검사에서 좌측은 계속 고도 감각신경성 난청 소견을 보였다.
고 찰
현기증이 발생하면서 돌발적인 난청이 발생한 경우 감별진단을 해야 하는 질환들로는 돌발성 난청, 급성 내이염, 메니에르병, 외림프 누공, 청신경종양 등이 있는데, 중이 수술의 병력이 있거나 사고로 인한 측두골 골절이 있을 시에는 반드시 외림프 누공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1) 주로 외상으로 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활동력이 왕성한 청장년층에 호발하나 어느 연령에서도 발생 가능하며, 소아인 경우는 Mondini 이형성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일측성이며 성별의 차이는 없다.2,3) 그러나 외림프 누공에 의한 내이기종은 매우 드물어 외상,4) 측두골 골절,5,6) 등골수술,7,8,9,10) 인공 와우이식수술11) 시에 발생된 경우 정도만 보고되고 있을 뿐, 임상 양상에 대해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외림프 누공의 발병기전은 두 가지 정도 언급되고 있는데, 힘을 많이 주는 운동 시의 두개내 압력의 변화나 충격 후의 두개내 압력이 상승되어 내이도나 와우도수관을 통해 압력이 내이로 전달되기 때문에 난원창이나 정원창이 파열되는 외측 경로(explosive route)와 스쿠버 다이빙이나 비행 시와 같은 주위 외압의 변화로 인해 급격한 중이강 내의 압력이 증가되어 난원창이나 정원창을 파열시키는 내측 경로(implosive route)가 있다.1,2) 본 증례들의 경우처럼 내이기종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수술이나 측두골 골절로 인한 등골 족판이 전위되면서 난원창이 파열된 뒤, 내측 경로를 통해 공기가 내이로 들어갔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증례 1의 경우는 선천성 이소골 기형증으로 인해 등골 족판이 정상인에 비해 약해져 있었기 때문에 등골 위에 올려놓았던 PORP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등골 족판이 전정 내로 전위되어 공기가 들어간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증례 2의 경우 측두골 골절 후에 내이기종이 발생하는 경우는 국외에서도 드문데,5,6) 국내에서는 이낭 침범성 골절로 인한 내이기종 1예만이 보고되었고,12) 이낭 보존성 골절로 인한 경우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미로 내에 공기가 들어갈 경우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기 위해 Kobayashi 등이 시행한 동물실험에서, 내이내의 기포가 와우에 위치해 있을 경우 와우 기저막의 진동이 방해받게 되어 기계적인 기저막의 진동 에너지가 물리화학적 변환과정을 통하여 유모세포의 전기 에너지로 바뀌는 과정이 차단되므로 활동전위가 발생되지 않아 청력 소실을 유발시킨다고 하였다.13) 또한 난원창의 파열에 의한 경우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주로 공기가 전정에 있는 경우가 많고, 와우에는 상대적으로 적게 있으나 전정과 와우 모두에게 작용하여 심한 어지럼과 돌발적인 청력 저하를 유발시키지만, 정원창의 파열에 의한 경우는 주로 와우에만 공기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어지럼보다는 점진적인 청력 저하 소견이 보이고, 난원창의 파열에 의해 발생되는 증상들보다 경미하게 나타난다고 하였다.14)
일반적인 외림프 누공의 진단은 외상이나 급격한 압력 상승으로 인한 돌발적인 청력 저하와 두위 변환성 현훈을 보이는 환자들에게서 누공 검사나 체위청력검사를 시행하여 진단하게 되나 확진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중이강을 직접 확인하는 방법인 시험적 고실개방술을 이용하여 진단해 왔다.3) 그러나 본 증례들의 경우처럼 전형적인 임상증상과 함께 고해상도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에서 내이기종이 보일 경우, 외림프 누공을 진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이기종의 확인은 고해상도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이 가장 좋은데 골음영, 연부조직, 공기 등을 구분하는데 다른 방사선학적 검사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진단을 내리기가 용이하지만, 사진을 볼 때 내이기종을 의심하지 않고 보면 종종 놓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외림프 누공의 임상 증상이 있을 경우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외림프 누공의 일반적인 치료 원칙은 2∼3주간 절대 안정을 시키면서 보존적 치료를 통해 저절로 치유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나, 보존적 치료로 증상의 호전이 없고, 2주에서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어지럼이나 청력 손실이 점점 심해질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1,2) 그러나 본 증례들의 경우처럼 내이기종이 같이 병발할 경우 보존적 치료보다는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첫째, 어지럼의 정도가 갑자기 심해지거나 청력 소실의 정도가 너무 빨리 진행되고, 둘째, 내이에 존재하는 기포는 와우 기저막의 물리적 파동을 막고 압력에 따른 유모 세포들의 비가역적 변화가 유발되어 영구적 청력저하를 일으키게 되고, 셋째, 누공을 확인하고 이를 적절히 막았을 때 수술 후 즉시 전정 증상이 소실되어 환자의 만족도가 높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림프 누공이 의심되는 환자에게서 고해상도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하여 내이기종이 관찰될 경우,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여 환자의 신속한 회복을 기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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