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김리석, 602-715 부산광역시 서구 동대신동 3가 1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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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인공와우이식은 언어습득전 농 아동의 말-언어 습득을 위한 효과적인 재활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인공와우이식이 시행된 초기에는 양측 청력이 농이면서 보기가 없는 조건의 말지각(open-set speech perception)이 불가능하거나 매우 제한적인 아동들만 수술을 받았다.1)2) 하지만 최근에는 인공와우 기기와 말소리 처리방식 등 인공와우 분야의 기술적인 발전과 인공와우이식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인공와우이식 대상이 확대되었다. 그 중에서 보청기로 말지각이 일부 가능한 아동들도 인공와우를 통해 더 많은 도움을 받고자 수술을 받았고, 그 결과 술 후 수행력이 더욱 향상되었다.3)4) 술 후 결과가 향상됨에 따라 잔존청력이 있는 아동들 중 인공와우이식을 받는 아동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술 전의 잔존청력이 많을수록 인공와우이식 후 말지각력이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5)6)7)8) 잔존청력이 많은 아동들의 인공와우이식이 증가함에 따라 술 후 결과가 더욱 향상되어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은 점점 더 청력이 좋은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과 비슷한 수준이 되고 있다. 초기 연구에서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은 청력이
91~100 dB HL인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보다 나쁘지만 청력이
101~110 dB HL인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보다는 좋다고 하였다.9)10)11)12) 최근에는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이 보청기를 착용하는 고도 난청 아동의 말지각력보다 더 좋거나 유사하다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13)14)15)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이 점점 더 청력이 좋은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과 유사해짐에 따라 인공와우이식 대상이 고도 난청 아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도 난청 아동 중에서 인공와우이식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잔존청력 정도가 다양한 고도 난청 아동들의 수행력과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수행능력을 비교하여야 하는데 이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다.3)13)
본 연구에서는 술 전 잔존청력 정도에 따른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술 후 말지각력을 비교하고,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을 잔존청력 정도가 다양한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과 비교하여 인공와우이식이 고도 난청 아동에게 적절한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인공와우이식 아동 그룹과 보청기 착용 아동 그룹을 대상으로 보기가 없는 조건의 말지각 검사를 시행하여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술 전 잔존청력 정도에 따른 술 후 말지각력의 차이를 알아보고,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을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생활 연령이 비슷한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과 비교하였다.
인공와우이식 그룹
본원에서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인공와우이식을 받은 언어습득전 농 아동 197명 중 인공와우를 1년 이상 사용했으며, 청각장애 외 다른 장애가 없는 아동 99명(수술 연령:1.9~15.7세, 평균:5.8세)을 대상으로 하였다. 술 전 잔존청력 정도에 따른 술 후 말지각력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 술 전 순음청력역치에 따라 인공와우이식 아동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6분법으로 구한 역치가
91~100 dB HL인 아동 22명을 CI91-100으로,
101~110 dB HL인 아동 41명을 CI101-110으로, 111 dB HL 이상인 아동 36명을
CI>111로 하였다. CI91-100, CI101-110, CI>111의 평균 수술 연령은 각각 6.4세, 5.4세, 5.6세였다. 술 전 평가시
CI91-100, CI101-110, CI>111의 평균 생활 연령은 각각 6.4세, 5.6세, 5.7세였고, 술 후 가장 최근 평가시 평균 생활 연령은 각각 8.3세, 8.1세, 9.0세였다. 인공와우 사용기간은 각각 평균 19개월, 26개월, 37개월이었다. 세 그룹의 아동 모두 구어를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CI>111의 아동 36명 중 3명의 아동만이 뇌막염에 의한 언어습득전 농이었고 나머지 아동들은 모두 선천성 농이었다. 말소리 처리기는 Nucleus 제품이었으며 10명은 SPEAK 말소리 처리방식을 이용하는 SPECTRA를, 89명은 ACE 말소리 처리방식을 이용하는 SPrint 혹은 ESPrit3G를 사용하였다(Table 1 and 2).
보청기 착용 그룹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술 전과 술 후 말지각력을 생활 연령이 비슷한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과 비교하였다. 보청기 착용 아동은 동아대학교병원 난청 크리닉에 내원한 아동 중 청력 손실이 70 dB HL 이상인 아동 98명으로 이 중에는 장기간 추적 관찰이 되어 연령 시기에 따라 두 번 포함된 경우도 있어 총 아동의 수는 143명(2.2~15.4세)이었다. 보청기 착용 아동을 순음청력역치에 따라 먼저 네 그룹으로 나누었으며, 청력이
71~80 dB HL인 아동을 HA71-80으로,
81~90 dB HL인 아동을 HA81-90으로,
91~100 dB HL인 아동을 HA91-100으로,
101~110 dB HL인 아동을 HA101-110이라고 하였다. 각 그룹을 다시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술 전과 술 후 생활 연령대와 비슷한 두 그룹씩으로 나누어 보청기 착용 아동은 모두 여덟 그룹이었다. 보청기 착용 아동은 모두 주요 의사소통 수단으로 구어를 사용하였으며, 선천성 청각장애였다(Table 1 and 2).
말지각 검사
보기가 없는 조건의 말지각 검사는 일음절 단어 검사(Monosyllabic Word)와 일상생활문장 검사(Common Phrases Test)였다. 일음절 단어 검사는 돈, 책 등 일음절 단어 25개씩 두 개의 목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검사 점수는 아동이 따라서 말하거나 받아 쓴 음소의 수를 백분율로 계산하였다. 일상생활문장 검사는
'칠 다음에 무슨 숫자가 오지요?' 등
3~5어절로 구성된 10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검사 점수는 아동이 따라서 말한 단어의 수를 백분율로 계산하였다. 아동이 이해하지 못하여 검사를 실시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결과를 0%로 처리하였다.16)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 검사는 술 전과 술 후 6, 12, 18, 24, 36, 48, 60개월에 시행되었다. 보청기 착용 아동은
1~5회까지 검사를 받았으며, 아동에 따라 검사 시기와 간격이 달랐다.
검사결과 분석
술 전 잔존청력 정도에 따른 술 후 말지각력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CI91-100, CI101-110, CI>111의 말지각 검사 점수와 말지각력의 증가율(rate)을 술 전부터 술 후 5년까지 비교하였다. 통계 분석은 ANOVA로 하였다.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은 술 전과 술 후에 비교하였다.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을 난청 발생 시기와 생활 연령이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기 위해서 보청기 착용 아동은 술 전과 술 후 비교에서 각각 다른 그룹을 사용하였다. 술 전 비교에서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술 전 점수를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생활 연령이 유사한 보청기 착용 아동의 점수와 비교하였다. 술 후 비교에서는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술 후 가장 최근 평가시 점수(범위:1~5년, 평균:2년 6개월)를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생활 연령이 유사한 보청기 착용 아동의 점수와 비교하였다. 통계분석은 ANOVA로 하였다.
결 과
술 전 청력이 다른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술 후 말지각력
일음절 단어 지각력
CI91-100, CI101-110, CI>111의 일음절 단어 검사 점수는 술 전에 각각 22.4%, 7.1%, 2.6%였으나, 술 후 1년에 75.6%, 57.5%, 54.6%로 향상되었다. 술 후 2년에 세 그룹의 점수는 각각 89%, 75%, 62.6%였고, 술 후 3년에는 94%, 78%, 69.4%였다. 세 그룹의 점수를 각 검사 시기별로 비교해보면, 술 전부터 술 후 2년까지
CI91-100의 점수가 CI101-110과 CI>111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p<0.05). 술 후 3년에는
CI91-100의 점수가 CI>111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나(p<0.05),
CI91-100과 CI101-110의 점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 이후는 각 검사 시기별 대상 아동의 수가 적어서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다(Fig. 1).
일상생활문장 지각력
일상생활문장 검사 점수도 일음절 단어 검사와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었다.
CI91-100, CI101-110, CI>111의 일상생활문장검사 점수는 술 전에 각각 14.8%, 4.1%, 1.8%였으나, 술 후 1년에 73.5%, 43.4%, 34.8%로 향상되었다. 술 후 2년에 세 그룹의 점수는 각각 92.6%, 68.9%, 53%였고, 술 후 3년에는 100%, 55.8%, 66.1%였다. 세 그룹의 점수를 각 검사 시기별로 비교해 보면, 술 전부터 술 후 2년까지는
CI91-100의 점수가 CI101-110과 CI>111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p<0.05). 술 후 3년에는
CI91-100의 점수가 CI>111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나(p<0.01),
CI91-100과 CI101-110의 점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 이후는 각 검사 시기별 대상 아동의 수가 적어서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다(Fig. 1).
말지각력의 증가율
인공와우이식 아동 세 그룹간 말지각력의 증가율은 술 전부터 술 후 6개월까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고, 그 이후에는 차이가 없었다. 인공와우 사용 초기 6개월간 일음절 단어 지각력의 증가율은
CI91-100이 CI101-110과 CI>111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p<0.05). 일상생활문장 지각력의 증가율은
CI91-100이 CI>111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p<0.01),
CI91-100과 CI101-110 간에는 차이가 없었다(Fig. 2).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 비교
일음절 단어 지각력
인공와우이식 아동 전체의 일음절 단어 검사 점수는 술 전에 8.86%였고, 술 후에 72.6%로 향상되었다.
CI91-100, CI101-110, CI>111의 점수는 술 전에 각각 22.4%, 7.1%, 2.6%였으나, 술 후에 80.4%, 71.1%, 69.4%로 향상되었다. 술 전아동과 비교한 군에서
HA71-80, HA81-90, HA91-100, HA101-110의 점수는 각각 68.6%, 61.2%, 41.2%, 11.8%였고, 술 후 아동과 비교한 군에서 각각 81.2%, 64%, 52.6%, 17%였다.
인공와우이식 아동 전체의 술 전 점수는 HA71-80, HA81-90,
HA91-100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고(p<0.001),
HA101-11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인공와우이식 아동 전체의 술 후 점수는
HA91-100과 HA101-110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고(p<0.05),
HA81-9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인공와우이식 아동 세 그룹을 각각 보청기 착용 아동과 비교했을 때
CI91-100과 CI101-110, CI>111는 서로 다른 양상을 나타내었다.
CI91-100의 술 전 점수는 HA71-80과 HA81-90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고(p<0.001),
HA91-100과 HA101-11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CI91-100의 술 후 점수는
HA91-100과 HA101-110의 점수보다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고(p<0.01),
HA71-8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CI101-110과 CI>111의 술 전 점수는
HA71-80, HA81-90, HA91-100의 점수보다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고(p<0.001),
HA101-11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CI101-110과 CI>111의 술 후 점수는
HA101-110의 점수보다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고(p<0.001),
HA81-9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Fig. 3).
일상생활문장 지각력
공와우이식 아동 전체의 일상생활문장 검사 점수는 술 전에 5.6%였고, 술 후에 68.5%로 향상되었다.
CI91-100, CI101-110, CI>111의 일상생활문장 검사 점수는 술 전에 각각 14.8%, 4.1%, 1.8%였으나, 술 후에 81%, 64%, 63.3%로 향상되었다. 술 전 아동과 비교한 군에서
HA71-80, HA81-90, HA91-100, HA101-110의 점수는 각각 58%, 48%, 22%, 9.9%였고, 술 후 아동과 비교한 군에서 각각 81.5%, 64%, 32%, 17%였다.
인공와우이식 아동 전체의 술 전 점수는 HA71-80, HA81-90,
HA91-100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고(p<0.001),
HA101-11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인공와우이식 아동 전체의 술 후 점수는
HA91-100과 HA101-110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고(p<0.001),
HA81-9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인공와우이식 아동 세 그룹을 각각 보청기 착용 아동과 비교했을 때
CI91-100과 CI101-110, CI>111는 서로 다른 양상을 나타내었다.
CI91-100의 술 전 점수는 HA71-80와 HA81-90의 점수보다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고(p<0.01),
HA101-11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CI91-100의 술 후 점수는
HA91-100과 HA101-110의 점수보다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고(p<0.001),
HA71-8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CI101-110과 CI>111의 술 전 점수는
HA71-80, HA81-90, HA91-100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고(p<0.001),
HA101-11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CI101-110과 CI>111의 술 후 점수는
HA91-100과 HA101-110의 점수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고(p<0.01),
HA81-9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Fig. 4).
고 찰
인공와우이식 전 잔존청력이 술 후 말지각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보고한 연구들은 술 전 잔존청력이 많을수록 술 후 말지각력이 좋다고 하였다. Cowan 등7)은 술 전에 잔존청력이 많은 아동이 잔존청력이 적은 아동보다 술 후 말지각력이 더 좋았으며, 잔존청력이 적은 아동들은 술 후 말지각력에 있어서 개인차가 매우 크다고 하였다. Gordon 등5)도 술 전 잔존청력이 많을수록 술 후 말지각력이 좋았으며, 다중회귀분석 결과 술 전 잔존청력은 술 후 약 1년까지 말지각력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한 요인이었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술 전 잔존청력이 좋은 아동들이 술 전과 술 후에 말지각력이 더 좋았다. 이는 술 후 초기 6개월간 말지각력의 증가율이 잔존청력이 많은 그룹에서 유의하게 높았고 그 이후에는 잔존청력정도에 따른 말지각력 증가율의 차이가 없었으므로, 술 전 잔존청력이 좋은 아동들이 술 후에도 말지각력이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 술 전 청력이 91~100 dB HL인 그룹은 술 전 청력이
101~110 dB HL인 그룹과 111 dB HL 이상인 그룹보다 술 후 3년까지 검사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Miyamoto 등10)은 청력이
91~100 dB HL인 아동들이 농 아동들 중에서 말지각력과 말산출력이 좋은 gold hearing aid user라고 하였다. 청력이
91~100 dB HL인 아동들은 보청기 착용을 통해 청각을 활용하는 능력(functional hearing)이 좋기 때문에 이것이 술 후 말소리 지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8)11) 따라서, 술 전에 잔존청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말지각력 발달 지연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행 연구들은 보청기 착용 상태에서 말소리를 지각하는 능력이 술 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였다.6)10)17) 또한, 대부분의 인공와우이식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자 선정 기준도 보청기 착용을 통해 잔존청력을 활용하는 능력이다.8)17) 이것은 농 아동에 있어서 청각을 활용하는 능력이 청력 손실 정도에 상관없이 큰 개인차를 보인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18) 술 전에 말지각력을 최대한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보청기 착용과 집중적인 청능 훈련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5)19) 또한, 청력 손실이 심해서 활용 가능한 잔존청력이 없는 아동들은 가능한 조기에 인공와우이식을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난청을 조기에 발견하고, 청각장애 진단 직후부터 지속적인 보청기 착용과 재활이 이루어져야 한다.5)19)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은 인공와우를 사용함에 따라 발달하지만, 보청기 착용 아동은 수술을 받지 않고도 연령의 증가나 재활에 의해 말지각력이 향상될 수 있으므로 생활 연령대가 비슷한 조건에서 말지각력을 비교해야 한다.19) 본 연구에서는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을 술 전과 술 후에 난청 발생 시기와 검사시 생활 연령이 비슷한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과 비교하였다. 난청 발생 시기와 검사시 연령이 비슷한 조건에서 말지각력을 비교한 것은 생활 연령이 높아질수록 말지각력이 증가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술 전에도 말지각력을 비교한 것은 술 후에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이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보다 좋은 것이 술 전 능력의 차이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비교 기준점을 제시하기 위해서였다.
본 연구에서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을 비교한 결과, 술 전에 인공와우이식 아동 전체의 점수는 청력이 같은 그룹인
HA101-110의 점수와 유사하였고, 청력이 더 좋은 나머지 세 그룹의 점수보다는 낮았다. 술 후에는
HA91-100과 HA101-110의 점수 보다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
HA81-9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이는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을 비교한 초기 연구들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이다. Miyamoto 등10)과 Meyer 등9)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이 술 후
2~2.5년에 청력이 101~110 dB HL인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 보다는 좋았지만, 청력이
91~100 dB HL인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 보다는 못하다고 하였다. 대상 아동들의 청력과 인공와우 사용 기간이 비슷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에 차이가 있었던 것은 아동들이 사용한 말소리 처리방식이 달랐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선행 연구에서는 아동들이
F0-F1-F2나 MPEAK 방식을 사용한데 비해, 본 연구의 아동들은 훨씬 발달된 말소리 처리방식인 SPEAK이나 ACE를 사용했기 때문에 말소리 지각에 더 유리했을 것이다.3)4)
최근의 발달된 말소리 처리방식을 사용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CIS 방식을 사용하는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이 술 후
1~1.5년에 청력이 91~100 dB HL인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과 비슷했다.3) Eisenberg 등13)은 더욱 고무적인 결과를 보고하였는데, CIS 방식을 사용하는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술 후 말지각 검사 점수가 청력이
60~82 dB HL인 보청기 착용 아동의 점수 보다는 낮았지만,
82~98 dB HL인 아동의 점수 보다 높다고 하였다. 그는
"platinum hearing aids users"중 일부 아동은 보청기 보다 인공와우이식을 통해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Meyer 등4)도 고도 난청 아동 중 일부는 인공와우이식 대상자가 될 수 있으므로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보청기를 착용한 고도 난청 아동의 말지각력을 비교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세 연구 모두 발달된 말소리 처리방식을 사용한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최근의 흐름을 잘 반영하고 있으나, 관찰 기간이 짧은 단점이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SPEAK이나 ACE, CIS를 사용하는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잔존청력이 많은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을 장기간 동안 관찰하고 비교해야 한다.
과거에는 잔존청력이 없거나 보기가 없는 조건의 말지각이 불가능한 아동들만이 인공와우이식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잔존청력이 많고 말지각이 일부 가능한 아동들 중 인공와우이식를 통해 더 많은 도움을 받고자 수술을 받는 아동이 증가하면서 술 후 말지각력이 과거보다 향상되는 추세에 있다.1)5)6)14) 따라서, 인공와우이식 아동을 술 전 청력에 따라 나누어서 보청기 착용 아동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Eisenberg 등13)은 술 전의 잔존청력이 많고, 말지각력이 좋은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보청기 착용 아동의 수행력을 비교한다면,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수행력이 고도 난청인 보청기 착용 아동의 수행력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CI101-110과 CI>111의 술 후 점수는 HA81-90의 점수와 유사하였고,
CI91-100의 점수는 CI101-110과 CI>111의 점수보다 높았고
HA71-80의 점수와 유사하였다. Snik 등15)은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말지각력이 청력이
71~80 dB HL인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과 유사하다고 하였다. 또한, 청력이
71~80 dB HL인 아동의 보청기 착용 역치가 보통
35~45 dB HL이며, 이는 인공와우를 착용한 상태에서의 순음 역치와 비슷한 수준이므로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수행력이 청력이
71~80 dB HL인 아동의 수행력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착용한 상태에서의 역치는 청각적 자극을 감지하는 수준이며, 변별이나 지각은 이보다 복잡한 청각 중추의 정보처리과정을 포함하는 것이다.8)17) 또한, 인공와우 기기와 말소리 처리방식 등 기술적인 발달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므로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수행력은 더욱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공와우이식 분야의 기술적 발달과 함께 보청기 또한 디지털화, 고출력화되고 있으므로 고도 난청 아동들의 말지각력 또한 과거보다 향상되고 있다. 선행 연구들은 고도 난청 아동이나 말지각력이 좋은 농 아동들이 소음이 없는 조용한 환경에서의 말지각력은 좋을 수 있으나 소음이 많은 듣기 환경에서의 의사소통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하였다.1)13) 따라서, 이런 아동들을 대상으로 녹음된 검사 도구를 사용하거나 소음이 있는 조건에서 말소리를 지각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해서 인공와우이식 아동과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1)13)
결 론
인공와우이식 전에 잔존청력이 많은 아동들이 술 전 말지각력이 좋았으며, 술 후에도 말지각력이 더 좋았다. 말지각력의 증가율은 잔존청력의 정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인공와우이식 아동의 술 후 말지각력은 청력 수준이 비슷한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보다 좋았으며, 청력이
81~90 dB HL인 보청기 착용 아동의 말지각력보다 좋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따라서, 인공와우이식은 고도 난청 아동의 일부에서 말지각력과 말-언어 발달을 위한 효과적인 재활 수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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