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김지수, 463-707 경기도 성남시 구미동 300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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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양성 돌발성 두위 현훈(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은 어지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말초성 질환 중의 하나로 1921년 Barany가 특정 체위에서만 나타나는 안진을 동반하는 어지럼을 처음 기술하면서 알려졌다.1) Dix와 Hallpike는 특정한 체위로 변환시 나타나는 안진의 특성을 기술하고 양성 돌발성 두위 현훈 (positional vertigo of benign paroxysmal type)이라고 명하였다.2) 이러한 BPPV는 주로 후반고리관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졌으나, McClure3)가 수평반고리관에서 발생한 예들을 처음 보고한 후 수평반고리관에서 발생하는 BPPV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McClure는 수평반고리관의 양성 돌발성 두위 현훈은 후반고리관과 달리 피로 현상이 없으며 잠복 기간은 거의 없거나 매우 짧게 나타난다고 설명하였다.3) 수평반고리관의 양성 돌발성 두위 현훈(Lateral canal BPPV, LC-BPPV)은 수평반고리관의 흥분과 억제로 수평 성분의 안진이 나타나며 앙와위에서 두위에 따라 방향이 변하는 특징을 가진다. LC-BPPV는 이석의 위치에 따라 반고리관결석(canalolithiasis)과 팽대부릉정결석(cupulolithiasis)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반고리관결석의 경우에는 앙와위에서 양측 측와위를 취하였을 때 일시적으로 향지성(geotropic) 방향전환성 수평 안진이 나타나며 반복 검사시 안진이 약해지거나 없어지지만, 팽대부릉정결석은 그 자세를 유지하는 동안 지속적이고 반향지성(apogeotropic) 방향전환성 수평 안진을 보이며 반복 검사시 피로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4)5)6)
LC-BPPV의 측별 진단은 Ewald의 제 2 법칙에 따라 측두위시의 안진의 세기(intensity)를 비교하는 방법이 보편적이다. 즉, 향지성 방향전환성 수평 안진을 보이는 경우에는 강한 안진을 나타내는 dependent ear를 병변측으로(Fig. 1C and D), 반향지성 방향전환성 수평 안진을 보이는 경우에는 약한 안진을 나타내는 dependent ear를 병변측으로 진단한다(Fig. 2C and D).4)5)7) 그러나 안진의 세기만을 이용하여 병변측을 판단하는 것이 간혹 맞지 않는 경우와 육안으로 안진의 크기를 구분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보조적인 진단방법이 필요하다.
Casani 등은 LC-BPPV 반고리관 결석 환자에서 병변의 구별이 불명확할 때 환자가 좌위에서 앙와위로 자세를 변환하면 수평반고리관의 장완(long arm)에 있던 이석이 중력에 의하여 팽대부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ampulofugal) 내림프의 흐름을 유발하여 병변의 반대쪽으로 일시적인 안진이 나타나는 것을 관찰하였으며, 이렇게 좌위에서 앙와위로 자세변환시 나타나는 안진(Lying-down nystagmus, LDN)이 병변의 측별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하였다(Fig. 1B and E).8)
또한 앙와위시 수평반고리관 내에서 팽대부릉정은 약간 외측을 향하고 있어 팽대부릉정에 이석이 붙어 있는 경우 중력의 영향으로 팽대부릉정은 난형낭 방향으로 굴절되어(utriculopetal deflection) 급속성분이 병변측을 향하는 흥분성 안진이 나타나게 된다(Fig. 2B and E). 이 때 머리를 병변측으로 약간 회전시켜 팽대부릉정을 중력의 방향과 일치시키면 안진이 나타나지 않는 위치를 찾을 수 있고 이를 영점(null point)이라 한다.9) Bisdorff 등9)은 앙와위에서 이러한 영점을 이용하여 팽대부릉정결석의 측별진단을 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는데, 팽대부릉정결석에서 좌위에서 앙와위로의 체위변화는 중력의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팽대부릉정에 붙어 있는 이석에 의한 팽대부릉정의 굴절효과를 크게 하여 좌위에서는 나타나지 않던 안진이 병변측으로 나타나게 되어 병변의 방향을 판단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좌위에서 앙와위로 체위변환시 향지성 수평 안진을 보이는 BPPV에서는 병변의 반대측으로 안진이 유발되고, 반향지성 안진의 경우에는 병변측으로 안진이 유발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LC-BPPV로 진단된 환자에서 LDN의 방향이 Ewald 제 2 법칙에 의한 측별 진단과 얼마나 일치하는가를 확인하여 LDN의 진단적 가치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대 상
2003년 5월부터 2004년 2월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와 신경과의 어지럼증 클리닉에서 LC-BPPV로 진단 받은 54명의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LC-BPPV가 있다 하더라도 다른 수직 반고리관이 동시에 이환된 경우, 중추성 기원이나 수직 혹은 회전성분의 안진을 가진 환자는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성별분포는 남자 20예, 여자 34예이었고, 평균연령은 64세였다.
진단 및 분석 방법
좌우측으로 두위 변화에 따라 회전성 어지럼과 함께 방향전환성 수평 안진이 유발될 때 LC-BPPV로 진단하였고, 안진의 방향에 따라 향지성(geotropic) 안진을 보이는 군과 반향지성(apogeotropic) 안진을 보이는 군으로 구분하였다. Ewald의 제 2 법칙에 따라 향지성 안진을 보이는 군에서는 안진이 더 세게 나타나는 dependent ear를, 반향지성 안진을 보이는 군에서는 안진이 약하게 유발되는 dependent ear를 병변쪽으로 진단하였고 이를 LDN의 방향과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LC-BPPV의 측별진단에 LDN의 통계적인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LDN을 보인 환자들 중 Ewald 제 2 법칙에 따른 측별진단이 된 환자를 대상으로
Fisher's exact test를 시행하였다.
결 과
54명의 LC-BPPV환자 중 LDN을 보인 경우는 32명(59.3%)이었다. 반향지성안진을 보인 26명 중 LDN이 나타난 경우는 20명(77%)이었고, 향지성 안진 환자 28명 중에서는 12명(43%)에서 LDN이 관찰되었다(Table 1).
LDN을 보인 반향지성안진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분석하여 보았을 때 LDN의 방향이 Ewald 제 2 법칙에 따른 병변쪽으로 향한 경우가 16명(80%), 반대로 나타난 경우가 3명(15%)이었다. 그리고 양측으로 두위 회전시 유발되는 안진의 세기가 비슷하여 측별 진단을 할 수 없었던 경우가 1명(5%)이었다. LDN을 보인 향지성 안진 환자 12명에서는 LDN이 Ewald 제 2 법칙에 따른 병변쪽으로 향한 경우가 2명(17%), 병변 반대쪽으로 나타난 경우가 9명(75%)이었고, 안진의 세기가 비슷하여 측별진단을 할 수 없었던 경우가 1명(8%)이었다(Table 2). 이들 중 Ewald 제 2 법칙에 따른 안진의 크기 비교로 측별진단이 가능했던 30명(반향지성 19명, 향지성 1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Fisher's exact test에서 LDN의 방향은 LC-BPPV의 측별진단에서 통계적인 유의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p=0.001).
반향지성안진을 보인 경우는 팽대부릉정결석으로 생각하여 두진 운동(Head shaking maneuver)과 Brand-Daroff 운동을 교육시킨 후 외래 추적관찰을 통해 안진의 변화를 평가하였다. 병변 측으로 LDN을 보이던 16명의 환자 중 15명은 상기 치료로 호전되었다. 이 중 3명은 두진 운동과 Brand-Daroff 운동 후 팽대부릉정결석이 반고리관결석으로 전환된 소견을 보였는데, 그 중 한 명은 반대쪽 반고리관결석에 합당한 안진소견을 보여 애초의 측별진단이 틀렸음을 시사하였다. 세명은 모두 강한 안진을 보이는 쪽을 병변측으로 생각하고 Barbecue maneuver를 시행하여 증상이 호전되었다. 병변 반대측으로 LDN을 보이던 3명의 환자는 모두 호전되었으며, 병변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았던 환자 1명은 추적 관찰이 되지 않았다(Fig. 3).
향지성 안진을 보인 군은 반고리관 결석으로 생각하고 Barbecue maneuver나 Forced prolonged position울 이용하여 치료하였다. 병변 측으로 LDN을 보이던 2명의 환자는 Ewald 제 2 법칙에 의해서 판단된 병변 방향에 따라 Barbecue maneuver를 시행 후 안진이 소실되었다. 안진의 크기가 비슷하여 Ewald 제 2 법칙에 따른 측별진단이 불명확한 1명의 환자는 LDN의 반대 방향을 병변측으로 판단하여 Barbecue maneuver를 시행한 후 안진이 소실되었으며, 병변 반대측으로 LDN을 보이던 9명의 환자 중 7명은 Barbecue maneuver 후 치료되었고 2명은 두위현훈이 심하여 이석정복술을 시행하지 못하였으나 외래 추적 관찰 중 안진이 소실되어 치료되었다고 판단하였다(Fig. 4).
고 찰
LC-BPPV에서는 후반고리관에서와 달리 측별진단이 어려운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LC-BPPV에서 측별진단의 기본적인 개념은 흥분성 반응이 억제성 반응보다 크다는 Ewald 제 2 법칙에 따라 안진의 세기를 비교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양측으로 두위 변환시 안진의 세기에 차이가 없거나 적을 경우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여러 가지의 측별진단법이 소개 되었는데, Jo 등10)은 기저 내이질환이 BPPV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반고리관 마비소견이 있는 쪽을 병변측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하였고, Bisdorff 등9)은 수평반고리관의 팽대부릉정결석의 경우 두위를 변환시켜 안진이 사라지는 영점(null point)이 나타나는 쪽을 병변측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그리고 Casani 등8)은 반고리관결석에서 좌위에서 앙와위로 위치 변화시 관내 이석이 중력의 영향에 의해 난형낭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억제성 안진을 유발시키는 원리를 이용한 측별 진단법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반고리관결석 뿐 아니라 팽대부릉정결석에서 이러한 방법의 진단적 의의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반고리관결석(43%)보다 팽대부릉정결석(77%)에서 LDN의 출현율이 더 높았고, 각 군에서 Ewald 제 2 법칙에 따른 측별진단법과의 일치도 면에서도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반고리관결석에서보다 팽대부릉정결석에서 진단적 가치가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반고리관 내에 결석이 있더라도 좌위에서 결석의 관내 위치가 다양할 수 있으므로 앙와위로 두위 변화시에 안진 유발 양상이 다르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반면, 앙와위 상태에서 중력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팽대부릉정의 내이 내 기하학적 위치 때문에 팽대부릉정에 결석이 있는 경우 이러한 두위 변화는 이석으로 인한 팽대부릉정의 굴절을 유도하여 안진 출현율을 더 높일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어쨌든 이러한 방법은 이석의 위치에 관계없이 LC-BPPV에서 훌륭한 보조적인 측별진단법으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 앙와위로의 두위변화에 따른 안진은 Ewald의 제 2 법칙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았다. 그 기전으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번째로 두위변화에 따른 잠재성 안진의 출현의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BPPV의 약 절반에서는 기저질환 혹은 동반질환이 있을 수 있고 메니에르병이나 내이염과 같은 기저질환으로 인한 반고리관 마비를 병변측으로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11) 반고리관 마비가 있는 경우에는 두위변화에 의해 전정계 불균형이 나타나 안진이 나타날 수 있고 이러한 잠재성 두위안진은 중추보상에 따라 변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건측을 향한다. 이는 특히 팽대부릉정 결석에서 반대로 나타나 혼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되다. 그 예로 본 연구에서 Ewald 제 2 법칙에 따른 측별진단과 일치하지 않은 세 명의 반향지성 안진 환자 중 한명에서 온도안진검사에서 Ewald 제 2 법칙에 따른 병변측의 반고리관 마비소견을 보이며 반대쪽을 향하는 LDN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예외기전에 따른 결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나머지 두 명의 환자에서는 별다른 기저질환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두번째로 정상적으로 관찰되는 두위안진의 출현이다. Bisdorff 등12)에 따르면 앙와위에서 18명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암시야에서의 안진을 관찰한 결과 수평안진이 2명, 사선형 안진이 10명, 수직형 안진이 5명에서 관찰되었다.
세번째로 앞에서 언급한 두위검사 전 좌위에서의 반고리관내 결석의 위치에 따른 차이를 생각할 수 있다. 수평반고리관 내에서 이석은 보통 장완에 위치하므로 좌위에서 앙와위로 두위 변환시 팽대부 반대쪽으로 내림프의 흐름을 유발하고 안진은 병변의 반대측으로 나타난다.8) 그러나 이석이 단완이나 앙와위에서의 최저점에 위치한다면 LDN은 반대방향으로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동측으로 나타난 2명은 모두 Ewald 제 2 법칙에 따른 측별진단으로 치료하여 호전되었으므로 좌위에서 앙와위로 두위변환시에 이석이 단완에 위치해 있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리고 12명의 환자 중 Ewald 제 2 법칙으로 병변 측을 정할 수 없었던 1명은 LDN의 반대쪽을 병변측으로 생각하고 Barbecue maneuver를 시행하여 증상이 호전되었다.
네번째로 이전의 두위검사로 인한 흥분성 혹은 억제성 자극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좌위에서 앙와위로의 두위안진검사를 하였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반향지성 방향전환성 수평 안진을 보이는 LC-BPPV에서 어느 쪽이 병변측인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며, Baloh 등은 더 강한 안진을 보이는 쪽이 병변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6)
LC-BPPV 이석정복술 후 반고리관결석에서 팽대부릉정결석으로 또는 그 반대로 바뀐 경우가 있으며,13) 이는 이석이 내림프 내에서 유동하면서 두위의 변환에 따라 반고리관의 어느 부분이든 침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도 20명 중 3명의 환자에서 두진운동이나 Brand-Daroff 운동 후에 팽대부릉정결석이 반고리관결석으로 바뀌었고 모두 Barbecue maneuver를 통해 치료할 수 있었다. 특이할 점은 팽대부릉정결석에서 반고리관결석으로 전환된 3명의 환자에서 1명은 Ewald 제 2 법칙에 따른 측별진단과 앙와위로의 두위변환에 따른 안진 모두 예상 병변과 반대쪽으로 나타나 팽대부릉정 결석에서 이들 측별진단법이 어느 정도의 오차를 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결 론
LC-BPPV에서 LDN은 팽대부릉정결석에서 77%, 반고리관결석에서 43%에서 관찰되었으며 팽대부릉정 결석에서는 병변측으로, 반고리관 결석에서는 병변 반대측으로 향하는 양상을 보여, 병변 부위의 측별진단에 유용한 보조검사법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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