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말초전정계의 이상여부를 평가하는 보편적인 전정기능검사법으로는 온도안진검사와 회전의자검사가 있다. 즉 수평반고리관의 기능으로 대표되는 이들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평형상태를 평가하게 된다. 환자의 병력과 현재의 이학적 소견을 바탕으로 이러한 검사결과를 추적하면 환자의 현재 상태와 보상정도를 대략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검사실 검사는 임상적으로 많은 정보를 주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시야안정을 위한 전정안구반사는 검사조건보다 더 높은 주파수(~8 Hz)에서 일어나고 있고,1) 회전검사는 단독검사만으로 측별 진단을 내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다섯 쌍(세 쌍의 반고리관, 한 쌍씩의 난형낭과 구형낭)의 전정기관 중에서 수평반고리관의 기능만을 평가하게 되므로 수직반고리관이나 이석기관에 병변이 있는 경우 혹은 하전정신경에 국한된 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의 현재 양상을 반영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게 된다.
한편 이석기관에 대한 평가는 반고리관에 비해 생리에 대한 이해부족과 반고리관마비에 대한 증상에 가려져 있어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석기관은 중력감수기로 선형운동이나 기울어짐을 감지하므로 이 부위의 단독병변에 의한 어지럼이 생긴다면 그 양상은 회전성 보다는 기울어짐이나 drop attack의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고 이러한 양상의 균형감 이상은 흔히 중추성으로 간주되어 왔다. 이석기관의 기능소실은 안기울기반응(ocular tilt reaction, OTR)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안기울기 반응은 말초에서부터 중뇌에 이르는 중력감수기의 경로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머리의 기울어짐, 사편위와 안구의 상부가 병변 쪽으로 기울어지는 안구회선의 3주증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안저촬영(fundus photomicrograph)과 3차원 비데오안진기록기 그리고 암실에서의 주관적 시수직(subjective visual vertical) 등의 검사로 정량화 할 수 있다. 안기울기반응은 갸웃평면에서의 불균형으로 이석기 뿐 아니라 수직반고리관의 병변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고 전정보상이 진행되며 점차 회복된다.2)3) 그 외 수직축이탈회전(off vertical axis rotation, OVAR)검사와 선형전정안구반사를 유발하는 방법은 이석기의 자극을 통한 반응으로 나타나므로 이석-안구 경로의 기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 검사들은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데 비해 검사결과의 해석이 어렵고 표준화가 되어 있지 않고, 병변의 국소화와 측별화가 어렵다. 또한 이석기에 대한 이러한 자극은 자율신경계증상이 쉽게 동반되어 피검자가 힘들어하여 검사를 유지하기도 어려워 환자에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다. 전정자극에 대한 뇌간의 유발전위를 기록하는 방법은 다른 감각 즉, 소리자극이나 시자극에 대한 뇌간의 반응과 달리 기록과 해석에 어려움이 많아 이도 보편화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4)5)
이상과 같은 여러가지 이유로 어지러움 환자의 진단에 실용적이고 재현성 있는 이석기능평가와 측별진단이 가능한 평형기능검사법이 요구되어 왔고, 실제 구형낭이 소리자극에 반응하여 경부근으로 연결되는 반사궁에 대한 많은 연구가 축적되며 전정유발 근전위(Vestibular evoked myogenic potetntial, 이하 VEMP)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점차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연구자들에 의해 VEMP가 말초전정장애의 진단에 적용한 연구가 보고 되고 있으나6)7)8) 아직 인지도가 낮아 비급여 항목의 기능검사로도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본 장에서는 VEMP검사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VEMP의 이론적 배경과 어지러움 환자에서 진단검사로서의 의의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VEMP의 이론적 배경
소리자극에 의해 어지러움이 나타나는 환자는 1929년 Tullio에 의해 처음 기술되었고 이러한 임상양상은 그의 이름을 따서 Tullio현상으로 명명되었다.9) 뿐만 아니라 von Bekesy(1935), Lackner와 Graybiel(1974), Parker 등(1975)도 일부 환자에서 강한 음자극에 의한 전정반사와 현훈을 관찰하였다고 알려져 있다.10) 그 후 여러 저자들이 소리자극으로 유발되는 안진을 관찰, 기록하였고, 이는 소리자극에 대해 정상적으로 있는 전정계의 반응이 어떠한 이유로 감수성이 증가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이해되고 있다.11)12)
그렇다면 실제 전정계가 정상적으로 소리에 대해 반응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하등 척추동물, 일부 어류에서 구형낭이 청력기관의 일부라는 사실은 포유류에서도 소리에 반응하는 특징이 남아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13)14) 와우의 기저회전과 인접해 있는 구형낭에 있는 평형반의 해부학적 구조와 일차 구심성신경의 연결은 전정기능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구형낭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한 다람쥐원숭이에서 뚜렷한 전정장애가 생기지 않는 것이 관찰되었고,15) 또 이러한 의문에 Young 등은 다람쥐 원숭이에서 일차 구심성 전정신경의 단일 신경세포를 분리하여 소리에 대한 반응을 측정하였는데 전정신경섬유의 반응은 대략 100 dB SPL이상의 음자극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10) Diener와 Cazals16)는 기니픽의 구형낭신경분지에서 McCue와 Guinan17)는 고양이의 하전정신경분지에서 이러한 청성반응을 기록하였다. McCue와 Guinan은 유리미세전극을 소리에 반응하는 일차전정신경원에 위치하고 특성을 파악하였는데 이들의 주파수 특성은 넓은 base에
500~1000 Hz사이에서 100 dB SPL내외의 역치를 보이고 있다(Figs. 1 and 2). 또한 구심성 청신경의 주파수 특성곡선과 비교해 볼 때 청신경의 주파수특성곡선의 '꼬리'부분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청각기능면에서 볼 때 이는 발생학적으로 흔적기관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소견이다(Fig. 3). 신경원의 안정기 흥분도를 나타내는 스파이크간 간격(interspike interval)과 분산계수(coefficient of variation, CV)에 의해 정의되는 규칙성은 불규칙적(irregular vestibular unit)인 특성을 갖는 것으로 분석되었다(Fig. 4).
전정신경의 일부가 소리에 반응한다는 사실은 이상과 같은 연구결과로 알게 되었다면 소리자극에 대한 짧은 반감기를 가지는 경부근반사가 전정반사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밝혀지게 되었을까?
1958년 Geisler 등은 한쪽 귀에 클릭음을 주었을 때 뒤통수점(inion)에서 짧은 잠복기의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기록하였고 처음에는 이를 뇌간반응으로 생각하였다.18) 1964년 Bickford는 비슷한 실험을 하며 귀와 뒤통수 사이에 전극을 위치시켰고 목을 앞으로 구부릴 때와 뒤로 젖힐 때 반응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관찰하고 이는 두개내 소뇌의 위치가 표피전극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며 반응에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였으나19) 실험의 반복을 통해 경부근육의 긴장도가 그 기원으로 밝혀지게 되었다.20) 이는 환자가 자신의 흉쇄유돌근의 수축정도를 EMG를 통해 모니터하면서 VEMP검사를 시행하였을 때 수축정도와 VEMP진폭은 더욱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11) Bickford 등19)은 이러한 반응이 청력과 상관이 없어 미로의 기능이 전상인 전농환자에서는 유발되는 반면 미로기능이 없는 난청환자에서는 반응이 나타나지 않음을 보고 이러한 반사가 와우보다는 전정계를 통해 유발된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streptomycin 이독성에 의한 양측성 전정소실 환자의 경우20)나 전정신경을 절단하기 전후의 환자에서 VEMP의 초기 파형(P13-N23)이 소실되었다는 관찰21) 등도 이러한 근반사가 전정계가 기원임을 시사하는 소견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VEMP에 관여되는 반사궁은 어떤 경로로 구성될까? Colebatch 등이 세운 가설은 구형낭의 구심성 섬유가 자신과 Dieder 등의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외측 전정신경핵과 외측전정척수로를 경유하여 동측의 흉쇄유돌근에 연결된다고 생각하였다.11)16) 기니픽과 gerbil에서 구형낭섬유가 하전정신경핵과 외전전신경핵으로 투사한다는 결과는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22)23) 그러나 일찍이 Stein과 Carpenter는 원숭이 실험에서 평형반이나 반고리관 기원의 구심성 섬유의 말단이 외측전정신경핵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구형낭의 구심섬유는 대개 내측 혹은 하전정신경핵에 분포하고 있다고 기술하였다.24) Kushiro 등과 Sato 등은 고양이에서의 구형낭 자극은 내측종속로를 거쳐 대부분 동측의 흉쇄유돌근에 억제성 시냅스후 전위(inhibitory postsynaptic potential, IPSP)를 유발하며, 반대편 흉쇄유돌근에는 거의 효과가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들의 실험에서 구형낭신경의 자극후 IPSP의 잠복기는
1.8~3.1 msec로 이러한 반사궁이 두개의 시냅스를 거침을 시사한다.25)26) 또한 내측종속로를 절단한 후에는 구형낭의 자극시 동측에 발생하는 흉쇄유돌근의 억제성 전위가 나타나지 않아 구형낭의 구심성 섬유는 내전정신경핵과 하전정신경핵, 내측 종속로를 거쳐 동측의 흉쇄유돌근의 운동신경핵으로 연결됨을 시사하는 결과이다.25)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구형낭의 흥분은 내측 및 하전정신경핵과 내측종속로를 거쳐 동측의 경부근에 전달되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투사경로에 대한 해부실험에서 종간에 이견이 있어 사람에서 구형낭의 구심성신경, 전정신경핵, 전정척수로, 흉쇄유돌근으로 이루어지는 반사궁의 경로는 아직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하겠다.
정상인의 VEMP 결과
소리자극에 의해 흉쇄유돌근에서 나타나는 유발전위는 초기 파형과 후기 파형으로 구분된다. 초기 파형은 13 ms내외의 잠복기를 가지는 양전위와 23 ms내외에서 관찰되는 음전위로 구성되며 각각을 P13과 N23으로 명명하고, 각 파형의 잠복기와 두 파간 잠복기(interpeak latency, IPL), 진폭(amplitude) 등을 검사지표로 활용한다(Fig. 5). 뒤이어 후기 파형으로 N34와 P44의 두 파형이 나타나는데 초기 파형은 구형낭이 기원으로 정상적으로 모든 경우에서 관찰되나, 후기 파형은 와우에서 기원한 파형으로 생각되며 모든 경우에서 관찰되지는 않는다.11)27)
VEMP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클릭음자극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de Waele이 정상 대조군 33명을 대상으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89%에서 동측의 흉쇄유돌근에서 초기파형(P13/N23)을 관찰하였고 N34와 P44 반응은 50%에서 나타났다. P13과 N23의 peak to peak amplitude는 67.9±52.6 μV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으나 검사 횟수가 늘어날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28)
안정된 결과를 얻고 검사의 유의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변형과 다양한 자극방법이 시도되어 왔는데29)30)31) 소리에 반응하는 전정신경의 주파수특성곡선에서 보면 최적주파수는 1 kHz이하 500 Hz내외의 저음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어 이러한 자극으로 VEMP를 얻는 방법도 많이 시도되고 있다. Rauch 등은 정상인에서 클릭음과 250, 500, 1000, 2000, 4000 Hz의 tone burst를 90 dB HL로 자극하였을 때 P13이 나타나는 역치와 잠복기, 진폭이 자극음의 종류에 따른 차이를 보고하였다(Fig. 6). 그림에서 보듯이 주파수반응곡선에서는 500 Hz에서 동조되는 양상이며 진폭도 커서 500 Hz의 tone burst자극이 가장 뚜렷한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32)
Ochi와 Ohashi는 연령, 성별과 관련하여 클릭음에 대한 VEMP을 연구하였는데, 나이가 들수록 P13이 출현하는 역치가 높아지며, 진폭은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33) 반면 이들 지표가 성별이나 좌우간에는 차이를 보이지 않으므로 일측성 병변을 평가할 경우에는 연령대가 다른 대조군과 비교하기 보다는 건측과 비교하는 것이 안전하다 부연하고 있다.
한편 저자는 90 dB nHL에서 500 Hz의 tone burst(rise/ fall time, 2 msec each;plateau time, 3 msec;stimula-tion rate, 2.1/sec;stimulus, 128) 자극에 대해 2회 이상 일관된 결과를 얻는 방법으로 반응을 평가하였을 때 정상인에서 같은 조건의 클릭음 자극보다 안정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는데 20대에서 40대의 정상 고막소견과 청력을 보이는 13명의 26귀에서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P13와 N23의 평균잠복기(±표준편차)는 각각 14.5(±1.2), 23.3(±2.1) msec이었으며, p13-n23 파간잠복기(±표준편차)는 8.8±1.5 msec였다. 진폭은 평균(±표준편차) 76.9(±29.3) uV였으나 이는 피검자간, 같은 피검자라도 검사횟수에 따라 차이가 컸다. 따라서 VEMP는 검사장비와 피검자의 사전교육, 자극 조건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검사실마다 안정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메니에르병에서의 VEMP
일측성 Meniere병은 변동성 전정기능이 특징이므로 어떤 시기에 검사했느냐에 따라 안진은 병변쪽(흥분기, 회복기)을 향할 수도 건측(마비기)을 향할 수도 있다. 또한 내림프수종과 Reissner 막의 파열이 반복되어 전정감각상피가 점차 파괴됨에 따라 다양한 양상의 반고리관 마비가 나타날 수 있다. 즉 비가역적인 전정손상이 있을 수 있고, 거기에다 가역적인 변동성 말초장애가 생겼다가 회복되고, 그사이 중추성 보상이 진행이 되는 경우가 많아 내림프수종 환자에서 자발안진과 여러 유발안진 만으로 측별을 단적으로 진단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처음에는 일측성이라 하더라도 양측성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아 평형기능검사의 판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VEMP 또한 고정손상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어떠한 병기에 평가를 하였는지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VEMP를 이용하여 환자의 현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여러가지의 검사지표들이 제안되었고 특히, 양방향성을 지닌 메니에르병에서 이들은 나름대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된다. 또한 탈수검사 전후의 VEMP를 반응을 추적관찰 하며 파형의 변형을 보는 시도도 있었다.34)
한편 Okuno와 Sando는 22명의 메니에르병 환자의 사후 측두골 관찰에서 흥미로운 소견을 보고하였는데, 내림프수종이 와우부에서는 전례(22례)에서 관찰되었고, 그 뒤를 이어 구형낭(19례), 낭형낭 (11례) 순서로 관찰이 되고, 외반고리관에서는 5례에서만 확인이 되었다고 하며, 매우 심한 수종은 구형낭에서 가장 흔히 관찰되었다고 한다.35) 이는 메니에르병에서 VEMP가 유의한 결과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먼저 VEMP의 반응이 없는 경우는 검사자에 따라 차이는 있어 12%에서 54%까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32)34)36)37)38) Rauch 등은 자극 주파수별로 VEMP의 역치를 측정하였는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500 Hz에서의 주파수 동조 현상이 메니에르병이 있는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tone burst 자극과 클릭음에서의 역치는 정상인에 비해 유의하게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Fig. 7). 그러나 그 이외의 평가지표인 진폭은 건측이나 대조군과 비교하여 줄어든 양상이나 유의한 차이는 없었고, P13의 잠복기 또한 유의한 결과는 얻을 수 없었다고 분석하였다. 특이한 점은 검사지표 중 역치와 진폭에서 메니에르병의 건측의 반응이 정상대조군과 병변측 반응의 중간정도에 분포한다는 점은 일측성 병변이라 하더라도 잠재성 소인으로 인한 subclinical involvement가 있음을 시사해주는 결과일 수 있다.
De waele 등36)은 VEMP가 나타나지 않는 환자 32명에 있어서는 저주파수의 청력역치가 51.1±20 dB였던 반면 정상적인 VEMP 반응을 보인 27명의 환자들의 평균 역치는 39.4±16.5 dB라고 보고하였다. 저주파수 영역의 청력감소를 보이는 환자 49명의 청력은
0~60 dB의 분포를 보였고, 정상 VEMP를 보인 환자가 26명(53%), VEMP가 나타나지 않는 환자가 23명(47%)이었다. 또한 60 dB 이상의 저주파수 청력감소를 보이는 환자에서 VEMP가 관찰되는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반면에
4~8 kHz의 고주파수 영역에서 60 dB 이상의 청력감소를 보이는 환자는 정상적인 P13/N23 결과를 나타내었다. 즉 저주파수 영역
(250~1000 Hz)의 청력감소가 VEMP 소실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Young 등은 양쪽 귀의 소리자극에 의해 나타나는 초기파형의 진폭의 차이를 양쪽의 합으로 나눈 값을 양이간 진폭차(interaural difference, IAD)로 정의하고 이 값이 메니에르 병 환자의 일부에서 증가되어 있고 이러한 지표는 1995년 미국 이비인후과 학회에서 제시한 메니에르 병의 병기(stage)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37)38) 그러나 다른 연구에서는 VEMP에 반응이 있는 메니에르 환자에서 클릭음자극에 의해 나타나는 초기파형의 진폭은 정상대조군과 비교하여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보고하고 있다.32)34) 그외 P13의 잠복기나 파간 잠복기(IPL)는 지연이나 단축이 되는 경우가 간혹 나오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경향은 정상대조군과 비교하여 차이가 없다고 보고되고 있고32)34)37) 메니에르병이나 지연성 내림프수종환자의 caloric test의 canal paresis와 saccular dysfunction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도 없다고 보고되고 있다.36)38)
전정신경염에서의 VEMP
Murofushi 등은 일측성 전정병증환자의 34%에서 VEMP의 P13-N23파형이 관찰되지 않았고 P13-N23파형의 여부는 온도안진검사, 청력검사, 뇌간청성 유발전위검사의 결과와 상관이 없다고 보고하고 있다.39) 전정신경염과 같은 일측성 급성 전정병증에서 VEMP의 음성율, 다시 말해 하전정신경의 이환율은 다른 연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아
30~50%정도의 분포를 보인다.28)34) 그런데 이상하게도 VEMP의 반응이 나오는 경우에는 그 잠복기나 진폭이 정상대조군과 차이가 없었다. 이는 전정신경염에 이환될 경우 하전정신경은 보존되는 경우가 많다는 Fetter와 Dichi-gans의 보고와 부합하는 소견이지만40) 실제 청신경종양에서 VEMP가 나오지만 잠복기가 지연되는 경우는 수조부(cisternal part)의 종양크기가 뇌간을 압박할 정도로 클 때 라는 보고는 전정신경염에서 하전정신경의 일부가 이환되었다 하더라도 잠복기 지연을 초래할 만큼 범위가 넓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고 하겠다.34)
또한 VEMP파형이 정상적으로 관찰된 환자군 중 30%정도에서는 지연성 후반고리관형 양성 돌발성체위성 현훈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이러한 환자군에서는 향후 지연성 두위현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환자에게 줄 수 있어 VEMP 검사는 일종의 예후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Fig. 8).28)39)
상반고리관 결손 증후군에서의 VEMP
상반고리관은 중이강의 함기화 정도에 따라 중두개와로 돌출되어 궁상융기(arcuate eminence)라고 하는 골 융기부로 두개저와 접해있는데 이 부위의 골결손으로 막성미로가 중두개와로 노출되는 경우 소리에 의해 어지럼이 유발되거나(tullio phenomenon) 중이강이나 두개내압을 증가시키는 수기 등에 의해 어지럼이 유발된다. 이를 상반고리관 결손 증후군(superior canal dehiscence syndrome, SCDS)이라고 하며 외이를 통해 소리나 압력자극을 줄 때 이환측의 상반고리관이 흥분되어 느린성분이 상전 및 내회전되는 안구운동을 보인다.41) 원래 등골과 난원창의 움직임에 의한 내이의 압력변화는 정원창막의 움직임으로 압력이 평정되나 상반고리관의 골 결손은 골성미로에 제 3의 창(window)이 있는 셈이므로, 난원창을 통한 압력 변화에 의해 더욱 쉽게 내림프액이 움직여 더 큰 팽대정의 굴절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상반고리관 결손 증후군에서의 VEMP 역치는 낮아지게 된다. Minor 등42)은 중이강의 병변이나 이소골연쇄의 이상이 없어도 이러한 상반고리관 결손이 전도성 혹은 복합성 난청을 초래할 수 있음을 네 명의 환자의 결과와 함께 보고하였고, 이들에서 VEMP가 나타나며 그들의 역치가 낮아져 있음을 관찰하였다. Watson 등43)도 네 명의 환자의 환측귀에서 클릭음자극에 대한 역치가 55에서 65 dB nHL이었고 건측은 70 dB nHL이상으로 측정되었으나 갈바닉 자극에 의한 VEMP의 역치는 정상과 차이가 없음을 보고한 바 있다.
비단 상반고리관 결손증후군 뿐 아니라 전정도수관확장증 환자에서도 VEMP의 역치는 감소되어 있다고 보고한 연구가 있는데 이 또한 확장된 전정도수관의 미로측 입구가 제 3 의 창의 역할을 하기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다.44)
기타 전정 병변에서의 VEMP
청신경초종 환자에서 VEMP 검사는 정상이거나 비정상일 수 있으며, 주로 종양의 크기와 전정신경의 하부와 상부 분지로의 범위에 따라 다르나 대다수의 청신경종양이 하전정신경에서 기원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의미있는 술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VEMP 검사는 두부 외상 후의 지연성 현훈 환자에게도 중요한 정보를 준다. 이 환자들은 병변이 수평반규관 팽대부를 침범하지 않으면, 정상 caloric 검사와 회전 검사를 보일 수 있다. 또한, 급성 전정병증이 있던 환자에서 전정 보상과정이 이루어지면 수주 혹은 수개월 이후에는 정상적인 주관적 시수직 검사나 안저소견을 보일 수 있으므로 VEMP 검사만이 이석 병변여부를 평가 할 수 있게 된다. 다시말해 온도안진검사나 회전검사의 위상차 선행이 급성병변 이후 상당히 오래 지속되는 것처럼 구형낭에 병변이 있는 경우생기면 병변을 따라 오랜 시간이 지나도 P13/N23 전위는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28)
중추성 질환에서는 뇌간에 국소화된 병변이 있을 경우 VEMP를 뇌간청성유발전위검사(ABR)와 병용하면 해부학적 신경경로에 대한 기능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즉 이론적으로 병변이 국소화된 경우 중뇌를 침범하는 상부뇌간의 병변에서는 VEMP는 정상이나 ABR은 파형이 일부가 소실되거나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고, 연수를 침범한 하부뇌간의 병변에서는 ABR은 정상이나 VEMP파형의 이상이나 소실을 보이며, 그 사이의 교뇌병변에서는 두검사에서 모두 이상반응을 보일 것이다.45)
결 론
이상에서의 내용을 요약하면 편측성(메니에르병, 전정 신경염, 청신경종양 등) 및 양측성 전정 병변에서 구형낭-척수경로의 병변을 검사하여 국소진단과 측별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전정 신경염에서 초기 회전성 현훈 뒤에 올 수 있는 후기 체위성 현훈의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안구회선이나 주관적 시수직이 급성기를 지나며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비해 시간이 지나도 중추성 전정보상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과거 병변의 이환여부를 알 수 있다. 본문에서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메니에르병에서 시행되고 있는 이독성약물의 중이강내 주입 후 전정모세포의 재생에 의한 재발가능성을 모니터 하기 위한 경과관찰에도 VEMP가 이용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tone burst나 클릭음에 의한 VEMP는 고막에서부터 와우에 이르는 청각경로가 정상이라는 전제하에서 유의하므로 중이염과 같은 전도성 난청이 있는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구형낭을 직접 자극할 수 있는 골진동기나 galvanic 전류 같은 자극을 이용한 방법으로 VEMP를 시도하여 미로성 및 후미로성 병변들을 감별해 볼 수도 있는데 이러한 시도는 많은 기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VEMP는 오심을 일으키지 않고 비침습적이고 재현성이 높은 검사로서 전정기능의 진단과 경과 및 예후에 이르기 까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생각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검사실에서 일관성 있는 결과를 얻어 적절한 지표를 개발하여야 하고 다른 기존의 평형기능검사들과 병용해서 시행하여야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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