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장선오, 110-744 서울 종로구 연건동 28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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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분리종(Choristoma)은 정상적인 발생 과정 중에는 일반적으로 잘 존재하지 않게 되는 기관에 위치하게 되는 정상 조직을 말한다. 즉 침샘 분리종은 침샘 이외의 장소에 위치하는 정상 침샘 조직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아주 드물게 중이에도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1961년 Taylor와 Martin이 처음 보고한 이래,1) 전세계적으로 현재까지 28예가 보고되었으며,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분리종 단독으로 오지 않고, 이소골 연쇄의 단절이나 안면 신경의 주행 이상과 같은 다른 변이와 동반되어 나타난다.
또한 상당수에서 고막의 천공 소견 없이 편측의 전음성 난청의 형태로 나타나고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에서 안면 신경 근처의 종괴의 형태를 띠므로 중이강 내 다른 종괴와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저자들은 국내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중이강내의 침샘 분리종으로 확진된 12세 여자 환자와 10세 남자 환자에 대해서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증 례 1:
약 5년 전에 발견된 좌측의 청력 감소로 내원한 12세 여자 환자로 이학적 소견상 양쪽 귓볼과 외이도에 특이 소견 없었으나, 연분홍색의 종괴가 좌측 고막배꼽 부분을 통해 비쳐 보였으며, 고막의 천공은 없었다. 환자는 정상 분만으로 출생하였으며, 난청의 가족력은 없었다. 환자는 수술을 위해 입원했을 당시 좌측의 전음성 난청 외에 이명, 현훈, 안면 신경 마비 등의 증상은 없었으며, 두경부에서 다른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순음청력검사상 좌측의 기도/골도 평균역치는 70/10 dB이었으며, 우측 청력은 정상이었다. 양측 고실도에서 모두 정상적인 A형을 보였다.
측두골 전산화 단층촬영상 좌측 고실에 안면신경의 수평부분 가까이에 연부 종물의 음영이 보였다(Fig. 1). 안면신경의 고실부분은 아래측으로 전위된 소견을 보였으며, 이소골 중 등골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그 밖에 내이의 이상 소견은 발견할 수 없었으며, 안면신경전도검사상 양측의 안면신경의 기능은 정상이었다. 술 전 안면신경초종이나 선천성 진주종이 의심되었으므로, 안면 신경에 대해 장딴지 신경을 이용한 신경이식술의 준비를 한 채로 외이도내 접근법을 통한 시험적 고실개방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소견상 침골의 두상돌기 부분이 소실되어 있었고, 등골은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추골은 이상 소견이 없었다. 안면신경은 수평부분의 주행이 아래쪽으로 치우쳐 있었으며, 종괴는 안면 신경의 수평 부분으로부터 생겨나서 하고실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종괴는 붉은 색을 띠고 있었으며, 표면은 부드러워 보여 안면신경초종이 의심되었다(Fig. 2A). 안면 근육은 안면 신경의 수평 부분을 자극하는 전기적 신호에 정상적으로 반응하였으나 종괴를 자극하였을 때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수술방법을 결정하기 위하여, 종괴의 일부를 취하여 동결절편 조직검사를 시행하였으며, 결과는 정상 침샘조직으로 나왔다. NIM-Ⅱ(nerve integrating monitor-Ⅱ)를 이용한 안면신경 감시하에 안면신경으로부터 종괴를 조심스럽게 분리하여 제거하였다. 등골이나 난원창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소골 연쇄의 재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술 후 안면신경의 이상 소견은 없었으며 종괴의 조직병리소견은 정상 침샘 조직이었다(Fig. 2B). 수술 후 2년간 재발 없이 외래 추적 관찰하고 있으며, 반대측 귀는 질병없이 정상 청력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병측 귀에 대한 청력 재활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
증 례 2:
2년 전에 발견된 좌측의 청력 감소로 내원한 10세 남자 환자로 과거 양측 귀의 급성 중이염을 수차례 앓은 병력이 있었다. 좌측의 전음성 난청 외에 이명, 현훈, 안면 신경 마비 등의 증상은 없었고, 다른 두경부 영역의 이상 소견 발견되지 않았으며, 난청의 가족력은 없었다. 고막 검진시 고막의 후방부를 통해 옅은 분홍색의 종괴가 비쳐 보였으며, 고막의 천공은 없었다(Fig. 3A). 순음청력검사상 좌측의 기도/골도 평균역치는 45/10 dB이었으며, 우측 청력은 정상이었다. 양측 고실도에서 모두 정상적인 A형을 보였으며 음차 검사에서 전형적인 좌측 전음성 난청의 소견을 보였다.
측두골 전산화 단층촬영상 좌측 고실에 고막에 연해서 연부 종물의 음영이 보였다(Fig. 4). 이학적 검사 및 방사선학적 소견상 선천성 진주종의 가능성을 의심하여 시험적 고실개방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시 중이강내 종괴는 고막에 붙어 있었으며 안면신경을 포함한 주변 구조물과의 유착이 없어 고실외이도 피판(tympanomeatal flap)을 박리하는 과정에서 쉽게 분리, 제거되었다. 안면신경의 주행은 전방으로 전위되어 등골 위로 지나가는 소견을 보였으며, 침골의 장각은 짧아져 있었고, 등골은 저형성의 소견을 보였다. 추골침골관절을 분리한 후 침골을 제거하여 이를 이용해 이소골 재건술을 시행하였다. 술 후 안면신경의 이상 소견은 없었으며 종괴의 조직병리소견은 정상 침샘 조직이었다(Fig. 3B).
고 찰
중이강내의 분리종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Ha 등2)이 2000년에 유일하게 한 예를 보고하였다.
분리종이라는 용어는 이소성 조직(ectopic tissue, heterotopia)과 동의어로, 조직학적으로 정상적인 조직이 비정상적인 위치에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분리종은 종괴 자체로는 무증상이고 대개 난청과 같은 동반기형으로 인한 증상으로 발견되게 된다. 중이강내 분리종은 흔히 다른 기형과 동반되어 증후군 복합체(syndrome complex)를 이루며 그 중 침골과 안면 신경의 주행 상의 이상이 가장 흔히 발견된다. 이 외에도 귓바퀴의 이상이나 탈모, 이명이나 이루 같은 증상도 동반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며,3)4)5) Ha 등2)의 증례에서와 같이 종괴 이외에는 중이강내 아무런 이상 소견도 발견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Buckmiller 등6)은 중이내 침샘 분리종으로 확진된 26예의 문헌 고찰을 통해 92%의 환자에서 전음성 난청이 나타나고, 85%의 환자에서 안면신경의 주행이상이나 열개(dehiscence)가 동반되고, 92%에서 이소골 연쇄의 이상이 있음을 보고했으며, 본 증례에서도 2예 모두 전음성 난청, 안면신경 이상, 이소골 연쇄의 이상이 동반되었다.
발생학적으로 추골의 두부와 경부, 침골의 체부와 단각, 고막장근 등은 제 1 아가미궁(Meckel's cartilage)에서 기원하고, 추골병, 침골의 장각, 등골의 상부구조, 안면신경의 고실부, 등골근 등은 제 2 아가미궁(Reichert's cartilage)에서 기원한다. 이번 증례에서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중이내 침샘 분리종 환자들에게서 제 2 아가미궁에서 기원하는 구조물의 발달에 이상소견이 동반되며, 이는 제 2 아가미궁의 발생과정 중의 이상이 분리종의 발생과 많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중이내 침샘 분리종의 발생 기전은 아직 명확히 이해되지 못하고 있으며, 두 가지 가설만이 제시되고 있다. 이하선삭(parotid cord)의 상피성 잔유물이 중이강내로 자라들어 온다는 가설과 인두 내배엽이 비정상적으로 중이내로 자라 들어온다는 가설이 그것이다.7)8)
분리종의 진단은 중이내 종괴의 병리 검사로 이루어지며, 조직학적으로 침샘 분리종은 장액선과 점액선을 모두 포함하는 정상 침샘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양성의 이소성 조직으로 지속적으로 커지지 않고 중이강내 구조물을 파괴시킬 위험도 없기 때문에 종괴의 완전적출 보다는 진단을 위한 단순 조직 검사만으로 충분하다.9)10) 임상적으로는 편측성 전음성 난청을 유발하는 유피낭, 사구체종, 기형종 등의 다른 중이내 종괴와 감별이 필요하다. 본 증례에서도 수술 전에 첫 번째 환자는 안면신경초종을, 두 번째 환자는 선천성 진주종을 의심하였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종괴와 안면신경과의 유착이 있거나, 안면신경의 주행이상 또는 열개가 동반하므로 종괴를 제거할 때 안면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본 증례에서도 2예 모두 안면신경의 주행의 이상이 있었으며, 증례 1 환자에서는 종괴와 안면신경과의 유착이 있어 저자들은 수술시 NIM-Ⅱ를 이용한 안면신경 감시하에 안전하게 종괴를 분리할 수 있었다. 2명의 환자 모두 수술 후 안면신경 마비는 없었다.
본 증례 중에서 한 예에서만 청력의 개선을 위한 이소골 재건술이 가능했으며, 수술 후 10 dB 정도의 청력 개선이 있었다. Namdar 등10)은 문헌 고찰을 통해 중이내 침샘 분리종으로 수술 받은 20명의 환자 중 수술 후 4명만이 청력의 개선이 있었다고 하였다.
요약하면, 중이내 침샘 분리종은 대부분 편측성의 전음성 난청, 이소골 연쇄의 이상, 그리고 안면 신경 수평부분의 이상을 동반하는 드문 질환으로 선천성 진주종 등 다른 중이내 질환과 감별 진단이 필요하며, 수술시 안면신경 이상에 유의하여야 한다. 또한 안면신경과의 유착이 심할 경우, 종괴가 불완전하게 제거되더라도 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되었다는 보고가 없으므로, 분리종으로 병리학적 확진이 내려지면 종괴를 완벽하게 제거하지 않아도 조직검사만으로 충분하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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