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이봉재, 138-040 서울 송파구 풍납동 388-1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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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Epstein-Barr 바이러스(EBV)는 인체 B림프구에 감염되는 감마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이며 전세계 인구의 약 90% 이상에서 발견된다.1) EBV가 일으키는 질환은 전염성 단핵구증(infectious mononucleosis)과 같은 비종양성, 급성 질환으로부터 버킷 림프종, 비인두암종, 호즈킨 림프종, 비강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NK)/T 세포 림프종(NKTL) 등의 악성 종양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1)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권과 중남미권에서는 EBV 관련 질환이 기타 지역보다 현저히 빈발하는 특성이 있다.2)3)4) EBV의 최초 감염은 유소년기에 이루어지며,1) 인두 상피 세포와 Waldeyer씨 환이 EBV의 감염경로 및 면역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5) EBV의 처음 감염에 의해 발병하는 전염성 단핵구증에서는 편도를 비롯한 전신의 림프 기관 종대가 동반되며 후유증으로 급성편도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EBV가 Waldeyer씨 환의 비후를 유발하는 병인으로 추정된다.5) 특히 재발성 편도염을 앓은 환자의 경우 EBV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있으며,6) 젊은 성인에서 전염성 단핵구증이 동반되지 않은 인두염 및 편도염의 주요한 병인이라는 보고도 있다.7)
EBV의 감염 경로 및 숙주 세포의 형질 변환 기전은 아직 뚜렷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B세포 세포막 항원의 일종인 CD21이 EBV의 수용체 역할을 한다는 것과, EBV 종양 단백의 일종인 LMP1이 시험관내에서 섬유모세포주(fibroblast cell line)의 형태 변화 및 항원성의 변화를 유도하는 등 세포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8) CD21 항원은 B림프구의 성장 촉진 신호를 전달하는 데 관여하는 보체계(complement system)의 C3d 절편수용체(fragment receptor)로서 EBV가 B세포에 감염될 때 그 수용체로서 역할을 한다.9) 상피 세포나 T 림프구의 EBV 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으나, 편도를 비롯한 인두 상피 세포에서 CD21 항원을 발현하여 EBV의 저장고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위 기관에서 CD21 항원 발현 여부를 조사하는 것은 EBV의 침입 경로를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BV는 90여 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나 잠복 감염 시에는 이 중의 일부만이 발현되며, 발현되는 단백의 종류에 따라 세 가지 잠복감염형으로 분류된다.10) 잠복감염형의 선택은 숙주 세포의 면역력에 의해 결정되고, LMP1의 발현 유무는 위 세 가지 잠복 감염형을 결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10) 비종양성 림프 조직에서 EBV의 잠복 감염형을 조사하는 일은 종양성 조직과 비교하여 EBV와 숙주세포와의 상호관계를 유추하는 데 기본이 되는 작업이다. 또한 LMP1은 tumor necrosis factor(TNF) 수용체와 같은 다양한 신호전달물질과 각종 전사인자(transcriptional factor)를 활성화시킴으로써 EBV가 강력한 발암성을 갖게 하고, 동양인의 비인두 미분화암종에서 거의 60% 이상, 호즈킨 림프종에서 약 50%가 발현되는 특징이 있다.11)12) 따라서 EBV의 LMP1이 발현되는 세포는 숙주의 면역력이 저하되는 경우 향후 악성 림프종이나 장기 이식 후 림프증식성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전환 능력을 내포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비후성 편도염 또는 재발성 편도염과 같은 비종양성 편도 조직에서 EBV를 조사하여 EBV 양성 세포의 분포 및 조직학적 특성, CD21 및 LMP1의 발현 여부 등을 조사함으로써 상기 질환의 병인으로서의 EBV의 역할을 규명함은 물론, 한국인의 비종양성 편도 조직에서 연령별 EBV의 감염 빈도 및 잠복 감염형을 확인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마련하고자 시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연구 대상
재발성 편도염 및 비후성 편도염, 수면 무호흡증 등으로 인해 편도 절제술 또는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시행받은 총 84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환자의 임상병력과 나이, 성별 등은 의무기록지를 참조하였다. 적출된 편도의 크기는 병리검사보고서를 인용하였다. 여자가 39명, 남자는 45명이었으며, 연령은 4.8세부터 71.3세까지 분포하였고, 15세 이하 소아가 50명(평균 연령 8.1세), 16세 이상은 34명(평균 연령 35.9세)이었다. 각각의 환자들은 반복성 편도염의 유무와 편도 비후에 따라 각기 다른 군으로 분류하여 비교하였다. 재발성 편도염의 기준은 1년에 6회 이상 또는 1년에 3회 이상의 통증과 고열을 동반한 편도염의 병력이 2년 연속 있는 경우로 정하였다. 편도 절제술 52예,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 30예,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을 시술받은 예가 2예이었다. 이들 84명의 환자에서 편도 조직을 채취하여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Tissue array 절편 제작
10% 중성 포르말린 용액에 고정시킨 조직을 7×7×5 mm 크기의 절편을 만들어 하나의 파라핀 블록에 10명의 검체를 봉입하는 tissue-array 블록을 제작하였으며 이후의 과정은 통상적인 조직 절편 처리 과정을 거쳤다(Fig. 1).
EBV in situ hybridization
파라핀 블록에서 4 μm 두께로 박절한 조직을 silane 도포된 슬라이드에 얹고 탈파라핀과 재함수 과정을 거친 뒤 proteinase K(Sigma, St. Louis, MO, USA)로
37℃ 항온조에서 30분간 처리한 후 다시 수세하여 에탄올로 탈수하였다. 다음 fluorescein-conjugated EBV oligonucleotide (cocktails of EBER 1 and 2, Dakopatts, Glostrup, Denmark)를 조직에 올려 커버 슬라이드를 덮은 채
4℃에서 14시간 보합 결합시킨 뒤 TBS(Tris buffered saline) 완충액으로 세척하였다. 검출은 DAKO ISH detection kit(code No. K046, Dako, Glostrup, Denmark)를 사용하였는데, 먼저 1:100으로 희석된 가토(rabbit) F(ab’)2 anti-FITC/AP 150 μl로 30분 반응시키고 TBS 완충액으로 세척한 뒤 substrate buffer에 담그고 희석된 enzyme substrate(BCIO/NBT)로 30분 처리하여 증류수로 수세한 후 봉입하여 관찰하였다. 판독은 광학현미경 하에서 핵 내부에 진한 흑갈색으로 관찰되는 것을 양성으로 하였으며, EBV 밀도(density)의 판정기준은 전체 표본에서 양성세포가 하나도 없으면 grade 0, 전체 표본에서 3개 이하의 세포가 양성이면 grade 1, 하나의 고배율 시야에서 3개 이하로 관찰되면 grade 2, 그 이상으로 빈번히 관찰될 때 grade 3으로 정하였다.
LMP1 면역조직화학 염색
파라핀 포매 조직에서 5 μm 두께의 절편을 얻은 후 60℃ 오븐에서 60분간 말리고 탈파라핀 과정을 거친 뒤 알콜에 재함수하여 증류수로 세척하였다. 항원 노출을 위하여 microwave oven에 10분간 처리한 뒤 0.3% H2O2에 15분간 두어 내인성 peroxidase의 작용을 억제시키고, 다시 정상 염소 혈청을 반응시켜 비특이성 반응을 제거하였다. 다음 LMP1 일차 항체(Dako, Glostrup, Denmark)를 1:100으로 희석하여
4℃에서 24시간 작용시킨 후, PBS으로 5분간 세척하고 peroxidase-labelled streptavidin 항가토 생쥐 면역글로블린(anti-rabbit mouse Ig)을 반응시켜 PBS로 세척한 뒤 DAB(3,3 diaminobenzidine tetrahydrochloride)를 이용하여 발색하였다. 판독은 광학현미경하에서 세포질 속에 갈색으로 염색된 세포가 관찰되면 양성으로 하였다.
CD21 면역조직화학 염색
LMP1 단백 염색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나, 항원성 회복을 위해 트립신을
37℃에서 30분간 처리하였다. 사용한 일차 항체는 1F8(Dako, Glostrup, Denmark)을 1:20으로 희석하여 사용하였다. 판독은 광학현미경하에서 세포질 속에 갈색으로 염색된 세포가 관찰되면 양성으로 판정하였다.
통계학적 분석
통계학적 분석은 Window용 SPSS soft ware version 9.0(SPSS Inc., Chicago, IL, USA)을 사용하여 Fisher’s exact test로 분석하였으며, p value<.05를 유의성의 기준으로 하였다.
결 과
EBV in situ hybridization을 통한 EBV의 검색
환자들의 연령대별 임상결과와 EBV ISH 및 면역염색 결과들은 Table 1에 요약되어 있다. 84명 중 66명(79%)의 환자에서 EBV가 발견되었고, 이 중 38예는 grade 1, 20예는 grade 2, 8예가 grade 3이었으며, 18예는 EBV 음성(grade 0)이었다. EBV 양성 세포는 조직학적으로 모두 림프구로 판명되었으며 상피 세포에서는 EBV 양성 신호가 발견되지 않았다. 6예에서는 인두 상피 세포층 내 림프구(intraepithelial lymphocyte)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Fig. 2). EBV 양성으로 판명된 66명의 환자 중 61예(92%)에서 배중심(germinal center) 내부가 아닌 여포간 구역(interfollicular zone)에서 EBV 양성 세포가 관찰되었으며(Fig. 3), 배중심 내 EBV 양성 세포가 있었던 5예(8%)는 모두 비교적 어린 연령의 환자들로 평균 연령이 10.8세였다(Fig. 4). 대부분의 환자들은 반복성 편도염이나 기도 폐쇄 등의 증상 때문에 수술 받았으나, 한 환자는 편도 주위 농양으로 편도절제술을 받았는데 EBV가 grade 3으로 많이 발견되었다.
EBV 양성률은 환자의 연령, 편도염의 이환 빈도, 편도의 크기 등에 따라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EBV 밀도가 grade 2 이상, 즉 EBV 밀도가 높은 군과 grade 0과 grade 1, 즉 EBV 음성이거나 밀도가 매우 낮은 군을 비교 분석하였을 때, EBV 밀도가 높은 군에서 편도의 크기가 유의하게 컸으며(p<0.01), 여자보다 남자에서 EBV 밀도가 높았다(p<0.05)(Table 2). EBV 밀도가 높은 군의 평균 편도 크기인 3 cm을 기준으로 편도의 크기가 3 cm 미만인 군과 3 cm 이상인 군으로 나누어 비교하였을 때, 3 cm 이상인 군에서 EBV의 밀도가 유의하게 높았다(p<0.05)(Table 3). 또한 15세 미만 소아와 15세 이상 성인의 두 군으로 분리하여 각각의 군 내에서 EBV의 밀도에 따른 편도 크기를 분석하였을 때, 두 군에서 모두 EBV 밀도가 높은 환자에서 편도의 크기가 유의하게 큰 결과를 보였으며, 이러한 경향은 소아보다는 성인에서 더욱 뚜렷하였다(p<0.05, p<0.01)(Table 4).
LMP1 면역조직화학 염색 결과
총 5예에서 LMP1 양성 세포가 발견되었으며, 그 숫자는 극히 적어, 표본마다 1~3개의 림프구에서 양성이었고, 여포간 구역(interfollicular zone)에서 발견되었다(Fig. 5).
CD21 면역조직화학 염색 결과
원래 배중심 내의 여포 수지상세포(follicular dendritic cell)는 CD21을 기질적으로 발현하는데 본 연구에서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상피 세포나 림프구에서는 CD21이 발현되지 않았다(Fig. 6).
고 찰
편도가 EBV의 인체 침입의 1차 관문일 것으로 추정되는 근거는 EBV가 림프구에 기생하는 바이러스이며, 편도는 외부에 노출되기 쉬운 장기 중 림프조직이 가장 발달한 기관이라는 점이다. Hirao 등13)은 EBV 특이성 세포독성 림프구(EBV specific cytotoxic T-cell)의 수가 말초 혈액보다 편도 조직에서 현저히 많으며, 편도에서 유래한 세포독성 림프구 세포주의 세포독성이 말초 혈액 유래 세포주의 세포독성보다 훨씬 강함을 밝혀내어 편도가 EBV의 감염을 조절하는 1차 관문이라고 주장하였다.
EBV의 잠복 감염은 주로 유소년기에 이루어져 평생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고, 잠복 감염의 장소로는 인두 상피 세포와 편도 및 말초 혈액의 B림프구 등이 지목되고 있다.5) Cheung 등14)은 EBV 감염의 임상 징후가 없었던 20명의 환자의 조직에서 PCR과 Southern hybridization 기법을 이용하여 EBV를 검색한 결과, 편도 조직의 50%, 이하선 조직의 47%, 악하선 조직의 40%에서 EBV 양성률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Feinmesser 등15)의 연구에서는 46예의 정상 편도 조직에서 단 하나의 EBV 양성 증례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된 원인은 EBV 양성도가 지역 또는 종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실험 기법상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흔히 조직에서의 EBV 검색은 PCR과 RNA in-situ hybridization(EBV ISH)의 두 가지 방법이 가장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PCR은 양성 대조군과 증폭하려는 EBV 유전체 부위의 선택에 따라 예민도에 차이가 나게 된다. EBV ISH는 PCR에 비해 예민도는 거의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EBV 양성 세포를 동정하고 분포를 확인하는 등 조직학적 소견을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매우 유용한 기법이다.
이제까지 국내에서 비종양성 편도 조직에서의 EBV의 감염률에 대한 조사는 본 연구와는 약간 다른 결과를 보였다. Doh 등16)은 EBV PCR을 이용한 연구에서 정상인의 구인두 세척액에서 12.5%, 인두 및 편도염 환자의 32.7%에서 EBV가 양성으로 나왔다고 발표하였고, Choi 등17)은 편도 조직에서의 EBV PCR을 시행하여 정상 성인의 45%와 만성 편도염의 62~72%에서 EBV가 검출됨을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전체 79%의 만성 편도염 및 비후성 편도 조직에서 EBV가 발견되어 상기 두 연구에 비해 높은 양성률을 보였는데, 이는 실험 기법 상 EBV ISH가 PCR에 비해 우월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또한 EBV가 림프구에 기생하는 바이러스이므로 주로 상피세포로 이루어진 구인두 세척액보다 림프조직인 편도에서 EBV 검출률이 높은 점은 타당한 결과이다. 그러나 단순히 편도에서 EBV가 검출되었다고 해서 EBV가 편도 비후나 편도염의 직접 원인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말초 혈액에서도 1.6×10 5-6 B림프구 당 하나의 빈도로 EBV 양성 세포가 존재하기 때문에 혈액 속에 순환하는 EBV 양성 림프구가 편도 조직에서 검출되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1) 본 연구에서 grade 1의 EBV 밀도는 전체 표본(7×7 mm)에서 3개 이하의 EBV 양성 세포가 존재하는 것으로서, 말초 혈액에서의 빈도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정도이다. 따라서 의미있는 EBV 밀도는 적어도 grade 2 이상이라고 하겠다. Grade 2 이상의 EBV 밀도를 기준으로 각 임상 지표들을 비교하였을 때 EBV 밀도가 높은 군에서 편도의 크기가 유의하게 큰 결과를 얻었으므로, EBV가 편도 비후의 원인일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또한 편도의 크기가 3 cm 이상으로 큰 경우 EBV 밀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므로, 편도가 3 cm 이상 비후되어 있는 경우 EBV와의 연관성을 강하게 의심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ndo 등6)은 브라질 환자들에서 EBV ISH를 시행한 결과 7세 미만의 환자에서 유의하게 EBV가 많이 검출되었으므로 연령 증가에 따른 면역 기전의 향상이 바이러스 입자의 수를 감소시키는데 기여하였을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령 증가에 따라 EBV 양성률 및 밀도가 감소하지 않았고, 소아 뿐 아니라 15세 이상 성인에서도 EBV의 밀도가 편도 비후와 매우 높은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나타나, EBV는 성인의 편도 비후에도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결과의 차이는 지역적인 특성을 감안하여야 하나, 성급한 추론보다는 편도조직에서의 EBV 분포에 대한 좀더 광범위한 연구를 지속하여 결론지어야 할 문제일 것이다.
EBV 양성 세포들은 형태학적으로 모두 림프구와 같은 조혈계 세포이었으며, 인두 점막의 편평 상피 세포에서는 양성 신호가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in-situ PCR과 같은 보다 예민한 검색 방법을 동원하면 인두 상피 세포에서도 EBV가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다.18) 즉 EBV는 상피 세포에는 매우 적은 복제수(copy number)로 존재하고, 림프구에는 보다 많은 복제수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EBV의 최초 감염에서는 인두 상피 세포가 EBV의 출입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급성 융해성 감염기를 지난 후에는 주로 림프구가 EBV의 저장 및 증식처로서 역할을 담당한다는 이전의 가설과 부합되는 결과라 하겠다.18)
상피층 내 림프구에서 EBV가 양성으로 발견되었던 6예는 grade 2가 3예, grade 3가 3예로서, EBV가 비교적 높게 검출되었고, 이러한 증례들은 비교적 최근의 EBV 감염에 의한 림프구의 국소 세포성 면역반응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EBV 양성 세포의 분포 양상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여포간 구역에 균등하게 산재되는 경향을 보였고, 일부에서는 배중심 내부에서 양성이었다. Araujo 등19)은 EBV 관련 종양의 발생 빈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인 브라질과 선진국인 독일의 비종양성 편도조직 내의 EBV 양성 세포의 분포 양상을 비교한 결과, 브라질 증례에서 배중심 내 EBV 양성도가 높음을 보고하였다. B림프구는 세포막의 항체에 항원이 결합된 이후에 배중심으로 이주하면서 여포의 증식을 유도하게 되므로 배중심 내부에 EBV 양성 세포의 수가 많음은 EBV가 강한 항원 작용을 촉발하여 림프 여포의 증식을 유도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배중심 내 EBV 양성 세포의 수의 증가는 편도염 및 편도 비후의 정도와 비례하고, 활동성 EBV 감염의 지표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배중심 내 EBV 양성 세포가 있었던 5예들은 모두 비교적 어린 연령의 환자들로서(평균 10년 9개월) 편도의 크기가 큰(2.7~3.5 cm) 특징을 보이고 있어서 위의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그 외 환자들에서 보이는 양상은 브라질보다는 선진국형인 독일의 그것과 유사하였으며, 이는 대부분의 편도 조직의 EBV 감염 형태가 항원을 강하게 발현하는 활동성 감염이 아닌 잠재성 감염형임을 시사한다 하겠다.
LMP1은 생체 내 및 시험관 내에서 숙주 세포를 종양 세포로 형질 변환시킬 수 있는 EBV의 가장 강한 발암 단백이며 숙주의 세포성 면역 반응을 촉발할 수 있는 강한 항원성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EBV 관련 종양들은 LMP1을 약하게 발현하는 제 2 형 잠복 감염형을 취하고 있다.8) 본 연구에서 LMP1 발현은 5예에서 관찰되었는데 이는 전체 EBV 양성 증례(66예) 중 8%에 해당하였고, 양성 세포의 수는 극히 적었으나 주변 소림프구 보다 약간 크기가 큰 림프모세포(lymphoblastoid)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이는 편도에 침윤한 림프구의 EBV 잠복 감염형이 EBV 건강보균자의 혈청 내 기억 B세포와 동일한 제 1 형 잠복 감염형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편도 조직에서 EBV는 숙주의 면역 반응을 회피하기 위해 림프구 내에 은신해 있으나 극소수의 세포에서는 LMP1이 발현되어 EBV의 융해기(lytic cycle)로 전환되고 있거나, 일시적으로 LMP1이 발현되어 림프구의 형태 변화를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편도조직 속에 존재하는 EBV가 LMP1을 거의 발현하지 않음은 상기 조직에서 EBV로 인한 악성 종양 발생 위험이 매우 낮은 것과 관련성이 있을 것이다.
CD21 항원은 지금까지 알려진 EBV의 유일한 수용체로서, EBV는 CD21을 통해 B-세포 세포막 안으로 침입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다른 세포에서의 EBV 침입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본 연구 결과에서 편도 상피 세포의 CD21 발현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인두 상피층의 EBV 감염에는 CD21을 통하지 않는 다른 경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EBV 양성인 증례들에서 상피 세포층 외에 림프구에서도 전혀 CD21이 발현되지 않은 점은 CD21 항원이 EBV 감염 초기에 일시적으로 발현된 뒤 소실되었거나, 매우 약하게 발현되어 파라핀 블록 검체에서 검출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시험관 내에서 아데노이드 B림프구에 인위적으로 EBV를 감염시키면 EBV 감염된 B림프구는 매우 빠르게 증식하면서 CD21 항원 및 알파인터페론 등의 싸이토카인을 강하게 발현하는 현상을 신선조직의 유세포 분석(fluorescent activated cell sorting, FACS)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5) 즉 CD21은 활성화된 B림프구에서만 발현되는 표식자로서 대부분의 편도 B림프구는 EBV의 최초 감염 이후 휴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본 연구에서 CD21 항원은 파라핀 블록 검체에서의 양성 대조군인 여포수지상 세포에서만 강양성이었으나, EBV ISH에서 위 세포들은 모두 EBV 음성이었기 때문에 여포 수지상세포와 EBV는 큰 관계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의학의 발전과 더불어 장기 이식 수술이 늘어나고 있고, 면역 억제 요법에 따른 부작용으로 림프 기관의 증식 및 종양이 발생하는 이른바
'장기 이식 후 림프증식성 질환(post-transplant lymphoproliferative disorder,
PTLD)'의 발병이 우려되고 있다. PTLD는 대부분 EBV가 병인과 연관되어 있으며, 장기 이식 후 수개월 이내에 발병하고, EBV 특이성 세포독성 면역(EBV specific cell mediated cytotoxicity)의 저하로 인해 어릴 적부터 잠복 감염되어있던 EBV의 이차 활성이 원인이 되어 발병하거나, EBV의 최초 감염에 의해서도 발병한다.20) 편도는 EBV의 저장고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편도의 크기가 클수록 EBV가 빈번히 검출되었다는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볼 때, 장기 이식이 예정된 환자에서 편도 증식증이 있을 경우 예방적 편도 적출술을 시행하면 EBV의 공급원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면역학적 측면에서 보면 편도의 EBV 특이성 세포독성 T-림프구를 공급하는 기능이 있음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Shapiro 등20)은 장기 이식 당시 혈청 EBV 항체가 음성이었던 소아 환자들이 EBV 항체 양성 환자들에 비해 편도-아데노이드 비후가 훨씬 빨리, 빈번히 출현하였다고 하여 Waldeyer씨 환의 증식이 PTLD의 선행질환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같은 결과와 각종 문헌들을 종합하여볼 때 편도는 EBV의 주요한 공급원이며, 편도의 증식에는 EBV가 원인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편도의 증식은 장기이식을 앞둔 환자에서 술 후 PTLD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임상적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재발성 편도염과 편도 비후의 병인으로서의 EBV의 기여도를 조사하기 위해 편도 조직에서 EBV ISH와 LMP1 및 CD21 면역 염색을 시행하였다. EBV는 84예 중 66예(79%)에서 검출되었으며, EBV 밀도는 편도의 비후와 관계가 있었고 남자가 여자보다 높았다. CD21은 인두 상피 세포 및 림프구에서 모두 발현되지 않았고 LMP1은 극소수 세포에서만 양성으로 염색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 수술적 적응이 되었던 대부분의 편도 조직 내 림프구에 EBV가 제 1 형 잠복 감염되어 있음이 확인되었고, 편도 비후의 원인으로 EBV가 기여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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