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조용범, 501-190 광주광역시 동구 학1동 8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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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박동성 이명을 주소로 이비인후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드물지만 두개내 출혈이나 신경학적 이상을 초래할 수 있는 질환들이 그 원인들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박동성 이명의 원인들 중 가장 많은 경막동정맥루는 이러한 점에서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겠다.1)2) 경막동정맥루는 두개내 동정맥기형의 10~15%를 차지하며3) 외상, 감염, 임신 등의 후천적인 원인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주로 보고되고 있다.4)5)6) 외상에 의한 경우에는 동맥과 정맥이 하나의 통로로 이어져 있고 선천성인 경우에는 다수의 연결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6) 경막동정맥루의 치료는 과거에는 주로 수술 및 경동맥 색전술이 시행되어졌으나 수술은 다량의 출혈 위험이 있고 경동맥 색전술은 횡정맥동과 S상정맥동으로 배류되는 경막동정맥동루의 치료에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보고들이 많다.7)8)9)10)11) 동정맥루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몇 년 전부터는 경정맥 색전술을 이용하여 횡정맥동과 S상정맥동으로 배류되는 경막동정맥루에서 효과적인 치료결과를 보고하고 있다.4)7)8)9)10)11)
이비인후과에서는 동정맥루에 대한 몇 가지 증례보고가 있으나 색전술은 대퇴동맥을 통해 동맥이나 동정맥루에 시행하였고12)13)14) 아직까지 국내에서 경정맥 색전술을 통해 치료한 보고는 없었다. 본 저자들은 외상 후 박동성 이명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혈관조영술 후 동정맥간에 여러 개의 연결을 가진 경막동정맥루를 발견하고 경정맥 색전술로 치료한 증례가 있어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63세 남자 환자가 내원 2개월 전부터 시작된 좌측 박동성 이명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우측 만성 중이염으로 우측 개방성 유양동 삭개술을 시행받았으며 그 외 과거력과 가족력 상 특이 사항은 없었다. 현병력에서 환자는 이명이 들리기 5개월 전 넘어져 의식을 잃고 좌측 두정부에 6 cm 정도의 열상이 생겨 일차 봉합 수술을 받았으며 당시 시행한 뇌 전산화단층 촬영 상 특이소견은 없었다. 수상 3개월 후부터 좌측 귀에서 맥박뛰는 소리같이 규칙적인 소리가 ‘탁탁탁’하고 나다가 ‘쉬익’하는 소리로 바뀌어 규칙적으로 들렸다고 했다. 고개를 약간 뒤로 하고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소리가 작아졌고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소리가 커졌으며 좌측 경부를 누르면 소리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학적 검사 상 우측 개방성 유양동 삭개술을 시행받은 상태였고 좌측 고막과 외이도는 정상 소견이었다. 좌측 이개주위, 두정부 및 경부에 종물은 관찰되지 않았다. 유양돌기, 전이개부위, 안구주위, 경부에 청진을 시행하였으나 특이한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순음청력검사 상 우측은 농이었고 좌측은 수상 전과 비교하여 청력역치의 변화가 없었다. 일반혈액검사, 혈액화학검사, 요검사, 흉부방사선촬영 및 심전도검사에서는 특이소견을 보이지 않았다. 뇌자기공명영상검사(MRI)에서 특이 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나 뇌자기공명영상혈관촬영(MRA) 상 좌측 외경동맥 분포 영역에서 혈관음영이 증가되어 있었다.
혈관조영술을 시행하였으며 좌측 외경동맥 혈관조영상 좌측 천측두동맥 분지와 중뇌막동맥의 분지를 공급동맥으로 하는 작은 크기의 여러 개의 연결을 가진 동정맥루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정맥으로 모여 S상정맥동으로 배류되고 있었다(Fig. 1). 대퇴정맥을 통해 경정맥 색전술을 시행하였다. Platinum coil 8개(6×25 mm DCS coil 2개, 6×20 mm GDC coil 4개, 5×15 mm GDC coil 2개)를 이용하여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정맥 전체를 폐쇄시켰다. 삽입되는 coil 개수가 증가할수록 환자의 이명은 감소하였고 8개의 coil을 삽입하여 정맥을 폐쇄시킨 직후 환자의 박동성 이명은 사라졌다. 경정맥 색전술 직후에 시행한 좌측 외경동맥 혈관조영사진상 전에 보였던 경막동정맥루는 소실되어 관찰되지 않았다(Fig. 2). 혈관조영술 및 경정맥 색전술 후 합병증은 없었다. 경정맥 색전술 후 이명은 없었고 한달 후 시행한 좌측 외경동맥 혈관조영 상 경막동정맥루의 재발은 보이지 않았다.
고 찰
박동성 이명의 원인은 혈관기원과 비혈관기원으로 나뉜다. 혈관기원은 경막동정맥루, 경동맥-해면정맥동루, 죽상경화에 의한 경동맥협착, 정맥동혈전, 경동맥박리 등이 있고 비혈관기원은 사구종양, 여러원인에 의한 뇌압증가 등이 있으나 검사 후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9~32%까지 보고되고 있다.1)2)15)
박동성 이명의 가장 많은 원인인 경막동정맥루는 두개내 동정맥기형의 10~15%를 차지한다.3) 가장 많이 배류되는 정맥동은 횡정맥동/S상정맥동과 해면정맥동이다.3)4) 어느 나이에도 생길 수 있으나 40대 이후의 여자에 많다.4)16) 경막동정맥루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논란이 많으나 외상, 감염, 임신 등의 후천적인 요인에 대한 보고들이 많다.4)5)6) 외상에 의한 경우에는 동맥과 정맥이 하나의 통로로 이어져 있고 선천성인 경우에는 임신초기 모세혈관망의 발달이상으로 동맥과 정맥 간의 연결이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6)
경막동정맥루의 임상양상이나 공급동맥은 발생하는 정맥동의 위치에 따라 다르다. 이번 증례와 같은 S상정맥동부위에 가장 흔한 증상은 이명과 두통이며 주된 공급 동맥은 후두동맥, 후이개동맥, 오름인두동맥, 중뇌막동맥이다.4)5)16) 이번 증례의 경우는 외상 후 발생하였으나 혈관조영술 상 동정맥 간에 여러 개의 연결을 가진 동정맥루가 있었으며 천측두동맥과 중뇌막동맥이 S상정맥동으로 배류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박동성 이명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는 문진과 이학적 검사가 중요하다. 환자의 증상과 이학적 검사만으로도 원인을 알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머리나 목이 아프면서 Horner 증후군이 있는 경우는 동측 경동맥박리, 안구돌출이 있는 경우는 동측 경동맥-해면정맥동루, 경동맥 분기부에 종물이 만져지면 동측 경동맥소체 종양을 의심할 수 있고 고실 정맥구 종양은 고막의 이상 소견을 동반한다.3) 후이개동맥을 공급동맥으로 가진 경막동정맥루는 유양동 부위를 누르면 이명이 사라진다. 이번 증례에서도 천측두동맥이 지나가는 이개전방 부위를 누르면 이명이 감소하는 소견을 관찰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데 이러한 검사를 혈관조영술 전에 시행하지 못하였다.
박동성 이명이 환자 본인만이 들을 수 있는 자각적 이명인지 다른 사람도 들을 수 있는 타각적 이명인지에 따라서도 그 원인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Waldvogel 등2)에 의하면 혈관기원인 경우에 타각적 이명은 58%, 자각적 이명은 22%였고(20%는 의무기록지에 기록이 안되어 있었음) 비혈관기원인 경우에 17%만이 타각적 이명이였으며, 경막동정맥루가 타각적 이명의 가장 많은 원인이었다. Houser 등16)은 횡정맥동에 위치한 경막동정맥루 14예에서 10예가, Waldvogel 등2)은 17예의 경막동정맥루 중 15예가 타각적 이명을 가졌다고 하였으나 자각적 이명을 가진 증례들의 특징은 설명되어 있지 않았다. 이번 증례에서도 외상 후 생긴 박동성 이명이 있었으나 타각적 이명이 들리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청진 상의 오류였을 수도 있고 동정맥루의 연결은 많아도 크기가 작아 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추측을 할 수 있으나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 다음으로 시행되는 방사선과적 검사는 전산화단층촬영, MRI/MRA, 혈관조영술 등이 있다.4) 이경검사상 고막의 이상 소견을 보여 비정상적 주행의 경동맥, 경정맥구의 이상, 사구종양 등의 감별 진단이 필요한 경우는 전산화 단층 촬영을 우선 시행한다. 정상 고막을 가진 자각적 이명인 경우에는 해부학적 이상을 볼 수 있는 MRI/MRA를 우선 시행하고 타각적 이명이거나 외상 후 발생한 자각적 및 타각적 이명인 경우에는 혈관조영술을 우선 시행하도록 한다.1)5)15)17) 경막동정맥루는 조기에 발견할수록 색전술로 쉽게 치료할 수 있고 그 결과가 좋다.5)17) 따라서 이번 증례와 같이 경막동정맥루가 의심되면 진단과 치료를 함께 시행할 수 있는 혈관조영술을 빨리 시행하는 것이 결과와 비용면에서 효과적일 것이다.
횡정맥동과 S상정맥동이 병변인 경우 경막동정맥루의 치료는 수술적인 방법과 경동맥 또는 경정맥 색전술이 시행되어 왔다.5)15)18) 수술적인 방법은 다량의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도가 높으며 경동맥 색전술은 35~59%의 완치율을 보이며8)9)10)11) 여러 위치 중에서 특히 횡정맥동과 S상정맥동 경막동정맥루에서 가장 낮은 완치율을 보이는 것으로 되어있다.19)
Endo 등7)은 경동맥 색전술을 시행한 횡정맥동과 S상정맥동 경막동정맥루 환자의 정맥동압 측정과 혈액가스 분석을 하여 정맥동압이 평균 동맥압의 29~58%이고 정맥동 혈액가스가 동맥과 같은 소견을 보였다고 하였으며 이 환자들에서 정맥동 폐쇄 후 측정한 정맥동압은 0 mmHg까지 감소하였고 혈액가스가 정맥과 같은 소견을 보였다고 하였다. 이것은 경동맥 색전술이 임상적인 호전을 보이더라도 경막동정맥루의 완전한 폐쇄를 만들지 못한다는 의미이며 장기적으로 볼 때 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문제는 병변 부위 동맥의 복잡한 구조에 의한 것이며 공급혈관의 근위부를 막을 경우 원위부의 곁맥관(collateral vessels)들을 만들고 다시 경막동정맥루에 혈류를 공급하게 되어 재발하는 것이다.8)9)10)11) 경동맥 색전술을 시행하는 것보다는 경정맥 색전술을 이용해 동정맥루의 정맥부위를 완전히 막는다면 동맥유입을 자연히 소실시킬 수 있으므로 횡정맥동과 S상정맥동 경막동정맥루의 완전하며 지속적인 폐쇄를 유도할 수 있겠다. Dawson 등10)은 횡정맥동과 S상정맥동 경막동정맥루 환자에서 경동맥 색전술을 시행한 9명 중 5명이 완치되었고 2명은 재발하였으며 경정맥 색전술을 시행한 8명은 모두 완치되었고 재발은 없었다고 하였다. Chung 등8)은 경막동정맥루 환자에서 경동맥 색전술을 시행하여 35%의 완치율을 경정맥 색전술을 시행하여 64%의 완치율을 보고하였다.
경정맥 색전술과 연관되어 특히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으로 정맥이 불완전하게 막힌 경우에 동맥화된 정맥이 피질정맥으로 혈류의 흐름이 전환되어 정맥 경색 및 출혈이 생길 수 있고, 정맥에서 코일이 이동한 경우는 폐나 심장에 색전을 만들 수 있다.9)20) 경막동정맥루의 경정맥 색전술 후 보고된 합병증은 정맥 경색, 두개내 출혈, 일시적 또는 지속적인 신경학적 장애 등이 있다.4)9)11)
외상 후 박동성 이명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고막이 정상이라면 동정맥루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보다 세밀한 이학적 검사를 시행한 후 혈관조영술을 조기에 시행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여야 할 것이며 경막동정맥루 환자에서 경정맥 색전술은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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