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ress for correspondence : Tae Hyun Yoon, MD, PhD, Department of Otorhin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Asan Medical Center, University of Ulsan College of Medicine, 88 Olympic-ro 43-gil, Songpa-gu, Seoul 138-736,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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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측두골, 부비동, 폐, 늑막, 종격동, 신장, 갑상선, 안구, 하악 및 림프절 등 다양한 장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서,1,2) 측두골은 가장 흔히 발견되는 부위이다. 중이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콜레스테롤 낭종(giant cholesterol cyst), 특발성 청색 고막(idiopathic blue eardrum), 특발성 고실 혈종(hemotympanum) 등의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3,4,5,6) 그러나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내부가 상피 세포로 덮여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낭종은 아니며, 특발성 청색 고막이나 고실 혈종을 보인 환자에서 흔히 동반되는 조직학적인 소견에 따라 명명된 것으로, 적혈구나 다른 조직의 분해되어 만들어진 콜레스테롤 결정체(cholesterol cystal) 덩어리들에 대한 이물 반응으로 정의된다. 측두골에 발생한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1894년 Manasse7)에 의해 중이강과 유양동에서 존재하는 것이 최초로 보고되었다. 측두골에 발생하는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추체 첨부에 발생하는 경우와 중이강과 유양동에 발생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중이강과 유양동에 발생하는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종종 만성 중이염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만성 중이염을 가진 환자의 측두골 조직학적 연구에 의하면 만성 중이염 환자의 20%에서 콜레스테롤 육아종이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있다.8) 또한 고막의 천공을 동반한 경우보다 고막 천공이 없이 고막의 함몰 등이 있는 경우에 더 많이 발견된다고 보고하였다.8,9) 특히 임상적으로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고막의 천공없이 특발성 청색 고막이나 고실 혈종, 또는 종괴(tumor) 형태로 나타나는 환자에서 청력 소실 등의 여러 가지 임상 증상을 보고하고 있다.
본 종설에서는 기존에 발표된 문헌과 본 저자가 경험한 자료를 근거로 하여 고막의 천공이 없는 환자에서 중이강과 유양동에 발생한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병태 생리와 임상 양상, 그리고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본론
병태생리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발생에 대한 고전적인 가설은 obstruction-vacuum 가설이다.10) 이 가설에 따르면, 초기 병변은 중이 또는 유돌봉소에 있는 점막의 부종과 함께 공기의 유출로가 막힘으로 시작된다. 일정 공간 안에 공기가 갇히게 되면 점차 기체가 점막으로 흡수되고 그 공간은 진공상태가 된다. 진공상태에서는 음압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혈액이 관외유출(extravasation)되어 공간 안에 고이며, 혐기성 분해된 적혈구에서 콜레스테롤이 침강된다. 분해된 적혈구와 괴사 조직에서 생성된 콜레스테롤, 혈철소(hemosiderin), 섬유소, 지방 등이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고 일정 공간 안에 지속적으로 고여 있게 되면 염증성 이물 반응이 유발되어 육아조직을 형성하게 되고 골조직의 침식까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Linthicum11)은 경미로 접근법으로 청신경 종양을 제거한 후 중이를 근피판으로 폐쇄하였던 환자의 사후 측두골에서 콜레스테롤 육아종이 상고실에 발생하였음을 보고하였고, Bak-Pedersen과 Tos12)는 측두골 골절의 예와 같이 환기가 잘되는 중이강의 출혈은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형성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하였다. 즉, 이런 보고들은 환기장애가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발생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가설을 지지한다. 이 가설은 동물 실험을 통해서도 증명되었는데, 결체조직의 지방성 퇴행과정으로 콜레스테롤이 침착된다는 주장13)에 따라 Dota 등14)과 Friedmann15)은 동물의 중이강에 각각 1% oxalic acid와 무균 상태의 콜레스테롤 부유액을 주입하여 콜레스테롤 육아종을 만들어 보였다. Beaumont16)는 병아리의 상완골에서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통기 입구를 인위적으로 폐쇄시켜 환기를 차단함으로써 콜레스테롤 육아종을 발생시켰고, Hiraide 등17)은 원숭이의 유스타키오관을 막아 중이에서 콜레스테롤 육아종을 유발시키는 등 동물 모델에서 비정상적인 환기장애가 병인에서 중요함이 증명되었다.18)
그러나 이관 기능의 장애는 흔한 데 비하여 상대적으로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유병률은 낮은 점을 고려할 때, 근본적인 원인은 노출된 골수(bone marrow)로부터의 출혈이라는 주장도 있다.19,20) 이러한 주장을 exposed marrow 가설이라고 하는데, 이에 따르면 청소년기에 측두골 골조직으로의 과도한 함기화(aggressive pneumatization)가 이루어지면서 골수조직과 점막으로 덮여 있는 봉소들(air cells) 간의 비정상적인 통로가 형성되고 이러한 통로(marrow fistula)를 통하여 만성적인 출혈이 발생한다. 그리고 골수에서 흘러나온 혈액이 분해되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키며 노출된 골수에서의 출혈이 반복되면서 낭종 형태의 병변이 지속적으로 확장된다는 것이다. Obstruction-vacuum 가설은 콜레스테롤 육아종이 점점 확대되거나 공격적인 양상을 가지는 경우를 설명하기에 적절하지 않으며, 콜레스테롤 육아종이 발생하려면 충분한 양의 출혈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exposed marrow 가설이 적합한 발생 모델이라는 연구자들도 있다.21)
임상소견
측두골의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임상적으로나 조직학적으로 독립적인 질환이 아닌 측두골의 함기 조직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22,23) 다양한 형태의 중이 질환과 서로 관련이 있고 중이 수술을 받은 후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3) 일부에서는 청색고막의 양상으로 발현되는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경우 발병률이 10세 이전에서 높다고 보고하였으나,10)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발병에 있어서 성별 간의 차이나 호발 연령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조직검사상 콜레스테롤 육아종으로 진단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본 저자의 조사에서도 성별 간 발병률의 차이는 없었으며 발생 연령도 6세에서 71세까지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었고, 57예 중 10예(17.5%)에서 고실유양동절제술을 시행받은 과거력이 있었다. 진주종성 혹은 비진주종성 만성 중이염에 동반되어 조직병리학적인 병변으로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나,24,25) 청색 고막이나 고실 혈종의 고막 소견을 보이는 만성 삼출성 중이염에서도 중이 내에 국소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서4,5) 만성 삼출성 중이염을 보존적으로 치료함에도 불구하고 재발하는 경우에는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유양동의 병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성 중이염 없이 독립적으로 중이에 생길 때는 적갈색의 끈끈한 액체가 저류되므로 이경검사에서 고막의 운동성이 감소하고 암청색으로 보인다(blue eardrum, Fig. 1). 술 전 이경 소견 상 청색 고막으로 보이는 것은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특징적인 소견이나, 경정맥구(jugular bulb), 미입내경동맥(aberrant internal carotid artery), 사구종양(glomus tumor) 등과 감별해야 한다. 그 외 긴장부 고막의 유착이나 이완부 고막의 함몰, 외이도 종양 형태로 보일 수도 있으며, 고막이 팽륜되면서 흰색을 띠게되어 중이강의 종양 형태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26)
환자가 호소하는 주된 증상으로는 난청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26) 간헐적인 혈성 이루를 호소하는 환자들도 종종 있는데, 이는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자연적인 파열(spontaneous rupture)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며 혈성 이루를 호소하는 환자에서 콜레스테롤 육아종을 반드시 고려해 보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의 본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술 후 조직 검사에서 콜레스테롤 육아종으로 확진된 57예 중 26예(45.6%)가 주된 증상으로 이루를 호소하였고 난청이 주소였던 경우는 23예(40.4%)였다(Fig. 2). 또한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모두 일측성으로 발생하였고 반대측 귀는 정상 중이강 소견을 보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41예, 71%) 고막이 함몰(retraction)되어 있거나 고막의 함몰로 인해 환기관을 삽입한 경우가 10예(18%), 만성 중이염이 있거나 만성 중이염으로 인해 수술을 받은 경우가 6예(11%)였다. 이러한 소견은 삼출성 중이염이 주로 양측성으로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여 감별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임상적 특징이다.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액체 성분으로 세균배양 검사를 시행하였을 때, 57예 중 51예(89.5%)에서는 세균이 동정되지 않았으며 6예(10.5%)에서만 세균이 동정되었다. 이는 일반적으로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세균 감염이 동반되어 발생하지 않으며, 일부에서 세균이 동정된 것은 자연적인 파열로 인해 이루가 있었을 때 2차적으로 감염된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대부분은 증상이 경미하거나 위험하지는 않으나, 육아종이 이물 반응을 통해 주변 조직에 손상을 주는 경우가 있다.27) 즉, 측두골에 발생한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이소골 파괴, 난청, 안면신경마비, 미로 손상 및 두개 내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비교적 고막 손상이 적고, 이상 증상이 경증인 경우에도 진행된 중이 병변을 보일 수도 있다. 과거 콜레스테롤 육아종이 골흡수를 일으킨다는 증거가 없다는 주장도 있었으나,25) 동물 실험에서 콜레스테롤 육아종에 의한 고실의 확대 및 주위 골조직의 흡수가 관찰되었으며14) 콜레스테롤 육아종으로 인한 측두골의 파괴가 관찰된 예들이 보고되어 왔다.23,28) 중이강 내의 여러 병적 조직들 중 염증성 육아조직이나 진주종과 마찬가지로 콜레스테롤 육아종도 골조직과 이소골을 부식 시키며, 이는 다양한 염증매개체들과 성장인자들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골파괴 과정에서 prostaglandin(PG) F, PG D 및 hydroxyl-eicosatetraenoic acid, leukotriene D4 등이 관여함이 보고되고 있다.29,30) 저자의 연구에서도 콜레스테롤 육아종으로 진단되어 고실유양동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들 중 이소골의 미란이 확인된 경우는 24.6%(14예/57예)였으나 이소골 전체가 손상된 경우는 없어 콜레스테롤 육아종이 골조직을 파괴시킬 수는 있으나 상대적으로 파괴의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의학적 진단
이경 검사에서 고막의 운동성이 감소하고 청색 고막으로 보이는 경우 콜레스테롤 육아종을 의심할 수 있으나 다른 중이 병변에서도 비슷한 소견을 보일 수 있고, 고막 소견에서 종괴의 양상으로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영상의학적인 검사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겠다.6,23,31)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에서 뇌실질과 비슷한 음영을 가진 경계가 명확하며 매끈한 종괴로 관찰되는데 이런 형태는 성장 속도가 빠르지 않은 특징을 의미한다. 간혹 CT상에서 골조직의 미란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32)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에서 T1-weighted image(T1WI), T2-weighted image(T2WI) 모두 고신호 강도(hyperintense)를 보이며 조영증강되지 않는다(Fig. 3).33) T1WI, T2WI 모두 고신호 강도를 보이는 것은 적혈구가 분해되면서 유출된 세포외(extracellular) methemoglobin의 상자성 효과(paramagnetic effect)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MRI는 중이강에 발생한 진주종, 종양, 뇌 헤르니아(brain hernia) 및 혈관기형 등의 다른 연조직 종괴성 병변과 감별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MRI는 골조직의 미란을 관찰하기는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조직학적 소견
병리조직학적으로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현미경상에서 원형세포(round cell)와 대식세포(macrophage), 많은 혈관들을 포함하고 있는 섬유성 결합조직 안에, 콜레스테롤 결정과 이를 둘러싸는 다핵 거대세포(multinucleated giant cell)들이 박혀 있는 형태로 관찰된다(Fig. 4). 중이강과 유양동에 발생한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비진주종성 혹은 진주종성 만성 중이염과 동반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현미경상에서 상피조직이나 각질파편(keratin debris), 급·만성 염증 조직 소견과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환기 및 배설장애로 인한 병변으로서, 다수의 환자들이 수차례 환기관 삽입술을 시행받은 과거력을 가지고 있다.26) 환기관 삽입술은 일시적으로 난청, 이충만감과 같은 증상을 호전시킬 수는 있으므로 초기의 치료로서 시도해봄이 적절하다. 그러나 환기관 삽입 후에 지속적으로 혈성 이루가 지속되는 경우는 삽입된 환기관을 제거해야 하며, 삽입된 환기관이 제거된 경우나 자연적으로 탈출한 후에는 증상이 재발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육아종 환자에게 환기관 삽입술만 시행하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로 볼 수 없다. 중이강 및 유양동에 발생한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다양한 질병군에 동반되어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청색 고막이나 종괴 형태의 고막 소견을 가진 재발성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에 자주 동반되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에서 약물 치료나 보존적 환기관 삽입술에도 반응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CT와 MRI, 청력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하여 유양동 수술의 시행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유양동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병변을 제거함과 동시에 이관을 포함하는 중이강과 유양동의 환기뿐만 아니라 이소골 파괴로 인한 전음성 난청이 동반된 경우를 염두에 두어 필요 시 단계적 고실 성형술을 포함하는 이소골 재건도 치료에 포함해야 하겠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육아종은 수술 후에도 재발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33) 이관 기능의 장애와 같은 환기 및 배출의 장애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수술적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할 것이다. 본 저자의 연구에서, 고실유양동절제술을 시행하여 병변만 제거한 경우와 고실유양동절제술을 통한 병변 제거와 함께 환기관 삽입술을 동시에 시행한 경우를 비교하였을 때, 환기관은 2년 이내에 모두 탈출하였으며 환기관 삽입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술 후 2년간의 관찰 결과에서 재발이나 증상의 호전 여부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서 향후 환기관 삽입술이 술 후 더 장기적으로 병변의 재발이나 증상의 호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좀 더 고려해봐야 할 숙제이다.
결론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발생 양상을 고찰해 보면 남녀 간의 성별차이나 호발 연령은 없으며, 일측성으로 청색 고막이거나 재발성 삼출성 중이염이 나타나는 경우에 의심해야 하며 혈성 이루 등 다양한 임상양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육아종의 진단은 이경 혹은 귀내시경 소견이 많은 도움이 되나 종종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다른 병변과 감별해야 할 경우가 있다. 보존적 환기관 삽입술 등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혹은 보존적 치료를 통해서는 증상을 완전히 치료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고실유양동절제술과 같은 근복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수술 시에는 병변을 제거함과 동시에 이관을 포함하는 중이강과 유양동의 환기뿐 아니라 이소골 파괴로 인한 난청이 동반된 경우 청력 재건을 위한 술기도 치료 과정에 포함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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