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박현민, 330-715 충남 천안시 안서동 산 29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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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자세조절의능력을측정하고자하는최초의시도는 1853년 Romberg에 의한다. 그는 바닥이 고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체성감각이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체성감각이 문제가 있는 경우 시각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는 가정 하에 신경매독 환자를 대상으로 이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후 Romberg 검사는 주로 전정척수반사를 측정하고자 시행되어 왔으며, 정확성의 결여와 정량적 측정이 어렵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널리 이용되었다. 1970년대 들어 무게중심을 감지하는 발판(force plate)이 개발되며 인체의 평형능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데 큰 발전이 있었지만 임상적인 유용성은 매우 제한적이었다.2)3)
1986년 Nashner 등4)에 의해 개발된 동적자세검사(dynamic posturography)는 신체의 평형유지에 필요한 시성, 체성, 미로성 자극을 조합하여, 개별적 및 종합적으로 지각계와 운동계의 기능을 평가하는 장비이다. 동적자세검사 이후 인체의 평형능력은 다양한 환자의 다양한 조건에서 측정되었다. 아직 동적자세검사의 모든 결과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중추성 질환이나 말초전정질환, 머리외상 등에 의한 평형능력 감소 정도의 측정은 매우 예민하고 정확한 것으로 증명되었다.1)5)6)
동적자세검사가 그 임상적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널리 보급되지 못하고 임상적 이용이 비교적 적은 것은 무엇보다 고가의 장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장비가 갖추어진 병원에서도 고액의 검사비로 인하여 검사가 제한적으로 행해지며 환자의 치료 후 평가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반복하여 검사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전부터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Romberg 검사는 체성감각과 전정기능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간단한 검사이지만 예민하지 못하며 장애 부위를 추정할 수 없다.4) 그리고 변형된 Romberg 검사가 여러 차례 시도되어 외래에서 간단히 평형 기능을 평가하고자 하였으나,7)8) 아직까지 동적자세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통계적으로 검증된 결과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저자들은 쉽게 임상에서 시행할 수 있는 변형된 Romberg 검사(modified Romberg test)를 고안하여 동적자세검사와의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전정기능의 약화에 따른 평형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선별검사로서의 유용성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대 상
1999년 5월부터 1999년 10월까지 어지러움을 주증상으로 내원한 6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남녀분포는 남자 31명, 여자 32명이었으며, 연령별 분포는 20세에서 73세로 다양하였고 평균연령은 49.1±13.2세였다.
전정장애점수
Computed dynamic posturography(CDP)를 시행하여 전정장애점수(vestibular dysfunction score, VDS)를 구하였다. CDP는 NeuroCom사의 EquiTest를 이용하였고 전정장애점수는 지각조절검사(Sensory Organization Test, SOT)에서 조건 5의 평형점수(equilibrium score)를 조건 1의 평형점수로 나눈 값으로 나타냈다. 조건 1은 눈을 뜨고 지지 발판이 고정된 상태에서 신체의 동요를 검사하는 것으로 전정, 시각, 체성감각을 모두 이용하여 균형을 잡은 상태이며, 조건 5는 발판이 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눈을 감고 시행하며 전정기능만을 이용하여 균형을 잡는 상태이다.
변형된 Romberg검사
기존의 Romberg 검사는 다리를 모으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평형능력을 검사하는 방법이었다. 저자들이 채택한 변형된 Romberg 검사는 검사 1과 검사 2로 나누어 시행하였다. 검사 1은 편평하고 딱딱한 바닥 위에서 앞발의 뒷꿈치를 뒷발의 앞꿈치에 대는 heel to toe 자세로 맨발로 서서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시행하였다. 검사 2는 20 cm 두께의 스폰지 위에 맨발로 올라가서 양발을 모으고 서서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상태로 시행하였다. 맨발로 올라섰을 때 20 cm 아래의 바닥을 밟은 느낌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스폰지는 탄성이 좋았다. 변형된 Romberg 검사 점수는 환자가 서서 발을 떼거나 넘어질 때까지의 시간(초)을 점수로 나타낸 것으로서, 최고 40초까지 측정하였고 2번 시행하여 평균을 구하였다.
통계학적 분석
Vestibular dysfunction score(VDS)와 modified Romberg test score와의 상관관계는 Pearson correlation curve를 이용하였고, 검사 1과 검사 2의 정확성은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s(ROC) curve9)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검사 1과 2를 반복 검사했을 때의 신뢰도는 spearman의 순위상관계수를 이용하여 구하였다.
결 과
검사 1과 동적자세검사의 전정장애점수와는 상관계수 0.62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고 p<0.01의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Fig. 1), 검사 2와 전정장애점수와는 상관계수 0.52 로서 비교적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검사 1보다는 작았으며 이 또한 p<0.01의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Fig. 2). 검사 1과 검사 2와의 상관계수는 0.87 이었다.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s(ROC) 곡선에서 곡선 이하의 면적을 검사의 정확성을 나타내는 area index라고 하는데, 검사 1과 검사 2에서 area index는 각각 0.86, 0.78로 검사 1이 약간 더 높은 결과를 보였다(Fig. 3).
검사 1을 반복 검사했을 때의 신뢰도는 상관계수 0.92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으며, 검사 2의 신뢰도 역시 상관계수 0.94로 높았다.
고 찰
본 연구는 Romberg 검사를 변형하여 동적자세검사의 결과와 비교한 최초의 연구이다. 이는 동적자세검사의 감각조절검사(sensory organization test)가 최근까지 개발되어 임상에서 사용하는 검사 중에 평형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라는 전제하에 기존의 Romberg 검사를 이와 비교하여 정확성을 검증하고자 한 것이다. 물론 동적자세검사가 일상 생활 수행능력이나 불편함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지만,10) 인체가 똑바로 서 있는 능력, 특히 전정기능을 이용하여 직립하는 능력을 평가하는데 매우 정확함은 여러 차례 검증되었다.11)12)13)
Romberg 검사가 고안된 이후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의 유용성에 관한 연구는 별로 없었지만 1990년대 들어 이에 관한 연구가 많이 시행되었다. 이는 동적자세검사 등이 보급되며 인체평형에 관한 이해와 관심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고전적인 Romberg 검사에 비해 이후에 전정척수반사를 측정하기 위한 변형된 검사는 다양하게 시도되었다. 평형의 감각조건 중 시각의 배제는 눈을 감게 함으로써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발바닥이나 발목, 무릎 주위의 구조에서 전달되는 체성감각 또는 고유감각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저자에 따라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지지면에서 오는 정보를 줄이기 위해 한쪽 발로 서기를 하거나,8)14)15) 양발을 일렬로 한 상태에서 서기,15)16) 두꺼운 스폰지 위에 서 있기13) 등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경우에 정량적인 분석을 위해 발을 내딛거나 쓰러질 때까지의 시간을 점수로 계산한다.
저자들은 본 연구의 준비실험을 통하여 시각을 없앤 상태에서 한쪽 발로 서있는 자세의 경우 정상인에서도 매우 짧은 시간만 평형을 유지할 수 있었고, 들고 있는 다리를 흔드는 정도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보이는 경향을 파악하였다. 그래서 뒤의 두 가지 방법, 즉 편평하고 딱딱한 바닥 위에서 앞발의 뒷꿈치를 뒷발의 앞꿈치에 대는 heel to toe 자세와 두꺼운 스폰지 위에서 다리를 모으고 서서 검사하는 방법을 선택하여 동적자세검사의 결과와 비교하였다. 모두에서 팔을 이용한 평형능력 변화의 변수를 없애기 위해 가슴 앞에 팔짱을 끼도록 하였다. 최대 측정 시간을 40초로 정한 것은 준비실험에서 대부분의 경우 40초 동안 평형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1분 이상 평형을 유지하는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 채택한 방법과 같은 평형을 유지하는 검사는 너무 오랜 시간동안 측정하는 경우 집중력의 저하로 인한 결과의 왜곡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당한 측정 시간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검사의 일관성은 모든 검사를 한 명의 검사자가 시행했다는 면에서 별 문제는 없었다.
본 연구 결과 검사 1의 상관계수는 0.62, 검사 2는 0.52 이고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상관계수 0.4 이하는 poor, 0.4에서 0.75는 fair to good, 0.75 이상은 excellent라는 기준17)에 근거하면 본 연구의 결과는 fair to good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동적자세검사를 대신하여 환자의 평형기능을 총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검사는 아니지만 동적자세검사가 없는 병원이나 비용 또는 시간적으로 동적자세검사를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 즉 치료 후 효과의 추적 판정 등에서 유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검사 1과 검사 2와의 상관계수가 0.87로 높은 것과 개체내 반복 검사시 신뢰성이 0.92, 0.94로 매우 높은 것은 두 검사의 신뢰성을 강조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검사 종료 시점을 40초로 함에 따른 상관계수의 과장 가능성은 본 연구의 결과를 해석하는 면에서 한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s(ROC) 곡선이란 어떤 검사의 모든 가능한 기준값을 계산에 넣어 검사의 민감도를 1-특이도에 대하여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9) 이 곡선의 아래 면적은 어떤 질환을 감별하는 검사가 우연히 뽑힌 환자와 정상인의 한 짝을 제대로 감별해 낼 가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면적의 값이 클수록 검사는 신뢰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검사의 성취도(performance)를 나타낼 때 이제까지 주로 예민도(sensitivity), 특이도(specificity), predictive efficiency 등이 사용되었지만 이 값들은 모두 검사의 기준값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의해 성취도 정도가 크게 좌우되었다. 그러나 ROC 곡선은 이러한 값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검사의 기준값에 상관없이 그 성취도를 나타내 준다. 일반적으로 ROC 곡선 밑의 면적이 0.9가 넘으면 그 검사는 신뢰성이 있다고 하며, 0.95가 넘으면 매우 신뢰도가 높다고 한다. 본 연구에서 측정된 ROC 곡선의 면적은 검사 1이 0.86, 검사 2가 0.78로 상관계수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검사 1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두 검사 모두 비교적 신뢰도가 있지만 확진을 위한 검사로는 충분치 않은 결과를 보였다. 이는 향후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평형기능을 간편하고 정확하게 나타내는 검사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Romberg 검사의 임상적 유용성은 특이도가 낮다는 면에서 비판을 많이 받지만, 측정방법을 좀더 특이적으로 고안하여 변형하는 경우 그 편리성과 비용절감의 효과를 감안하면 충분히 유용한 검사라고 할 수 있다. 1998년 El-Kashlan 등13)과 1999년 Hain 등18)의 연구는 이러한 유용성을 입증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결 론
본 연구 결과 어지러움증 환자에서 변형된 Romberg 검사가 동적자세검사를 통해 측정한 전정척수반사를 이용한 평형능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그러나 변형된 Romberg 검사가 임상적으로 더 정확하고 신뢰성이 있는 검사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와 많은 환자에서의 검증이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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