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삼출성 중이염은 소아에서 가장 흔한 염증성 질환의 하나이며 전음성 청력장애, 언어, 학습, 행동 발달 지연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는데1) 이에도 불구하고 그 병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제시되어지고 있는 여러 가능한 병인
중에 가장 중요한 병인으로 생각되는 것은 중이의 세균 감염이다. 하지만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약 3개월까지 실시한 후에도 급성 중이염 환자의
약 10%는 여전히 삼출액을 보이며,2) Bluestone 등3)의 전세계에
걸친 조사에서는 만성 삼출성 중이염 환아의 중이 삼출액의 균 배양 검사시 약 34%에서 66%까지 세균을 검출할 수 없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세균 감염 이외의 병인 기전이 삼출성 중이염의 발생 및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세균 내독소는 인간의 삼출성 중이염의 삼출액 내에서 꾸준히 검출되며 균 배양 검사상 음성인 삼출액 내에서도 내독소는 발견된다.4)
또한 내독소 또는 내독소의 추출물인 지다당류(lipopolysaccharide, LPS)는 다양한 동물군에서 실험적 삼출성 중이염을 일으키는데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내독소는 중요한 급성 염증반응의 매개체인 tumor necrosis factor(TNF)의 강력한 유도체인데
LPS를 중이강 안으로 주입하면 중이강 내에서 국소적으로 TNF 생산을 일으킴으로써5) 염증반응을 유도하여
중이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Catanzaro 등6)은 재조합형 rTNF를 고실 내로 주입할
경우 삼출액을 발생시킬 수 있었으며 이와 같은 소견은 재조합형 rIL-1으로는 일으킬 수 없었다. 또한 본 교실에서는 아직 문헌상으로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TNF-α를 흰쥐의 고실 내에 주입하여 삼출성 중이염을 성공적으로 일으킨 바 있다.
TNF-α는 세균감염이나 내독소의 자극을 받은 대식세포에서 분비되며 강력한 향염증성 매개체로서 다양한 염증반응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가용성 종양괴사인자 수용체 차단제(soluble TNF receptor type I;sTNF RI)는 종양괴사인자의 세포막 수용체의
가용성 형태로서 경쟁적으로 종양괴사인자와 결합함으로써 세포막 수용체에 TNF-α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여 종양괴사인자의 향염증성 활동성을
조절한다. 이와 같은 sTNF RI의 효과는 패혈증, 관절염, 뇌막염 등의 질환 모델 실험에서 치료 목적으로 시도되어 오고 있다.7)
저자들은 LPS로 유발한 삼출성 중이염의 실험 모델에서 TNF-α 길항체가 중이 점막의 혈관투과도 및 조직학적 변화에 끼치는 영향을 확인해
보기 위하여 이 실험을 계획하였다.
재료와 방법
지다당류는 Pseudomonas aeruginosa에서 추출한 것(L-9143, Sigma, St Louis, USA)을 사용하였으며 생리
식염수에 1 mg/ml의 농도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가용성 종양괴사인자 수용체(PF 055, Oncogene, Cambridge, USA)는
인산완충 식염수(phosphate buffered saline;PBS)에 0.1 μg/μl의 농도로 희석하여 사용하였다.
실험 동물로는 총 16마리의 체중 100~150 g의 건강한 흰쥐(Sprague-Dawley rat)를 사용하였으며 실험 전에 수술현미경
하에서 고막을 관찰하여 중이 병변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모든 실험은 ketamine(40mg/kg)과 xylazine(2 mg/kg)을
근주하여 유도한 전신마취 하에서 실시하였다. 한 군당 4두씩(8귀) 총 4군으로 나누었으며 각 군에 따라 다음과 같은 용액을 수술현미경
하에서 고막을 통하여 고실 내로 주입하였다. A) NS군:생리 식염수 40 μl, B) PBS군:인산완충 식염수 40 μl, C) LPS군:LPS
40 μl, D) 복합군:LPS 40 μl와 sTNF RI 10 μl.
12시간 후 수술현미경 하에서 고막을 확인하여 삼출액이 발생하였으면 이를 흡인하여 제거하였다. 그 후 Evans blue 염색액(20 mg/ml/kg)을
대퇴정맥을 통하여 주입하고 30분 후, 복부를 열어 복부 대동맥을 절단하여 방혈시키고, 100 ml의 생리 식염수로 심장 관류를 시켰다.
수술현미경 하에서 고막을 제거한 후 100 μl의 formamide를 중이강 내에 주입하고 5분 후 이 세척액을 수집하여 분광측광기로 630
nm 파장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측두골을 절취하고 4% paraformaldehyde로 24시간 고정한 후 EDTA 용액에서 2주간 탈회시키고 Hematoxylineosin
염색을 실시하였다. 중이갑각의 가장 비후된 부위의 점막을 중심으로 관찰하여 상피하층의 두께 및 염증세포의 수를 광학현미경의 대안렌즈에 부착시킨
격자(10×10 cells;25×25 μm/격자)를 이용하여 400배 하에서 측정하였다. 점막의 두께는 갑각의 골막에서 점막 상피세포까지의
거리를 격자의 눈금(25 μm/눈금)의 비율로서 산출하였다. 염증세포의 수는 한 절편당 10개의 격자 속에 들어가는 염증세포의 수를 총합하여
그 평균치(격자당 염증세포의 수)를 얻었으며 이때 상부와 우측의 경계선에 걸친 염증세포는 포함시키고 하부와 좌측 경계선에 걸친 세포는 탈락시켰다.
이같은 방법으로 연속된 세 절편에서 수를 센 후 그 수를 평균하여 각 개체의 대표치로 삼았으며 이 대표치를 평균하여 각 군의 대표치로 삼았다.
각 군의 평균치는 two-tailed Student's t-test를 이용하여 통계 검정을 실시하였고 유의치는 p<.05로 하였다.
결 과
삼출액의 발생 유무
삼출액은 NS군에서는 6귀 중 1귀(16.7%)에서만 발생하였으며 PBS군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LPS군에서는 10귀 중 9귀(90%)에서
삼출액이 발생하였으며 복합군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다.
혈관투과도
대조군에서 630 nm에서 Evans blue 염색액의 평균 흡광도는 1.35±0.49(NS군)와 0.96±0.58(PBS군)였다. LPS군에서
평균 흡광도는 6.49±3.71이었으며 이는 다른 군들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되어 있었다. 복합군의 평균 흡광도는 1.62±0.39였으며
이는 LPS군에 비해 유의하게 낮은 값이었으며 대조군의 평균 흡광도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Fig. 1).
측두골의 병리조직 소견(Fig. 2)
중이 점막의 두께
대조군의 점막층의 두께는 0.02±0.01 μm(NS군)와 0.03 ±0.03 μm(PBS군)였다. LPS군의 점막층의 두께는 0.06±0.03
μm이었으며 이는 대조군에 비해서 유의하게 증가되어 있었고 복합군은 0.04±0.03 μm로서 LPS군에 비해 감소되어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Fig. 3).
염증세포의 침윤(격자당 세포 수)
대조군의 백혈구 침윤 수치는 각각 격자당 2.34±2.11 (NS군)과 4.05±3.36(PBS군)였다. LPS군에서 이 수치는 6.23±3.59였으며
이는 대조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되어 있었다. 복합군의 염증세포 수치는 4.56±2.60이었으며 LPS군에 비해 감소된 수치였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Fig. 4).
고 찰
내독소는 그람 음성 세균의 세포벽 성분이며 지다당류(lipopolysaccharide;LPS)는 내독소의 1차적인 구성 성분이다. 내독소는
TNF-α나 IL-1 등의 생산을 유도시킴으로써 급성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중이염이 그람 음성 세균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
경우 세균 감염을 항생제로 조절한 후에도 내독소는 중이강 내에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다. 삼출성 중이염과 내독소의 관계는 균 배양
검사상 음성인 환자를 포함한 삼출성 중이염 환자의 삼출액 내에서 내독소가 일관되게 검출되고 있으며,4) 실험적
삼출성 중이염을 성공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고 증명되고 있다.5)8)9)
최근 10년간 삼출성 중이염의 삼출액 내에 다양한 염증성 매개체의 존재가 증명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이 임상 연구와 실험 연구를 통해 강조되고
있다.9-12) 중이 삼출액 내에서 확인된 염증성 매개체는 아라키돈산 대사물,
혈소판 활성화 인자, 히스타민, 키닌, 자유 유리기(free radicals), 단백분해효소(protease), 가수분해효소(hydrolytic),
lysozyme 등과 IL-1, IL-2, IL-6, IL-8, TNF-α, IFN-γ와 같은 cytokine이 있다. 이상을 종합하여
볼 때, 만성 삼출성 중이염은 세균감염으로 시작되어 항생제 치료나 중이강의 청소기능, 숙주의 방어기작 과정을 거치고도 중이강 내에 잔존하여
남아있는 세균 내독소가 다양한 염증성 매개체의 생산을 자극함으로써 염증 순환 고리의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TNF-α는 강력한 향염증성(pro-inflammatory) 유도체로서 염증반응의 급성기에 작용하며 세균감염이나 내독소의 자극을 받아 대식세포에서
분비된다. TNF-α는 혈관투과도를 증가시키며 혈관을 확장시키고, 호중구를 활성화시키며 일정한 종양세포에 종양 파괴성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유착분자의 발현을 유도하며 다른 cytokine의 방출을 증진시키고 아라키돈산 대사를 자극하고 섬유아세포의 증식을 촉진시키며 골,
연골의 흡수를 촉진시키고 혈관내피세포와 B 세포의 증식은 억제시킨다.
삼출성 중이염의 삼출액에서의 TNF-α의 존재는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되어 왔는데 그 농도는 보고자 마다 차이가 많아서 삼출액의 총 단백질을
기준으로 할 때 1.24 pg/mg에서 700 pg/mg에 걸쳐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10-16)
이렇게 보고자 마다 차이가 많은 것은 각 연구마다 참여한 환자의 수와 연령, 이전에 실시한 중이 환기관 유치술의 횟수, 질병 이환기간,
삼출액의 종류 등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10)11)
많은 실험실에서 지다당류를 고실 내로 주입하여 삼출성 중이염의 실험 모델로 삼아왔다.5) 이때 지다당류로
유발한 삼출액의 기원은 모세혈관후 세정맥(postcapillary venule)에서 미소혈관계의 유출(microvascular leakage)이
일어난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며17)18) 이는 TNF-α,5)
IL-1,16) Nitric oxide,17) 아라키돈산 대사 산물9)과
같은 다양한 염증성 매개체들에 의해 중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시행된 연구들에서는 지다당류로 유발되는 혈관외 유출은 TNF-α에
의해 1차적으로 조절되어지는 것으로 생각되어지고 있으나19)20)
TNF-α의
능동적인 역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가용성 종양괴사인자 수용체의 삼출성 중이염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Maxwell 등15)은 만성 삼출성 중이염의
삼출액을 분석한 결과에서 삼출액내 TNF-α와 sTNF RI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 관계가 있다고 보고하였으며 cytokine과 그 억제자들이
만성 삼출성 중이염의 염증 과정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Ball 등8)은 LPS를 중이강 내에 투여하고 6시간 후 혈관외 유출이 증가되는 것을 알부민을 측정함으로써
확인하고 sTNF RI를 투여한 군에서는 중이강 내 알부민의 농도가 의의있게 감소하는 것을 관찰함으로써 TNF-α가 LPS로 유도한 삼출성
중이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sTNF RI는 삼출성 중이염에 대한 새로운 치료적인 접근법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였다.
저자들의 실험에서도 sTNF RI는 삼출성 중이염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 육안으로 관찰하였을 때 삼출성 중이염은 LPS
군에서는 90%(10귀중 9귀)에서 발생하였으나 LPS와 sTNF RI를 함께 투여한 군에서는 한 귀에서도
삼출액이 발생하지 않았다. 중이 점막 세척액의 Evans blue 염색액의 흡광도는 혈관투과도를 측정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서 sTNF RI를
처치하면 혈관투과도의 증가를 막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 결과는 Ball의 연구와 일치하며 삼출성 중이염의 병인 과정에서 TNF-α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하겠다.
중이점막 두께의 변화는 혈관투과도 변화의 또 다른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LPS 군에서는 대조군과 비교할 때 유의하게 증가되어 있었다.
LPS와 sTNF RI를 함께 투여한 군에서 이 두께는 LPS 군에 비해 감소되어 있었으나 그 차이는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IL-1과 TNF는 모두 호중구의 동원을 자극하며 Ball 등의 실험에서는 sTNF RI가 호중구의 침윤을 억제함을 관찰할 수 있었고 이로써
삼출성 중이염의 병인 과정에 호중구의 이주가 관여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8) 저자들의 실험에서는
중이강에 LPS만 단독 투여했을 경우 염증세포의 침윤이 유의하게 증가되었으며(격자당 6.23개의 세포, ×400 HPF), sTNF RI를
함께 투여하면 침윤된 평균치(격자당 4.41개의 세포, ×400 HPF)는 LPS 군에 비해 감소되었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이상과
같은 소견으로 볼 때 LPS로 유발된 백혈구 침윤에는 TNF이외의 다른 매개체가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들은 TNF-α가 중이 점막의 혈관투과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삼출성 중이염의 병인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양괴사인자
길항체는 흰쥐의 중이 점막에서 지다당류로 유발된 혈관 유출을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중이염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었으며 이는 향후 삼출성
중이염의 치료에 응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삼출성 중이염의 병인에는 다양한 염증성 매개체가 관여하고 있고 급성 염증 반응은
숙주의 방어 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므로, 삼출성 중이염의 치료 방향은 발생의 시초에 항생제를 이용하여 세균 감염을 제거하고 그
후의 염증과정은 전반적인 염증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는 약제를 염증 반응의 균형을 고려하여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결 론
저자들의 실험에서 TNF-α는 흰쥐에서의 삼출성 중이염의 병인 과정에서 중이 점막의 혈관투과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
종양괴사인자 길항체는 혈관투과도의 증가를 차단함으로써 지다당류로 유도된 삼출성 중이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로 볼 때 종양괴사인자 길항체는 향후 삼출성 중이염의 치료에 응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이의 임상적인 응용을 위해서는
투여 시기나 투여 농도를 결정하기 위한 다른 실험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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