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측두골에 생긴 유두상 종양은 매우 드물지만 종양의 진행은 파괴적인 양상을 보여, 골파괴와 주변으로의 광범위한 침습을 특징으로 한다.1)
과거에는 이 종양이 중이강 내에서 기원한다고 생각했었고, Gaffey 등2)은 이들을 aggressive
papillary middle-ear tumor(APMET)로 명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1984년 Hassard 등3)이
내림프낭 기원의 종양을 처음으로 보고한 이래 1989년 Heffner4)는 20예의 측두골 내 유두상 종양들을
분석하여 모두가 내림프낭 기원으로 발생한 종양이라고 밝힌 바 있고, 이후로는 종양의 임상양상과 조직소견에서 일련의 동질성을 보이는 측두골의
유두상 종양이 계속 보고되었으며, 이들의 명칭이 1993년 Li 등5)에 의해 내림프낭 종양(endolymphatic
sac tumor;ELST)이라고 정리된 이래로 현재까지 하나의 드문 질환의 범주로 인식되어져 왔다. 이 질환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바가 없었으나, 최근 저자들은 측두골과 두개강 내에 광범위하게 침습한 내림프낭 종양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치료결과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38세의 여자 환자가 1년간의 우측귀의 이명과 난청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의 과거력과 가족력상 특이사항은 없었으며, 문진상 두통을 호소하고
있었으나 어지럼증이나 안면감각 이상 등의 소견은 없었다. 진찰 소견상 우측 안면에 House-Brackmann grade
III의 마비소견이
있었으며, 고막과 외이도 등에 특이소견은 없었다. 신경학적 검사상 구토반사가 약간 감소된 것 외에 다른 뇌신경마비소견이나 보행실조 등의
소뇌증상은 없었다. 순음청각검사에서 우측의 평균기도청각역치와 평균골도청각역치가 모두 60 dB로 중등고도의 감음신경성난청 소견을 보였고,
어음명료도는 14%로 떨어져 있었으나 좌측은 정상이었다. 전정기능검사와 뇌간유발반응검사에서는 특이소견이 없었으며, 안면신경에 대한 신경전도검사(electroneuronography;ENoG)에서
우측 안면신경의 변성율(degeneration ratio)은 53% 이었다. 측두골전산화단층촬영상 우측 측두골 추체부의 후면에서 전정도수관이
열리는 부위에 중심을 두면서 측두골의 후내측부위가 전후방, 상하방으로 광범위하게 moth-eaten pattern으로 파괴된 것을 볼 수
있었으며, 전정미로와 내이도의 후외측벽, 유양돌기, 유양분절 안면신경관 일부 등의 골파괴 소견도 관찰할 수 있었다(Fig. 1). 자기공명영상에서는
우측 측두골의 추체부에서부터 후두개와와 소뇌교각으로 자라있는 3×4×3 cm 크기의 종괴가 관찰되었으며, T1-weighted image(T1WI)와
T2-weighted image(T2WI)에서 모두 저신호강도와 고신호강도 부위가 불규칙적으로 혼합된 양상을 나타내면서 gadolinium
조영증강시 신호강도가 다소 증가하는 양상을 볼 수 있었다(Fig. 2). 종양의 영양동맥을 확인하기 위해 시행한 경피혈관촬영 소견에서 우측
상행인두동맥, 우측 후두동맥, 우측 전하소뇌동맥 등에서 혈류공급을 받는 혈류가 풍부한 종괴가 관찰되었고(Fig. 3), particle과
coil을 이용하여 영양동맥에 대한 혈관색전술을 시행한 후(Fig. 4) 5일째 경미로접근법(translabyrinthine approach)과
암석접근법(petrosal approach)을 이용하여 종괴절제술을 시행하였다. 경미로접근법의 수술소견상 S자형 정맥동의 일부가 노출되어
있었으며, 종괴는 S자형 정맥동의 내측에서부터 관찰되어 미로와 유양돌기 분절의 안면신경관을 침범하면서 유양돌기의 후하방으로 침습하고 하중이강으로
확장되는 양상으로 관찰되었다(Fig. 5). 안면신경의 유양돌기 분절은 종괴에 의해 일부는 전방으로 전위되어 있었고 일부는 종괴에 의해
둘러싸여 있었다. 미로를 제거하고 안면신경을 보존하면서 경막외의 종괴를 제거하였고, 후두개와의 손상된 경막 일부를 통해 경막내 종괴와 연결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후에 암석접근법을 이용하여 두개강 내로 접근한 후 남아 있는 종괴를 확인하여 제거하였는데, 종괴로부터 5 ,6, 7, 8번 뇌신경은 쉽게
박리가 되었으나 뇌간과는 다소 유착된 모습을 보였다. 종괴제거 후 조심스럽게 지혈을 하였고 유양동과 미로를 제거한 공간은 측두근 조각과
복부지방을 이용하여 폐쇄하였다. 영구절편으로 만들어 H & E 염색을 한 후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종괴의 조직소견상, 저배율에서
유두 형태를 갖추고 낭포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관찰되었고, 어떤 낭포 내에는 단백성의 물질이 함유되어 있는 모습도 보였다(Fig. 6A).
고배율에서는 한 층의 입방형(cuboidal) 세포가 유두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고(Fig. 6B), 면역조직화학염색에서는
cytokeratin, vimentin, S-100에 대해 강한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수술 7일 후 환자의 안면신경 마비 정도는 House-Brackmann
grade V이었고, 술후 14일에 후이개 부위에 뇌척수액이 유출되어 고이는 현상이 발생하였으나 보존적인 치료로 치유되었으며, 술후 39일에
다른 수술 합병증 없이 퇴원하였다. 3개월 간격으로 안면에 대한 물리치료를 병행하면서 외래추적관찰을 했으며, 술후 6개월째 부터는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약 1년 간격으로 시행하였다. 술후 2년 8개월째 시행한 자기공명영상에서 T1WI와 T2WI 모두에서 불균일한 신호강도를 보이는
지름 9 mm 크기의 종괴가 후미로 부위에서 관찰되어 재발이 의심되었으며, 이 종괴는 이후 수차례 시행한 자기공명영상에서 매우 느리지만
점차로 커지는 양상을 보여 술후 4년 8개월에는 지름 15 mm까지 크기가 증가하였다. 재발 종양의 성장속도가 느리고 현재 뚜렷히 주변구조로의
침습이나 기능이상이 없어 추적관찰을 하고 있으나, 향후 종괴의 변화에 따라 제거를 계획할 예정이다. 술후 5년 7개월째 현재 안면마비 정도는
House-Brackmann grade II이며, 안면에 약간의 연축 현상이 있으나, 다른 이상소견은 없다.
고 찰
내림프낭 종양은 아직까지 국내에 보고된 예가 없는 종양으로, 과거에는 조직학적으로 볼 때 이 종양이 중이강의 점막에서 기원하거나 타액선,
갑상선, 신장 등에서 전이된 것이라고 생각하였고,7)
매우 공격적으로 두개강 내로 침습하는 양상 때문에 부신경절종(paraganglioma),
맥락막총 종양(choroid plexus tumor), 뇌수막종 등으로 혼동하기도 했다.5)
1984년 Hassard
등이 내림프낭 기원의 종양을 처음 보고한 이래로 Gaffey,2) Heffner,4)
Benecke,8) Li 등5)의 여러 보고자들이 측두골 내에 발생한 비슷한
임상양상과 방사선학적 소견을 가진 선양의 종양(adenomatous tumor)들을 전자현미경, 광학현미경, 면역조직화학염색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이들 모두 정상 내림프낭의 형태와 연관성을 가지면서 Hassard 등의 보고와 일치하는 양상을 보이는 내림프낭 기원의 종양이라는
것을 밝혔다. 그로부터 측두골에 발생하는 공격적인 성향의 adenomatous tumor들을 내림프낭 종양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점차로 증가했고,
현재까지 약 60예 정도가 보고되어 있으며,6)
어느 정도 이 질환의 임상양상, 영상진단소견, 조직소견,
치료, 예후 등에 대한 지식이 정립되어가고 있다.
종양의 발생 부위의 특성 때문에 수술 전에 조직생검을 통한 확진을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계획을 세우는데 임상소견, 영상검사 등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비슷한 부위에서 비슷한 임상양상을 보이는 부신경절종은 종종 수술전 진단을 혼동시키며, 이밖에 이구선종(ceruminous
gland tumor), 유두상 맥락막총 종양, 뇌수막염, 전이성 암 등도 감별해야 하므로 정확한 술전진단이 매우 어렵다.5)11)
이 종양은 여성에게서 발생빈도가 압도적으로 높으며,10) 가장 흔한 증상은 일측의 청력감소와 안면신경마비이고,1)
그 외에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현훈이나 소뇌교각의 침범에 의한 보행실조(ataxia), 평형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8)
본 증례에서도 여성에게서 감음신경성난청과 안면마비가 동시에 발생하여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산화단층촬영에선 S자정맥동과 내이도 사이의
추체부 후면에 있는 전정도수관에 중심을 둔 종괴가 빈번히 관찰되며 측두골, 내이도, 유양동 내측의 골용해 소견이 특징인데,11)
본 증례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전정도수관 부위에서 시작하여 여러 방향으로 광범위한 골파괴가 진행된 소견이 있었다. 자기공명영상에서는 낭종성
부위와 비낭종성 부위가 혼재되어 T1WI와 T2WI에서 고신호강도와 저신호강도가 혼합되는 것이 특징이며,6)
혈관조영검사에서는 외경동맥의 가지인 상행인두동맥, 후두동맥과 전하소뇌동맥에서 혈류공급을 받는 혈류가 풍부한 종괴가 특징인데1)11)
본 증례도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었으며, 혈관조영술의 경우 부신경절종과 감별하는데에도 유용하고 영양동맥에 대한 색전술을 같이 시행할 경우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본 증례 이후에 보고된 다른 국외 논문에서도 증명된 바 있다.12)
조직학적으로
내림프낭 종양은 정상 내림프낭의 구조를 유지하고 있고, 유두의 상피세포는 한 두 층의 입방형(cuboidal) 세포로 구성되어있으며 고배율
상에서 세포자체의 분열상(mitotic activity)이나, 핵의 이형성(atypia)은 없고 투명한 세포질이 관찰된다. 선양구조의 내강과
낭종성 구조물이 존재하고 내부는 PAS(periodic-acid-Schiff) 염색이 되는 colloid성 내용물로 차있는 경우도 있어
마치 갑상선에 발생한 종물과 비슷한 모양을 띠며, 부분적으로 세포가 적게 분포하면서 섬유화 된 부위도 관찰된다.3)4)9)
치료는 아직까지 원격전이가 보고되지 않고 있고 방사선치료의 효과도 뚜렷이 증명된 바가 없으므로 충분한 safety margin을 둔 완전절제만이
좋은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는 열쇠이지만, 본 증례와 같이 발견당시 병변의 범위가 넓은 경우가 많고 국소적으로 침습적인 종양의 성질과 복잡하고
중요한 주변구조들 때문에 근치적 절제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10)11)
그러므로 완치를 위해서는 발병초기에 정확히 진단하여 수술적 치료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양에 대한 접근방법은 종양의 위치와 크기,
술전 환자의 청력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두개강 내로 접근할 때는 종양 위치의 특성상 본 증례와 같이 추체골과 소뇌교각을 잘 볼 수
있는 암석접근법이 권장되며, 본 증례와 같이 청력이 좋지 않고 종양이 미로를 침범한 경우에는 경미로접근법을 병용하는 것이 용이하다. 수술
이후 종양의 재발율이나 적절한 추적관찰 방법 및 기간에 대해서는 적은 증례 수와 충분하지 못한 추적기간 때문에 아직도 확립된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재발율을 12% 정도로 보고한 경우도 있었지만2-5)
추적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성장속도가 매우 느린 종양의 특성상 재발율은 이보다 더 높을 수도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수술 후 10년이 넘어서 재발이
보고된 경우도 있으므로, 수술적 치료 후 10년 이상 동안 매년 영상진단 방법을 통한 추적관찰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11)
최근들어 내림프낭 종양과 von Hippel-Lindau disease(VHL)와의 연관성에 대해 많은 논문이 발표되고 있는데, Mansky
등13)은 VHL환자에서 방사선학적으로 내림프낭 종양에 합당한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6~11%라고 밝혔고,
Gaffey 등14)은 조직학적으로 15%의 VHL에서 내림프낭 종양이 동반된다고 하였다. VHL에서 특징적인
유전자 결함은 3번 염색체 short arm의 3p25-26의 암억제유전자인
VHL gene의 돌연변이인데,15)
Tibbs 등16)은 내림프낭 종양의 조직표본에서도 VHL에서의 특징적인 유전자 변화를 처음으로 증명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VHL 환자에 대해서는 내림프낭 종양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 초기발견과 완전절제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편측성 청각소실과 안면신경마비를 동반한 여자 환자 혹은 VHL 환자에서 추체골 후면의 전정도수관 개구부를 중심으로 측두골과 유양동을
파괴시키는 성격을 보이는 종괴가 발견되었다면 내림프낭종양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하고 완전절제를 위한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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