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ress for correspondence : Eun Jung Lee, MD, PhD, Department of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Chonbuk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20 Geonji-ro, Deokjin-gu, Jeonju 561-712,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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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결핵성 중이염은 중이강 내 결핵균이 침범함으로써 발생하며 임상적인 증상, 증후, 이학적 소견 등이 특징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결핵균의 까다로운 성질과 다른 균의 이차감염 등에 의해 균 배양 검사에서는 종종 위음성을 보이기도 하여 조기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1) 따라서 초기부터 결핵성 중이염으로 진단을 내리고 항결핵 치료가 시작되기보다는 수술 중 생검에 의한 조직병리학적 소견으로 확진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간의 결핵성 중이염에 대한 국내외 연구들에서 결핵성 중이염의 합병증으로 나타난 안면마비에 대해 항결핵제 복용 또는 항결핵제 약물 치료와 더불어 만성 중이염에 대한 유양동 삭개술 및 고실 성형술이 시행된 예들이 보고된 바 있다.2,3,4)
최근 저자들은 안면마비를 동반한 급성 중이염 소견으로 내원한 젊은 환자에서 안면신경전도 검사(facial electroneuronography, ENoG)를 시행하여 신경의 변성 정도를 확인 후, 안면신경 감압술을 시행하였고 그 후 안면마비의 완전한 호전을 보인 1예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례
33세 여자 환자로 아침부터 갑자기 나타난 좌측 안면마비 증세를 주소로 본원 외래 내원하였다. 동반 증상으로 한 달 전부터 시작된 좌측 이충만감, 2주 전부터 나타났으나 증상이 약간 호전된 좌측 이통과 5일 전부터 시작된 좌측 청력 감소가 있었다. 신체검진 중 이경검사에서 좌측 고막의 발적 소견이 관찰되었으며 좌측 안면마비에 대해서 House-Brackmann Grade(HBG) V로 확인되었다. Weber 검사에서 좌측으로 편위되었고 순음 청력검사에서 기도와 골도 청력이 각각 59 dB와 29 dB로 중고등도의 혼합성 난청으로 확인되었다. 과거력으로 특이 사항은 없었고, 가족력으로는 남편이 폐결핵으로 3년 전에 항결핵제 요법을 받고 완치 판정을 받은 기왕력이 있었으며 이 시기에 환자 역시 가족으로서 예방적 목적의 항결핵제 요법을 권고받고 항결핵제를 복용하였다. 내원시 흉부 방사선 촬영에서 좌측 폐 하엽에 섬유화 병변이 관찰되었으며 다른 급성기 폐 병변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급성 중이염의 합병증으로 동반된 안면신경마비를 의심하였고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CT) 및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하였다. 측두골 CT에서 좌측 고실분절의 안면신경관 결손이 관찰되었고, 고실부의 유양동과 중이강을 가득 채우고 있는 연조직 음영이 보였다. 그 외에 이소골의 연쇄 음영은 이상 소견 보이지 않았다. 뇌 MRI에서는 병변측 안면 신경의 고실부에 급성 염증을 의심할 수 있는 조영 증강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1). 항생제 정맥주사 및 스테로이드 근육주사를 시작하였고, 입원 2일째 병변 측 고막 절개술을 시행하였다. 고막 절개시 장액성의 분비물 소견이 관찰되었고, 이에 대해 균 배양 검사를 의뢰하였으나 균은 동정되지 않았다. 입원 일주일간 항생제 정맥 주사 및 스테로이드 근육 주사를 유지하였으며, 안면마비 발생 7일째에 급성 안면마비의 예후 예측을 위한 안면신경전도 검사(ENoG)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안면신경의 변성 정도가 각각 nasalis 91.3%, frontalis 80%, oculii 77.7%, oris 88%로 확인되었다. 일주일 입원 치료 유지 후 이루, 이통, 이충만감은 다소 호전되었으나 안면마비는 HBG V로 처음 입원시와 큰 변화는 없었다. 안면마비 발생 16일째 안면신경전도 검사를 재시행하였으나 nasalis 91.3%, frontalis 80%, oculi 77.7%, oris 88%로 이전과 차이가 없었다. 항생제 및 스테로이드 치료 시작 20여 일 후 측두골 CT추적검사를 하였고 이전에 유양동과 중이강을 가득 채우고 있던 연조직 음영이 약간은 흡수된 소견을 보였으나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청력검사에서는 기도와 골도 청력이 각각 39 dB과 25 dB로 처음 내원 당시에 비하여 다소 호전된 소견을 보였다.
안면마비 발생 24일째 전신마취 하에 경유양동 접근법을 통한 안면신경 감압술 및 시험적 고실 개방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소견에서 중이강의 점막은 육아조직으로 채워져 있었고 이관의 통기성은 유지되어진 상태가 확인되었다. 이소골은 모두 그 형태와 움직임에서 정상적인 소견을 보였다. 안면신경관의 전체적인 관찰을 위해 추골과 침골이 제거되었다. 안면신경의 하부 쪽으로 신경관 결손과 육아조직이 관찰되었다. 고실부, 유양돌기부는 창백하며 부어있는 상태였다. 안면신경의 유양돌기 첨부까지 유양돌기부, 고실부에 대한 감압술을 시행하였고 이소골 성형술 후에 수술을 마쳤다.
중이강 내 육아조직에 대해 시행한 조직 생검 결과 건락성 괴사는 동반되지 않은 랑거한스 거대세포들(Langerhan's giant cells)로 이루어진 만성 육아종이 관찰되었으며 AFB 양성 및 결핵균에 대한 연쇄 중합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양성으로 결핵성 중이염으로 확진되었다(Fig. 2). 흉부 방사선촬영, 고해상도 폐 전산화단층촬영(HRCT)(Fig. 3), 및 진단적 기관지 내시경을 시행하였고 급성 폐결핵이 진단되었다. 수술 후 3주째부터 6개월 이상의 기간을 목표로 하여 4제 요법으로 항결핵제 치료를 시작하였다. 수술 후 일주일간의 입원 기간 중 HBG상의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환자는 병변측 안면부 움직임이 부드러워졌다고 표현하였다. 수술 약 40일 후, 수술 전의 HBG V에서 이마, 눈, 볼은 Grade III, 아랫입술 움직임은 Grade I으로 안면마비의 현저한 호전을 보였으며, 수술 후 3개월째인 현재 완전한 안면마비의 회복을 보이고 있다.
고찰
중이 결핵은 항결핵제 발견 이후 현저히 그 발병률이 감소되었으며 대개 전체 만성 중이염의
1~3%로 보고된 바 있다.5) 국내 보고에 의하면 1984년 Kim 등6)은 만성 중이염 환자의 약 1.5%는 결핵성으로 생각할 수 있고 특히 소아에서 빈도가 높다고 하였으나 1999년 Park 등3)과 2006년 Cho 등7)이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소아보다 성인에서 더 호발하며 특히 30대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이 결핵은 대부분 폐, 인후두, 비강 등의 인접 장기에서 속발하며 매우 드물게 원발성으로 중이에 발생한다. 성인에서는 특히 폐결핵으로 인한 이차 결핵이 주 발병원인으로 나타나게 된다. 중이 결핵의 감염 경로로는 전신 결핵이 있는 감염 병소로부터 혈행성으로 측두골에 전파되거나, 폐결핵 환자의 가래에 있는 결핵균의 이관을 통한 전파, 외이도나 천공된 고막을 통한 직접적인 전파 및 두개내 감염소로부터 측두골로 이행하는 전파 경로들이 제시되었다.8) 본 증례에서도 수술 후 내과적 검사를 통해 급성 폐 결핵이 확인되었고 이로 인한 2차적인 결핵성 중이염을 추정할 수 있었다.
임상 소견으로는 초기에는 무통성 고막 충혈, 팽륜, 이폐색감, 삼출성 이루와 고막 천공을 보이고 청력 손실이 진찰 소견에서 예상되는 것보다 심하게 나타나거나 진행성 감음성 난청이 나타나며, 후기에는 골파괴 병변을 보이며 악취를 동반한 혈농성 이루 등이 나타나게 된다.6,9) 그러나 Ludman10)은 위와 같은 특징적 소견을 나타내는 경우가 매우 드물어 결핵성 중이염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하였다. 진단은 이러한 이학적 소견 및 특징적인 병력, 측두골 방사선 촬영, 흉부 방사선 소견으로 추정할 수 있겠으나 확진은 균 도말 검사와 배양 검사에서 결핵균의 확인 및 조직 생검에 의해 이루어진다. 조직병리학적 소견으로는 중이 및 중이강 내에서 건락성 괴사 및 랑그한스 거대세포들(Langerhan's giant cells)로 이루어진 육아종을 관찰할 수 있다.11)
Windle-Taylor와 Bailey12)는 중이 결핵의 약 50%가 과거에 결핵을 앓았다든지 현재 타 장기에 활동성 결핵을 앓고 있거나 혹은 결핵 환자와 접촉이 많은 병력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본 증례의 경우에도 남편이 3년 전 폐결핵에 대한 치료를 받은 기왕력이 확인되었다.
본 증례처럼 안면신경마비가 동반되는 경우는 흔하지는 않으나 진주종성 중이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면마비를 동반한 경우 결핵균 혹은 진균에 의한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겠다.13) 또한 타 장기에 결핵이 있거나 결핵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이루와 육아종이 지속되는 경우, 중이 근치술 후 육아 조직의 재발, 창상 치유의 지연 등이 있는 경우의 중이염에서는 중이 결핵의 감별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겠다.6)
일반적으로 중이염에서 안면신경마비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발견 즉시 진찰 소견과 전기생리검사 및 전산화단층촬영 결과를 종합하여 병변의 범위를 충분히 파악한 후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급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에서 안면신경전도 검사는 1주에서 2주 사이에 예후 판정에 가장 도움이 되고, 건측 대비 병변 측이 90% 이상 저하될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 완전마비로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에는 수술의 결정 및 예후 판단을 위하여 발생 후 3일부터 신경 재생이 시작되는 3주 전까지 시행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14) 일반적으로 결핵성 중이염에 대한 치료는 일차적으로 항결핵제 약물 치료가 우선시되나, 골막하 농양, 미로염, 안면신경마비, 이개 후부 누공 등의 합병증이 동반되었을 경우에는 항결핵제 치료와 더불어 수술을 시행하여야 한다.6,9,15) 본 증례의 경우 측두골 CT에서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한 골 파괴 소견이 보이지 않은 점을 미루어보았을 때, 급성기 상태로 생각할 수 있다. 급성기 중이염의 경우 안면신경 감압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본 증례의 경우 환자가 젊은 여성으로 HBG V의 완전마비를 보였다는 점, 그리고 이통, 이루, 이충만감 등의 증상이 동반되어 있어 급성 중이염에 합병된 안면마비로 생각하였고 초기에 고막절개를 통한 균 동정과 함께 항생제 요법이 충분히 시행하였으나
2~3주간의 항생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균이 동정되지 않아 ENoG를 재시행 후 처음과 큰 차이가 없음을 확인한 후 조기에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다. 2011년 Quaranta 등2)은 안면마비를 동반한 결핵성 중이염 환자에서 조직생검을 통한 결핵성 중이염 확진 후 항결핵제 치료를 시작하여 2개월 후 안면마비의 호전을 보인 예를 보고하였다. 반면에 안면마비에 대한 안면신경 감압술 시행과 더불어 항결핵제 치료가 진행된 증례가 2004년 Song 등14)에 발표되었다. Song 등은 안면마비와 외이도 결손을 동반한 결핵성 중이염에서 안면신경 감압술을 시행하였고 수술 후 3일째 술 전의 HBG III에서 HBG II로 호전을 보였으며 이후 조직학적 검사 결과에 의한 결핵성 중이염 확진 후 항결핵제 요법을 시행하면서 안면마비가 더 호전된 사례를 보고하였다. 또한 2013년 Hwang 등16)은 미로염을 동반한 결핵성 중이염 환자에서 조직생검에 의한 확진 전에 응급으로 유양돌기 삭개술 및 안면신경 감압술을 시행하였고 그 후 결핵성 중이염으로 확진되어 항결핵 요법을 통해 수술 4개월 후 안면마비의 완전 회복을 보인 예를 보고한 바 있다. Hwang 등의 증례가 만성적인 이과적 증상을 가지고 있던 환자가 갑작스런 미로염과 안면마비 등의 합병증을 보인 사례인 반면 본 증례의 경우는 초기에 급성 중이염에 의한 합병증으로 생각되어 반복적인 ENoG를 통해 안면신경에 대한 변성 정도를 확인 후 안면신경 감압술을 시행하였다. 일반적으로 결핵성 중이염의 합병증으로서 안면신경마비가 나타나는 경우는 흔치 않으나 안면신경에 대한 ENoG를 통해 안면신경의 변성 정도를 확인한 후, 조기에 적절한 안면신경 감압술을 시행함으로써 다른 감염성 중이염에 의한 안면마비처럼 안면마비를 동반한 결핵성 중이염에 있어서도 보다 빠른 안면마비의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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