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ress for correspondence : Joong Keun Kwon, MD, Department of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University of Ulsan College of Medicine, Ulsan University Hospital, 290-3 Jeonha-dong, Dong-gu, Ulsan 682-714,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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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일반적으로 만성 중이염이란, 과거나 현재의 이루가 있으면서 고막이 천공된 병적인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Paparella 등1)은 고막천공 없이 전음성 난청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시험적 고실 개방술을 시행하여 만성 중이염과 같은 병리조직 소견이 나타났음을 관찰하고, 이러한 상태를 잠재성 중이염(silent otitis media)이라고 정의하였다. 만성 잠재성 중이염은 만성 중이염과 유사한 진행양상을 보일 수 있으나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2) 측두골 조직학 연구에 따르면 내림프액수종이나 미로염, 뇌막염, 감각신경성 난청 등이 만성 잠재성 중이염의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3,4,5) 임상적으로 고막천공 없이 두개 내 합병증이 보고된 경우는 대개 소아의 급성중이염에 의 한 합병증이며 건강한 성인에서 만성 잠재성 중이염이 두개 내 합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 보고되었다.6,7)
저자들은 정상 면역 능력을 가진 두 명의 성인에서 만성 잠재성 중이염의 두개 내 합병증으로 각각 횡정맥동혈전염과 뇌수막염이 발생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증 례 1
27세 남자가 10일 전부터 발생한 우측 안면마비와 어지럼을 주소로 신경외과를 거쳐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였다. 난청이나 이통, 두통, 발열, 의식저하 등은 없었으며 과거 타 병원에서 반대측 귀에 만성 중이염 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었다. 당뇨나 면역기능을 저하시키는 동반 질환은 없었다. 이학적 소견상 우측 외이도와 이개에 가피가 관찰되었고 우측 고막은 정상이었다(Fig. 1). 내원 당시 안면마비는 호전되고 있는 중으로 House-Brackmann grade II의 우측 안면마비 소견을 보였고 신경전도검사상 우측이 반대측에 비해 약 70% 작은 근활동 전위를 보였다. 비디오안진검사를 시행하였으며 자발 및 주시안진은 관찰되지 않았고 양온 교대 온도 안진 검사에서 46% 우측 반고리관 마비 소견이 있었다. 순음청력검사상 우측은 정상 청력이었으며 반대측은 경도의 전음성 난청이 있었다. 측두골 컴퓨터전산화단층촬영상 안면신경관 결손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우측 유양돌기의 연부조직음영 및 우측 횡정맥동의 골벽 결손이 관찰되었다(Fig. 2). 자기공명영상촬영상 소뇌교각부나 내이도, 추체첨부에 염증이나 종양은 없었으며 우측 유양돌기염과 함께 T1, T2 강조영상에서 우측 횡정맥동의 저류를 의미하는 고신호강도가 관찰되었다(Fig. 3). 안면마비나 어지럼의 임상소견은 이성대상포진에 의한 증상으로 의심되었으나 영상학적 검사상 우측 잠재성 중이염에 의한 횡정맥동혈전염이 의심되었고, 임박상태(impending state)로 판단되어 전형적인 임상증상이 없어도 예방적 차원에서 수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수술 소견상 유양돌기 전반부에 걸쳐 심한 육아조직이 존재하였고 안면신경관은 정상이었다. 횡정맥동벽 주변의 골막은 육아조직에 의해 소실되었으며 횡정맥동 자체는 탄력이 없어진 상태로 두꺼워진 채 희게 변색되어 있었다. 21게이지 주사침으로 천자 흡입하였을 때 혈류 흐름이 없었으며 화농성 혈전도 확인되지 않아 수술을 종료하였다. 항생제는 수술 하루 전부터 정맥항생제(Ceftizoxime 1 g bid, 5일간)를 사용하였고, 퇴원 후 경구항생제(Cefpodoxime 100 mg bid, 4일간)를 사용하였다. 수술 후 3년간 우측 정상 청력을 유지하며 증상 없이 관찰 중이다.
증 례 2
정상 청력을 가졌던 61세 남자 환자로 내원 10일 전 고열과 의식저하로 신경과에 입원하였다. 뇌척수액 검사상 백혈구 증가소견 및 연쇄상 폐렴 구균이 동정되어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진단하였다. 보존적 치료로 고열과 의식 상태가 회복되었으나 뇌수막염 발생 당시부터 심한 양측 난청과 간헐적인 어지럼을 호소하여 이비인후과로 의뢰되었다. 당뇨나 면역기능이 저하되는 동반 질환은 없었고 내원 3개월 전부터 재발성 양측 이루의 과거력이 있었다. 이학적 검사상 양측 고막은 정상 소견이었다(Fig. 4). 표준순음청력검사상 우측 골도 34 dB, 기도 62 dB, 좌측 골도 39 dB, 기도 90 dB로 양측 모두 혼합성 난청이었으며, 어음명료도는 우측 96%, 좌측 56%로 우측 귀에 보청기를 처방하였다. 측두골 컴퓨터전산화단층촬영상 양측 고실과 유양돌기 내에 연부 조직 음영이 보였고, 좌측 중두개와판의 큰 결손과 좌측 상반고리관의 누공이 관찰되었다(Fig. 5A). 좌측 잠재성 중이염에 의한 병발한 뇌수막염으로 진단하고 보존적 치료를 통해 전신상태가 호전된 상태이므로 수술적 치료를 계획하였다.
후이개 절개를 통해 경유양돌기 접근법으로 수술하였다. 유양돌기 함기화가 매우 좋았으며 염증성 육아조직이 중이강, 유돌동 및 유양돌기 전체에 존재하였다. 이소골 연쇄는 정상이었으나 염증성 육아조직에 의해 둘러싸여 있었고, 육아조직에 의해 안면신경관의 전체 고실 분절 및 중두개와판, 상반고리관의 골미란이 관찰되었다. 안면신경에 대한 손상 없이 육아조직을 제거하였고, 염증제거 후 중두개와판의 결손부는 측두근막으로 보강하였고 상반고리관 누공은 컴퓨터단층촬영 영상유도장치(Stealthstation®
TREONTMplus, Medtronics, Denver, CO, USA)를 이용하여 골분, 측두근막, 섬유소 접착제를 이용하여 덮어주었다. 침골을 제거하고 고실함기화 후 수술을 마쳤다. 수술 후 측두골 컴퓨터단층촬영으로 골분 등의 음영이 상반고리관 누공부에 정확히 위치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Fig. 5B). 수술 후 환자의 어지럼이 심해졌으며 두진후안진검사상 우측 방향의 안진이 관찰되었으나 1개월에 걸쳐 점차 호전되는 양상이었다. 환자는 수술 후 3년간 뇌수막염의 재발 없이 경과 관찰 중이다.
고 찰
중이염은 일련의 병적 과정으로 액체성 병변인 삼출성 중이염이 진주종, 콜레스테롤육아종, 육아조직 등 내과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중이염과 유양돌기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2) 선천성 진주종을 제외하고 고막천공 없이 만성 중이염과 같은 조직 병변을 보이는 질환을 만성 잠재성 중이염이라고 한다. 잘 알려진 만성 중이염은 고막천공과 이루의 병력으로 진단하나 만성 잠재성 중이염은 고막천공이 없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다. 따라서 만성 잠재성 중이염의 진단시에는 이경 검사 이외에 고막운동성계측, 이음향방사, 컴퓨터전산화단층촬영 등의 다른 진단적 도구가 필요하며, 병력 청취도 진단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8) 증상으로는 무증상에서부터 전음성 난청, 변동성이나 진행성 감각신경성 난청, 어지럼, 이명 등이 있다. 측두골 사후 부검시 육아조직, 진주종, 콜레스테롤 육아종, 골변성 및 섬유화를 보이는 측두골의 29.3%에서 이과병력이 있었으며 19.5%에서만 고막천공이 존재했다는 보고를 참조하면 발견되거나 치료받지 않은 만성 잠재성 중이염이 상당수 존재하리라 추정할 수 있다.9) 만성 잠재성 중이염은 만성 중이염과 유사한 진행양상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2) 내림프수종, 미로염, 뇌수막염, 감각신경성난청, 상대정맥증후군, 안면신경마비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만성 잠재성 중이염 치료에 있어서 이러한 합병증들을 유념해야 한다.8) 이과적 두개 내 합병증이 대개는 소아의 급성중이염에서 생긴다는 점을 기억하면 본 증례처럼 정상 면역 기능을 가진 성인에서 치명적인 두개 내 합병증이 생긴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경우다.
횡정맥동혈전염의 가장 흔하고 특징적인 증상은 40도를 넘는 간헐적 고열이다. 두통과 유양돌기 부위의 발적과 압통 그리고 흉쇄유돌근을 따라 경부 통증이 있다. 이런 전형적인 증세는 항생제의 사용으로 변하게 되어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첫 번째 증례에서도 우측 안면마비와 어지럼이 있었지만 전형적인 횡정맥동혈전염의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항생제가 널리 사용되면서 횡정맥동혈전염의 발생률은 급격히 떨어졌지만 일단 발생하면 치사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10) 따라서 본 증례의 경우 전형적인 증상은 없었지만 증상 발현 전에 예방적 차원에서 수술을 시행하였다. 치료는 항생제 투여와 즉각적인 유양돌기절제술을 시행하여 횡정맥동 주위의 염증성 육아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정맥동이 나올 때까지 골벽을 제거하고 정맥동벽 색이 정상이고 잘 눌리면 수술을 중지하며, 정맥동이 단단할 때는 가는 주사침으로 천자하여 피가 나오면 더 이상의 수술은 필요치 않다. 피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도 무균성 혈전은 혈전성 정맥염의 전파를 방어하는 기전이 있고, 정맥동 주위의 염증이 제거되면 혈전이 더 증식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어, 본 증례에서도 횡정맥동 내에 화농성 병변이 없음을 확인한 후에는 수술을 종료하였다.11)
중이염으로 인한 뇌수막염은 중이강의 염증이 기존의 교통로를 통한 전파, 직접적 골미란에 의한 전파, 혈액에 의한 전파 기전에 의하여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급성중이염의 합병증인 경우는 주로 혈행성 전파가 많지만, 만성 중이염의 합병증인 경우는 골미란을 통해 직접 전파되는 경우가 많다.12) 두 번째 증례의 경우는 중두개와판의 골미란을 통해 직접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며 상반고리관 누공도 뇌수막염의 가능성 있는 발생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치료는 정맥 내 주사항생제를 이용한 보존적인 치료를 우선 시행하고, 전신 증상이 호전되는 대로 유양돌기절제술을 시행하여 중이와 유양돌기의 염증과 농양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상반고리관 누공 폐쇄를 위해서는 중두개와 접근법이 더 좋은 수술 시야를 제공할 수 있었으나 본 증례의 경우 염증성 육아조직이 있는 상태에서 중두개와를 개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영상유도장치의 도움을 받아 경유양돌기 접근법을 통해 누공을 막고자 하였다. 수술 후 시행한 측두골컴퓨터단층촬영에서 골분이 누공부를 잘 막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나 오히려 어지럼이 심해진 이유는 누공부를 막고 있던 육아조직을 제거한 후 수평반고리관의 경우처럼 직접적인 시야에서 수술할 수 없었기 때문에 누공 폐쇄가 적절하지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유도장치가 수 mm 정도의 오차를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경유양돌기접근법을 통한 상반고리관의 누공 폐쇄는 완벽한 방법은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수술 전 이미 좌측귀의 어음판별력이 나빴기 때문에 즉각적인 재수술보다는 경과관찰을 선택하였으며 환자의 어지럼이 점차 좋아지는 양상을 보여 추가적인 수술적 치료는 시행하지 않았다.
만성 잠재성 중이염은 진단되지 않은 채 만성 중이염의 경과를 밟을 수 있으므로 본 증례처럼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된 뒤에야 진단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외이도가 폐쇄된 만성 중이염 환자에서 합병증이 예상되듯이 만성 잠재성 중이염이 고막을 천공시키지 않은 상태로 염증이 진행된다면 추체첨부나 뇌안으로 병변이 진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만약 환자가 영상의학적으로 만성 잠재성 중이염의 소견을 보인다면 고막의 천공이 없더라도 만성 중이염에 준하여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며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환자와 상의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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