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비중격 만곡은 코막힘을 유발하는 흔한 원인 중 하나로 그 형태와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비중격 교정술은 비중격 만곡을 교정하는 수술법으로, 좁은 비강으로 수술 도구를 삽입해서 조작해야 하며 개개인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가지는 비중격 만곡의 특성으로 인해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 지금까지 소개된 수술법에는 비강내 접근법으로 점막하절제술(submucous resection)이나 교차절개법(crosshatching incision)과 같이 비교적 침습적인 방법들과 봉합 술식들(suture techniques)이나 부목 이식(batten graft)과 같은 보존적인 방법들, 비강외 접근법인 체외교정술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1-4].
저자들은 환자에 따라서 부목 이식이나 체외교정술 등의 방법도 사용하지만, 주로 고정봉합(anchoring suture)을 사용하고 있고 좋은 결과를 보여 왔다[5]. 고정봉합법은 비중격과 전비극(anterior nasal spine) 주위의 연부 조직을 봉합하여 비중격 연골을 중앙(midline)에 고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단점은 실이 비중격의 앞 부위에서 주로 통과하여 만곡된 비중격의 앞부분을 당기기 때문에, 비중격 연골 중간 부위와 후방의 만곡 교정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저자들은 비중격 연골 후 반부의 만곡이 있는 경우 비중격 연골을 사골 수직판에 고정하는 골고정법(bone anchoring)을 고안해서 시행하여 좋은 결과를 보여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대상 및 방법
2015년 10월부터 2016년 6월까지 본원 이비인후과에서 단일 술자(J.S.K)에게 비중격 교정술을 받은 환자 중 골고정법을 사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고, 재수술이거나 부비동 내시경 수술이나 비성형술을 함께 시행한 경우, 추적관찰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 기록이 불충분한 경우는 제외하였다. 연구는 본 대학병원 임상연구심의위원회의 승인(IRB No. KNUH2017-07-028)을 받은 후 후향적으로 진행되었다.
수술 전 비중격 만곡을 주된 만곡 부위, 만곡의 정도, Guyuron 분류법[6]으로 평가하였다. 주된 만곡 부위는 배부, 미부, 중간 또는 후방 부위, 능선(crest)으로 나누었고, 만곡의 정도는 비중격 만곡이 비중격과 측벽과의 거리의 반 이하일 때 경도, 반 이상일 때 중등도, 비중격이 측벽에 닿았을 때 심도로 분류하였다.
본 연구에 포함된 환자의 비중격 교정술 방법은 오목면의 비중격 미부에 15번 칼(blade)을 사용하여 반관통절개(hemitransfixion incision)를 시행 후 Freer 거상기로 연골막을 들어올렸다. 일측 또는 양측의 연골막과 골막을 충분히 거상한 후 비중격 연골을 사골 수직판 및 서골과 분리하였다. 비중격골의 교정은 약목 골절(greenstick fracture)로 고정하였는데, 골절시킬 때 뇌척수액 누출이나 keystone 부위 손상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골절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골절시킬 부위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골을 먼저 골가위나 비갑개 절제가위로 자르거나 일부 절제한 후 만곡된 골을 중간 위치로 골절시켰다(Figs. 1 and 2). 비중격 연골의 후방 교정은 만곡된 연골이 중간에 위치하면 잉여 부위가 발생하는데 그 잉여 연골을 골절로 중간에 위치시킨 골에 겹치게(overlap) 하여 교정하였다. 만곡된 비중격의 뒷부분은 이와 같은 골고정법을 이용하여 교정하고, 비중격 연골 앞부분은 잉여 연골의 아래쪽 수 mm를 제거하여 연골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후 필요 시 전비극와 연골을 분리시켜 비중격에 작용하는 장력을 최소화하였다. 비중격 연골이 만곡을 만드는 힘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전비극 주위의 연부 조직과 비중격을 봉합하는 고정봉합법을 이용하여 교정하였다. 교정 후 절개 부위를 봉합하고 관통봉합(quilting mattress suture)을 시행하였다. 비중격 교정술 후에는 coblator(Coblator II controller; Arthrocare, Sunnyvale, CA, USA)를 이용한 하비갑개 수술을 시행하였고, 패킹을 한 후 수술을 종료하였다.
수술결과는 수술 전과 수술 6개월 후에 시행한 코막힘 visual analogue scale(VAS), 음향 비강통기도 검사, 술자가 판단한 비중격 교정 정도로 평가하였다. VAS 점수는 코막힘이 없는 경우를 0점, 코막힘이 매우 심한 경우를 10점으로 하였고, 음향 비강통기도 검사는 비점막 수축 후 만곡이 있는 비강 입구 2 cm에서 5.4 cm 사이의 최소 단면적과 부피로 평가하였다. 술자의 평가는 아주 잘 교정됨, 잘 교정됨, 양호함, 교정이 잘 안 됨, 수술 전보다 악화됨 등 총 5등급으로 나누어서 평가하였다. 통계는 SPSS statistics version 18.0(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여 paired t-test를 시행하여 결과값을 비교하였고, p value가 0.05 미만인 경우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결 과
총 44명의 환자가 본 연구에 포함되었고, 남자가 39명, 여자가 5명이었다(Table 1). 평균 나이는 34.9±14.4(17~66)세였고, 평균 추적관찰 기간은 14.0±1.7(12~20)개월이었으며, 모든 수술은 국소마취로 시행되었다. 44명 중 13명이 외상 병력이 있었고, 5명에서 수술 중 비중격 골절이 관찰되었다. 수술 전 비중격 만곡은 좌측으로 만곡이 26명으로 우측 방향보다 많았고, 주된 만곡 부위는 미부가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중간 또는 후방 13명, 배부 7명, 능선 6명이었다. 만곡의 정도는 심도 8명, 중등도 32명, 경도 4명이었고, Guyuron 분류에서 II가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III가 10명, IV가 8명, V가 5명이었다. 수술 시 일측 피판 거상은 11명, 양측 거상은 33명에서 시행되었고, 1명의 환자에서는 부목 이식(batten graft)법이 추가적으로 시행되었다.
수술 전 평균 코막힘 VAS 점수는 7.5±1.7점이었고, 수술 후 2.4±1.4점으로 유의하게 감소되었다(p<0.001). 음향 비강통기도 검사에서 비중격 만곡이 있는 비강의 최소 단면적은 수술 전 0.35±0.18 cm2였고, 수술 후 0.52±1.40 cm2로 유의하게 증가하였고(p<0.001), 부피는 수술 전 3.6±1.1 cm3에서 수술 후 5.8±1.5 cm3로 유의하게 증가하였다. 술자가 평가한 비중격 만곡 수술의 결과는 아주 잘 교정됨 8명, 잘 교정됨 31명, 양호함 3명, 교정이 잘 안 됨 2명이었고, 수술 전보다 악화된 경우는 없었다. 수술 후 비중격 혈종이나 농양, 출혈, 감염, 유착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는 없었고, 1년의 경과관찰 기간 동안 만곡이 다시 재발하거나 재수술을 한 경우는 없었다.
고 찰
비중격 만곡의 앞쪽은 고정봉합법을 사용하여 봉합 시 당겨지는 힘으로 교정할 수 있다. 하지만, 뒤쪽의 만곡은 고정봉합법으로는 교정이 쉽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시소처럼 앞쪽이 한쪽 방향으로 당겨지면 뒤쪽은 반대편 방향으로 휘어져서 오히려 비중격 만곡이 악화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비중격 뒤쪽 만곡에서 골부는 주로 제거하거나 골절시켜서 교정한다. 뒤쪽의 만곡된 연골을 골절시킬 수는 없으니 주로 절제를 통해 교정하는데,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비첨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Zoumalan 등[7]의 사체(fresh cadaver) 연구에 의하면, 비중격 연골 중간 부위에 2×2 cm 크기의 연골을 제거한 경우 50%에서 비첨이 낮아졌고, 미부와 배부에 2 cm의 연골을 남겨서 L형 지주(L-strut)를 보존하여도 모든 사체에서 비첨이 낮아졌음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외비가 변형되는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L형 지주 외의 비중격 연골 또한 최대한 보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절제법으로 교정한 비중격 부위는 양측 비강의 점막만 남게 되는데, 이러한 부분이 있으면 재수술을 시행할 때 점막 거상을 매우 어렵게 만들며 쉽게 점막이 찢어져서 비중격 천공이 발생하기 쉽다. 게다가 추후에 비성형술을 시행하게 될 경우 절제법을 시행한 환자에서는 연골과 골의 일부가 제거되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이식 재료를 얻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자들은 연골이나 골의 절제 없이 비중격 뒤쪽을 교정할 수 있는 보존적인 방법인 골고정법을 고안하였다.
고정봉합법과 골고정법을 이용하여 수술한 후 환자의 주관적인 코막힘은 크게 호전되었고, 객관적인 검사인 음향 비강통기도 검사에서도 유의한 호전을 나타내었다. 술자가 판단한 수술 결과도 95%에서 성공적으로 교정되었으며, 만족스럽지 않게 교정된 2명의 환자는 모두 배부에서 만곡이 남아있었다. 비중격의 배부는 L형 지주를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교정이 어려워서 이러한 환자들에게 체외 비중격교정술을 권했지만 비용이나 수술시간 등의 이유로 비내 접근법을 원해서 제한적인 교정이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환자들에서도 수술 후 코막힘이 모두 호전되어 추가적인 처치는 필요하지 않았다.
골고정법의 제한점은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골절된 골이 비중격 중간 위치에서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골 수직판이 어느 정도의 두께와 강도가 있어야 한다. 골절된 골이 유지되는 힘이 약한 경우에 사용하기 어렵고, 능(crest)이나 극(spur)을 절제할 수밖에 없어서 절제로 인해 골절시킬 골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도 사용하기 힘들다. 또한 골절시킨 골에 비중격 연골이 충분히 겹쳐지기 위해서는 만곡의 정도가 경한 환자에서는 시행하기 어렵다. 골고정법은 골과 연골을 봉합하지 않고 겹치는 방법으로 교정하기 때문에 고정되는 힘이 약할 수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만곡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술 시 비중격 연골을 주위의 장력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든 상태에서 고정하기 때문에 다시 만곡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였고, 실제 1년 이상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골고정한 부위에서 저명한 만곡의 재발은 관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