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섬유조직구종은 양성과 악성으로 분류되는데, 양성 섬유조직구종은 섬유모세포와 조직구세포의 혼합으로 이루어진 양성 종양이다[1]. 악성 섬유조직구종은 1964년에 O’Brien 및 Stout에 의해 처음 기술되어 양성 섬유조직구종과 같이 섬유모세포와 조직구세포의 혼합으로 이루어져있으나 악성, 미분화성의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되었다[2].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 양성 섬유조직구종과 악성 섬유조직구종의 세포 기원이 다른 것이 밝혀져 악성 섬유조직구종은 미분화성 다형성 육종(undifferentiated pleomorphic sarcoma)으로 재분류 되었다[2].
양성 섬유조직구종은 임상적으로 표면이 둥글고 비교적 경계가 명확하며, 초기에는 붉은 색을 띠다가 시간이 지나며 갈색 또는 피부색으로 변하는 양상을 보인다[2]. 조직학적으로 다발 성장 패턴(fascicular growth pattern)을 보이고, 방추 세포(spindle cells)가 두드러지게 관찰된다[3]. 양성 섬유조직구종은 햇빛에 노출된 피부에 흔히 생긴다. 두경부의 심부 조직에 생기는 경우는 드물고[3], 특히 외이도에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 국외에서는 2예 보고되었고[4,5],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된 증례가 없다.
이에 본 저자들은 외이도에 발생한 양성 섬유조직구종 1예를 경험하여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 한다.
증 례
52세 남자 환자가 내원 1년 전 우측 외이도의 종괴를 발견 하였으나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을 하던 중 내원 2주 전부터 우측 귀의 이루가 발생하여 본원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문진에서 난청이나 이충만감, 이명, 이통 등의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고, 과거력, 가족력 및 사회력상 특이 소견은 없었다. 신체검사에서 우측 외이도의 80%를 메우는 붉은 색의 매끈한 종괴가 관찰되었고(Fig. 1A), 종괴가 고막을 완전히 가리고 있어 우측 고막은 관찰할 수 없었다. 외래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하였고, 검사 결과 궤양 및 섬유화를 동반한 급성 및 만성 염증(acute and chronic inflammation with ulceration and fibrosis)으로 확인되었다. 비조영 측두골 단층촬영에서 우측 외이도 전상방의 0.9×1.0 cm 크기의 진피 혹은 진피 하층의 폴립양 종괴가 관찰되었고, 중이 및 외이의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2A). 조영 측두골 자기공명영상 촬영에서도 우측 외이도의 폴립양 종괴가 확인되었고 주변 조직으로의 침범은 보이지 않았다(Fig. 2B and C).
국소마취하 이내 절개를 통해 종괴를 연골막으로부터 박리하여 일괴(en bloc)로 절제하였다. 병리조직검사상 종괴는 경계가 명확(well-circumscribed)하였고 섬유모세포와 콜라겐 섬유가 불규칙하게 흩어져 방추형 세포(spindle cell)와 함께 나선형 배열(storiform arrangement)을 이루었다(Fig. 3A and B). 세포 충실성(cellularity)이 증가되어 있었으나(Fig. 3C), 세포 다형성(cellular pleomorphism)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유사분열능은 7/10 HPF로 증가되어 있었다(Fig. 3D). 면역조직화학적 검사에서 CD 68 양성, actin 양성, S-100 음성으로 확인되어 양성 섬유조직구종으로 확진되었다. 환자는 수술 후 7개월간 재발 소견 없이 경과 관찰 중이다(Fig. 1B).
고 찰
양성 섬유조직구종은 골이나 피부 혹은 드물게 심부 연조직을 침범한다. 모든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으나 주로 30~40대에 생긴다[1,2,6]. 임상적으로 양성 섬유조직구종은 주로 무통성의 경계가 명확한 종괴로 나타나고 천천히 자라며, 다른 부위로의 전이가 흔치 않다[2]. 양성 섬유조직구종은 조직학적으로 다양한 형태를 띄기 때문에 과거에는 피부섬유증(dermatofibrosis), 섬유황색종(fibrous xanthoma) 등 다양한 이름으로 혼동되어 명명되었고, 이러한 조직학적 다양성(pleomorphism)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3].
외이도의 양성 섬유조직구종은 극히 드물어 해외에서 현재까지 2예 보고되었고[4,5],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해외에서 보고된 증례의 경우 좌측 외이도를 완전히 매우는 붉은 색의 폴립양 종괴가 관찰되어 국소마취하 폴립절제술을 시행하였으나 완전 절제를 시행하지 않아 수술 2개월 후 재발 소견을 보였다. 재발 후 광범위국소절제, 외이도성형술 및 피부이식술 시행하였고, 수술 후 2년간 재발 소견은 없었다[4,5].
양성 섬유조직구종은 악성 섬유조직구종과 달리 재발이 드물고 주변 조직을 침범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적 절제 외 추가 치료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악성 섬유조직구종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양성 섬유조직구종은 섬유모세포 및 조직구세포로 구성되어 면역조직화학적으로 CD68 및 actin 양성, S-100 음성을 보이고, 유사분열능이 평균 3/10 HPF 정도로 낮다[1,2,7,8]. 반면에 악성 섬유조직구종은 매우 드물지만 두경부에 생기는 가장 흔한 육종으로, 주변 연조직 및 골 구조물을 침범하고 예후가 나쁘다[9]. 악성 섬유조직구종은 조직학적으로 양성 섬유조직구종과는 다르게 높은 세포 다형성(cellular pleomorphism)을 보이고, 5/10 HPF 이상의 유사분열능을 보이며, 종괴의 피막을 침범하여 주변 조직까지 침습하는 특징을 보인다[10].
본 증례에서는 조직검사 결과 주변 조직 침범 없이 경계가 명확하였고, 면역조직화학검사 결과 CD68, actin 양성, S-100 음성을 보이고 세포 다형성(cellular pleomorphism)이 거의 관찰되지 않아 양성 섬유조직구종으로 진단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인 양성 섬유조직구종의 조직학적 소견과 달리 유사분열능이 7/10 HPF로 증가되어 있었는데 이는 수술 전 외래에서 시행한 조직검사에 의한 반응성 증식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유사분열능의 증가 외 다른 조직학적 소견이 악성 보다는 양성 섬유조직구종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가 치료는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되나 재발 여부 확인을 지속적으로 외래 추적 관찰 중이다. 지금까지 수술 후 7개월간 재발 소견은 없었다.
치료는 종괴의 완전한 국소절제다[11]. 면역조직화학검사를 통한 양성 섬유조직구종과 다른 연조직 종양과의 감별이 중요한 이유는 양성 섬유조직구종은 완전 절제 시 재발하지 않아 예후가 좋아 다른 종양과는 달리 추가적인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성 섬유조직구종 역시 수술적으로 완전히 절제하지 못할 경우 높은 확률로 국소적으로 재발할 수 있어 종괴를 일괴로 완전 절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1,4].
본 증례에서 환자는 수술 중 완전절제가 가능하였으며, 수술 후 7개월간 재발 소견 없이 경과 관찰 중이며, 지속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재발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외이도에서 발생한 예로는 국외에서는 2예,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된 적 없는 양성 섬유조직구종을 저자들은 최근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