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부비동 점액낭종은 호흡상피로 쌓인 양성의 낭종성 병변으로, 부비동 개구부의 폐쇄로 부비동 내에 점액이 정체 및 축적되어 발생한다[1,2]. 부비동 점액낭종은 대부분이 전두동(60~65%)에서 발생하며, 사골동(20~25%)에서도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 그 외 상악동(10%)과 접형동(1~2%)의 순서로 나타난다[2,3]. 주 증상은 낭종의 크기가 커지면서 발생하며, 해부학적으로 부비동이 안구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안구돌출, 안구운동장애, 시력장애, 복시 등의 증상이 주로 발생하며 두통, 후각장애, 코 막힘 증상도 발생한다[4-6].
점액낭종의 치료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크게 나눌 수 있다[3]. 점액낭종은 서서히 크기가 증가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을 경우 경과 관찰을 한다[6]. 증상이 있는 점액낭종의 경우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되며, 비 외 접근법과 비 내 접근법이 있다. 비 외 접근법은 경두개 접근법과 비중격 경유 접근을 통해 점액낭종 절제를 할 수 있고, 비 내 접근법은 내시경을 이용한 낭종의 완전 절제와 조대술이 있다[7,8]. 최근 부비동 내시경 수술이 발달하면서 비 내 접근법을 통한 조대술을 가장 선호한다. 많은 연구에서 내시경을 이용한 조대술을 추천하고 있고, 합병증에 대한 보고는 상대적으로 적다[5,9,10].
저자들은 10년 전 부비동 내시경 수술 받은 후 발생한 사골동 점액낭종에 대해서, 국소마취 하 조대술 시행 중 자발적으로 발생한 뇌 이탈 및 뇌척수액 유출 증례를 이비인후과와 신경외과적 수술과 약물 치료한 경험을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55세 남자 환자가 4일 전부터 시작된 고열 및 두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기저질환으로 고혈압과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고, 10년 전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었다. 주증상 외에 지속적인 코막힘, 후각저하, 안구통증, 시력저하, 눈물 과다를 호소하였으며, 타원 입원하여 항생제 치료하였으나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내원 당시 활력 징후는 체온 36.2℃, 혈압 130/57 mm Hg였고, 내원 3시간 후 혈압은 84/50 mm Hg로 떨어졌다. 패혈증을 의심하여 흉부 및 복부 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하였고, 이상 소견은 없었다. 이비인후과 협진으로 시행한 비 내시경 검사에서 우측 중비도에 종물이 관찰되었다(Fig. 1A). 응급실에서 시행한 뇌 컴퓨터단층촬영 검사 상 양측 전사골동에 5 cm 크기의 조영 되지 않는 종물이 확인되었으며, 전두개저 골벽 일부가 파괴되었으며, 병변은 우측 안구강을 침범하고, 내직근을 안구 쪽으로 밀고 있었다(Fig. 2A and C). 신체 진찰 상 우측 안구 돌출 및 구심성 동공 결손 관찰되었고, 안과 검사상 우측 시력은 50 cm 거리에서 손가락 갯수 식별 가능한 수준이었으며, 상대 구심성 동공결손 및 빛 간섭 단층 촬영 상 시신경 유두 창백의 시신경 압박 소견이 있었다. 다른 신경학적 이상 소견은 없어 사골동 점액낭종에 의한 안와 내 합병증 및 전신감염으로 진단하였다. 국소 마취 하 조대술을 계획하였으며, 수술 전 부비동 컴퓨터단층촬영에서 두개저 골벽이 얇아진 소견을 재확인하였다(Fig. 2B and D).
우측 중비갑개의 안쪽과 바깥쪽 접근으로 점액낭종의 위치를 파악한 후(Fig. 3A and B) 우측 중비갑개를 일부 절제하고(Fig. 3C), 큐렛 및 미세흡입절삭기를 사용하여 종물에 조대술을 시행하였다. 누런색의 악취 나는 화농성 고름이 흘러나왔고(Fig. 3D), 종물 내 고름흡인 및 세균배양 검사를 했다. 낭종 내 고름을 충분히 흡인한 후 뇌 이탈 및 뇌척수액 유출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3E and F). 즉시 신경외과에서 콜라겐 매트릭스[DuraformⓇ(Codman, Raynham, Massachusetts, USA), DurasealⓇ(Covidien, Dublin, Ireland)] 제제를 사용하여 경질막을 봉합했고, 이비인후과에서 MerocelⓇ(Medtronic Xomed, Jacksonville, Florida, USA)로 패킹 시행 후 수술을 종료하였다. 수술 후 환자 의식 수준은 명료하고, 두통도 다소 호전되었다. 뇌척수액 유출에 대한 관리로 두부 거상 자세 유지 및 절대 침상 안정을 시행하였고, 완화제로 산화마그네슘을 처방하였다. 혈압은 수술 후 안정화 되어 110/70 mm Hg 이상 유지되었다. 비강 내 뇌실질 노출로 인한 뇌수막염과 뇌염을 예방하기 위해 vancomycin과 metronidazole 정맥 주사를 사용하였다.
수술 후 1일차에 침상에서 비강 패킹을 제거하였고, 비 내시경 상 뇌척수액 유출이 관찰되었다. 수술 후 2일차에 의식 수준은 명료하였고, 비 내시경 상 뇌척수액 유출이 지속적으로 관찰되어 뇌척수액 검사를 진행하였다. 뇌척수액은 혼탁하였고, 백혈구 10250 mm3으로 두드러진 감염 소견이 관찰되었다. 이후 균 배양검사에서 Streptococcus pneumoniae가 동정되었다. 수술 후 27일 차에 두통이 지속되었고, 비 내시경 상에서 뇌척수액 유출 소견 여전히 관찰되어 신경외과에서 골 형성 개두술 및 경막 봉합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후 뇌척수액 유출은 더 이상 관찰되지 않았고 중추신경계 합병증 없이 회복 후 퇴원하였다. 퇴원 후 새로운 증상 발생 없이 주기적인 외래 추적 관찰을 하였고, 수술 후 18개월 뒤 촬영한 뇌 자기공명 영상에서 조대술 시행 부위 및 주변 뇌실질의 특이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4).
고 찰
점액낭종은 전두동, 사골동, 상악동, 접형동의 모든 부비동에서 발생 가능하며,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원발성 점액낭종과 수술, 외상, 감염, 방사선, 알레르기, 비용 등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성 점액낭종으로 구분 한다[4]. 모든 연령에서 발생 가능하며(30~60대가 48%), 성별의 차이는 없다[5].
점액낭종은 느리게 자라면서 서서히 주변 골조직을 압박, 부식하며 골 재형성을 일으킨다. 점액낭종이 부비동 개구부를 막으면, 감염이 되면서 림프구와 단핵구가 cytokine을 분비하게 된다. Cytokine은 섬유아세포를 자극해서 PGE2와 collagenase가 분비 되어 골조직이 부식되고, 점액낭종의 크기는 더 증가하게 된다[4,11]. 점액낭종이 커지면서 다른 부비동, 사대뼈, 두개저 그리고 뇌까지 침범 가능하며, 이중에서 안구에 가장 많이 침범하게 된다[6]. 안구돌출, 안구운동장애, 시력장애, 복시 등의 안구 증상이 대표적으로 발생하며 두통, 후각장애, 코막힘, 콧물 그리고 드물게 범 뇌하수체 저하증이 나타난다[4,5].
증상이 있는 부비동 점액낭종의 치료는 수술적으로 낭종을 제거하고 개구부를 유지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비 내 접근법을 통한 수술적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광범위한 절제로 내벽을 포함하여 점액낭종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법이 있고, 점액낭종의 내벽을 일부 유지하면서 개구부의 병변을 제거하여 통로를 유지시키는 조대술이 있다[4]. 최근 비 내시경의 발달로 내시경을 이용한 조대술이 많이 이용되고 있고, 성공적인 수술 결과들이 보고 되고 있다[5,9,10]. 반면에 합병증에 관한 보고는 상대적으로 적다.
본 증례의 환자는 10년 전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받았고, 수술에 의해 이차성 점액낭종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Caldwell-Luc 수술 후 발생하는 상악동 점액 낭종이 부비동 점액낭종의 반 이상을 차지 한다[12]. 본 증례와 같은 사골동 점액낭종도 비 외 혹은 비 내 사골동 절제술 시행 수년 후 발생 할 수 있다. 이전 수술의 흉터 조직이 부비동 개구부를 막거나 부비동 점막을 가두어서 점액낭종을 형성하게 된다[13].
본 증례는 점액낭종이 두개저, 우측 안구강을 침범하면서 두통 및 상대 구심성 동공 결손이 발생하였다. 안와 내 합병증 및 전신 감염의 위험이 있어 국소 마취 하 응급 수술을 우선 시행하고 내과적 치료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수술 전 뇌 전산화 단층 촬영에서 두개저 골벽의 일부 파괴는 관찰되었으나 경질막 손상은 명확히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은 적절히 진행 되었지만 두개저의 골결손 부위를 통해 뇌이탈 및 뇌척수액 유출이 발생하였다. 수술 전 신경학적 이상 소견 및 뇌수막염 의심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서 이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수술을 우선 시행하였다. 수술 후 뇌척수액 검사에서 뇌수막염 소견이 관찰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수술 전에도 뇌수막염의 가능성이 있었고, 뇌수막염이 선행된 상태에서 조대술로 인한 급격한 압력 변화로 뇌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패혈증 의증으로 타원에서 항생제 치료 중이었기 때문에 내원 당시 명확한 뇌수막염의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전 증례 보고에서 외상에 의한 골파괴로 염증 없는 점액 낭종과 경질막이 맞닿아 있는 상태에서 조대술로 인한 점액의 이동으로 자발적인 뇌척수액 유출이 발생하였다[14]. 이를 토대로 선행된 뇌수막염이 자발적인 뇌척수액 유출 뿐 아니라 뇌이탈을 가속화 시켰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경질막이 결손되어 뇌 실질이 노출되는 경우 자가 혹은 동종의 이식물을 사용하거나 흡수성의 합성 제제를 사용하여 노출 부위를 메우는 수술을 한다[15]. 본 증례에서는 예상치 못하게 뇌 실질 유출을 발견하여 자가 이식물은 사용하지 못하고 합성 제제를 사용하여 유출 부위를 메웠다. 신경외과와 함께 두 차례의 수술적 치료를 진행하였고 두개 내 합병증 없이 환자는 증상이 호전되었다.
본 증례처럼 점액낭종의 크기가 크고 두개저의 손상이 동반된 경우 뇌염, 뇌수막염, 경막염, 수두증, 경막외 농양, 뇌농양과 더불어 자발적인 뇌척수액 유출, 뇌이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뇌이탈은 의식의 변화나 뇌기능 및 생명 유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다. 수술에 앞서 가능하다면 뇌 자기 공명 영상 촬영을 시행하여 주변 구조물들과의 경계 및 낭종의 성상에 대해서 우선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수술 중 결손이 관찰된 경우 결손 범위 확인 및 즉각적인 교정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