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이재서, 110-744 서울 종로구 연건동 28번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교신저자:전화:(02) 2072-2448 · 전송:(02) 745-2387 · E-mail:csrhee@snu.ac.kr
*저자 현 소속: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서
론
비강의 악성 종양은 일본인에서 발생 빈도가 10만 명당 0.038명에서 0.073명 정도로 보고되어 있으며,1) 한국인에서도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이러한 이유로 비강 내에 발생하는 암종은 일반적으로 부비동에 발생하는 암종과 통합하여 연구되고 있으며, 이 질병만의 독특한 성격이나 예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다. 그러나 비강 암종은 부비동 암종과 다른 임상적 성격을 가지고 예후 또한 서로 다를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3,4) 드물게 비강 악성 종양만을 분리하여 분석한 보고들이 있기는 하나 이들도 대부분 여러 가지 종류의 병리 진단을 하나의 환자군으로 간주하고 있어 연구대상이 균질하지 못하다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5) 더욱이 2002년에 새로 개정된 TNM 병기를 사용하여 분석한 연구는 더욱 드문 실정이어서 아직까지 비강에 발생하는 암종의 임상적 양상과 예후에 대한 많은 의문들이 남아 있다.
이 연구의 목적은 비강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 중 가장 흔한 편평상피암종만을 선별하여 그 임상적 양상과 생존율을 분석하는 것이다. 또 생존율과 재발에 영향을 미치는 예후 인자를 찾고자 하였으며 상악동에 발생하는 편평상피암종과 생존율을 비교하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1984년 1월부터 2005년 12월 사이 비강 또는 사골동에 발생한 편평상피암종으로 본원에서 치료 받은 환자들의 의무 기록과 영상 자료를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비강의 정의는 2002년에 개정된 AJCC의 기준에 따라 전정, 비중격, 외측벽, 비저로 규정하였다.6) 사골동은 정의상 부비동에 속하지만 상당 수의 비강암종은 기시 부위가 비강인지 사골동인지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 연구에서는 분석 대상을 비강 또는 사골동에 발생한 편평상피암종 환자로 규정하였다. 이 두 질환을 함께 지시하는 용어로 이후부터는 비내(intranasal)암종이라고 명명하기로 한다. 비내에 발생한 암종인지 여부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검토 가능한 의무 기록, CT, MRI 자료를 검토하였으며 종괴가 분포한 영역과 종괴의 중심점 위치에 따라 구분하였다. 암종이 너무 진행하여 기시점의 구분이 불가능한 경우는 연구 대상에서 제외 시켰다. 총 32명의 환자가 이상의 기준에 부합하였으며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31.6개월 이었다.
생존율과 관계 있는 예후 인자로는 환자의 나이, 성별, T 병기, 보강 방사선 치료 여부, 신보강 항암제 치료 여부, 골 침범 여부, 흡연 여부, 경부 전이 여부, 치료 방법, 편평상피암종의 분화도를 분석하였다. 치료 방법이란 주된 치료 방법이 방사선 치료였는지 수술이었는지 여부에 따라 분석하였으며 수술 후 보강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는 수술 받은 군으로 분류하였다. T 병기는 2002년에 발표된 6차 개정 AJCC의 병기 체계를 사용하였다.6) 분화도는 고분화 상피 암종, 중등도 분화 상피 암종, 저분화 상피 암종으로 분류하였다.
대조군으로는 1984년부터 2004년까지 본원에서 치료 받은 61명의 상악동 편평상피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실험군과 대조군은 치료시기가 유사하고 치료 받은 병원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비교 가능한 집단으로 평가하였다. 엄격한 의미에서 부비동은 상악동, 전두동, 사골동, 접형동을 의미하지만 부비동에 발생하는 암종은 거의 대부분 상악동에 발생하고 사골동 암종은 실험군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상악동에 발생한 편평상피암종만을 대조군으로 사용하였다.
통계학적인 분석은 SPSS ver. 12.0을 사용하였으며 유의 수준 <.05인 경우 차이가 있다고 규정하였다. 생존율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Kaplan-Meier survival curve를 이용하였으며 예후 인자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Log-rank test와 Cox regression을 사용하였다. 비율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chi-square test를 사용하였다.
결 과
비내 편평상피암종 환자들의 성비는 24:8로서 남성이 많았으며 진단을 받은 평균 연령은 52.3±12.6세(17~80세)로서 22명(68.8%)의 환자가 40대와 50대에 분포하여 있었다. 환자의 주증상은 코막힘 21명(40.4%), 코피 13명(25.0%), 콧물 7명(13.5%), 후비루 2명(3.8%), 시력 이상 2명(3.8%), 두통 2명(3.8%), 기타 5명(9.6%)으로서 코막힘과 코피가 가장 흔한 증상임을 알 수 있었다.
병기 별로 분류한 결과 T1이 3명(9.4%), T2가 6명(18.8%), T3가 9명(28.1%), T4a가 6명(18.8%), T4b가 8명(25.0%) 이었다. 다양한 치료 방법 중 절제 수술 이후에 보강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가장 많았으며 병기가 진행할수록 수술 보다는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가 많았다(Table 1). 병기에 따라 환자들이 받은 수술의 종류는 Table 2에 정리되어 있다. 병기가 낮은 경우 내시경적 절제 수술을 받은 경우가 3예 였으며, 병기가 진행할 수록 두개안면 절제술과 같이 보다 광범위한 수술을 받았다. 32명의 환자 중 8명(25.0%)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종이 계속 진행하여 사망에 이르렀고 또 다른 8명(25.0%)은 초치료로 완치되었다. 15명(46.9%)의 환자는 재발하였고 1명은 기록이 불완전하였다. 재발했던 환자 15명 중 8명(53.3%)은 국소 재발이였으며 5명(33.3%)에서는 경부 재발이 발견되었다. 나머지 2명(13.3%) 은 원격 전이가 발견되었다.
비내 편평상피암종의 5년 생존율은 44.6%로 나타났으며 5년 무병 생존율은 27.7%로 나타났다. 종합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T 병기에서만 유의한 차이가 있었으며, 무병 생존율을 비교한 결과 T 병기, 골 침범 여부, 치료 방법이 생존율과 유의한 상관 관계를 보였다(Table 3). T1, T2, T3군의 5년 생존율은 65.5%였으며 T4a, T4b군의 5년 생존율은 25.2%였다(Table 4). 그러나 병기가 진행할수록 수술보다는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는 점에서 병기라는 교란 변수를 다변량 분석으로 통제한 결과 치료방법과 생존율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451). 골 침범 여부도 마찬가지로 병기가 진행할수록 골 침범 정도가 증가 하였으며 T 병기와 함께 다변량 분석한 결과 생존율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다(p=.839).
상악동 편평상피암종과 생존율을 비교하기 위해 우선 T 병기의 분포가 서로 다른지를 확인하였다. 상악동 편평상피암종은 T1이 2명(3.3%), T2가 4명(6.6%), T3가 12명(19.7%), T4a가 40명(65.6%), T4b가 3명(4.9%) 이었다. 대부분의 환자가 T4a에 분포하고 있었으며 T1, T2 병기에 발견되는 환자는 드물었다. 이상의 분포는 비내 편평상피암종의 분포와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 비내 편평상피암종의 5년 생존율은 44.6%였으며 상악동 편평상피암종의 5년 생존율은 55.4%였다. 두 질환 사이 종합 생존율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Fig. 1)(p=.472). 이상의 결과를 다시 T1, T2, T3 환자군과 T4a, T4b 환자군으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T1, T2, T3 환자군에서는 두 질환 사이 종합 생존율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637). 반면 T4a, T4b 환자군에서는 상악동 편평상피암종 환자에서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은 경향을 보였다(p=.074).
고
찰
비강 편평상피세포암종은 드문 질환으로 흡연과 같이 코를 통한 발암 물질의 노출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7) 흡연 이외에도 나무 분진이나 니켈, 화학 용매 또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8) 비강내 악성 종양으로 진단 받은 783명의 환자를 분석한 한 연구에서는 환자의 연령, 성별, T 병기, N 병기, 종양의 분화도, 방사선 치료 여부가 환자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3) 그러나 저자들의 결과에서는 T 병기 이외에 유의한 상관 관계를 보이는 예후 인자를 찾을 수 없었다. 이는 환자의 수가 32명으로 너무 적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결과에서는 환자의 예후를 짐작하는데 있어서 단지 T 병기만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는데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할 경우 의미 있는 인자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경부 임파절 침범은 다른 연구들에서 중요한 예후인자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연구 대상 32명 중 진단 당시부터 경부 전이가 확인되었던 환자는 4명에 불과하여 전이가 없었던 환자군과 예후에 있어 유의한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비강 암종에 대한 기존의 보고들을 검토해보면 비전정에 발생한 암종을 포함시킨 경우4,5)도 있는 반면 연구자에 따라 비전정 암종은 제외하고 분석한 보고1)도 있다. 이는 비전정 암종의 예후가 다른 비내 암종에 비하여 현저하게 좋기 때문이다.9) 또한 비강을 비전정(vestibule), 후각 부위(olfactory region), 고유 비강(nasal fossa proper)으로 구분하는 연구자4)가 있는 한편 비전정, 비중격, 고유 비강으로 구분하는 연구자5)도 있어 비강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규정할 것인가 또 비강의 영역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의 일치가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현재 비교적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준에 부합하기 위하여 2002년 개정된 AJCC의 권장에 따라 비강을 비전정, 비중격, 비외측벽, 비저로 규정하였다. 보고자마다 서로 다른 결과를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 비강의 범위에 대한 통일된 정의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 한가지 불명확한 점은 사골동에 발생한 암종을 비강 암종으로 분류할 것인가 부비동 암종으로 분류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정의에 의하면 사골동은 부비동의 일부이다. 실제로 몇몇 보고들에서 사골동 암종을 비강 암종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10) 그러나 대부분의 보고들은 사골동 포함 여부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저자들이 비내에 발생한 암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느낀 바로는 초기 병기의 암종이나 비강의 앞쪽에 발생한 암종을 제외하고는 사골동 암종과 비강 암종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모호함을 피하기 위해 비강의 앞쪽에 발생한 암종만을 선별하여 보고한 연구들도 몇몇 있었다.11,12) 저자들은 명확한 기준 없이 비강과 사골동을 나누는 것보다는 비강과 사골동 암종을 함께 분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 근거로서 AJCC에서 제시한 T 병기 분류 체계에 의하면 상악동은 완전히 별개의 기준을 사용하여 T 병기를 결정하는 반면, 비강과 사골동은 서로 같은 기준을 사용하여 T 병기를 결정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한 환자가 가장 흔히 호소하는 증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상악동 암종에서는 협부의 통증과 감각 이상이 가장 흔한 증상인 반면 비강과 사골동 암종은 비출혈과 비폐색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11,13) 이러한 증상의 차이는 병의 발견 시기와 관계가 있으며 따라서 환자의 예후와도 관계가 있다. 발생 부위에 따라 질환의 종류를 분류하는 이유는 임상적 양상과 예후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질환의 구분 자체가 어렵고 임상 양상과 예후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면 함께 분석하는 것도 정당한 접근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내 암종은 부비동 암종과 비교하였을 때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4,5,10) 그 원인은 비출혈, 비폐색과 같은 증상이 보다 조기에 나타남으로써 상대적으로 일찍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연구 결과에서는 상악동 암종과 비내 암종의 생존율 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생존율만을 비교하였을 때는 오히려 비내 편평상피암종의 5년 생존율이 더 낮았다. 기존에 발표되었던 다른 보고들에 의하면 비강의 편평상피암종의 5년 생존율은 대략 50%에서 61.3% 사이로 보고되고 있다.3,11,14,15,16) 이와 비교하면 본 연구에서 얻어진 5년 생존율 44.6%는 다소 낮게 측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원인으로는 비전정에서 기시한 암종의 빈도가 낮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 포함된 32명의 환자 중 명백하게 비전정에서 암종이 기시한 증례는 단 일 예 밖에 없었다. 비전정 암종은 비내 암종에 비해 발견이 빠르기 때문에 예후 또한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9) 비전정에 발생한 편평상피 암종 환자 60명을 분석한 한 보고에서는 5년 생존율을 74%로 보고하고 있다.9) 비록 비강의 정의에 비전정이 포함되기는 하지만 질병의 성격상 비전정 암종을 비내 암종과 같은 질환으로 간주할 것인가는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체 T 병기를 대상으로는 비내 편평상피암종과 상악동 편평상피암종의 생존율 사이에 차이가 없었으나 T4a와 T4b 환자군에서는 오히려 비내 편평상피암종이 더 나쁜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내용은 저자들의 아는 한 이전에 보고된 바가 없는 결과이다. T4b로 진단 받은 환자들은 대부분 두개 내 침범이 가장 빈번한 문제였다. 반면 상악동 암종은 상대적으로 종양이 두개 내로 직접 침범하는데 안구가 장벽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상악동 암종은 초기 증상이 없이 때문에 대부분 T4a의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는 하지만 두개 내로 진행된 T4b 환자는 상대적으로 드문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비내 암종은 사골동 천정을 통하여 직접적으로 두개 내로 진행하는 경과를 밟기 때문에 오히려 예후가 나쁜 것으로 생각되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 포함된 환자 중 3명의 환자들은 내시경적 절제 수술을 받았다(Table 3). 이는 최근 새로이 시도되고 있는 방법으로 아직까지는 크기가 작은 종양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수술 후 3명의 환자 중 한 명은 종양이 재발하여 사망하였고 나머지 두 명은 재발의 증거 없이 각각 18개월, 49개월 생존하고 있다. 그러나 내시경적 절제 수술의 실효성을 검증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결 론
이 연구는 비내 암종을 상악동 암종과 분리하여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특히 편형 상피 암종 환자들만을 선별하여 보다 균질한 집단을 분석함으로써 결과의 신빙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비강과 사골동에 발생하는 편평 상피암종의 5년 생존율은 44.6%였으며 가장 중요한 예후 추정 인자는 T 병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비강의 정의에 대한 의견의 일치가 불완전한 실정이며 특히 비내 암종의 정의에 비전정과 사골동 암종을 포함 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상악동 암종에 비하여 비내 암종이 더 좋은 예후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의 가설과 달리 이 연구에서는 두 질환의 생존율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진행된 병기에서는 오히려 비내 암종이 상악동 암종에 비하여 더 나쁜 예후를 보였다. 이는 암종이 사골동 천정을 통하여 직접 두개 내로 침범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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