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최윤석, 400-711 인천광역시 중구 신흥동 3가 7-20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두경부외과학교실
교신저자:전화:(032) 890-3473 · 전송:(032) 890-2430 · E-mail:rhinoyo@hanmail.net
서
론
비중격 천공은 증상이 없는 경우 치료가 필요 없으나 코막힘, 가피 형성, 비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보존적 치료에 효과가 없어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 양측 점막연골막과 비중격 연골의 각층을 모두 재건할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한쪽 점막연골막이 완전히 폐쇄될 수 있도록 하여 양측 비강이 서로 통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한 수술방법이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립된 상태는 아니지만 수술적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점막연골막 피판을 전위(transposition)시켜 결손부위를 봉합해주고 재건된 피판 사이에 가능한 자가 이식편을 삽입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1) 그러나 천공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비강 내에서의 점막 봉합이 쉽지 않고 피판 사이에 삽입할 수 있는 자가 이식편을 충분히 얻기가 쉽지 않다.
실라스틱 시트(silastic sheet)는 활성이 없는 유연한 실리콘(silicone) 고무로 비교적 안전하게 인체에 사용이 가능하며 쉽게 구할 수 있고 주변 조직과의 유착이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2) 본 연구에서는 자가 이식편을 따로 얻지 않고 실라스틱 시트를 원형(template)으로 사용하여 1.0 cm 이상의 큰 비중격 천공을 재건하는 수술방법을 소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대상 및 방법
본원에서 비성형술과 비중격 천공 재건술을 동시에 시행한 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평균 연령은 49.8세(35~70세)였고 남자 4명, 여자 1명이었다.
후향적으로 비중격 천공의 원인, 위치, 수술 전 증상, 크기를 조사하였고 수술 후 폐쇄 정도, 치유 기간, 증상 호전 여부, 합병증을 설문조사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여 알아보았다.
수술 전, 후의 증상은 코막힘, 비출혈, 비루, 비건조감, 적성음(whistling) 등을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0점(증상 없음), 1점(경미한 증상), 2점(중등도의 증상), 3점(중증의 증상)으로 나누어 평가하였다. 최소 추적 관찰 기간은 12개월이었다(Table 1).
수술방법
전신 마취 하에서 epinephrine이 1:100,000 농도로 섞여 있는 1% lidocaine(Xylocaine)을 이용하여 국소 침윤 마취를 하였다. 비중격 연골 미부 끝에서 약
1~2 mm 후방에 반관통 절개를 하고 Freer 거상기를 사용하여 점막연골막을 조심스럽게 박리하였다. 점막연골막 피판을 천공 부위 위아래로 후방 5 mm까지 진행시켰다. 반대측 비중격도 같은 방법으로 점막연골막을 박리하고 양측 천공 부위 비중격 점막의 가장자리를 Duckbill 거상기를 이용하여 1 mm정도 제거하여 부드럽게 다듬었다.
비중격 천공 부위 양측에 0.5 mm 두께의 실라스틱 시트를 연골 결손 크기보다 적어도 5 mm 정도 더 크게 자르고 그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다듬은 후 비중격 연골과 점막연골막 피판 사이에 삽입하여 천공부위의 중앙에 위치하게 하였다. 삽입한 실라스틱 시트와 점막연골막 피판 사이에 실라스틱 시트와 비슷한 크기로 자른 알로덤(Alloderm®) 또는 리어듀러(Lyodura®)를 삽입한 후 반관통 절개했던 부위를 5-0 바이크릴(Vicryl®) 봉합사를 이용하여 봉합하였다.
모든 환자에서 외비 교정을 위해 비성형술을 동시에 시행하였으며 비주횡절개를 통한 비외접근법을 이용하여 융비술, 절골술, 비첨성형술을 시행하였다. 비중격 양측에 두꺼운 실라스틱 시트(1.0 mm)를 비중격 앞쪽에서 뒤쪽까지 고정 봉합한 후 메로셀(Merocel®)과 바셀린 거즈(Vaseline gauze)로 비강패킹을 하였다(Fig. 1). 수술 후 2일째에 비강패킹을 제거하였으며 비중격 양측에 고정 봉합한 실라스틱 시트는 수술 후 1주일째에 제거하였다.
결 과
비중격 천공의 원인으로는 이전에 시행 받은 비중격 성형술(3명)이 가장 많았고, 매독으로 인한 경우와 원인불명인 경우가 각각 1명씩이었다. 천공의 위치는 5명에서 모두 비중격 연골부에 위치해 있었고 수술 전 비중격 천공의 크기는 모두 지름 1.0 cm 이상(1.0~1.8 cm)으로 평균 1.36 cm 이었다(Table 1). 수술 전의 증상으로 모든 환자가 코막힘을 호소하였고 비출혈, 비루, 비건조감, 적성음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다(Fig. 2).
모든 환자는 실라스틱 시트를 원형으로 이용하여 비중격 천공을 재건하였다. 수술 1개월 정도 후에는 거의 가피가 형성되지 않았으며 5명 중 4명(80%)에서 수술 후 평균 4±1.4 개월에 천공이 완전 폐쇄되었고(Fig. 3), 1명에서는 수술 후 1년 이상이 지나도 지름 2.7 mm의 천공이 남아 불완전 폐쇄되었다. 완전 폐쇄된 4명에서는 수술 전 증상이 거의 호전되었으나 불완전 폐쇄된 1명에서는 잦은 가피 형성과 코막힘, 간헐적인 비출혈 등의 증상이 남았다(Fig. 2). 그 외 수술 후 감염이나 출혈, 실라스틱 시트에 의한 심한 염증 등의 합병증을 보이는 예는 없었다.
고 찰
비중격 천공은 외상, 비중격 수술, 악성 질환, 염증, 약물 등에 의해 비중격의 연골부 또는 골부와 점막의 조직이 함께 결손되는 질환으로 비중격 천공 환자의 약 60%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 없다. 하지만 코막힘, 가피 형성, 비루, 비출혈, 악취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3) 비중격 천공의 치료를 위해 생리 식염수 세척, 연고 도포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치료에 효과가 없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3) 수술방법으로는 인접 점막편을 이용한 피판술, 단순 혹은 복합 이식술, 피판과 이식을 병용하는 방법 등이 소개되었으나 아직까지 정립된 방법은 없다.4)5) 그러나 수술적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술하기 전에 천공의 크기와 위치, 점막 피판, 이식편 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천공의 크기는 수술 후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서 천공의 크기가 크면 비강내 봉합이 어려워 주로 개방성 외비접근법을 사용해야 하며 봉합을 하더라도 비중격 점막은 탄성섬유가 없어서 과도한 장력이 가해지면 재천공의 위험이 커진다.6) Younger 등은 1.0 cm 이하의 천공의 경우 평균 46%의 성공률을 보이지만 2.0 cm 이상일 경우 25%에 불과하다고 하였다.7) 또한 Adolfo 등은 천공의 크기가 작은 경우(1.0 cm 이하) 92%의 수술 성공률을 보인 반면 1.0 cm 이상의 천공의 경우 60%의 수술 성공률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8) 본 연구에서는 모든 환자의 수술 전 천공의 크기가 1.0 cm 이상이었으나 5명 중 4명이 완전 폐쇄되어 완전 폐쇄율이 80%였고 불완전 폐쇄된 1명의 경우에도 폐쇄율 85%를 보여 높은 수술 성공률을 보였다. 이는 비강내 봉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중격 점막에 과도한 장력이 가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점막 피판의 손상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불완전 폐쇄된 1명의 경우 실라스틱 시트와 알로덤은 전위 없이 잘 유지되고 있었으나 비중격 점막의 천공이 완전히 폐쇄되지 않아 정기적인 드레싱 및 추적관찰 중이다. 불완전 폐쇄된 이유는 대상 환자들 중 수술 전 천공의 크기가 가장 컸고 또한 부비동염이 동반되어 내시경 부비동 수술도 동시에 시행하여 수술 후 치료과정 중 천공 재건 부위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졌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비중격 천공의 위치는 수술 성공률뿐만 아니라 비강기능의 장애 및 증상 유발 정도와도 관계가 있다. 비중격 천공이 비강 천정 또는 비저부까지 있는 경우 재건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6) 천공이 연골부보다 골부에 있을 때 증상이 더 적은데 이는 비점막 전방 1/3에서의 점액섬모운동이 후방에 비해 덜 활발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9) 본 연구의 대상 환자에서는 모든 예에서 비중격 연골부에 천공이 있었으며 비배부나 비저부까지 천공이 있는 예는 없어 위치에 따른 수술 성공률이나 증상 정도 차이를 비교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큰 천공을 재건하는 여러 가지 방법은 대부분 비강 내에서 수회 봉합을 해야 하며 이 중에서 결손 부위를 자가 이식편으로 막고 적어도 한쪽 점막을 봉합하는 방법이 높은 수술 성공률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1) 이식편으로는 연골,10) 측두근막,1) 비갑개,11) 두개골막,12) 유양돌기골막13) 등 자가 이식편이 많이 사용되어 왔으나 경우에 따라 사용 가능한 자가 이식편의 양이 제한이 있고 수술범위가 커지며 수술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자가 이식편의 단점 때문에 알로덤, 리어듀러 등의 동종 이식편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 또한 역시 좁은 비강 내에서 봉합해야 하는 어려움과 비중격을 지지할 수 있는 경직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다.14) 본 연구에서는 모든 예에서 외비 교정을 위해 비성형술을 동시에 시행하여 자가 이식편이 부족했고 비교적 천공의 크기가 컸기 때문에 비강내 봉합을 피하기 위해 실라스틱 시트를 원형으로 사용하여 점막의 자연 치유를 유도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실라스틱 시트는 주변 조직과의 유착이 적어 중이 수술에서 고막 이식편과 중이 골 표면 사이에 삽입하거나 유연하고 쉽게 잘라서 사용할 수 있어 안구 외향골절시 원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15)16) 본 연구에서는 실라스틱 시트의 이와 같은 특징에 착안하여 실라스틱 시트를 비중격 연골과 점막연골막 피판 사이에 삽입하여 비내봉합을 시행하지 않고 점막의 치유를 유도하였다. 비강이 좁은 환자 1예에서는 수술 후 비중격의 지나친 비후를 피하기 위해 실라스틱 시트의 삽입을 한쪽 비강에서만 시행하였다. 이러한 저자들의 방법은 비중격 점막을 봉합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으나 점막 치유 과정 중에 천공 주변부로 가피 형성이 잘 되므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양측 실라스틱 시트와 점막연골막 피판 사이에 알로덤 또는 리어듀러를 삽입하였다. 실라스틱 시트가 비중격 연골과 점막연골막 피판사이에서 이동하지 않고 정확히 천공부위에 위치하도록 비중격 양측에 실라스틱 시트를 고정 봉합하여 이를 방지하였다(Fig. 1).
비중격 천공 재건 수술의 목적은 천공의 재건뿐만 아니라 비강의 정상 기능과 생리로 회복시키는 데 있다. 저자들의 방법은 비교적 크기가 큰 천공임에도 완전폐쇄율 80%로 좋은 수술 성공률을 보였으며 모든 환자에서 동반된 증상도 사라지거나 호전되었다(Fig. 2). 비록 작은 천공이 남은 경우에 약간의 코막힘은 있었으나 적성음은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천공의 크기가 작아지면 적성음이 커지는 일반적인 경우에 반해 비록 천공은 남아 있으나 비중격 사이가 실라스틱 시트 및 알로덤으로 막혀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라스틱 시트를 안구 외향골절시 사용했을 경우 감염, 탈출, 삽입물의 변위, 이물반응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었으나2) 본 연구에서는 비록 증례 수는 적었지만 실라스틱 시트와 관련된 심한 염증이나 비성형술에 악영향을 미치는 다른 합병증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실라스틱 시트는 비중격 재건술에서도 인체 내에서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 증례 수가 적고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이 16개월로 짧아 더 많은 증례와 충분한 장기간의 추적 관찰이 더 필요하지만 저자들의 방법은 비교적 천공의 크기가 크고 비성형술 등의 다른 수술과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나 이식편이 부족한 경우 사용될 수 있는 좋은 수술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결 론
비중격 천공의 크기가 지름 1 cm 이상으로 크거나 비성형술 등을 동시에 시행하여 비중격 연골과 같은 자가이식편이 부족한 경우 실라스틱 시트를 원형으로 점막 재생을 유도하여 천공을 재건하는 방법은 매우 유용한 비중격 천공 재건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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