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ress for correspondence : Jae Ho Ban, MD, PhD, Department of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Kangbuk Samsung Hospital,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29 Saemunan-ro, Jongno-gu, Seoul 110-746,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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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은 중추 신경계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병리학적으로 중추신경계의 염증, 말이집탈락(demyelination), 아교세포흉터형성(glial scarring)을 특징으로 한다. 다발성경화증의 병소는 중추 신경계의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병소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 소견을 보일 수 있고 질병의 경과 중 재발과 완화가 반복되며, 진행성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또한 주로
20~40대의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장기간의 치료와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사지나 몸통 근육의 감각 저하 혹은 이상 감각, 근위약, 운동조정장애 등이 있으며, 전정 및 와우 신경핵 주변을 침범하였을 경우에는 현훈, 이명, 청력저하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 있어서 초기에 어지럼증만을 주로 호소하는 경우는 문헌 고찰에 의하면 5% 미만으로 매우 드물며 발생 시 뇌교 내의 8번 신경다발(intra-pontine 8th nerve fascicle)에 병변이 있는 경우가 많다. 저자들은 어지럼증을 주소로 내원한 39세 여자 환자에서 자발 안진 및 두부 충동 검사상 양성 소견으로 급성 전정 신경염을 의심하였으나, 추후 검사상 다발성 경화증으로 진단된 1예를 치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례
39세 여자 환자가 내원 하루 전부터 시작된 어지럼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어지럼증은 지속적으로 주위가 도는 양상이었으며 이명, 청력저하, 이충만감, 및 자가강청 등의 증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과거력상 수개월 전 비슷한 양상의 어지럼증 발생하여 개인병원에서 약물 치료 후 호전된 병력이 있었다. 가족력상 특이 사항은 없었고 두부외상의 병력도 없었다. 이학적 검사상 고막은 정상 소견을 보였다. Frenzel 안경하에서 시행한 자발 안진 및 주시 유발 안진, 옆으로 눕기검사(roll test), 앙와위 두부 측위시 및 Dix-Hallpike 검사 모두에서 우측 수평 방향의 안진이 관찰되었고 우측으로 향하는 두진 후 안진이 관찰되었다. 주시 유발 안진의 진폭과 속도는 정상 쪽을 주시할 때 증가하고, 병변 쪽 주시할 때 감소하는 alexander 법칙을 따랐다. 두부충동검사상(head thrust test)에서 좌측 시행 시 교정성 단속운동(catch up saccade)이 관찰되었다. 지시검사, 족답검사, 보행검사와 같은 편의 검사상 의미 있는 편위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고 뇌신경검사 및 소뇌기능검사는 정상이었으며 병적반사, 운동기능장애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좌측 급성 전정 신경염(vestibular neuronitis)을 의심하여 입원 후 비디오 안진검사, 순음청력검사, 전정 유발 근전위검사를 시행하였다. 전 시야에서 우측으로 향하는 4도/sec의 수평 회전성 자발 안진 소견이 관찰되었고 시고정이 되었다(Fig. 1). 양온 교대 온도 안진검사에서 좌측 반고리관 마비(canal paresis)는 47%였고 우측 방향 우위(directional preponderance)는 28%로 일측성 전정기능 소실 소견을 보였다(Fig. 2). 청력 역치는 정상 범위였고, 전정 유발 근전위(vestibular evoked myogenic potential)에서 편측의 반응소실은 없었다. 순음청력검사에서도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혈액검사에서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환자는 4일간의 입원치료기간 동안 Bonaling-A(dimenhydrinate 50 mg) 0.5T bid로 경구 투여 받았다. 입원 4일째 환자의 자발 안진 및 두진 후 안진은 남아 있었으며 자발 안진의 느린 성분 안구 운동 속도는 3도/초로 초기검사보다 뚜렷한 감소는 보이지 않았으나 어지럼증에 대한 증상호전을 보여 퇴원을 계획하였다. 하지만 입원 4일째 환자는 좌측 윗 눈꺼풀 떨림, 좌측 뺨과 혀의 우둔한 감각 등의 좌측 안면부의 이상 감각(parethesia)을 호소하였고 이에 중추성 병변을 배제하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 촬영을 시행하였다. Diffusion 자기공명영상(확산MR영상)에서 좌측 중소뇌각(middle cerebellar peduncle) 전정 척수핵(vestibular nucleus) 부위의 미약한 고신호 강도를 보이는 병변이 관찰되었으며 T2 weighted image 및 fluid 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image에서 같은 부위의 5 mm의 직경을 가지며 고신호 강도를 보이는 병변이 관찰되었다. 또한 T1 gadolinuim 조영 영상에서도 같은 위치의 조영증강을 확인하였다(Fig. 3). 이에 저자들은 급성 뇌경색, 종양보다는 아급성 뇌경색. 염증성 병변 등을 고려하였고 감별진단을 위해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하여 단백질 62 mg/dL, γ-globulin 15 mg/dL로 상승되어 있는 소견을 보여 이는 뇌경색에 의한 것보다는 염증성 병변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Table 1). 경골 신경 체성 감각 유발전위검사, 시각 유발전위검사, 뇌간 청각 유발전위검사 등을 시행하였으나 다른 뇌신경 침범은 없이 정상임을 확인하였다. 환자의 젊은 나이와 수개월 전 동일한 어지러움의 과거력 및 MRI상 뇌교 전정 척수핵 부위의 조영증강 소견, 경과 관찰 중 좌측 안면부감각 이상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의 동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저자들은 다발성 경화증에 합당한 증례라 판단하였으며 신경과와 협진상에서도 같은 의견을 확인하였다. 이후 증상의 호전 및 병의 중등도를 고려하여 약물 치료 후 퇴원하여 현재 외래 경과 관찰 중이다. 퇴원 후 외래에서 어지럼증 및 눈꺼풀 떨림은 호전되었으나 안면감각 이상은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으며 추가적인 신경학적 증후 발생 가능성을 염두하여 추적 관찰 중이다.
고찰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은 인체 내 면역계의 결손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으로 뇌와 척수의 백질 부분의 신경을 덮는 미엘린 수초(myelin sheath)를 침범하여 수초탈락(demyelination)을 산발적으로 일으키는 질환이다. 여러가지 유전적, 환경적 인자들로 인해 면역 조절기능이 깨졌을 경우 유발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생각되며 주로
20~40대의 젊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3)
다발성 경화증의 특징적인 조직학적 소견은 백질 내 혈관 주위의 염증세포의 침윤이며 이러한 염증세포의 중추 신경계로의 침윤은 자가면역체계의 이상에 의해 촉발되는 것으로 생각되나 어떠한 기전에 의해 면역체계가 활성화되어 자기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진단은 중추 신경계 증상의 시간적/공간적 산재를 확인하는 것으로, 즉 1) 뇌, 척수, 시신경 등 중추 신경계의 장애가 적어도 다른 두 영역에 두 차례 이상 나타나고, 2)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다른 가능한 질환이 모두 배제되었을 경우를 기본으로 한다. 가장 최근의 진단 기준인 맥도날드 기준(McDonald criteria)(Table 2)에서는 자기공명영상(MRI) 결과를 포함시켰다. 공간적 산재는 다발성 경화증에 특징적인 중추신경영역(뇌실주위, 피질곁, 천막하 혹은 척수) 중 2개 이상의 영역에서 적어도 1개 이상의 T2병변이 있을 때로 규정하였다. 시간적 산재는 검사 시기와 증상이 상관 없는 T1 gadolinuim 조영증강과 조영증강이 되지 않는 병변이 동시에 존재하거나 혹은 MRI 검사 시기와 관계 없이 첫 임상증상 발생 이후의 MRI에서 gadolinium 조영증강 병터 또는 새로운 T2 병터가 있는 경우, 혹은 두 번째 임상발병이 있는 경우로 규정하였다.1,4) 본 증례의 경우 자기 공명 영상 시행 전 어지럼증 및 안면 감각 이상 등의 중추 신경계 증상이 수개월 전 및 내원 하루 전으로 시간 간격을 두고 두 차례 나타났으며 자기공명영상에서 병변이 확인되어 clinically isolated syndrome(CIS, dissemination in time) type의 다발성 경화증으로 진단이 가능하였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사지나 몸통 근육의 감각 저하 혹은 이상감각, 근위약, 운동조정장애 등이 있으나, 이는 모두 비 특이적인 것이며 병변에 따라 현훈, 이명 등의 증상도 가능하다. 질병의 경과 중 재발과 완화가 반복되며, 진행성으로 악화될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전정척수 신경섬유(vestibulospinal fibers)의 말이집 탈락(demyelination)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말초전정장애와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증례와 같이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 있어서 초기에 어지럼증을 주로 호소하는 경우는 5% 미만으로 매우 드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5,6,7,8) 하지만 다발성 경화증의 병소는 중추 신경계의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어 병소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 소견을 보인다.9)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서 어지럼증을 나타낼 경우 대부분 뇌교내의 8번 신경다발(intra-pontine 8th nerve fascicle)에 병변이 있는 경우가 많다.5,6) 본 증례의 경우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좌측 중소뇌각(middle cerebellar peduncle) 부위의 병소를 확인하였다. 한 연구에 따르면 수일간 지속되는 어지럼증의 원인으로 말초전정장애의 하나인 전정 신경염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이는 뇌간(brainstem)이나 소뇌(cerebellum)의 병변에서 청력이나 신경학적 증상 없이 급성 말초성 전정신경병증과 유사한 임상 증상과 징후를 나타내는 가성 전정 신경염(pseudo-vestibular neuritis)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성 전정 신경염의 주요 원인으로 뇌경색, 또는 다발성 경화증을 예로 들고 있다.10)
감별 진단으로는 척수압박, 비타민 B12 결핍증, 라임병, 매독 등과 같은 중추 신경계감염, 사르코이드 증이나 루프스, 쇼그렌병과 같은 염증성 질환 등이 있을 수 있다.11) 또한 본 저자들은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감마글로불린 상승 소견을 확인하였고 이는 다발성 경화증, 만성 간질환, 사르코이드증, 다발성골수종, 점액수종 등에서 보일 수 있는 소견으로 본 증례의 진단과 부합하였다.
다발성 경화증의 치료는 급성기 치료, 장기적 조절치료, 대증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기 치료는 일반적으로 고용량
glucocorticoid(500~1000 mg/day)를 3~5일간 정맥 투여하는 것이고 정맥 투여 이후 경구 predinosone제제를 2주에 걸쳐 천천히 감량한다.1,11)
장기적 조절 치료제로 interferone beta, glatiramer acetate, mitoxantrone, natalizumab 등이 있다.12,13,14) 대증적 치료로 사지의 위약에 대하여 재활 치료를 시행하며, 스트레칭과 같은 물리치료와 함께 근육이완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신경병성 통증에 대하여 삼환계 항우울제나 항경련제를 사용한다. 우울증과 불안 등의 증상이 매우 흔하게 나타나므로 이에 대한 상담치료와 약물치료 등의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15)
본 증례는 어지럼증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일측성 급성 전정 신경염으로 의심하였으나 다발성 경화증으로 진단된 증례로 어지럼증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두부 충동 검사상(head thrust test) 양성을 보이거나 젊은 연령일지라 하더라도 경과 관찰 중 다른 신경계 증상이 동반될 경우 말초전정장애뿐만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중추성 염증질환의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함을 보여주는 증례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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