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950년대의 수술현미경의 도입1)과 함께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이과적 수술은 특히 만성 중이질환의
치료에 획기적인 성과를 보여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중이염수술이 수술현미경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중이강의 주요 구조물인 이소골 및
정원창, 난원창, 안면신경, 그리고 염증이나 진주종 등이 호발하는 후고실의 안면신경와(facial recess), 고실동(tympanic
sinus), 상고실(attic) 등은 외이도 골벽에 가려져 있으므로 수술현미경을 통한 관찰이 제한되어 있어 술후 병변이 잔존 혹은 재발하기
쉽다.2-4)
최근 내시경의 발달과 더불어 의학의 여러 분야에 내시경수술이 도입되어 종래에는 관찰하기 어려웠던 부위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으며 또한 최소침습적
수술(minimally invasive surgery)을 행함으로써 수술에 따른 부담을 줄이고 치유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게 되었다.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는 부비동 내시경수술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과적 수술에서 내시경의 적용은 아직 초보단계에 있고5)
국내보고는 아직 없다.
최근에 개발된 내시경은 가늘고 시야가 넓으며 밝고 선명한 상을 제공할 뿐 아니라 다양한 각도를 가지므로 외이도를 통해 중이강의 감춰진 곳을
관찰하는데 매우 유용하여6)7) 각종 중이질환에 대한 최소침습적 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저자들은 중이내 병변이 비교적 경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내시경을 이용하여 중이강을 관찰하고 고실성형술을 시행하였으며, 그 결과를 분석하여
만성 중이염에서의 내시경수술의 효용성을 알아보고 향후 중이 진주종, 유착성 중이염 등 좀더 심한 중이질환이나 일부 내이질환 등에 대한 내시경수술을
위한 기초자료로 삼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수술기구
주로 직경 4 mm, 길이 18 cm의 0° 그리고 30° rigid telescope(Karl Storz, Tuttlingen, Germany)을
사용하였으며 70° 및 직경 2.7 mm rigid telescope은 보조적으로 사용하였다. 미세수술용 기구는 종전의 이과수술용 기구를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필요에 따라 흡입관의 끝을 구부려서 사용하였다. 내시경용 카메라는 Olympus사(Tokyo, Japan)의 3 chip
카메라를 사용하였다.
대 상
내시경하 고실성형술을 시행하고 3개월 이상 추적조사가 가능했던 17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그 중 변연성이 아닌 고막천공을 보이고 중이 점막이
정상이거나 경미한 부종 혹은 발적이 동반된 만성 중이염이 15예였고 선천성 중이진주종이 2예였다. 성별분포는 남자가 4예, 여자 13예였고
연령분포는 13세부터 65세였으며 평균연령은 41세였다(Table 1).
수술방법
모든 예에서 국소마취하에 경외이도 접근법으로 수술을 시행하였다. 내시경을 한 손으로 잡고 외이도에 삽입한 뒤 다른 손으로 내시경을 따라
수술기구를 집어넣어 수술을 진행하였다. 이 때 내시경을 직접 들여다보거나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을 시행하였다. 수술시 혈액 등에 의해 시야가
흐려진 경우에는 외이도를 따뜻한 생리식염수로 세척하거나 내시경을 알코올이 묻은 거즈로 닦고 antifog 용액을 바른 후 다시 삽입하였다.
환자를 앙와위로 하고 머리를 반대측으로 돌린 후 이개 및 외이도를 통상적인 방법으로 세척한 후 외이도 골부에 1 % lidocaine with
1:100000 epinephrine 혼합액으로 침윤마취를 시행하였다. 외이도 골부의 6시 및 12시 방향에서 시작하는 적절한 절개를 가하여
작은 고막외이도 피부판(tympanomeatal flap)을 만들었다. 고삭신경을 분리하면서 고막외이도 피부판을 거상하여 후고실을 개방하였다.
다양한 각도의 내시경을 이용하여 고실의 주요 구조물을 관찰하고 병적 조직을 제거한 후 이소골의 상태에 따라 이소골 성형술 및 고막이식술을
시행하였다. 고막이식의 재료로는 대개 이주연골막을 사용하였으며 고막천공이 매우 큰 경우는 이개상부 두피에 작은 수평절개를 가하여 얻은 측두근막을
사용하였다. 이식방법은 모든 예에서 underlay법을 이용하였다. 고막외이도 피부판을 원위치하고 외이도를 항생제 연고로 채운 뒤 수술을
마쳤으며 환자는 수술 당일 혹은 다음날 퇴원하였다. 예방적 항생제를 7일간 경구투여하였으며 국소적인 약물은 사용하지 않았다. 수술 후 3주에
외이도의 항생제연고를 제거하고 4주에 순음청력검사를 시행하였다.
결 과
수술 소요시간은 20분~1시간이었으며 수술 도중 내시경수술이 불가능하여 수술현미경을 사용한 경우는 없었다. 4 mm 내시경을 주로 사용하였으며
상고실을 관찰하거나 외이도가 극단적으로 좁은 4예에서는 2.7 mm 내시경을 사용하였다. 모든 예에서 골제거 없이 0° 내시경으로 후고실의
주요 구조물인 침등관절, 등골, 난원창, 정원창, 그리고 고실동, 안면신경와 등을 잘 관찰할 수 있었고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소골재건 혹은
고막이식을 시행할 수 있었다(Fig. 1).
15예의 만성 중이염 중 12예에서 제1형 고실성형술을 시행하였다. 나머지 3예에서는 이소골연쇄의 이상이 동반되었는데 침골장각의 미란,
침골장각 및 등골 상부구조의 미란, 침골장각 및 추골병의 미란이 각각 1예씩 있었다. 그 중 2예는 자가침골을 사용하여 재건하였고 나머지
1예는 등골주위 점막의 비후가 심하여 고실바닥에 silastic sheet를 깔고 순차적 고실성형술을 시행하였다. 선천성 중이진주종 2예는
모두 술전 고막이 정상소견이었고 일측성 전도성 난청이 있어 시험적 고실개방술을 시행하여 발견된 경우였다. 그 중 1예는 진주종이 후고실에
국한되어 있고 침골장각 및 등골 상부구조의 미란이 있어 진주종을 모두 제거한 뒤 TORP(Total Ossicular Replacement
Prosthesis)를 이용하여 이소골 연쇄를 재건하였으며(Fig. 2) 나머지 1예에서는 후고실에서 기원한 진주종이 고실협부를 따라 내측
상고실로 파급되어 술후 잔존진주종이 우려되었으므로 순차적 고실성형술을 시행하였다(Table 1). 상고실은 선천성 중이진주종 2예와 만성
중이염 중 침골장각의 미란이 동반된 3예에서는 침골을 제거한 후 30° 혹은 70° 내시경을 이용하여 관찰할 수 있었으나 이소골이 건전한
경우에는 70° 내시경을 이용하여 이소골의 내측면 일부분만 관찰할 수 있었다. 그 밖에 고실경화증은 후고실 및 추골병의 앞쪽 고막에서 각각
3예 및 1예에서 발견되어 제거되었으며 이관의 입구 및 하고실에서 특별한 병변이 발견된 예는 없었다.
수술 도중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한 예는 없었으며 술후 감염, 현훈, 이명, 감각신경성 난청 혹은 안면마비 등 합병증이 발생한 예도 없었다.
대부분의 예에서 수술 후 3주에 외이도의 항생제 연고 제거시 이식편의 상피화가 완료되어 있었다. 순차적 고실성형술을 시행한 2예를 제외한
15예에서 수술 전 시행한 청력검사 결과 순음청력평균값의 평균 기골도 청력차는 30±13 dB였으며 술후 4주에는 16±4 dB로 호전되었다.
수술 3개월 후 추적조사 결과 모든 예에서 고막의 치유가 잘 되어 있었으며 재천공이나 이루 등을 보이는 예는 없었다.
고 찰
내시경은 현미경과 달리 이개나 외이도의 굴곡 등에 시야가 방해받지 않고 외이도의 크기에 관계없이 외이도를 통하여 고막과 중이강을 동시에
잘 볼 수 있게 한다. 최근에 개발된 내시경은 가늘고 시야가 넓으며 밝고 선명한 상을 제공할 뿐 아니라 다양한 각도를 가지므로 외이도를
통해 특히 중이강의 감춰진 곳을 관찰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이과질환에 대한 내시경의 적용은 외임파 누공의 진단 및 치료에 대한 보고8)가
있으며 만성 중이염의 수술,9) 전정신경 절단술,10) 청신경종양 제거술11)
등에서는 주로 보조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본 연구의 만성 중이염 모든 예에서 내시경만을 사용하여 골제거 없이 수술현미경으로는 관찰이 어려운 후고실의 주요 구조물을 잘 관찰하고 숨은
병변을 제거할 수 있었으며, 이소골성형술이 용이할 뿐 아니라 고막륜 전체가 한 시야에 보이므로 고막이식술을 쉽게 행할 수 있었다. 따라서
고막의 전반부에 천공이 있거나 외이도가 좁은 경우, 이소골이 외이도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경우, 등골수술, 유착성 중이염에서 후고실에
유착된 고막을 분리할 때 등에서는 내시경이 수술현미경보다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내시경수술의 또 다른 장점은 최소침습적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외이도의 모양과 크기, 고막천공의 크기와 위치에 관계없이
모든 예에서 피부절개 없이 외이도를 통해 수술이 가능하였으며 합병증 없이 완치되었고 청력개선도 양호하였다. 모든 예에서 국소마취하에 수술을
시행하고 수술당일 혹은 다음날 퇴원하였으므로 환자의 호응도가 높으며 치유기간, 비용 등도 절감할 수 있었다.
중이 진주종의 치료에도 내시경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최근 Tarabichi12)는 비교적 경한 중이
진주종에 대한 내시경적 절제를 보고하였으며, Thomassin 등9)은 수술현미경하에서 외이도보존형 유양돌기삭개술을
시행하고 이어서 내시경으로 상고실, 후고실 등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진주종의 재발율을 낮출 수 있었으며, Rosenberg 등13)은
외이도보존형 유양돌기삭개술을 시행한 뒤 2차수술시 후이개부위에 먼저 작은 절개를 가하고 유양돌기내로 내시경을 삽입하여 진주종의 재발 혹은
잔존유무를 확인한 후 다시 고식적인 방법으로 유양돌기를 개방하여 수술현미경하에서 관찰하여 내시경소견과 일치함을 보고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시험적 고실 개방술로 발견된 선천성 중이진주종 2예에서 내시경적 절제가 가능하였다.
내시경하 고실성형술의 단점으로는 확대시야를 얻을 수 없으며 한 손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어려움, 시야가 자주 흐려지는 것 등으로, 수술현미경에
익숙한 이과의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2.7 mm 내시경의 경우 시야가 매우 작았으나 외이도가 극단적으로 좁아
4 mm 내시경이 협부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불가피하였으며 70° 내시경은 정확한 삽입을 위해 상당한 숙련이 필요하였다. 또한 이소골이
건전한 경우 상고실의 관찰은 매우 제한적이었으므로 진주종 등 상고실의 병변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침골을 제거하거나 적절한 상고실개방술을 병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환자가 갑자기 머리를 움직일 경우 내시경에 의한 중이 및 내이손상, 다른 종류의
내시경으로 바꿀 때의 오염문제 등도 주의할 점으로 생각되었다. 최근에 제작된 내시경은 고압 멸균소독이 가능하고 내시경용 카메라도 방수처리가
잘 되어 소독수에 담글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기종을 사용한다면 수술 중 감염의 위험도를 크게 낮출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저자의 경우
수년간의 부비동 내시경 수술경험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한 손으로 수술을 시행할 경우 흡입관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으므로 지혈이 가장 중요한데,
출혈의 대부분은 외이도의 피부절개부위에서 발생하므로 이곳의 bipolar coagulation이 약간의 도움을 주었다. 그 밖에도 외이도에
침윤마취를 시행할 때는 가능한 한 작은 주사바늘(27 gauge 이상)을 사용하여 서서히 주사하여 수포의 생성을 방지하여야 하며, 주사부위는
통상적인 중이수술에서보다 좀더 내측을 선택하여 그곳에서 스며나오는 혈액 등에 의해 내시경의 끝이 흐려지는 것을 피하고, 주입마취액의 양은
2~3 ml로 제한하여 외이도의 부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외이도마취를 시행한 후 충분한 지혈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5~10분정도 기다렸으며,
이때 이주연골막이나 측두근막 등 이식편을 채취해 두었다. 수술시 필요에 따라 조수가 흡입관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내시경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telescope holder를 사용하면 확대된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양손이 자유로워지나 수술시야가 아닌 모니터를 보고 수술하므로 입체감이
없어지고 4 mm 내시경을 사용할 경우 외이도내에 내시경이 고정되면 수술기구의 사용공간이 제한되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 수술장비면에서는
카메라가 무거울 경우 내시경의 고정이 불완전하였고 상고실 및 후고실의 병변을 제거할 때 필요한 다양한 길이와 각도를 가진 수술기구와 흡입관의
개발이 절실하였다.
수술경험의 축적과 장비의 개발로 위와 같은 여러 문제점들이 점차 해결되면 장차 내시경이 단순한 고실성형술 뿐 아니라 중이 진주종, 유착성
중이염 등 주요 중이질환의 수술에서 최소침습적 수술로 재발율을 낮추는 등 치료성적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 론
만성 중이염 15예와 선천성 중이진주종 2예를 대상으로 내시경을 이용하여 경외이도 접근법으로 후고실의 주요 구조물을 관찰하고 고실성형술을
시행하였다. 합병증이 발생한 예는 없었으며 추적조사 결과 모든 예에서 고막의 치유가 잘 되어 있었고 청력개선도 비교적 양호하였다.
내시경은 고막의 전반부에 천공이 있거나 외이도가 좁은 경우, 이소골이 외이도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경우의 고실 성형술, 등골수술, 유착성
중이염의 수술 등에서 최소침습적 수술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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