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예미경, 705-718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4동 3056-6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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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미각은 개인차가 큰 감각 중 하나로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것은 유전자의 차이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분자생물학적 기법의 발달에 힘입어 미각 수용체 유전자의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SNP) 또는 서로 연관되어 있는 SNP들의 조합이 단맛, 감칠맛, 그리고 쓴맛을 일으키는 다양한 화학물질들에 대한 민감도를 결정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1,2)
Phenylthiocarbamide(PTC)는 합성화학물질로서, 어떤 사람들은 아주 쓴맛으로 느끼는 데 반해, 어떤 사람들은 전혀 맛을 느끼지 못하여 이 물질에 대한 맛의 민감도에 따라 미각인(taster)과 미맹인(non-taster)으로 양분할 수 있다.3,4) 미맹 여부는 음주, 흡연 등의 생활습관뿐만 아니라, 선호하는 음식과 관련하여 식습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으며, 갑상선 질환을 비롯한 몇몇 질병들과의 연관성들이 보고되어 있다.3,5)
최근 Kim 등2)은 염색체 7q에 있는 쓴맛 수용체 유전자의 변이가 PTC 맛 감지 다양성의
55~85%를 설명한다고 보고하였다. 이 유전자는 Human Gene Nomenclature Committee에 의해 PTC 유전자로 이름 붙여졌으며, TAS2R38, T2R38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Kim 등은 PTC 유전자에서 염기쌍(base pair) 145, 785, 886 위치에 세 개의 SNP를 발견하였다. 즉, 염기쌍 145 위치의 다형성으로 Guanine(G)이 Cytocine(C)이 되면 결과적으로 아미노산 49 위치에서 alanine이 proline으로 부호화(encode)되게 되며, 염기쌍 785 위치에서 Thymine(T)이 Cytosine(C)으로 바뀌면 아미노산 262 위치에서 valine이 alanine으로 바뀌게 되며, 염기쌍 886 위치에서 Adenine(A)이 Guanine(G)으로 바뀌면 아미노산 296 위치에서 isoleucine이 valine으로 부호화되게 된다고 하였다. 이들 세 군데 PTC 유전자의 SNP의 조합으로 생성된 일배체형(haplotype)들은 아미노산 변화에 따라 이름을 붙여 부른다. 예를 들어, 염기쌍 145번 위치에 C, 785 위치에 C, 886 위치에 G의 다형성(polymorphism)의 조합이 이루어졌다면, 부호화되는 아미노산은 proline, alanine, valine이 되고, 그 일배체형의 이름은 PAV가 되는 것이다. 가장 많은 일배체형은 PAV와 AVI의 두 가지 형태이며, 그 외 AAI, AAV, PVI 같은 세 가지 드문 형들도 보고되어 있다.2,5,6) 본 연구에서는 비교적 오래 전부터 연구되어온 PTC에 대한 표현형과 최근의 연구 성과로 밝혀진 PTC 유전자의 다형성으로 인한 유전자형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상호간의 관계를 알아보고자 하였으며, 한국인에서의 미맹에 대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대 상
자원자 모집 광고를 통해 모집된 19세 이상의 정상 성인을 대상으로 하였다. 남자가 41명, 여자가 32명으로 총 73명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37.52±13.12세(19~63세)였다. 본 연구는 임상시험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미각검사 및 미각 유전자 분석 연구에 대한 동의서를 받았고, 미맹검사 및 유전자 분석을 시행하였다.
미맹검사(PTC threshold test)
기준 농도의 설정은 Harris 등4)의 방법을 참고로 하였으며, Phenylthiocarbamide(PTC, Sigma-aldrich, Inc., St. Louis, USA)를 17 mM(2.584 gm/L) 농도로 증류수에 녹인 후 용액 15번으로 하였다. 증류수로 2배수 희석하여 총 15단계의 용액을 만들었으며, 가장 약한 농도인 1번 용액은 1.04×10-6 M이 되도록 하였다. 모든 용액은 1 L 유리병에 넣어 4℃에서 보관하다가 실험하기 전에 꺼내어 사용하였다. PTC 용액과 증류수를 각각 10 mL씩 10 cc 일회용 주사기에 넣고 가장 낮은 농도부터 시작하여 피검자 혀의 표면에 1 mL씩 고르게 뿌린 다음 입안에 잠깐 머금다가 곧 삼키게 한 후, PTC 용액과 증류수 중 쓴맛을 느끼는 용액을 강제로 선택하게 하여 정확히 맞히는 농도를 역치로 하였다.
유전자 분석
실험 대상들의 말초혈액에서 10 mL의 정맥혈을 채혈하여 Qiagen FlexiGene DNA kit(Qiagen.Inc, Hilden, Germany)를 이용하여 genomic DNA를 추출하였다. 각 DNA의 양은 분광계(spectrometer)로 측정하여 25 ng/μL로 균일하게 희석시켰으며, agarose gel 전기영동기를 이용하여 DNA의 질을 알아보았다.
PTC 유전자의 coding region을 특이적으로 증폭할 수 있는 primer들을 제작하여 다음과 같은 조건으로 실험을 수행하였다. 각 polymerase chain reaction(PCR)은 25 ng template genomic DNA, 2.5 μL 10×PCR reaction buffer,
1.5~2 mM MgCl2, 0.2 μM dNTP, 15 pmol 양쪽 primers, 0.75 u Taq DNA polymerase(5 unit/μL, Applied Biosystem Co., Foster City, CA, USA), 그리고
dH2O를 넣어 최종 부피를 25 μL로 맞춘 후 잘 섞은 다음 반응을 시행하였다. 각 PCR cycle은 95℃에서 2분간 denaturation시킨 후, 94℃에서 30초, 각 primer들의 Tm온도에 따라 30초, 72℃에서 1분간의 조건으로 35 cycles, 그리고 72℃에서 10분으로 최종 합성하였다.
5 μL의 PCR산물은 1.5% agarose gel에 전기영동을 수행하여 PCR 증폭여부 및 크기를 확인하였다. 증폭된 PCR products의 경우, 3 U exonuclease I(USB Co., Cleveland, Ohio, USA)와 0.3 U alkaline phosphatase(USB Co., Cleveland, Ohio, USA)를 넣어 섞은 후, 37℃에서 1시간 incubation시킨 후, 80℃에서 15분간 처리, direct sequencing의 주형으로 이용하였다. PCR product에 대한 염기서열 결정은 ABI 3130 XL 자동염기서열 분석기를 이용하며, DNA Sequencing Analysis software(ver.5.0)로 분석하였다.
유전자 변이 분석은 LASERGENE-SeqMan 및 PHRED/PHRAP/CONSED software suite를 이용하였다. 각 유전자에 대한 일배체형은 동형접합체(homozygotes)나 PHASE 2.0.2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추론하였다.
데이터 분석
PTC에 대한 개체간의 미맹의 표현형(phenotype)에 대한 PTC 유전자의 SNP 또는 일배체형과의 연관성은 one-way ANOVA와 Tukey pairwise comparisons를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며, 유의수준은 0.05로 하였다.
결 과
미맹 표현형의 분포
정상인 73명에서 PTC에 대한 미각 역치는 양극성(bimodal)의 분포를 나타내었으며, PTC 농도 4.27 mM/L(13번 용액에 해당)를 기준으로 대상이 양분되는 양상을 나타내었다(Fig. 1). 기준 농도보다 약한 농도에서 쓴맛을 느꼈던 사람을 미각인(taster)으로, 그 이상의 강한 농도에서 맛을 느끼거나 전혀 느끼지 못했던 사람을 미맹인(non-taster)으로 분류하였다. 전체 73명 중 미각인이 59명으로 80.8%였으며, 미맹인이 14명으로 19.2%를 차지하였다(Table 1).
미맹 유전자형의 분포
PTC 유전자의 coding region에 존재하는 SNP인 P49A, A262V, 그리고 V293I에 대한 genotyping 및 haplotyping을 수행한 결과, PAV와 AVI의 두 가지 일배체형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세 군데의 다형성 위치에 대한 genotyping 결과로 PAV 동종접합, AVI 동종접합, PAV/AVI 이종접합의 3가지 형태의 군으로 분류할 수 있었으며, 각 군에 해당하는 대상자의 수와 성별에 따른 분포는 Table 2와 같았다.
미맹 표현형과 유전자형의 관계
PTC 역치검사상 미맹인으로 분류되었던 14명 전원이 AVI/AVI의 유전자형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각인으로 분류되었던 59명 중에서 PAV/PAV형이 29명(49.2%)이었으며, PAV/AVI 형이 30명(50.8%)이었다(Fig. 2, Table 3). 각 유전자형에 따른 PTC 역치의 평균을 비교해 보았을 때 AVI/AVI군(14.6±0.5), PAV/AVI군(7.3±2.0), PAV/PAV군(6.8±1.6)의 순이었으며, PAV/AVI군과 PAV/PAV군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나, AVI/AVI군은 다른 두 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미각 역치를 보였다(p<0.05)(Fig. 3).
고 찰
Phenylthiocarbamide(PTC)는 합성 화학 물질로서, 1930년대 초반 미국의 화학자 Arthur Fox가 어떤 사람들은 PTC를 아주 쓴맛으로 느끼는 데 반해, 어떤 사람들은 전혀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우연히 발견한 후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이 물질에 대한 맛의 민감도는 양극성 분포를 보여서 전 인구를 미각인(taster)과 미맹인(non-taster)으로 양분할 수 있다.3,4) 가족 및 쌍둥이 연구를 통하여 PTC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미맹(PTC blindness)은 멘델리안 열성 유전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맛을 느끼는 대립형질 유전자(allele)를
'T'로, 느끼지 못하는 대립형질 유전자를 't'로 표시하였다.4) 미맹인의 빈도는 인종적 및 지역적으로 차이가 있어 미국 백인, 아랍인은 약
30~40%, 아시아인, 아프리카인, 미국 인디안은 약
10~20%이며, 전세계적으로 평균 약 25% 정도를 차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3) Chang 등7)은 한국인 정상 성인에서 미맹인의 비율이 13%라고 하였으며, Hong 등8)은 20%라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19.2%로 나타나 이전 연구와 거의 일치하는 소견을 보였다.
혀 놀림이라든가, 팔을 꼬는 방향 등 흥미 위주의 유전 특징들과는 달리, 미맹 여부는 음주, 흡연 등의 생활 습관이나 음식을 선택하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쳐서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각인은 미맹인에 비해 흡연을 적게 하는 경향이 있으며,9) 알코올 섭취도 적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0) 미각인에서 브로콜리나 녹차, 콩제품 등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쓴맛이 나는 야채류의 섭취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1)
간질,12) 정신분열증13) 환자에서 미맹인의 빈도가 높다는 보고가 있으며, 당뇨, 결핵, 다운증후군, mucovicidosis, 위십이지장 궤양 등 몇몇 질병들과 미맹 여부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었다.12) 특히 갑상선 대사와 관계된 질환과는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요오드의 대사를 방해하는 음식 내 성분이 PTC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기 때문으로 해석한다.3,12)
성별에 따른 미맹의 분포에 대한 보고가 많지는 않으나, 그 중 대부분에서 여자들이 더 낮은 농도의 PTC 맛을 감지 할 수 있고, 또 남자보다 더 미각인이 많다고 하였다.3) 본 연구에서는 오히려 여자에서 미맹인의 비율이 높아서 기존 연구와 차이를 보였으나, 대상군이 많지 않아 단정내리기는 어려웠다.
미각인과 미맹인을 구분하는 기준점(cut-off value)은 연구마다 다르며, 이들 두 군의 빈도도 보고에 따라 아주 다양하다.14,15) 미각인과 미맹인의 구분 기준을 정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특정 농도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으로 1.80 X 10-4 M을 기준으로 미각인과 미맹인을 나눈 연구가 가장 많다.7) 두 번째는 어느 특정 농도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양극성 분포를 하는 중간 지점을 기준으로 하는 방법으로12) 본 연구에서는 4.27 mM/L(13번 용액에 해당) 이상의 농도에서도 맛을 못느끼는 경우를 미맹인으로 하였다. 1.80 X 10-4 M의 농도는 본 연구에 사용된 용액 10번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농도를 기준으로는 대상군이 양극성 분포를 이루고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유전자형의 분포와도 맞지 않았다. 미맹검사는 검사하는 방법이나 용액의 농도 뿐만 아니라 인종에 따른 차이도 있을 수 있으므로 특정농도를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양극성 분포를 나타내는 지점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한다.
근래 들어 6-n-propylthiouracil(PROP)라는 화학물질이 PTC의 검사 대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미맹인은 혀에 PTC와 PROP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N-C=S 기를 인식할 수 있는 수용체가 없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16) PROP는 그레이브씨병(Graves'
disease)의 치료약으로 사용되고 있어 안전 영역을 맞출 수 있고, PTC에서 나는 유황 냄새가 나지 않는 장점이 있으나,3) Bufe 등1)은 PROP가 낮은 농도에서는 PTC와 강한 유사성을 보였으나 초역치 민감도는 다른 추가적인 유전적 환경적 영향하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PTC와 상호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화학 감각에 대한 유전자 연구에서 가장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오던 PTC를 이용하여 검사하여 기존 연구와의 비교 분석을 도모하였다.
미각, 후각 등의 화학감각은 개인차가 아주 큰 감각으로 지각 수용체 유전자의 다형성으로 인해 기능적으로 다양한 수용체들이 만들어짐으로써 이것에 의해 지각의 차이를 유발할 수 있다.1,17) 아직까지 PTC 유전자의 다형성에 따른 PTC맛을 감지하는 정도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은 실정이나, PAV 동종접합 형이 PTC맛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며, AVI 동종접합형이 가장 둔감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1,18) PAV/AVI 이종접합형은 중간 정도의 민감도를 나타내며, AAI, AAV, PVI 일배체형들도 중간 정도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1,2) Prodi 등17)은 이탈리아의 사르디니아 섬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미각인이 75%, 미맹인이 25%였으며, 미맹인의 표현형을 나타낸 사람의 80%가 AVI 동종접합형이었으며, 미각인의 40%가 PAV 동종접합형, 56%가 PAV/AVI 이종접합형이었다고 보고하였다. Duffy 등18)은 PROP를 이용한 연구에서 PROP 역치는 유전자형에 따라 유의하게 달랐다고 하였다. AVI 동종접합형, PAV/AVI 이종접합형, PAV 동종접합형의 순서로 평균 역치가 높았다고 하였으며, AVI 동종접합형이었던 18명 중 1명을 제외한 17명이 PROP 역치검사상 미맹인이어서 표현형과 유전자형간에 강한 연관성이 있었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미맹인의 100%가 AVI 동종접합형이었으며, 미각인의 49%가 PAV 동종접합형, 51%가 PAV/AVI 이종접합형이었다. 표현형이 미맹인이었던 모든 사람의 유전자형이 AVI 동종접합형으로 나와 기존 연구에 비해 아주 높은 일치율을 보였는데 이것은 미각인과 미맹인의 구분 기준점이 기존 연구들에서 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4.27 mM/L)이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유전자형에 따라 PTC에 대한 미각 역치의 평균을 비교해보았을 때 AVI 동종접합형 군은 다른 두 군에 비해 유의하게 역치가 높았다. PAV/AVI 이종접합형군은 PAV 동종접합형군보다 역치가 좀 더 높긴 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두 군 모두 미각인으로 분류되었다.
요 약
PTC에 대한 미각의 민감도는 양극성 분포를 보여 대상군을 표현형에 따라 미각인과 미맹인으로 나눌 수 있었고, 한국인 정상 성인에서 미맹인의 비율은 19.2%로 나타났다.
PTC 유전자형 중 AVI/AVI 형은 미맹인의 표현형과 강한 일치성을 나타내었다. 유전자형이 PAV/AVI 형, PAV/PAV 형이었던 두 군은 표현형이 미각인으로 분류되었으며, 두 유전자형군 간의 PTC에 대한 미각 역치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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