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안성기, 660-702 경남 진주시 칠암동 90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경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학교실 건강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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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미로염(labyrinthitis)을 일으키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뇌막염에 속발한 수막성 미로염(meningogenic labyrinthitis)으로서 뇌막염에 속발하여 뇌척수액을 통해 내이에 전파된다. 둘째, 중이성 미로염(tympanogenic labyrinthitis)으로서 화농성 중이 질환의 합병증 형태로 발생하며 정원창, 난원창, 미로 누공을 통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최근에는 항생제의 발달로 인하여 미로염의 발생 빈도는 현저히 감소되고 있다.3) Jang 등이 급성 중이염에 의한 급성 장액성 미로염(acute serous labyrinthitis)을 보고 하였고, Juselius 등이 급성 또는 만성 중이염의 합병증이 발생한 96예 중 5예에서 미로염이 발생되었다고 보고하였다.4,5)
하지만 이 5예 모두는 진주종성 중이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한 미로 누공에서 염증이 파급된 급성 화농성 미로염(acute suppurative labyrinthitis)이었다.5,6) 최근 저자들은 진주종이 없는 만성 중이염 환자에서 발생한 급성 화농성 미로염 1예를 치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9세 남자 환자가 내원 2일 전부터 갑자기 시작된 좌측 귀의 화농성 이루와 이통이 발생하였으며 내원 당일 갑작스런 청력 저하와 함께 심한 회전성 어지럼(whirling vertigo)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약 2년 전부터 좌측 귀의 간헐적인 이루와 청력 감소가 있었으나 특별한 치료 없이 지내왔다. 이경 검사에서 좌측 고막은 후상방에 소천공을 보였고 박동성 이루가 관찰되었다. 우측 고막은 고실갑각에 유착된 소견을 보였다. 음차 검사상 Weber 검사는 우측으로 편위되었다. 안진 검사상 중타성 및 중빈도의 우측으로 향하는 회전성의 자발 안진이 관찰되었으며 주시 안진 검사상 방향 고정성 안진을 보였으며 우측으로 향하는 3도의 수평 안진이 관찰되었다(Fig. 1). 순음청력검사상 우측은 골도청력역치 33 dB, 기도청력역치 55 dB의 혼합성 난청 소견을 보였으며 좌측은 91 dB 이상의 농(deafness) 소견을 보였다(Fig. 2). 내원 당시 활력 징후는 정상이었고, 수막 자극 검사(meningeal irritation signs)를 비롯한 신경학적 검사상에도 이상 소견은 없었다. 하지만, 환자가 두통을 호소하여 뇌수막염 여부를 감별하기 위해 신경과에 의뢰하여 시행한 뇌척수액 검사상 뇌수막염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방사선학적 검사에서 술 전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상 좌측 유양동 및 중이강내 연부 조직 음영이 관찰되었으나 이소골이나 전정 기관 및 주위 골 조직의 미란 소견 및 반고리관 누공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3). 뇌 자기공명영상에서 T1 조영증강영상에서 좌측 와우와 전정기관, 유양동에서 조영 증강된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4). 신체적 검사 및 방사선학적 소견상 만성 중이염에 의해 병발한 급성 화농성 미로염 의심 하에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정주용 항생제 사용과 함께 응급으로 좌측 단순 유양돌기절제술과 중이 환기관 삽입술을 시행했다. 수술 과정에서 유양동내 함기화가 감소된 경화성 변화가 있었고 염증이 있는 유돌 봉소들을 모두 제거하였다. 고막 절개를 시행하여 화농성의 분비물이 흘러나와 세균배양 검사를 시행하였고 중이강과 유양동내 환기를 위해 환기관과 유양동내 배액관을 삽입하였다. 술 후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열 정주용 항생제인 cefotaxime(r)와 함께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이용액을 사용하여 치료하였다. 술 후 1일째 환자는 두통 완화 및 어지럼이 감소되었고 안진 검사상에도 소타성 및 소빈도의 우측으로 향하는 회전성 안진이 관찰되었다. 술 중 시행했던 세균배양검사 결과 포도상 구균이 검출되었다. 술 후 10일째 환자는 청력에는 뚜렷한 호전 없었으나 어지럼 및 두통이 호전되어 퇴원하였고, 현재 특이 소견 없이 외래 경과 관찰 중이다.
고 찰
내이의 염증은 중이강, 와우도수관, 내이도 또는 나선 와우측 혈관을 통하여 세균 혹은 바이러스가 침입하여 발생한다. 내이에 발생하는 미로염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또는 진균에 의해서 생기는 염증성 질환으로 임상적으로 다양한 정도의 평형 장애, 난청 및 이명이 나타난다. 바이러스성 내이 미로염은 전신적 바이러스 감염 후 이차적으로 내이에 나타나는데 반해, 세균성 내이 미로염은 뇌수막염 혹은 중이염의 합병증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1,3,7,8)
급성 미로염은 크게 장액성 미로염과 화농성 미로염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장액성 미로염의 경우, 내이에 직접적인 염증 세포나 세균의 침입 없이 염증성 물질의 매개체들이 미로를 자극하여 발생한다. 이 경우 측두골 병리조직 소견상 막미로내 다형 백혈구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반면 급성 화농성 미로염의 경우, 세균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침입하는데 세균성 뇌막염에서는 와우도수관이나 내이도를 통해서 미로염이 발생하고, 급성 중이염이나 유양돌기염에서는 중이의 정원창, 난원창, 골성 누공을 따라서 발생한다. 만성 중이염 특히 진주종성 중이염에서는 내이를 둘러싼 골부의 미란을 통해 내이로 침범한다고 알려져 있다.
임상 양상으로는 급성 장액성 미로염의 경우는 오심, 구토를 동반한 어지럼과 함께 가역성인 중등고도 이하의 감각신경성 난청과 병변 측으로 향하는 안진이 관찰된다. 급성 화농성 미로염에서는 오심과 구토를 동반한 심한 어지럼과 함께 병변 측의 고도 및 비가역적인 감각신경성이 나타난다. 병변의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안진이 관찰된다고 알려져 있다.2,3,8) 이러한 양상은 급성 장액성 미로염이 진행되어 나타날 수 있다. 저자들이 치험한 예에서도 약 2년간 만성 중이염을 앓고 있던 환자로서 방사선학적 소견에서 골 미란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고 심한 어지럼,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 소견 및 병변 반대 측으로 향하는 자발 안진이 관찰된 점으로 보아서 만성 중이염에 의한 세균이 정원창 또는 난원창을 통하여 미로로 전파되어 급성 화농성 미로염이 발생하였다고 사료된다. 또한 환자의 문진 상 발병 초기에는 청력 저하가 심하지 않은 점으로 보아 본 증례의 경우 초기에는 급성 장액성 미로염 상태에서 급성 화농성 미로염으로 진행하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미로염의 방사선학적 소견은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 소견상 미로 누공으로 인한 골 조직 미란으로 발생한 미로염에만 도움을 줄 수 있다. Jang 등과 Mafee 등은 미로 염증의 진단에 있어서 자기공명영상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특히 T1 강조 영상에서 막미로내 희미한 조영 증강(faint enhancement) 소견을 보인다고 하였다. 이러한 조영 증강은 미로염으로 인해 미로내 혈관 흐름이 나빠져 조영제가 미로내 축적되어 조영 증강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어져 있다. 또한 이러한 희미한 조영 증강은 아주 뚜렷한 조영 증강 소견을 보이는 청신경초종 소견과 구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2,4,6) 저자들이 치험한 예에서는 골 미란을 유도하는 진주종성 중이염이나 육아종성 중이염이 아니었기 때문에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에서 명확한 골 미란 소견은 없었다. 그리고 뇌 자기공명영상 소견상 와우의 기저 회전부 및 내이도에 뚜렷한 조영 증강 소견 관찰되었으므로 T1 강조영상에서 희미하게 조영된다는 기존의 보고들2,6)과는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조영 증강 정도의 차이는 미로염 염증의 경중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판단된다.
미로염의 치료에 있어서 급성 장액성 미로염의 경우는 감염원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중이염에 의한 경우에 있어서는 고막 절개술을 시행하여 중이강 내의 화농성 삼출액을 배농시키고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적절한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감각신경성 난청이 있는 경우 스테로이드는 보조적인 치료로서 청력 회복을 목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1,2,4) 진주종이 있는 만성 중이염의 경우는 유양돌기 절제술을 통해 원인 병변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급성 화농성 미로염의 치료에서는 염증이 내이에서 두개강내로 염증이 파급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항생제를 사용한다. 뇌막염에 속발한 수막성 미로염에서는 유양돌기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 없이 전신적 항생제 투여로 치료를 한다. 급성 중이염에 의한 경우는 고막 절개술을 통하여 중이강내의 화농성 삼출액을 배농시키고, 항생제 치료와 스테로이드제 등을 사용한다.1,2,3,9) 만성 중이염으로 인한 화농성 미로염의 경우는 뇌막염으로 발전하기 쉬우므로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치료로서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열 약물이 사용되며 이런 약제들은 정맥 주사 후 외림프액내로 투과하기 때문에 미로염에 훨씬 효과적이다. 미로절제술(labyrinthectomy)에 있어서는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중이성 미로염의 병변이 심할 경우 미로 절제술을 배농 목적으로 대부분 시행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생제의 발달로 유양돌기절제술과 충분한 약물 치료 이후에도 중이성 미로염이 뇌막염으로 진행한 경우 미로절제술을 권장하기도 한다.2,6,10)
저자들이 치험한 증례의 경우도, 감염원이 된 유양동 및 중이강내 염증원을 없애기 위하여 단순 유양돌기절제술을 시행하였고 고막의 천공이 작았기 때문에 배농이 원활하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중이 환기관 삽입술 및 유양동 내 배액관을 유치하였다. 술 중 통상의 고막절개술보다 넓게 절개한 후 중이강을 관찰하였다. 고실 갑각 점막(promontory mucosa)은 전반적으로 심한 부종 상태를 보였으며, 조작 시 출혈이 심한 상태였다. 그리고 고실내에 다량의 삼출액을 확인 후 흡인 배농하였다. 술 후 삼출액의 배농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중이 환기관 삽입술을 시행하였다. 또한 정주용 항생제인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열 약제를 술 전·후 8시간마다 정주하였다.
최근 항생제의 발달 및 적절한 수술적 처치 등으로 인해 중이염 등에 의한 합병증은 많이 감소하였다. 특히 중이염에 의한 미로염은 매우 드물다. 본 증례는 만성 중이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한 전형적인 급성 화농성 미로염으로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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