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오승하, 110-744 서울 종로구 연건동 28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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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소뇌교각에 발생하는 종양들은 그 해부학적 특성에 의해 청력장애, 이명, 현기증, 안면신경 장애 등의 이과적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보통이다. 병리학적으로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으나 청신경초종과 수막종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혈관 기원의 종양은 0.1% 이하로 알려져 있다.1) 혈관내피종(Hemangioendothelioma, HE)은 혈관내피세포 기원의 드문 종양으로 혈관종(hemangioma)과 혈관육종(angiosar-coma) 사이의 중등도의 악성도를 가진다. 두개강 내에 혈관내피종이 발생한 경우는 영어 문헌상에 보고된 바로는 25예에 불과하며 그 중 9예가 소아에서 발생하였다.2) 최근 저자들은 생후 7개월된 남아의 좌측 소뇌교각(cerebellopontine angle)에 발생한 카포시형 혈관내피종을 외과적 방법으로 부분 절제한 후 스테로이드와 interferon-α를 이용해서 치료하였다. 소뇌교각부에 카포시형 혈관내피종이 발생한 첫 예로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7개월 남아가 7일전 발생한 좌측 안면마비를 주소로 외부병원 방문 후 내원하였다. 외부병원에서 Prednisolone을 1 mg/kg 의 용량으로 1주간 복용한 후 안면마비가 다소 호전되는 양상이었으며, 과거력이나 가족력상 특이 소견은 없었다. 신체 검사상 전신상태는 양호하였고, 양측 고막은 정상 소견을 보였으며, 좌측에 House-Brackmann Grade II의 안면마비 이외에 다른 신경학적 검사 및 혈액검사에서 이상소견을 보이지 않았다. 안면마비 7일째 시행한 신경전도 검사는 좌측이 우측에 비해 55%로 감소된 소견을 보였고, 청성뇌간반응 검사에서 우이는 정상 반응을 보였으나 좌이는 음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안면신경의 확인을 위해 시행한 내이 자기공명 영상에서 좌측 내이도에 약 1×0.7 cm 크기의 종물이 관찰되었다. 종물은 T1 강조영상에서 저신호강도를 보이고, T2 강조영상에서 고신호강도를 보였으며, 균질하게 조영증강되는 소견을 보였다(Fig. 1). 청신경초종을 의심하였으며 환아의 나이가 어리고 좌측 안면마비가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있어 3개월 간격의 외래 추적 관찰을 시행하였다. 6개월 후 환아는 좌측 안면신경의 완전마비(House-Brackmann Grade VI)를 보였고 추적시행한 자기공명 영상에서 종괴의 크기는 약 6×4 cm로 현저하게 증가되어 유양동 부위까지 침범된 소견을 보였으며 내부에 출혈 및 괴사가 동반되어 있었다(Fig. 2). 조직검사를 위해 전신마취하에 유양동의 일부를 노출하여 출혈성의 종괴를 확인하였고, 조직검사 결과 카포시형 혈관내피종으로 진단되었다. 동맥색전술을 시행한 3일 후(Fig. 3), 환아는 경유양동 접근법을 이용한 부분적 종괴적출술을 시행받았다. 종물은 선홍빛으로 부드럽고 쉽게 출혈하는 경향을 보였다. 술 중 대량 출혈로 인해 1,000 cc의 전혈수혈이 필요하였으며, 혈압이 낮아지는 등의 불안정한 생체 징후로 인해 수술을 계속할 수 없었다. 술 후 시행한 뇌전산화 단층촬영상 종괴의 약 20%가 제거된 상태로 뇌척수액 누출, 두개내 혈종 등의 합병증은 없었다. 병리조직학적 소견상 모세관 혈관종과 유사한 혈관 증식성 부분과 카포시 육종과 유사한 고형성으로 증식하고 있는 부분이 혼재하고 있었다(Fig. 4A). 고형성 부분은 주로 방추형 세포 또는 다각형 세포의 증식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일부 상피모양의 세포가 관찰되었으며, 종양 세포들은 사이사이에 틈새와 같은 작은 혈관들을 형성하고 있었다. 혈관종과 유사한 부위는 안에는 적혈구를 포함한 혈관 내강들이 흔히 관찰되었으며, 내피세포의 유두상 증식과 결절성 증식도 관찰되었다. 유사분열이나 조직의 괴사는 없었다. 면역조직화학 검사상 종양 세포들이 CD34에 양성 반응을 보여 혈관내피세포 기원의 종양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4B). 술 후 환아는 6개월간 스테로이드(2 mg/kg day 1 to 40, 이후 점차 줄임)와 interferon-α(1.5×106IU/m2/day)를 이용한 항암치료를 받았다. 약 6개월간의 외래 추적 관찰에서 안면마비는 회복되지 않았으나, 종양의 크기는 현저히 줄어든 상태로(Fig. 5), 다른 특이 소견은 없었다.
고 찰
후두개와에 발생하는 종양 중 내이도를 포함한 소뇌교각 종양의 크기와 증상은 그 해부학적 특징에 의하여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신경초종이 가장 많고, 그 외 수막종, 진주종 등이 비교적 흔히 발견되며 드물게 지방종, 지주막 낭종, 콜레스테롤 육아종, 유상피 낭종, 전이성 종양, 혈관종 등이 전체 종양의 약 10% 이내에서 보고되고 있다.1)3) 이중 혈관종은 청신경초종에 비해 내이도나 슬상신경절 부위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청신경 초종의 약 75%에서 서서히 진행하는 청력장애, 약 0.8%에서 경도의 안면신경 장애를 나타내는 데 비해 소뇌교각을 침범한 혈관종의 증상은 평균 10 mm 정도의 크기에서 약 88%의 비교적 급격히 진행하는 청력장애와 약 60%의 안면신경 장애 등을 일으키며, 증상 보유기간도 더 짧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 소뇌교각종양의 진단에 있어 최근에는 MRI 기법의 발달로 MRI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소견을 토대로 진단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5) 그러나 본 증례는 MRI 소견상 처음에는 선천성 청신경초종을 의심하였으나, 조직검사를 통해 카포시형 혈관내피종으로 진단된 경우이다. 혈관내피종은 병리조직학적으로 상피모양 혈관내피종(epitheloid HE), 방추세포 혈관내피종(spindle cell HE), 카포시형 혈관내피종(Kaposiform HE), 악성 혈관내 유두상 혈관내피종(malignant endovascular papillary angioendothelioma)의 4가지 아형으로 분류되며, 아형에 따라 다른 임상경과를 보여 아형 간의 감별진단이 중요하다.6)7) 본 증례에 해당되는 카포시형 혈관내피종은 1993년 Zukerberg 등에 의해 처음으로 문헌에 보고된 이래,8) 현재까지 약 60예 정도가 알려진 드문 종양이다. 조직학적으로 모세 혈관종(capillary hemangioma)과 카포시 육종(Kaposi sarcoma)의 형태를 보이나, 카포시 육종과 달리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소견이 없으며 주로 유아에서 사지의 연조직에 발생한다. 국소적으로 매우 침습적으로 자랄 수 있지만 원격전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고, 양성 혈관종과는 달리 자연관해되지 않는다. 약 50% 이상에서 소모성 응고병증(Kasabach-Merritt syndrome) 및 림프관 기형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예후는 종양의 위치와 진행 정도, 동반된 소모성 응고병증의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Lyons 등은 카포시형 혈관내피종 33예를 보고하였는데, 이중 두경부에 발생한 경우가 8예가 있었고, 두개강내에서 보고된 경우는 측두골에서 발생한 1예에 불과하였다.9) 실제 혈관내피종이 두개강내에 발생한 경우는 매우 드물어 현재까지 25예가 알려져 있으며 주로 상피모양 혈관내피종이나 드물게 특정 아형으로의 감별이 어려웠던 경우 등이 보고되어 왔다.2)10)11) 측두골에 발생한 예가 8예로 가장 많았으며, 소아에서 발생한 경우는 총 9예로 이중 6예가 1세 미만의 어린 영아에게서 발생한 경우이다. MRI 소견상 대개 조영증강이 잘 되는 종물로 T1 영상에서 저음영 또는 고음영, T2 영상에서 고음영 또는 heterogeneous 하게 보여 다른 뇌종양과 감별이 힘들다.13) 현재까지 두개강내를 포함한 사지등의 연부조직에 발생한 혈관내피종의 경우 광범위한 외과적 절제술 후 추적관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소모성 응고병증이 동반된 경부 카포시형 혈관 내피종 영아에서 스테로이드와 interferon-α를 이용하여 치료한 경우 등,15) 완전 적출이 불가능한 경우 방사선 치료, interferon-α를 비롯한 항암치료 등이 보고되고 있으나 증례가 적어 그 임상적 적용 및 효과를 정의하기 힘들다.12)14) 본 증례는 소뇌교각에 발생한 카포시형 혈관내피종에 대한 첫 예이며, 종양 부분적출술 후 스테로이드와 interferon-α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특히 성인에서 발생하는 소뇌교각 종양과 달리 뇌자기공명영상등의 촬영만으로는 선천성 청신경초종과의 감별이 어려웠던 경우로, 유아에서는 청신경초종의 발생이 드문 점과 종양의 크기에 비해 비교적 초기부터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났던 점 등이 감별에 중요하였다. 두개강내에 발생한 카포시형 혈관내피종의 경우, 종양의 크기가 작다면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와 인터페론을 이용한 항암요법 후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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