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동헌종, 135-710 서울 강남구 일원동 50번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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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소아 부비동염의 일차적인 치료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약물치료이다. 세균감염을 치료하기 위하여 4~6주간의 항생제를 투여하며 정상적인 비강생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소용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이비인후과학회에서 제시한 바에 따르면 적절한 내과적인 치료를 적어도 3개월 이상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비동염의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수술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1) 그 외에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소아 부비동 수술의 적응증은 1) 안와내 합병증이나 두개내 합병증이 의심되는 경우, 2) 부비동내 점액낭종이나 농류(pyocele)가 관찰될 때, 3) 진균성 부비동염, 4) 비용이 확연하여 비도를 막고 있는 경우, 5) 종양이 의심될 때이다.2) 이와 같은 수술의 적응증에도 불구하고 소아 부비동염에서는 성인에 비하여 외과적 수술치료가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이는 소아 환자들의 경우 수술 후 안면성장에 장애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와 수술을 시행하여도 결과가 좋지 않다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수술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은 높은 성공률과 안정성 때문에 일차적인 외과적 수술방법이 되었다. 성인에서는 부비동 내시경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자들에 대한 연구 보고들3)4)5)6)7)이 있어 수술 후 결과를 예견할 수 있지만 소아에선 이러한 예후 인자에 대한 연구가 미비한 형편이다. 소아에서도 성인에서와 같이 수술 후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안다면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부비동염 환자중 수술 후 경과가 좋으리라고 예상되는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수술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저자들은 어떠한 인자들이 소아 만성 부비동염 환자의 부비동 내시경 수술 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법
1995년 2월부터 2002년 1월까지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에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받은 만 15세 이하의 환자 중 추적 관찰 기간이 6개월 이상인 71명을 대상으로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으며, 남자가 49명, 여자가 22명이었다. 평균 연령은 12.3세(연령 범위:5~15세)였으며,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22.8개월(추적 관찰 기간 범위:6~70개월)이었다.
상기 환자들은 지속적인 화농성 비루, 후비루, 비폐색, 두통, 후각장애, 안면 충만감 등을 호소하면서, 외래에서 시행한 비내시경 소견과 부비동 전산화단층 촬영 소견을 종합하여 진단되었으며, 4~6주의 항생제를 사용하는 성인과는 달리 이를 2~3회 반복한 내과적인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환자들이었다. 알레르기성 진균성 부비동염, 진균종, 상악동 후비공 용종, 점액낭종 등은 본 연구에서 배제하였다.
수술 후 최소한 6개월 이후에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의 호전정도를 배제한 채 외래에서 시행한 비내시경 소견을 분석하였다. Kennedy3)가 제시한 기준을 참고로 하여 점막의 비대, 염증, 농성 비루, 가피, 반흔, 중비도의 유착, 용종의 재발 등과 같은 병적인 증거가 하나라도 있는 경우는 수술 후 경과가 나쁜 군으로 분류하였으며, 이러한 병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는 경우를 경과가 좋은 군으로 분류하였다(Figs. 1 and 2). 전체 71명의 환자들중 수술 후 경과가 좋은 군은 49명(69%), 경과가 나쁜 군은 22명(31%)이었다.
수술 후 경과가 좋은 군과 경과가 나쁜 군에 대해 다음의 8개 항목에 대해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비교 분석하였다.
알레르기
병력상 알레르기가 의심이 되는 환자 중에 피부 반응 검사 또는 원인 알레르겐에 대한 특이 항체를 측정하는 RAST (radioallergosorbent test)로 알레르기 유무를 확진하였다.
기관지 천식
소아 호흡기 전문의에 의해 병력, 이학적 검진 소견, 그리고 폐기능 검사 소견 등을 종합하여 진단하였으며, 메타콜린 유발 검사에서 1초간 노력성 호기량(forced expiratory volume in 1 second:FEV1)이 정상치의 8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기관지 천식으로 진단하였다.
아데노이드 편도 비대증
편도와 아데노이드 모두 이학적 검진상 2+(구인강의 전구개궁 사이의 거리에 대한 구개 편도의 길이가 25~50% 사이, 비인두의 길이에 대한 아데노이드의 길이가 25~50% 사이)이상이거나, 단순 방사선 촬영상 2+(구개높이에서 비인두의 길이에 대한 아데노이드의 길이가 25~50% 사이)이상인 경우를 양성의 기준으로 하였다.
이전 부비동 수술력
부비동 내시경 수술, Caldwell-Luc수술, 비내 사골동 및 접형동 절제술 등과 같은 만성 부비동염의 치료를 위한 수술력의 유무를 확인하였다.
수술 전 비용종의 정도
수술 전 외래에서 시행한 비내시경 소견을 기초로 하여 좌,우측 각각에 대해 용종이 관찰되지 않은 경우를 0점, 용종이 부분적으로 중비도를 막고 있는 경우를 1점, 중비도를 완전히 막고 있는 경우를 2점, 용종이 비전정까지 나와 있는 경우를 3점으로 점수화하여 양측의 합을 구하였다.
수술 전 부비동 전산화 단층 촬영상 병변의 정도
모든 환자들에 대해 수술 전 충분한 항생제를 포함한 내과적인 치료를 한 후에 수술 전 부비동 전산화 단층 촬영을 시행하였으며, 수술 전 부비동 병변의 정도는 Lund 등8)이 제시한 기준을 사용하였으며, 좌우측 각각에 대해 점수화한 후 양측의 합을 구하였다.
혈중 호산구 수치
수술 전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혈중 호산구 수치를 계산하여 구하였다.
비점막의 호산구 침윤정도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하면서 얻은 비점막을 Hematoxylin & Eosin 염색을 하여 광학 현미경 400배 배율로 관찰하였다. 10개의 시야에서 호산구의 수를 세어 평균을 내었다. 한 개의 호산구도 관찰되지 않는 경우를 grade 0, 1개에서 2개 사이가 관찰되는 경우를 grade 1, 3개에서 10개 사이의 호산구가 관찰되는 경우를 grade 2, 11개에서 30개 사이의 호산구가 관찰되는 경우를 grade 3, 31개 이상의 호산구가 관찰된 경우를 grade 4로 하는 준정량법(semiquantitative grading)을 이용하여 비교하였다.
알레르기, 기관지 천식, 아데노이드 편도 비대중, 이전 부비동 수술력은 Fisher’s exact test를 이용하여 수술 후 경과가 좋은 군과 나쁜 군에 대해 유의한 차이 유무를 비교 분석 하였으며, 수술 전 비용종의 정도와 수술 전 부비동 전산화 촬영에 근거한 병변의 정도, 비점막의 호산구 침윤 정도에 대해서는 Wilcoxon rank sum test를 이용하였다. 수술 전 혈중 호산구 수치에 대해서는 paired t-test를 이용하여 두 군간의 차이를 비교 분석하였다. 모든 항목에 대한 유의 수준은 0.05로 하였다.
결 과
알레르기
경과가 좋은 군에서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6명(12.2%)이었으며, 경과가 나쁜 군에서는 2명(9.1%)이었다. 알레르기 유무에 대해서는 두 군간의 통계적인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
기관지 천식
천식이 있는 환자는 경과가 좋은 군에서 2명(4.1%), 경과가 나쁜 군에서도 2명(9.1%)으로 두 군간의 통계적인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
아데노이드 편도 비대증
경과가 좋은 군에서 아데노이드 편도 비대증이 있는 환자가 11명(22.4%)이었으며, 경과가 나쁜 군에선 아데노이드 편도 비대증이 있는 환자가 2명(9.1%)이었다. 아데노이드 편도 비대증의 유무에 대해서도 두 군간의 통계적인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
이전 부비동 수술력
경과가 좋은 군에선 이전 부비동 수술력이 있는 환자가 5명(10.2%)이었으며, 경과가 나쁜 군에선 이전 부비동 수술력이 있는 환자가 2명(9.1%)이었다. 이전 부비동 수술력에 대해서는 두 군간의 통계적인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
수술 전 비용종의 정도
수술 전 비용종의 정도는 경과가 나쁜 군(3.00±1.15)에서 좋은 군(2.27±1.77)에 비해 좀 더 심한 경향을 보였지만, 두 군간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Fig. 3).
수술 전 부비동 전산화 단층 촬영상 병변의 정도
수술 전 OMC-CT 상 병변의 정도는 경과가 나쁜 군(18.45±5.50)에서 좋은 군(16.65±5.75)에 비해 다소 높았지만, 두 군간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Fig. 4).
혈중 호산구 수치
경과가 좋은 군(153.9±108.0/μl)과 나쁜 군(145.1±93.6/μl)에서 혈중 호산구 수치에 대한 두 군간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05)(Fig. 5).
비점막의 호산구 침윤정도
경과가 좋은 군(2.15±1.01)과 나쁜 군(2.36±1.22)에서 통계적인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술 후 경과와는 연관성은 없었다(p>0.05)(Fig. 6).
고 찰
소아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에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받은 경우의 성공률은 보고자에 따라 77~100%까지 보고되고 있다.9)10)11)12)13)14)15)16) Hebert17)가 이를 종합하여 분석한 결과 주관적인 증상의 호전 정도를 수술 성공의 기준으로 삼았을 때 성공률이 88.7%라고 보고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선 71명의 환자 중 49명이 부비동 내시경 수술 후 좋은 경과를 보여 69%의 성공률을 보였다. 이런 성공률의 차이는 본 연구는 수술 후 최소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환자들의 주관적인 증상이 아니라 비내시경 소견에 근거한 객관적 결과를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부비동 수술을 시행한 후 수술 후 경과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여러 보고자들이 부비동염의 증상 재발, 비용종의 재발, 재수술의 여부를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환자들의 주관적인 증상을 완전히 배제한 비내시경 소견을 기초로 수술 후 경과를 판단하였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이 호전되었더라도 객관적인 비내시경 진찰소견이 나쁜 경우가 많으며 이는 내시경으로 판단한 부비동 소견과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과는 통계적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내시경 소견이 수술 후 경과를 판단하는데 보다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3)
성인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받은 후 성공률에 대한 연구는 소아보다 훨씬 많으며, 수술 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예후인자에 대해서도 여러 연구 보고가 있다. Marks 등4)은 OMC CT 병기, 이전의 부비동 수술의 과거력, 천식, 알레르기, 연령 등에 대해 분석을 시행한 바, 주관적인 증상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는 이전의 부비동 수술 과거력과 OMC CT병기만이 술 후 좋지 않은 경과와 연관성이 있다고 하였으며, 내시경 소견을 기초로 판단하였을 때는 OMC CT병기와 천식이 술 후 좋지 않은 경과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Kennedy3)와 Friedman5)은 CT에 근거한 수술 전 병변의 범위 정도가 부비동 내시경 수술의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라고 보고하였다. Dinis6)와 동 등7)은 천식 환자군에서 수술 후 경과가 좋지 않다고 보고한 바가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수술시 알레르기, 기관지 천식, 아데노이드 편도 비대증, 이전 부비동 수술력, 수술 전 비용종의 정도, 수술 전 부비동 전산화 단층 촬영상 병변의 정도, 혈중 호산구 수치, 비점막의 호산구 침윤정도 등에 대해 내시경 수술을 한 71명의 환자를 수술 후 경과가 좋은 군과 나쁜 군으로 나누어 두 군간의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본 결과 상기 8가지 인자에 대한 두 군간의 유의한 통계적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 연구 결과만으로 말하자면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받은 소아 환자군에선 성인에서 알려진 수술 후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이 의미가 없었으므로 이들 8가지 요인 이외에 수술 후 경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하여 수술 후 경과가 나빴던 22명의 의무기록을 다시 분석하였다. 수술 후 경과가 나쁜 군은 경과가 좋은 군에 비해 상기도 감염에 자주 걸리거나, 규칙적인 외래의 추적관찰 및 처치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Table 1). 따라서 이러한 인자들이 소아의 부비동 내시경 수술 후 나쁜 경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한 인자일 거라 추정할 수가 있다. 소아 환자에선 면역 기능이 성인에 비해 떨어지며, 학교생활 등 집단 생활이 많은 점, 실외에서의 활동이 많다는 점 등이 성인에 비해 상기도 감염증에 걸릴 가능성을 높이며, 자신의 병에 대한 인식이 성인에 비해 떨어지고, 학교생활 등으로 인해 수술 후 외래의 추적관찰 및 술 후 약물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진다는 점, 식염수 세척을 성인에 비해 잘 못한다는 점들이 소아의 수술 후 경과에 나쁜 영향을 주리라 추정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소아 환자에선 이런한 점들이 수술을 결정하는 데 고려의 대상이라고 생각되며, 부비동 내시경 수술 후 관리의 중요성을 환자와 보호자에게 충분히 인지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결 론
소아의 부비동 내시경 수술 후 경과는 성인과 달리, 천식이나 전산화 단층촬영상 병변의 정도, 호산구 침윤 정도 등에 영향을 받기 보다는 수술 후 잦은 상기도 감염과 부적절한 술 후 관리에 의하여 예후가 결정된다고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좋은 수술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수술 후 상기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내시경하에서의 처치, 규칙적인 약물복용과 식염수 세척 등이 성인에서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된다. 소아에서 수술을 결정할 때는 이러한 점들을 환자들에게 충분히 교육시켜야 하며 환자와 보호자의 순응도를 고려하여 술 후 관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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