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여상원, 137-040 서울 서초구 반포동 505번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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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cavernous sinus thrombophlebitis)은 많은 경우 안면중앙부 피부 감염이나 접형동염의 합병증 등에 의해 발생함이 알려져 있으며, 빠른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높은 이환율과 사망률을 보이는 위중한 질환이다.1) 항생제 개발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이환율을 보이고 있는 이 질환으로 20~34%의 환자가 사망하고 50%이상의 환자에서 영구적인 뇌신경마비 증상, 시야 장애 혹은 시각 소실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3)4) 이비인후과 영역에서는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의 보고가 많지 않고, 특히 뇌농양이나 뇌막염등과 같은 뇌조직의 뚜렷한 염증 없이 중이염 및 추체염에 합병되어 발생한 례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가 없다.
저자들은 최근 급성 중이염에 병발한 추체염으로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이 발생한 환자에서 외전신경마비 증상만 나타난 비교적 이른 시기에 빠른 진단과 즉각적인 보존적 치료를 통한 완치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8세 여아가 약 2주간의 좌측 귀 이통과 간헐적인 좌측 안검의 부종 및 두통후 발생한 3일간의 복시(diplopia)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아는 10일전 외래에서 급성 중이염으로 진단받고 항생제를 경구 투여 받고 있던 중이었으며, 복시 발생후 내원 당시 현미경하 좌측 고막 관찰시 두껍고 혼탁하며 발적된 고막 소견이 보였으나 이루는 없었고 비강 및 안면부에서의 염증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환아의 신경학적 검사상 좌측 외측 주시시 좌측 안구가 중앙에 고정된 양상을 보여 좌측 외전신경마비를 시사하였으나(Fig. 1A), 그외 뇌신경학적 검사에서는 정상소견 보이고 있었다. 순음청력 검사에서는 좌측귀 회화음역에서 기도청력 30 dB, 골도청력 5 dB, 임피던스 고막 검사에서 B형을 보여 전음성 난청을 시사하였고, 우측귀는 정상범위였다.
환아는 입원하여 즉각적인 측두골 단층 촬영을 시행하였는데, 결과 좌측 유양동, 추체부 및 고실내 연부조직음영이 관찰되었으나, 유양동 함기의 융합(coalescence)이나 측두골과 추체부 피질골의 미란 혹은 파괴의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환아의 혈액학적 검사상 백혈구수가 11,400/dl에 중성구 70%, 적혈구침강속도 61 mm/hour로 증가된 소견 보여 급성 염증 반응을 시사하고 있었으며, 뇌척수액 검사에서 정상 소견 보였고 발열, 두통, 경부 경직을 포함한 뇌막자극 소견은 관찰되지 않아 이성 뇌막염(otogenic meningitis)의 가능성은 배제되었다. 환아의 외전신경마비의 원인을 보다 자세히 찾고자 응급으로 시행한 측두골 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 조영제 투입후 환아의 좌측 추체첨부(petrous apex)와 사대(clivus)부위의 음영 증강 및 좌측 해면정맥동의 크기와 음영이 비정상적으로 증가되는 소견과 함께 해면정맥동내 내경동맥(intracavernous internal carotid artery)가 현저히 좁아져 있는 해면정맥동 혈전증에 합당한 소견이 관찰되었다. 좌측 중이강과 유양동부의 음영증강도 관찰되었으나 뇌막염이나 뇌농양을 의심할 만한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1B).
환아는 급성 중이염에 합병된 추체염 및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 진단하에 입원 당일 좌측 고막 절개술 및 환기관 삽입술을 시행하였고, 당시 배액된 점액농성 이루에 대한 균배양검사를 시행하였다. 일차적으로 입원당일부터 광범위 경정맥 항생제인 cefotaxime과 ampicillin을 즉각적으로 투여하고 경과를 관찰하였다.
환아의 이통은 고막 절개 후 즉각적으로 소실되었으며, 이루는 2병일째부터 감소하여 4병일째 소실되어 중이염은 호전되고 있었으며, 뇌막자극증상 및 기타 뇌신경증상의 발생에 대해 자세히 경과 관찰하면서 경정맥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하였다. 고막절개술시 채취한 이루에 대한 균배양검사 5일째까지 균이 배양되지 않고 환아의 복시에 뚜렷한 호전이 보이지 않아 5병일째부터 스테로이드(prednisolone, 1 mg/kg/day)를 경구로 투여하기 시작하였다. 스테로이드 투여 2일째부터 환아의 복시가 호전되기 시작하였고, 좌측 안구의 외전이 경미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였으며 스테로이드 투여 7일째 환아의 좌측 안구가 정상적 범위까지 외전되었고 복시도 현저한 호전을 보여 스테로이드 감량을 시작하였다(Fig. 2A). 입원 12병일째 시행한 측두골 자기공명영상 촬영 추적 검사에서도 좌측 해면정맥동의 음영 증강이 현저히 감소되었고 해면정맥동내 내경동맥의 내경도 증가되어 있었으며, 추체첨부 및 유양동내 조영 증강도 뚜렷이 감소되어 염증반응의 의미있는 호전을 시사하였다(Fig. 2B). 또한 추적관찰한 혈액학적 검사상 백혈구수 7,200/dl에 중성구 54%, 적혈구침강속도 22 mm/hour의 소견으로 호전됨을 확인하였다. 환아는 14병일째 스테로이드를 5일간 더 투여함과 동시에 4주간의 추가적 경구 항생제 투여를 계획하면서 퇴원하였으며, 환아의 외전신경마비 증상은 발병 4주째 완전히 회복되었고, 현재까지 6개월째 특별한 문제없이 외래에서 추적 관찰 중이다.
고 찰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의 진단, 병태생리 및 질병 경과를 이해함에 있어 해면정맥동의 해부를 파악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해면정맥동 내로 지나가는 구조물은 6번 뇌신경(외전신경), 내경동맥의 해면정맥동내부위(intracavernous portion)와 교감신경총인 반면, 3번, 4번, 5번(V1 & 2) 뇌신경은 정맥동의 외측 경막벽(lateral dural wall)내를 지나가게 된다. 이같은 해부학적 특성에 의해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의 질병 초기에 외전신경 마비에 의한 복시가 다른 신경학적 증상에 비해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5) 또한 상안정맥(superior orbital vein)의 폐쇄로 인한 안구돌출(proptosis), 결막부종(chemosis), 안구 부종(orbital edema) 등도 비교적 질병의 초기에 관찰할 수 있는 증상이다. 혈전성정맥염이 점차 진행하게 되면, 환자는 뇌막염이 발생하여 이와 관련한 증상 및 증후가 관찰되고, 일측 안구 증상이 양측성으로 진행할 뿐만 아니라 3번, 4번, 5번 뇌신경 증상이 추가적으로 나타나게 되고 시력소실도 발생할 수 있다.
중이강과 추체부의 감염이나 염증이 해면정맥동으로 파급되는 경로로 추체염에 합병하여 발생한 국소적 뇌막염이나 경막외 농양이 정맥동내로 직접적으로 파급되거나, 추체염에 의해 일어난 추체부 혈관염이 상, 하 추체정맥동(superior, inferior petrosal sinus)으로 파급되어 해면정맥동까지 혈행으로 전파되는 경로 등이 추정될 수 있다. 해면정맥동 혈전성 정맥염의 진단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공명영상 촬영이다.6)7) 정맥동내 염증, 감염이나 혈전 생성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혈전성정맥염의 특징은 정맥동의 크기가 증가하고 조영제에 의해 뚜렷한 조영 증강이 일어남과 동시에 정맥동내 경동맥의 현저한 내경 감소 혹은 소실로 알려져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적절하고 즉각적인 광범위 항생제의 정맥투여가 필요하다. 또한 원인이 된 염증부위에 대한 즉각적 처치가 필요한데 본 증례에서처럼 중이염에서 기원한 추체염의 경우 항생제의 발달과 더불어 근래에는 선택적인 경우에서 우선적으로 보존적 치료가 추천되고 있다. 즉, 광범위 경정맥항생제 투여 후 균배양 검사 결과에 따른 항생제 투여, 고막 절개 및 환기관 삽입술 후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보존적 치료의 방법이며, 이같은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진행하거나 이미 뇌농양이 형성된 추체염의 경우에는 유양동삭개술(mastoidectomy) 및 추체부 및 농양의 배농과 같은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8)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시 항응고제의 투여는 그 효과면에서 아직까지 이견이 많으나, 스테로이드 투여시 효과에 대해서는 항생제 투여에 반응하지 않은 시력 소실이 동반된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투여후 빠른 안구 염증의 감소와 시력의 호전이 일어난 증례가 보고된 바 있어 스테로이드의 항염증효과가 정맥동내 염증 및 뇌신경 염증의 빠른 소실을 유발하여 증상 호전을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9)
본 증례에서는 급성 중이염 증상과 간헐적 두통 및 안검 부종 증상을 호소한 환아에서 경구 항생제 투여를 받던 중 수일내 뇌신경 중 외전 신경 마비만이 단독적으로 발생하였고, 내원 즉시 측두골 컴퓨터 단층촬영과 자기공명영상촬영 검사로 추체염과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을 진단하고, 광범위 항생제의 정맥투여 및 고막 절개 및 환기관 삽입술 시행과 같은 보존적 치료와 함께 스테로이드를 경구로 추가 투여하였다. 그 결과 환아의 중이강 염증 소실과 더불어 복시의 빠른 회복,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의 빠른 치유를 임상적 및 자기공명영상검사로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경막외 농양과 Bezold 농양을 동반한 Gradenigo 증후군 환자에서 중이근치술, 경막외농양 및 추체염의 배농 수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치험한 례가 보고된바 있으나,10) 중이염의 합병증으로 발생한 추체염 및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으로 인해 뇌신경 마비 증상 중 외전신경마비만 발생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질환을 진단하고 스테로이드 투여를 포함한 보존적 치료를 통해서 완치된 예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다. 본 증례를 통해 이성 감염(otogenic infection)의 합병증 중 해면정맥동 혈전성정맥염의 진행 과정과 치료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이 질환의 빠른 진단과 치료에 의한 여러 뇌신경 마비의 진행 및 이들의 불완전한 회복과 같은 다양한 후유증 발생을 줄이고 사망률을 낮추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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