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진주종은 조직학적으로 과각화된 편평상피(hyperkera-totic squamous epithelium)에서 케라틴(keratin)의 생성이
증가되어 있고 주위 골조직을 파괴하며, 수술 후 재발 가능성이 높아 수술시 병변의 완전한 제거가 중요시되는 질환으로 대부분 중이에서 발생하나,
드물게 외이도와 부비동에서도 발생하며,1)2) 그외 발생부위로는 신장, 고환,
피부, 유방, 중추신경계, 안와, 하악골 등이 보고되고 있다.3)4)
진주종성
만성중이염 수술 후 발생한 진주종 중에서 발생부위가 중이나 외이도가 아니고 이개 후하방 부위의 유양동 밖, 연부조직인 례는 드물게 보고되어
있다.5-8) 저자들은 진주종성 만성중이염 수술 8년 후 생긴 이개 후하방
부위의 종물을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임상적 소견과 병리조직학적 검사로 연부조직내 진주종을 진단하고 수술적으로 치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0세 여자 환자가 96년 10월경 좌측 귀 아래부위에서 약 1×1 cm 크기의 무통성 종물을 우연히 발견하고 본원을 방문하였다. 환자는
어려서부터 앓아온 좌측 귀의 진주종성 만성중이염으로 본원에서 91년 10월 intact bridge mastoidectomy와 92년 8월
2nd stage tympanoplasty를 시행받았으며, 당시 유양동폐쇄술은 시행받지 않았다. 수술후 별다른 이과적 증상 없이 잘 지내왔다.
종양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방사선 검사 등의 보다 자세한 검사를 권유하였으나 환자는 다른 특이증상 없어 더 이상의 검사나 치료는 시행받지
않았다. 그 후 99년 5월경 환자는 좌측 귀의 외이도 입구 부위에서 노란색의 분비물이 나오고 전에 만져지던 종물의 크기도 점차 증가하는
것을 느끼고 본원을 다시 방문하였다(Figs. 1 and 2). 순음청력검사는 15/30 dB로서 92년도에 중이 수술 후 시행한 술 후
청력과 차이가 없었다. 조영제를 사용한 컴퓨터 단층촬영상(Fig. 3) 좌측 이하선과 하악골의 뒤에서 이하선을 앞으로 밀고 있는 약 3×3
cm 크기의 불규칙한 모양의 종물이 보였다. 이 종물의 가장자리는 조영제에 의해 조영 증강이 잘 되었고, 가장자리 안쪽은 주위의 연조직보다
조영 정도가 떨어지며 내부에 격막으로 보이는 구조물도 보였다. 이학적검사상 고막과 외이도는 이전에 시행받은 수술로 인해 모양이 변형되어
있었으나 고막의 색과 운동성은 좋았으며 염증 소견이나 종물, 그리고 결손 부위는 관찰되지 않았다. 외이도 입구에서 발견된, 귀 수술시 흔히
접할 수 있는 진주종 양상의 분비물과 컴퓨터 촬영 소견으로 보아 진주종을 의심하고, 99년 6월 3일 유양동의 남아 있는 유양봉소를 제거하고
유양동 첨부를 둘러싼 진주종을 적출하였다. 수술시 이개의 귀갑개공간(cavum concha) 부위의 출구에서 노란 분비물이 피부 밖으로
배출되어 있는 것이 확인되었고, 귓불의 아래부위에서 약간 단단한 종물이 하악골가지(mandible ramus)로부터 유양동에 걸쳐서 만져졌다.
만성중이염 수술처럼 이개후방에서 피부절개선을 수직방향으로 넣었고 하방으로는 이를 하악각보다 약간 아래까지 연장하였다. 이개를 전방으로 젖히고,
이하선 천엽적출술처럼 이하선 부위의 피부피판을 앞으로 들어 올렸다. 먼저 유양돌기의 외측에 위치한 2.5×2.5 cm 크기의 종물 일부를
심부의 종물과 분리한후 피부밖을 향한 출구와 함께 제거하였다(Fig. 4). 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약 2×2 cm 크기의 종물은 경상유돌기구멍
아래의 안면신경을 거의 둘러싸고 있는 양상이어서 수술시 안면신경감시장치인 NIM-II(Xomed-TreaceTM, U.S.A.)로 유양동
부위와 경상유돌기구멍 아래의 안면신경 주행경로를 먼저 확인하였다(Fig. 5). 안면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유양동 첨부를 드릴로
제거하고 진주종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적출하였다. 진주종은 안면신경과 분리가 잘되었으며, 안면신경의 침입이나 안면신경의 부종은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중 진주종이 중이나 외이도로 연결되고 있는 구조물은 발견할 수 없었다. 수술시 얻은 조직은 잘 분화된 중층편평상피와 상피하
조직으로 구성된 내벽을 가진 낭종으로, 낭종의 내부는 층상의 케라틴으로 가득 차 있었다(Fig. 6). 수술 후 안면신경마비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약 3개월간의 외래 추적 결과 수술 부위는 깨끗하였고 재발 소견도 보이지 않았다.
고 찰
진주종은 유양동삭개술과 고실성형술, 그리고 중이환기관을 삽입한 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9)
발생부위는
주로 중이와 유양동이고, 드물게 외이도 진주종, 그리고 더욱 드물게는 주변 연부조직이나 중추신경계일 수 있다.5-8)
본 증례와 같이 진주종성 만성중이염 수술후 연부조직내 발생한 진주종은 국외 보고는 드물게 있으나 국내 보고는 없으며, 비슷한 국내의 보고로
중이근치술을 시행한지 37년 후 S상 정맥동 후방에 발생하여 소뇌 경계부위의 골부위가 거의 모두 흡수된 례가 있다.10)
확인할 수 있었던 7예의 국외 보고를 종합해 보면, 14세에서 46세까지 발생하였으며 평균 연령은 26세 이고, 진주종성 만성중이염 수술
후 진주종이 재발할 때까지의 기간은 짧게 5년에서 길게 40년까지 넓게 분포하였으며 평균적으로 15.6년이 걸렸다. 발견 당시 진주종에
급성염증이 함께 있었던 경우는 2예 뿐이며, 재발한 진주종의 위치는 공통적으로 이개 후하방의 유양돌기 첨부 주위이고, 특히 흉쇄유돌근이
유양돌기에 결합하는 부위의 앞쪽과 내측에 위치하였다. 수술 중 진주종에서 나온 가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례가 있었으나 중이나 외이도로 연결된
통로를 보고한 것은 없었다. 술후 연부조직내에 진주종이 재발하는 발생기전으로는 다음의 몇 가지가 추정되고 있다.5-7)
첫째, Bezold 농양에서 유양돌기염이 유양돌기 첨부에 있는 얇은 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크기가 큰 유양봉소를 통로로 하여 염증이 유양동
밖으로 퍼져나가 듯 진주종이 발생하는 경우, 둘째, 수술시 병변의 제거가 불완전하거나 병변을 제거한 후 수술 부위의 세척이 충분하지 않아
진주종이 남은 경우, 셋째, 수술시 피부피판을 다루거나 피부 또는 근막이식을 할 때 이를 부주의하게 처리하여 표피조직이 피부조직과 겹치거나
안으로 말려들어 가면서 피부 아래로 위치하여 발생하는 경우 등이 있다. 본 증례의 경우 귀갑개공간 부위에 외부로의 연결통로는 있으면서 중이나
유양동으로의 연결은 없는 것으로 보아 세 번째 발생기전이 가장 유력할 것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발생기전에 의해 우선 유양동에서 진주종이
생긴 후 점점 주위로 진행하여 귀갑개공간 부위에서 외부로의 배출구가 생겼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으나, 이러한 기전에 의한 진주종이라면
수술시 중이나 외이도로 연결되는 구조물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제 1 새열 기형(제 1 형), 유피낭종(dermoid
cyst), 피지낭종(sebaceous cyst), 외이도나 이하선의 종양, 지방종, 혈관종, 이하선 임파결핵, 그리고 외이도 진주종 등이
있다. 이중 진주종성 만성중이염을 수술한 후 드물게 볼 수 있는 외이도 진주종은, 본 증례처럼 연부조직내 발생한 진주종과 수술한 과거력이나
발생 부위, 조직학적 소견에서 유사하여 구분이 어려울 수 있으나 외이도의 골부 결손을 가지고 있어 구별된다.1)
새열 기형 중 제 1 새열 기형은 본 질환과 비슷한 점이 많아 구분하여야 한다.11)12)
제 1 새열 기형은 다시 제 1 형과 제 2 형으로 분류하며, 제 2 형은 피부부속기나 연골을 가지고 있으나 제 1 형은 이러한 조직학적
구조물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진주종과 유사하며, 제 1 형은 이러한 조직학적 특징 외에도 위치상 이개의 후하방에 자리하고 있어 연부조직내
발생한 진주종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으나, 외이도 막양부(membranous portion)의 중복 소견이 있으며 외이도나 중고실로 연결된
통로를 가지고, 또한 진주종이 크기가 서서히 증가하는 무통성의 종물인데 비하여 제 1 형 제 1 새열 기형은 재발하는 종창이나 농양 형성을
주소로 병원을 방문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감별할 수 있다. 진주종과 조직학적으로 구분이 힘들면서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피지낭종은
피하조직에 얕게 위치하고 진주종과 달라 주위 조직으로 침입하지 않는다.13)14)
드물게 이개 후방에 유피낭종이 발생할 수 있으나, 유피낭종은 피부부속기, 즉 피지선, 한선, 모낭 및 모발 등을 포함하고 있어 조직학적으로
감별된다.15) 진주종 수술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진주종을 en bloc으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나
본 증례처럼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제거된 경우 세심한 추적관찰이 요구된다. 또한 본 증례의 경우 진주종이 안면신경과 분리가 잘 되고 침입의
흔적이 없어 신경다발막을 개방할 필요가 없었으나, 진주종의 안면신경 침입이 의심될 때 신경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기 위한 신경다발막의 개방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16)
진주종성 만성중이염 수술시, 병변이 있는 유양봉소의 완전한 제거와 수술부위의 충분한 세척, 그리고 피부피판을 다루거나 피부이식을 할 때
표피조직이 접히거나 안으로 말려들어 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진주종의 재발을 막는데 중요할 것으로 여겨지며, 또한 환자를 진찰할 때 진주종성
만성중이염으로 수술을 받은 과거력이 있으면서 이개 후하방에 무통성의 종물이 만져지는 경우에는 연부조직내 진주종이 드물지만 발생 가능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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